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외계인: 폴 -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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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 지구인에게 외계인 정체는 미확인 비행 물체(UFO)처럼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그저 인간들의 상상력으로 우리와 계속 함께 했을 뿐, 그 실체는 뚜렷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구인들은 무한의 상상력으로 저 우주에 있을 외계인을 책이나 드라마 또는 이렇게 영화로 창조해왔다. 그러면서 그들을 동지나 친구처럼 아니면 지구를 공격하는 적으로 그리며 그들과 동상이몽을 꿈꾸곤 한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깃거리가 나올 때마다 일견 관심이 가면서 그 어떤 흥미와 재미를 찾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출시된 아니 개봉한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은 SF 코미디로 포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찌찔남과 외계인 폴의 SF 컬트코미디 로드무비 '황당한 외계인 폴'

바로 작정하고 외계인을 적이 아닌 친구의 개념으로 여기 지구인 두 명과 함께 여행을 떠나며 좌충우돌하는 로드무비로 완성시켰으니 외계인 '폴'의 지구여행기가 바로 그거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저 포스터에 딱지가 붙어있듯 '19금 성인용ET'라는 점을 표방하며 나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 그 예전에 스필버그가 창조했던 착한 외계인의 표상이자 하늘을 자전거를 타고 날랐던 그 ET가 이번에는 종횡무진 지구의 땅을 무람없이 여행하며 자신의 별로 돌아갈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여행에 같이 동참하며 도와준 두 지구인 친구들, 이 둘은 이미 <뜨거운 녀석들><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먼 페그''닉 프로스트', 환상의 콤비로 꽤 인기를 끌었었다. 특히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좀비물을 나름 코믹적으로 패러디 시키며 인기를 끈 수작?이었는데, 이 둘이 이번에는 외계인 '폴'을 데리고 SF 코미디에 그것도 컬트적으로 도전했으니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어른용 E.T. | <뜨거운 녀석들> 제작진 & <새벽의 황당한 저주> 출연진

지구 생활 60년, 음주가무 돋는 어른용 ET가 온다! 4월, 지상 최대의 SF 코미디 지구 상륙!

외계인과 SF를 좋아하는 절친한 괴짜들 그램과 클라이브는 SF 코믹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여행길에 오른다. 코믹콘 행사 이후 SF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외계인 성지 순례길이라고 불리우는 UFO의 메카, 외계인 연구 비밀 구역까지 찾아간 두 남자. 오마이 갓뜨! 그 곳에서 인간들에게 쫓기고 있는 진짜 외계인을 만나게 되는데, 지구에 온 지 60년이 된 '폴'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음주가무과 음담패설을 즐기며 외계인 포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폴'을 이용해서 한 몫을 챙기려는 이들로부터 '폴'을 돕기 시작한 두 남자. 이제 쫓고 쫓기는 사상 최대의 글로벌 추격전이 시작된다!


(지구인과 여행에 동참하게 된 외계인 '폴', 이 녀석의 표정 등 언행은 제대로다.)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별거 없는 플롯이긴 하다. 그 ET가 그랬듯이 지구인을 만나고 도움을 받아 자기별로 가게 된다는 다소 뷰피풀한 설정이 이 영화에서도 차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액션물에서 보듯 지구를 공격하는 적이 아닌, 동지이자 친구의 개념으로 외계인을 그려낸다. 그래서 여기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동참한 이 여정은 한마디로 로드무비의 성격을 다분히 띄고 있다. 한 녀석은 SF소설을 쓰고 한 녀석은 만화를 그리는 둘은 막역한 사이, 그래서 미국에서 열린 어느 만화 대축전에 참가하게 되고, 그 여세를 몰아 캠핑카를 타고서 직접 외계인 탐사길에 오른다. 그러면서 진짜로 외계인을 만나게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 여정을 그린 코미디가 이 영화의 주요 플롯이자 기본 전개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이들의 다소 얼빠진 모습의 여행을 지켜보며 웃음의 지점을 찾게 되는데, 그런 역은 이미 명콤비로 활약한 두 배우의 다소 찌질한 모습과 언행에서 볼 수 있고, 여기 주인공인 외계인 '폴'의 모습과 행동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지구에서 너무나 오래 짱박혀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지구인보다 더한 페이소스와 패러디적 언어를 구사하며 '거시기'를 자주 남발하는 그의 모습은 외형만 외계인일 뿐, 저 두 친구의 또 다른 친구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면서 기독교에 절실한 한 여자가 우연찮게 이 여행에 동참하며 외계인 '폴'때문에 멀었던 눈이 떠지는 등 갱생하는 행운도 안게 된다. 그런데 이 여자의 입담도 걸쭉한 게, 특히 그램의 거시기를 툭 쳤을 땐 뿜었다는.. ㅎ


(저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빛은 혹시 UFO, 아니면 이들을 추적하는 무리들?!)

