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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피천득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평점 :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피천득씨의 수필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현대사회가 어지간히 경쟁문화라더니 직장인들이나 서민들이 느낀 압박감이 만만치않은 가 보다 .여유있게 사는 방법중 하나가 수필을 읽는 것이란 것을 몰랐다. 그의 문장 곳곳에 여유를 가질만한 멋이 숨어 있는 걸 교직생활 40년이 되가도록 몰랐다.
때론 피천득 작가가 의외로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란 걸 깨닫는다.
그의 글을 보면 무엇보다 모든 것을 사랑해야겠는 생각이 든다.남을 사랑하기전에 자신을 먼저 용서하고 사랑할 필요가 있다.그렇지않다면 진정한 자기애도 관용도 없을테니..
작자의 문체는 유머를 적절히 섞어 위트가 있기도 하다.
특히 작자의 수필이 생활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져 주위를 돌아보고 자연과 사람을 바라보는 여유갖기를 권한다. 현대인의 직장생활은 생존경쟁을 해야하는 만큼 경쟁에 지쳤으니 적어도 가정이나 혼자있는 시간에 여유있게 마음을 열도록 하는데 글만큼 효과적인 게 없단 것을 알 수 있다. 작자처럼 관조적이고 주변을 아우르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유감스럽게도 독자는 그런 이는 드물고 감상은 홀로 자신이 몫이다...
우리나라 현대문화의 병폐는 빨리빨리 성과위주의 상벌인데 이건 모든 직장인뿐만 아니라 사회전체를 경쟁과 압박의 굴레에 집어넣는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예민한 이들은 ..그냥 절벽한가운데 서있는 것같은 느낌일때가 많다...
작자자신도 조실부모하고 유년의 고통이 다소 드러난 글들을 보면 이런 책을 쓰기까지 많은 아픔과 마음고생이 있었을텐데 책내용에는 거의 어둡거나 고뇌한 흔적이 별로 없다.
다만 붓가는대로 자연과 인간,아름다움을 예찬하고 감정을 적어내는 글이라 그런가 읽기에도 부담감이 없다.
석학이지안 서영이란 단편을 읽어보면 아버지로서의 자식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느껴진다.인연에서도 그런 애잔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시간날때에 요란하게 멀리 떠나지말고 조용히 집에서 고즈넉하게 이 수필한권을 정독한다면 우리문학이 얼마나 세련되고 아름다운지 마음에 와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