Pink Book 핑크북 - 아직 만나보지 못한 핑크, 색다른 이야기
케이 블레그바드 지음, 정수영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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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완전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다.

독특한 주제로 남이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심도 있게 또는 넓게 확장해가는 이런 책이 정말 좋다.

그래서 잘 만나기 힘들다.

오랜만에 발견하게 된 아이(책)라서, 책을 받는 순간 너무 설렜다.

(주인장)

책 자체가 온통 핑크다

정말 "Pink Book"~~~ 정말 독특한 책!~~~

(뒤표지는 완전 예쁘다!

게다가 쪽수를 표시하는 숫자들도 핑크다~~~ 너무 귀엽고 예쁘다. 편집자가 정말 세심한 부분까지도 신경 쓰고 만든 책인 것 같다.

책 한장한장 또한 다른 책들에 비해 조금 도톰하다. 아마, 책에 다양한 핑크 그림들을 실어야 해서 그렇게 도톰해진 걸까? 어쨌든 완전 마음에 드는 책이다.)

첫 표지를 조심히 넘기니,

역시, 작가가 일러스트 겸 디자이너다.

고향은 디자인 강국 영국! 지금은 뉴욕에 살고 있다고 한다.

직업이 색깔을 다루는 일이니 핑크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핑크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가 살면서 일을 하면서 맞닥뜨리고 고민한 핑크는 어떤 색이었을까?

서구 문화에서 핑크는 여성성의 상징이다.

그러나 비서구문화에서 핑크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색이다.

일본에서 핑크는 사무라이와 쓰러진 전사를 상징하는 남성스러운 색,

인도에서는 행복과 생명을 나타내며 남녀 모두 널리 입는 색,

한국에서는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같은 책 p 10)

< 핑크와 언어 >

(같은 책 p 12)

어원 ㅡ 원래 '핑크'는 동사로써 찌르거나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쓰였다. 지그재그 모양으로 삐죽삐죽하게 자르는 핑킹가위라는 이름도 핑크의 이런 뜻에서 나왔다.

1500년대 중반에는 패랭이꽃속 식물들을 보통 '핑크'라고 불렀다. 꽃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핑킹가위로 자른 듯 보였기 때문이다 ..... (같은 책 p 12)

우리가 쉽게 사용했던 단어 '핑크'에 이런 뜻이 담겨 있었다니 핑크라는 단어도 이제는 새롭다.

그럼 우리나라 단어 '분홍'은 어떤 어원을 가지고 있을까?

책을 통해 짐작해 본다면, 중국어에 '가루의 붉은색'을 뜻하는 합성어 '펀홍'을 사용해 화장품 가루를 뜻하는 말로 이용해왔다고 한다. 이 '펀홍'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분홍'이 된 것이 아닐까?

(같은 책 p 18)

핑크에 이런 의미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아무튼 지금 미국은 공화당이 빨간색, 민주당이 파란색을 나타내는 색으로 고착화되어 과거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빨간색이 공산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지다가 새누리당이 빨강을 사용하고 지금 미래통합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분홍이 쓰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 핑크와 성별 >

이 부분은 정말 꼭 읽어 봐야 한다.

앞서 머리말에서도 작가는 핑크가 비서구권에서는 오히려 남성적인 색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밝히면서

여성적인 색깔로 굳어진 것은 2차 세계대전 때부터라고 한다.

유럽 회화 작품에는 많은 남자아이와 성인 남성이 핑크 옷을 입고 등장한다.

르네상스 시대 회화에는 아기 예수도 핑크 옷을 입고 등장한다고 한다.

캐나다에는 핑크 셔츠데이가 있다고 한다.

이때는 남녀가 모두 핑크 옷을 입고 등교한다.

처음 시작은 남학생이 단지 핑크 옷을 입고 등교했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 사실은 안 학생 두 명이 핑크 셔츠를 나누어주기 시작하면서라고 한다.

핑크색이 여성을 드러내는 색으로 점점 더 고착화되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색이 되기 위해서,

솔직한 핑크 사랑을 이제는 좀 더 과감하게 드러내도 괜찮을 것 같다.

( 지식을 얻으면 좀 더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는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인 것 같다.

핑크에 대한 편견을 조금 버릴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

그리고 재미있는 실험 ㅡ 남성성을 핑크로 물들이기

(같은 책 p45)

< 핑크와 패션 >

(같은 책 p76)

핑크 옷에 얽힌 가장 극적인 상황이 아닐까 싶다.

핑크와 의복에 대해 이외에도 다양한 사실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가 이런 자료들을 어떻게 다 모았을까?

이 외에도 핑크 광물, 핑크머리 색깔, 핑크 삼각형의 의미, 핑크 술 등등 핑크가 쓰이는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말 이렇게 한 권으로 보니 핑크란 색이 어떻게 우리 주변에서, 어떤 역사를 가지고 사용해 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고 의외로 많은 문화와 역사, 사람들이 핑크를 사랑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이 책 너무 멋진 책이다. 책도 예쁜데 내용까지 알차다.

(주인장)

(같은 책 p154 ~155)

핑크의 경계는 어디까지 인가?

한때 미국에서는 욕실에 핑크가 유행했었다고 한다.

감옥을 핑크로 칠하면 수감자들의 폭력적인 성향이 좀 들어들까?

하늘과 바다색에 배를 숨겨 위험한 순간을 넘기기 위해 마운트배튼은 어떤 방법으로 핑크를 사용했을까?

등등 핑크와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 넘쳐난다.

목차도 기승전결이 형식이 아니라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어느 쪽을 먼저 보아도 상관없다.

핑크에 대한 언어적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고 나니,

그동안

핑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좀 더 자유롭게 핑크를 사랑할 수 있는 티켓을 손에 얻었다.

(책을 읽고.....)

< Pink ㅡ 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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