아무튼 이들의 여행은 계속 되는 가운데, 외계인 폴을 쫓는 무리가 있다. 마치 영화 <맨인블랙>에서 외계인을 잡으러 다니는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처럼 그런 양복쟁이 신사들이 이들을 쫓는다. 그런데 이들은 그런 능력있는 임팩트한 모습이 아닌, 다소 얼빠진 모습으로 추적을 하고 놓치는 등 이들의 모습도 저 두 녀석처럼 만만치 않다. 그렇게 폴과 동참한 캠핑카 여행은 마지막 종착지를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폴과 관련된 어느 아줌마를 만나며 폴은 과거지사를 터놓고 이젠 자기 별로 떠나려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들을 추적한 대장격 아줌씨가 등장하며 예측불가능한 시퀀스를 마지막에 날리는데, 과연 폴은 이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자기 별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아니면 계속 지구에 남아서 살아야 했을까.. 이미 너무 오랫동안 살았기에 이젠 떠날 때가 온건지 모르겠다.


(뻑큐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날리는 외계인 폴, 그는 지구인이 다 됐다.)

19금 외계인 폴과 지구인의 SF 로드무비, 색다름 대신 컬트적 코미디

이렇게 영화는 어찌보면 꽤 정석대로 흐르는 SF 코미디다. 지구인이 우연찮게 외계인을 만나 그와 함께 여행에 떠나며 겪는 로드무비식 그림들이 마구 펼쳐진다. 그런데 이게 ET처럼 순수한 마음을 발동시키는 구석이 아닌, 어디 <화성침공>에 나온 모습처럼 큰 녹색 대가리를 한 채 삼척의 키에다 깡 마른 바디의 소유자 외계인 폴은 한마디로 우주적 풍파를 다 겪은 듯, 되게 질퍽하게 논다. 물론 죽은 것도 살려내는 초능력은 물론 순간 사라지는 것까지, 나름 능력의 소유자로 퍽큐를 날려주는 센스와 함께 제대로다. 그렇기에 이 외계인 폴은 분명 기존에 봐왔던 지구인을 공격하는 외계인의 모습도 아닌, 그렇다고 순하디 순한 ET도 아닌 꽤 B급 정서로 무장하며 실시간 언행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런 코믹들이 소위 빵 터지는 것보다는 순간 '피식'하는 정도에 그치는 진부한 컬트미가 곳곳에 깔려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그것은 두 남자 주인공인 그램과 클라이브도 마찬가지인 게, 전작에서 찰떡콤비를 여기서도 자랑하며 로드무비를 제대로 보였지만, 이들의 코믹도 그렇게 임팩트가 세지는 않다. 다소 하품나는 소소한 웃음이 몇 개 있을 뿐, 소위 빵 터지는 웃음은 없이 지루함 전개도 간혹 보인다. 오히려 여행에 동참한 그 여자의 언행과 이들을 추적하는 얼빠진 어느 형사의 코믹한 상황이 보일 뿐, 영화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SF 코미디에 방점을 찍을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는 거. 그것은 몇몇의 패러디가 있었음에도 그러는데, 그래서 나름 기대를 했던 영화 팬들에게는 꽤 아쉬움이 남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기존에 많이 봐왔던 외계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정말 어른스런 언행으로 뻑큐를 날린 외계인 폴의 모습은 참 재밌는 구석이 있긴 하다. 그런 그의 모습은 분명 CG임에도 실사처럼 바로 옆에 그가 있듯이 그려낸 연출은 매력적이다. 아무튼 이번에 외계인은 말 많은 오두방정의 시니컬하면서도 꽤 노골적인 그래서 더욱더 지구인과 어울려 보이지만, SF 코미디로써 신선한 매력 대신에 예측가능하고 진부한 컬트적 재미로 나선 코미디가 아닌가 싶다. 제목에선 황당하다고 했지만, 외계인 폴은 원래 뼈속까지 지구인스러운 게 아니었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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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커 펀치 - Sucker Punc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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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 편의 액션 무비 판타지가 봄날의 산뜻한 기분을 좀 더 상쾌하게 아니 후끈하게 달구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나 여성보다는 남성들에게 더욱 어필하는 그림으로 마치 '로리타' 신드롬을 보듯 '소녀'에 대한 갈망이 표출되는 가운데, 영화는 그 갈망의 탄착점을 페티시즘으로 나름 승화시키며 갈증을 무람없이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찾아서 보는 이들 특히 남성들에게는 꽤 환영받는 사례이자, 반드시 교과서적으로 봐야될 액션 무비로까지 거론되며 주목을 제대로 끌고 있는 <써커 펀치>. 'Sucker' 라면 액면 그대로 '빠는 사람' 무엇을? 액션을 아니면 펀치를.. 어쨌든 제목 자체도 참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이 영화는, 관대하다고 외친 페르시아군에 맞선 스파르타 300전사의 무용담인 <300>을 통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제대로 알린 '잭 스나이더'의 연출로 각본과 제작까지 아우른 작품이다.

'300'의 '잭 스나이더'가 이번엔 처자들의 액션 판타지 <서커 펀치>

아직도 좀비물의 수작으로 거론되는 2004년 <새벽의 저주>를 필두로 <300>, <왓치맨>, 최근 <가디언의 전설>까지, 필모를 보더라도 그는 분명 스토리보다는 판타지 비주얼에 승부를 거는 스타일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영화가 이번에 개봉한 <써커 펀치>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액션 판타지로 승부를 걸며 그 액션의 향연을 남자가 아닌 여자들, 그것도  젊은 처자 5명을 대거 기용해 비주얼을 한층 배가시켰다. 한마디로 '눈요기'를 하라는 거. 그래서 보기 전부터 나름의 기대를 하게 되는데, 정작 그런 눈요기는 처자들의 '바디'보다는 액션 판타지에 있었으며, 그 바디는 사실 엿보기 수준으로 소소했을 뿐이다. 그런데 강호는 그 처자들이 그 정신병원을 탈출한 후 아이템을 득템하는 과정을 그린 액션 판타지인줄 알았는데, 이 판타지가 말 그대로 꿈속의 판타지였다는 거. 이게 무슨 '인셉션'도 아니고.. ㅎ 어쨌든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미래전사들의 액션펀치 | 300 감독의 거대한 미래전쟁, 가상현실 속 최강의 적을 무찔러라!


자유를 위한 기습공격! 다섯 개의 아이템을 찾아라! TEST MISSION_세 명의 거대한 무사들을 무찔러라! MISSION CHALLENGE1 지도(map)_나치군단을 제거하라! MISSION CHALLENGE2 불(fire)_용사들과 드래곤을 섬멸하라! MISSION CHALLENGE3 칼(knife)_사이보그 전사들을 격파하라! MISSION CHALLENGE4 열쇠(key)_무자비한 적의 광란에 맞서라! LAST CHALLENGE_네 안의 모든 능력을 깨워라! 탈출하라! 네 마음이 널 자유케 하리라!




공식 시놉인지 모르겠지만, 저 줄거리는 액션 판타지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짧은 내용에 불과하다. 먼저,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여기 한 소녀 아니 20살 된 처자의 가정을 슬로모션으로 비춘다. 익숙한 락이 깔리며 어미는 죽고 의붓아버지가 자신과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는 찰나, 그녀는 그놈에게 총구를 겨누고 도망치다가 현장에서 검거. 곧바로 어디 스산하고 그로테스트한 분위기가 도는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이곳은 자신과 같은 처자들이 대거 숙식을 하고 있는 곳인데, 이곳은 그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곳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소위 길들여진다. 바로 '춤'을 배우며 일상을 지내는데, '쇼걸'로 변모하기 위해서 '블랙스완'처럼 자신만의 춤연습에 매진한다.

그렇다고 그런 춤연습이 제대로 나오는 건 아니다. 다만 그들이 춤을 배우는 것은 육덕진 어느 인사들과 시장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으로, 여성주의자들이 보면 정말 뭐같은 설정이다. 어쨋든 이 그로테스크한 정신병원 운영에 대한 스폰인지 몰라도, '블루'라 불리는 포주는 그녀들을 그렇게 교육을 시킨 것이다. 물론 춤선생은 늙은 여우가 따로 있었지만.. 그러면서 여기 잡혀온 주인공격인 베이비돌(에밀리 브라우닝)이 그 짧은 기럭지에도 불구하고, 금발의 매혹적인 외모가 눈에 띄다보니, 그들이 춤을 춰보라고 시킨다. 하지만 춤은 무슨 춤.. 얼어버리고 아무것도 못한 채 서있는 그녀가 갑자기 눈을 감더니 눈가에 무엇이 하나 떨어지더니만.. 저기 액션의 판타지로 모험을 떠난다. 바로 환상적인 액션의 페티쉬 세계로.. ㅎ




위 그림처럼 이것이 처자들 5명이 나선 액션 판타지의 주요한 비주얼들인데, 이런 세계는 영화 트레일러 영상만 보면 실제 그녀들이 현실에서 액션을 펴내는 것 같지만, 이건 꿈속의 판타지다. 즉 베이비돌이 그 정신병원 어느 곳에서 춤을 추기 위해서 자세를 잡고 몸을 흐느적리며 눈을 감는 순간, 바로 이 액션 판타지 세계로 빠져든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어느 노인으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을려면 다섯 개의 아이템을 얻으라는 하달을 받게 된다. 그게 바로 지도, 불, 칼, 열쇠, 그리고 마지막은 나도 몰라?로 미션을 던진다. 그래서 여기 베이비돌은 자신과 뜻이 맞는 처자 4명을 끌어들여 이곳을 탈출하자고 제의하고, 탈출할려면 이 아이템만 득템하면 가능하기에 그렇게 자신만의 춤사위를 펼치며 꿈속과 현실에서 아이템을 득템한다.

그러면서 그녀들이 그려낸 판타지 액션의 시퀀스는 한마디로 볼만하다. 정확히 4파트로 나눠서 그녀가 눈을 감는 순간, 액션 게임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듯 가열하게 펼쳐지는데, 그전에 미션을 던지는 과정에서 거대한 사무라이 로봇?과 한판 대결으로 포문을 멋지게 연다. 첫번째 지도를 얻기 위해서 좀비처럼 변한 독일군과 전장터에서 멋진 총질과 액션을.. 두번째 불을 얻기 위해서 중세 어느 성을 공략하면서 드래곤과 한판 대결을, 세 번째 칼을 얻기 위해서 도시로 향한 폭주기관차에 탑재된 폭발물 제거, 그 과정에서 <아이로봇>에 나온 로봇들과 비스름한 모습의 사이보그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 이렇게 구도는 과거, 중세, 미래적 분위기와 색채를 띄며 액션 시퀀스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눈과 귀가 즐거운 '300'식 액션이 쉴 새 없이 펼쳐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현실로 돌아오면 여기 '베이비돌'은 그런 대단한 여전사가 아닌, 그저 한없이 여린 소녀로 돌변하며 그 정신병원에서 생활을 힘들어한다. 그렇다고 그녀가 짧은 기럭지에도 불구하고 춤 실력를 마음껏 보여준 것도 아니다. 눈을 감는 순간 저 액션 세계로 들어갔으니, 그녀의 뇌새적인 '쇼걸'의 모습을 볼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은 그 정신병원에서 '쇼걸'로 길러지고 있었던 것인데, 그러는 과정에서 포주 '블루'가 이들이 작당을 해 탈출을 계획하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처자들은 위기에 처한다. 4번째 열쇠까지 구하고, 마지막 미션은 아무도 모른 채 이들의 정신병원 탈출은 위기에 봉착하는데.. 그렇다면 베이비돌을 위시해서 처자들은 이곳을 탈출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누가 죽으면서 또 희생을 치르는 이가 나올 것인가? '쇼걸'로 길러진 처자들의 위험천만한 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액션 비주얼의 화려함 속에서 현실과 망상이 뒤섞인 판타지, <써커 펀치>

이렇게 이 영화는 '잭 스나이더'의 위명에 걸맞은 화려한 비주얼로 승부한 영화다. 그렇기에 내용은 사실 별거 없다. 정신병원에 감금돼 '쇼걸'로 길들어진 처자들의 탈출기로 볼 수 있는데, 이게 마지막에 가서는 이 정신병원 조차도 망상에 불과했다는 암시를 보이며 종국에는 현실의 정신병원과 망상의 매춘클럽 속 가상세계 3개의 공간으로 귀결이 되고, 그런 판타지의 세계는 현실과는 동떨어지게 처자들의 '바디' 만큼이나 다분히 눈요기 감으로 포팅돼 액션 비주얼을 선보였다. 그 지점들에서 엿보기 심리가 발동이 된다. 그래서 충만되게 화려한 볼거리를 갖추며 눈길을 끌었으나, 마치 게임 속 장면을 연상케 해 뒤로 갈수록 식상함까지 얼추 느껴진다. 하지만 그녀들이 이런 액션을 위해 몇 달을 고생했다는 후문이 있듯이, 처자들의 전사로써 모습은 꽤 성공한 셈이다.

그런데 이야기적 측면으로 들어가보면 다소 부실하고 꼬이는 구조로 무람없이 보이기까지 한다. 즉 가상의 공간과 현실 속 공간의 괴리감이라 할 수 있는데, 베이비돌이 망상으로 그려낸 그 매춘클럽을 탈출하기 위해서, '자유'라는 그 궁극의 목표를 향해 아이템을 득템하게 되는 과정은 현실 속의 약한 처자들의 모습과 묘한 대비감을 주고 있다. 그래서 액션 판타지의 임팩트한 맛이 그녀들의 실제 이야기로 돌아오면 다소 때군하면서도 늘어지게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자들이 몸을 사리지 않은 총질과 격투 실력은 꽤 볼만했고, 특히 영화적 비주얼을 한층 돋구었던 강한 비트의 음악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와 액션을 돋보이게 만든다. 물론 현란한 전투씬과 함께.

아무튼 개봉 전부터는 회제를 몰고오며, 이렇게 개봉하자마자 곧바로 화두가 되고 있는 섹시한 처자들의 액션 반란 <써커 펀치>. '쇼걸'로 전락한 처자들의 액션을 색다른 페티시즘으로 가열하게 담아내며, 현실과 망상을 오가는 판타지로 인셉션을 주제넘게 따라했다, 300에 못 미치지만 볼만했다, 역시 비주얼은 좋았다 등,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리며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든 판타지든 '소녀'를 갈망하는 삼촌팬들이 있는 한, 이 영화 <써커 펀치>는 그래도 장르에 맞게 충실히 보여준 영화임에 틀림없다. 그냥 보고 즐기면 그만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남성들이여.. 여기 처자들을 경배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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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Confe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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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편의 일본영화가 나름의 논란을 일으키며 지금 이목을 끌고 있다. 제목도 엣지있게 짧고 강렬하게 '고백'이다. 왜 '고백'일까?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 아니면 고해성사를 하듯이 '고백'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런 로맨스나 자기 성찰에 대한 고백이 아니다. 여기서 고백은 자신을 인생의 나락으로 내몬 이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선전포고이자 복수극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렇기에 그가 아니 그녀가 말한 고백은 꽤 임팩트있게 강렬하다. 하지만 모양새는 잔잔한 호숫가의 물결이 일듯 평온하기 그지없다. 다만 그 고백의 충격파를 받은 아이들에게 크나큰 문제가 생긴 것이지, 정작 그녀는 우아하게 아이들을 대했다. 그렇다면 중학생에 갓 올라간 13살의 아이들과 이 여선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그녀는 아이들 앞에서 수업 시간에 '고백'을 하게 됐던 것일까? 그런 의문은 이미 영화 포스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로 이 영화의 느낌을 단박에 알린다. 그렇다. 이 영화는 사람을 죽인 범죄자를 단죄하는 드라마 타입의 스릴러 영화다. 하지만 그 어떤 긴장감을 주는 스릴러 대신에 여기서는 아이들을 예의주시하며 그들의 과거와 동선을 좇는데 주력해 색다른 몰입감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그 아이들이 살인 범죄를 저지르게 된 동기와 상황 묘사에 대해서 질답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범죄는 실정법상 '청소년법'에 의해서 보호받아 과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기 여선생 '유코'는 수업 시간에 그들을 지목하고, 앞으로 내가 알아서 너희들을 처단할 거라는 암시를 주며, 마지막으로 이 교단을 끝으로 나간다. 꽤 색다른 시퀀스가 아닐 수 없는데, 이것이 바로 영화 '고백'의 서막이자 이야기의 출발선이다. 그렇다면 그 '고백'의 끝은 어떻게 됐는지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서 어린 딸 ‘마나미’를 잃은 여교사 ‘유코’(마츠 다카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이 이 교실 안에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경찰은 사고사로 결론을 내렸지만 사실 마나미는 자신이 담임인 학급의 학생 2명, 범인 A와 B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 유코는 청소년법에 의해 보호받게 될 범인들에게 그녀만의 방법으로 벌을 주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뜻밖의 고백이 시작되는데...


(아이들이 제각각 떠들어도 여선생 '유코'는 설을 풀듯 '고백'은 계속된다.)

영화의 시작은 여느 학교의 풍경처럼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교실 모습으로 시작한다. 여기 학생들은 갓 올라온 중학생들처럼 보이는데, 앞에 여선생님이 있어도 자기들 제멋대로다. 서로 치고 박고 놀리고 웃고 가관도 아니다. 그런데 여선생은 무슨 수업을 가르치는 것도 아닌 듯 싶은데, 주절히 계속 떠든다. 자신의 소싯적 연애담부터 해서 궁시렁 되는데, 이런 모습은 꽤 잔잔하게 평온하게 상대방이 없다는 듯 쏟아낸다. 그러면서 어느 날 벌어진 사건 하나를 들춰내 어린 여자아이의 죽음을 꺼내든다. 그리고 그 죽은 아이는 자신의 딸이고, 그 딸을 죽인 사람은 여기 교실에 있다며 지목한다. A와 B라 칭하며 둘을 가리키고, 이때부터 아이들은 각자 떠드는 것을 중단하고 분위기는 싸해진다. 지목된 두 소년 '나오키'와 '슈야'는 좌불안석이요, 아이들은 그런 두 소년을 그때부터 이지메(집단 괴롭힘, 소위 왕따) 시키려 한다.

이 교실 안에 내 딸을 죽인 범인이 있어요.. 그것이 '고백'의 핵심이다.

각자 핸드폰으로 문자질하고 난리도 아니다. 쟤가 죽였대.. 정말.. 완전 대박이다.. ㅋㅋ 이런 식이다. 그들에게는 그런 살인조차도 희번덕거리는 놀이쯤으로 보였나 보다. 그러면서 여선생은 두 아이에게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가 들어간 우유를 먹였다며 이들을 놀라게 한다. 본격적으로 여선생 '유코'의 복수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유코는 학교에서 영영 사라지고 학생들 켵에 나오질 않는다. 마지막 '슈야'를 처단하는 직전까지는..

어쨌든 이야기의 서막은 이렇게 시작됐고, 이때부터 영화는 두 소년에 초점을 맞춰 보여준다. 누굴 A와 B라고 할 것 없이, '나오키'라는 소년은 '히키코모리'(완전 방콕 인생)로 변모돼 마치 원시인의 모습처럼 완전 미친 녀석으로 돌변하게 된다. 잠시 기절했던 그 여자아이의 눈 뜬 모습을 보고도 수영장에 던졌다는 자책감인지 몰라도, 그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미쳐간다. 학교에서 새로 부임한 남자선생님과 여학우가 찾아와도 보이기는커녕 문전박대요, 어머니마저 자식의 이런 모습에 서서히 지쳐가더니 아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할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유서를 남긴 뒤, 칼을 들고 방으로 찾아가 아들에게 도리어 사이코적 칼질로 난도질 당해 어미는 그렇게 죽어버린다. 나오키는 이미 아이가 아니었다.


(사이코패스의 극단을 제대로 보여준 우수한 소년 '슈야')

그리고 여선생의 딸을 직접적인 죽음으로 몰고 간 '슈야'라는 다소 우수한 분위기가 풍기는 녀석, 소위 '나는 니들과 다르다'는 자아도취형으로 공부는 물론 특히 전자공학쪽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이 소년은, 자신의 범죄가 드러난 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를 다니는 다소 뻔뻔한 녀석이다. 자신의 과학적 능력을 뽐내고자 장난스럽게 시작한 게, 그 어린 여자아이를 죽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도 큰 죄가 아니라 생각한다.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하며 친해진 그 소녀와 함께 연애에 빠지고 키스도 나누는 등, 그에게 있어 이 세상은 어떤 의미였는지 다소 몽환적인 구석이 많은 아이다. 그것은 자신의 어미로부터 물려받은 거. 엄마가 전자공학도를 꿈꾸던 시절, 그를 낳았고 그런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쓰며 이렇게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정점에서 엄마는 홀연히 떠났고, 남겨진 아들은 그렇게 혼자서 엄마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능력을 이렇게 발휘한 것인데, 하지만 그에게는 일말의 죄책감조차 안 보인다. 나오키를 끌어들여 그렇게 어린 여자아이를 죽여 놓고도, 심지어 친해진 그 여학우를 망치로 척살해 사체를 냉장고에 집어 넣는 등, 이 녀석은 사이코패스의 극단을 달린다. 외견상 범죄와는 멀어보이는 이 소년의 내면에는 악마적 본성이 있는 것인지, 그는 아예 학교를 통째로 날려 버릴 심산으로 폭탄을 제조해, 자신이 강단에 선 자리에서 함께 폭발로 산화할려고 작정한다. 하지만 이것은 불발로 그치고, 그 화는 자신의 어미에게 돌아가 터지고 만다. 바로 그 여선생 유코가 폭탄을 미리 빼돌려 놓은 것인데, 이로써 '슈야' 사랑하는 어미를 잃게 되고 그 앞에 나타난 여선생 '유코'는 그런 그를 스산하게 바라보며 말한다.



 "이것이 내 진짜 복수란다.. 진짜 지옥을.. 이제부터 갱생의 길이 시작될 거다.."

이렇듯 영화는 복수극의 정점을 찍듯 쓰러져 울부짖는 그 아이 앞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정말 의미있는 결말의 시퀀스가 아닐 수 없는데, 어쨌든 그녀는 복수를 제대로 시원하게 한 셈이다. 하지만 이건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기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하다. 소위 미성년을 상대로 한 복수극, 우리 형법에도 14살 이하는 어떤 형사상에도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불가 조항이 있듯이, 그녀가 철저하게 준비해 온 한 편의 이 복수극은 그 대상이 분명 14세 이하 미성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그려낸 그림들은 꽤 복수극의 전형을 띄면서도, 작금의 시대에 갈수록 예의없이 흉포화되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가열한 단죄를 가한 모양새가 다분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보고 나서 속이 후련하다, 통쾌하고 멋진 복수극이다. 아니다, 그들의 범죄에 대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 등 나름 의미있는 설들을 쏟아내고 있다.

잔잔함과 미친 광기의 대비를 격조있게 그려낸 범죄극 '고백', 수작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고백'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여선생이 예기치않게 딸을 잃어버린 사고 이후로, 그와 관련된 고백을 쏟아내고 그 목표점을 바로 두 소년에게 돌리며 복수의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종국에는 그 고백 앞에서 어느 누구도 깊은 상처가 남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죄책감으로 귀결시키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어찌보면 그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자 여백미라 할 수 있을 터. 그래서 영화 전체적으로는 분명 복수극의 양상으로 흐르면서 두 소년의 잔인한 살인마적 광기를 보여주며 스릴러적 요소로 흘렀지만, 그 분위기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팝발라드와 클래식의 분위기처럼 꽤 잔잔하면서도 의미깊게 때로는 차가운 시선으로 기품있게 그려낸 게 아닌가 싶다.

이것은 이미 2009년 일본 베스트셀러 1위인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소설 <고백>을 원작으로 했던 것으로 , <불량공주 모모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만든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가 새롭게 연출하고, 때로는 백치미와 잔잔한 광기를 평온하게 보여준 여배우 '마츠 타카코'의 호연으로 더욱더 영상미가 빛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영화 초반 30여분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앞에서 넋두리 하듯 쏟아낸 그 고백은 정말 일품이 아닐 수 없는데, 아무튼 영화는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청소년 범죄'를 잔혹하게 다루면서 그것을 단죄하는 복수극의 양상으로 치닫으며 다소 논란이 되긴 했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광기의 복수극도 말 그대로 미친 광기가 아닌, 잔잔하면서도 꽤 격조있게 그려낸 범죄 드라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여기 여선생과 두 소년의 광기는 대비되듯 보여지고, 그 고백을 통한 복수는 한마디로 '쿨' 했음이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그 유명한 '복수 삼부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데..
이래저래 영화도 그렇고, 이즈음에서 '미나토 가나에'의 원작소설 <고백>이 끌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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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눈 - Julia's Eye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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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영화 포스터를 보듯이 눈에 붕대를 감은 여인 뒤에 선 남자의 그림과 '시력을 잃기 전, 놈을 찾아야 한다'는 문구부터가 단박에 눈길을 끌고 있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스페인 영화다. 물론 장르는 미스터리가 내재된 공포 스릴러로 기존의 헐리웃이 포팅된 그림과는 무언가 다른 분위기가 색다르게 감지된다. 그렇게 잔혹하지 않으면서도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스산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자아내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즉 스릴러 장르가 가지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지켜야할 덕목 중 하나인 긴장감의 유지와 몰입감, 그렇게 본다면 이 영화는 어느 정도 충분히 스릴러적 재미로 포팅된 나름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후반 20 여분 범인과의 사투는 그 흔한 사이코 스릴러로 치환돼 다소 불민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후천성 시각 장애라는 소재를 가지고 꽤 밀도감있게 보이듯 안 보이듯 주인공 줄리아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며 주목을 끌었으니, 이 영화 <줄리아의 눈>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시력을 잃기 전, 놈을 찾아야 한다

선천적 시력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줄리아는 같은 증세로 이미 시력을 상실한 쌍둥이 언니 사라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는다. 언니의 자살에 의문을 품은 그녀는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기묘한 분위기의 수상한 이웃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라의 남자친구,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한 남편의 이상한 행동들… 파헤칠 수록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가고, 그러던 중 남편의 실종으로 더욱 큰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 줄리아. 그녀의 시력은 점점 악화되기 시작하는데….



쌍둥이 언니의 죽음 뒤, 줄리아마저 시력을 잃어가며 사투를 벌인다.

영화는 초반부터 꽤 스산하게 포문을 연다. 어느 시력을 잃은 여자가 폭우가 쏟아지는 한밤중에 어딘가를 향해 말을 하더니 지하실로 내려가 그곳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만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터지는 플래쉬 세례.. 그 죽은 여자는 줄리아의 언니 '사라'다. 동생 줄리아는 언니의 자살 소식에 놀라며 쌍둥이 언니를 가슴 속에 묻으려 하지만, 단순 자살이 아닐 거라는 의문을 품고 남편 이삭과 함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몇몇 이웃과 줄리아를 알게 모르게 뒤쫓는 정체 불명의 인물까지, 줄리아 주변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심지어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한 남편의 이상한 행동까지 의심이 들게 만들지만 그마저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그러면서 줄리아도 자신의 언니처럼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며 그녀는 궁지로 몰린다.

어서 빨리 언니를 자살하게 만든 아니 살인마를 잡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런 가운데 줄리아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붕대를 2주 동안 감고 있어야 하는 미션이 던져진다. 그 안에 붕대를 풀면 수술의 성과는 말짱 도루묵이기에 그녀는 어떻게든 이 미션을 지키려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집으로 오게 되고, 그녀를 돌봐줄 간병인 '이반'이 그녀에게 찾아온다. 그런데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 목소리다. 이때부터 영화는 이 둘의 상황을 좇으며 그리고 있는데, 이반의 얼굴을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은 이 남자가 혹시 범인이 아닐까 의심을 하면서 긴장감을 갖게 되는데, 그 의심은 여지없이 그렇게 흐르는 구도로 간다.

결국 그 간병인 '이반'은 살인마였고, 무언가 미친 자아도취와 여자에 대한 변태적 마인드로 '눈'에 집착하는 사이코패스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된 줄리아는 이 살인마와의 사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녀의 시력은 다시 되돌아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줄리아의 눈은 이 세상 밖 우주까지 보고 싶어한다.



'시각 장애'를 소재로 한 색다르고 감각적인 스릴러 '줄리아의 눈'

이렇듯 영화는 다분히 스릴러적 코드로 포팅된 영화다. 이런 시각 장애를 소재로 그린 영화들이 보통은 따뜻한 인간애를 그렸다면, 이 영화는 그런 시각 장애로 궁지에 몰린 한 여자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쌍둥이 언니의 자살을 믿지 않고, 범인을 찾으려 애를 쓰지만 그녀마저도 시력이 악화돼 붕대까지 감은 상황까지 몰리며 이 영화는 꽤 스릴감을 선사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가 범인인지 모른 채 인도하는대로 따르는 그녀, 종국에는 그의 정체를 알게 된 그녀, 그래서 살기 위해 미리 붕대를 풀고서도 안 보이는 척 연기하는 줄리아의 모습은 긴장감을 유발시키에 충분하다. 특히 이반이 칼끝을 그녀에 눈에 대고 의심하는 장면이나 냉장고에 얼려둔 사체를 확인케 하고, 커피잔에 약을 타며 잔이 바뀐 상황까지.. 이 사이코패스와의 맞닥뜨리는 상황은 최고의 몰입감을 주기에 손색이 없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설정에서 물리적인 어둠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음향효과로 나름 꽤 깜놀케하는 구석이 있다. 특히 신체 훼손등의 잔인한 장면은 배제하고, 물론 이반이 자신의 어미 눈에 주사기를 꽂는 건 깔끄장했지만, 잔인함 보다는 의문과 은유적으로 표출된 공포를 시각화화는 솜씨로 관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시각 장애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로 꽤 그럴싸하게 스릴러로 포팅해 초중반까지 몰입감을 주며 지켜보게 했는데, 다만 범인이 밝혀지고 나서의 사투는 흔한 사이코패스적 스릴러로 치환돼버려 아쉬운 구석은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기존 헐리웃의 과도한 스릴러와는 다르게 꽤 담백하면서도 잔잔하게 때로는 감각적으로 그려낸 스릴러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 놓인 죽음의 진실과 공포, 줄리아의 눈은 마지막까지도 보고 싶어 했다. 저 우주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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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싱 - Vanishi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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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영문 제목 ’Vanishing’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어떤 ’사라짐’에 대해서 그린 스릴러 영화다. 그러면서 영화 홍보대로 2011년 첫 미스터리 재난 스릴러라 표방하며 제대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 여기에 한몫한 것은 아마도 트레일러 영상에서 나름 임팩트하게 보여준 것 중에 하나, 바로 하늘에서 비행기가 수직으로 낙하해 폭파되는 장면 때문일지 모르겠다. 즉 그 장면으로 인해서 이게 무슨 재난 블록버스터쯤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하지만 영화는 그런 스케일로 승부하는 영화가 절대 아니다. 그렇기에 이런 것을 믿고 봤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인 영화가 <베니싱>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인류의 재앙을 다루었다는 근사한 소개처럼 근원적 접근법으로 다가가 잔잔하면서 다소 허영끼가 충만한 기품으로 그려낸 느낌이 다분하다. 그것은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로 인해서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하늘로의 재림인 ’휴거’를 연상케하는 오마주로 나름 눈길을 끌었지만, 이마저도 사실 스릴러 장르가 갖춘 긴장감을 주기엔 부족하고 심지어 때꾼하게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모든 게 사라지고 남게 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베니싱>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유도, 경고도 없이 세상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대정전이 있던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출근길에 나선 TV 리포터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거리 곳곳에 허물처럼 벗겨진 옷가지, 주인 없이 나뒹굴고 있는 자동차들까지, 도시 전체의 인적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발견한다. 급히 방송국에 간 루크는 어둠이 덮쳐 사람들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충격적인 영상을 보게 되고 그에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어둠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하는데….



(7번가 술집에서 모인 생존자 4명, 과연 누가 살아남았을까?)

이렇듯 영화는 네 명의 인물만 남겨두고 모든 사람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평온했던 일상에서 갑자기 대정전이 일어나 모든 게 사라지고 멈추고 심지어 전기마저 끊어져 온 세상이 암흑으로 변했다. 아니 여기 7번가 동네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어둠의 악령?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가 펼쳐지는데, 그런데 그게 가열한 사투처럼 보이질 않는다. 그냥 빛을 따라서 움직일 뿐,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언제든 급습하는 검은 그림자를 피하는 게 다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 주인공 격인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암흑으로 뒤덮인 도시에서 자가발전으로 유일하게 빛을 내는 7번가 술집을 찾아내고, 그 곳에서 다른 생존자들과 만나게 된다. 영사기사 폴 (존 레귀자모), 물리치료사 로즈마리 (텐디 뉴튼), 술집 주인의 아들인 흑인소년 ’제임스’, 특히 이 소년은 엄마 찾기가 목적이다.

4명의 남겨진 생존자들, 어둠의 그림자로부터 빛을 찾아 살아남기

이렇게 4명이 이제부터 어둠과의 사투를 펼친다. 그렇다면 종국에는 ’누가 살아 남았을까?’가 이 영화의 포인트가 되면서 그것을 나름 지켜보게 만든다. 그러면서 각자 생존 아이템인 양초, 라이터, 해드랜턴을 들고 버티지만 실시간으로 급습하는 어둠의 그림자 앞에선 그들은 미미한 존재로, 순식간에 그 어둠에 쌓이면 발가벗겨져 옷만 남기고 어디로 사라지는 거. 그렇기에 영화는 그런 묘사에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목을 끄는데, 그것은 이른바 실체가 없는 공포와 실종이라는 근원적 소재로 다가온다.

그래서 마치 나름 인기를 끌었던 재난 스릴러 영화 <미스트>에서 안개 속에 쌓인 실체없는 괴수를 접하는 듯한 모습의 작법을 쓴듯한 게, 그것도 과학적인 현상이 아닌 초자연적 현상의 공포에 초점을 맞추며 그린 느낌이 다분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사실 공포스럽기 보다는 ’왜 사라질까’의 의문으로 화두를 던진 느낌이 많다.


(인류에 남겨진 두 꼬마, 이들은 아담과 이브?!, 아니면 무얼까?)

’휴거’적 모양새, 어둠과 사라짐의 공포가 때꾼한 영화 <베니싱>

그것은 결국 살아남은 두 사람을 통해서 묵시록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인류가 ’베니싱’ 현상으로 재앙을 맞이하며 다 사라졌지만, 이제부터는 다시 리셋?이 된다는 느낌처럼 그려낸 게 아닐까. 위에 남겨진 두 꼬마들을 마치 아담과 이브 그리고 말이 먹었던 사과.. 이렇듯 영화는 꽤 무언가 메시지를 담아내는 모양새를 취하며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의 설정은 전설적인 실종사건이었던 1585년 5월 영국 식민지인 로어노크섬에서 115명의 정착민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뭐.. 다 좋다. 지금도 버뮤다 삼각지대만 가면 사라지는 현상이 아직도 회자되는 가운데, 이런 일종의 ’사라짐’ 현상은 낯선 건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이 여기 영화처럼 재난의 소재로 다뤄지고 마치 인류를 향한 재앙의 경고처럼 ’휴거’의 모양새를 띄었지만, 영화가 안고 있는 공포 스릴러 장르로써 매력은 사실 그렇게 돋보이지 않고, 때꾼하게 밋밋할 뿐이다. 어둠과 공포 그리고 사라짐이라는 이 근원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이렇게 잔잔한 재난 스릴러처럼 그려낸 앤더슨 감독의 역량이 대단할 뿐, 영화 자체적으로 매력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영화 <점퍼>에서 전세계 어디든 분리이탈로 넘나들며 주목을 끌었던 신예 매력남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여기서도 그렇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대신에 영영.. 그것도 참 때꾼하게 말이다. 아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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