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명 서정시 창비시선 426
나희덕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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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은 고생을 무척 한 사람같다.남자가 쓴 시답게 선이 굵다.시구는 아름답고 정갈하나 깊은 슬픔이 배어있다.그래서인가..

그의 시 대부분이 몹시 서글픈 양상이다.그러면서도 간절하다.어쩌면 태고적 사랑을 애타게 찾는 것도 같다.애절한 호소랄까...?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중의 시구절을 보면 혈육을 찾는 것같은 느낌이다.

눈동자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발들은, 얼굴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

 때로 문장중 자연에 대한 묘사가 아름답다.빗줄기,별 ,바람...하지만 그런 자연속에 인간은 홀로 서있는 외로운 존재일 뿐이다.

 한편으로는 인간본연의 실체가 어디있냐고 묻는듯 고뇌하는 듯하다.때론 실존주의의 철학자처럼 자아를 찾아 애타게 헤맨다.고독과 번민 ,고뇌...그리고 때론 자신에 대한 동정...때론 카톨릭적 신앙이 엿보인다.. 어쩌면 신앙을 위해 죽어간 순교자들의 흘린 피를 숭고하게 여기는 지도 모르겠다.그리고 그런 핏방울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위해 희생된 이들을 암시하는 건지도 모른다.

다만 비스듬히, 비스듬히, 말하는 법을 배울 거야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과
길게 성호를긋고 사라지는 별똥별에 대해

수많은 대각선의 날들, 날개들, 그림자들, 핏자국들에 대해
대각선의 종족이 남긴 유언들에 대해 --비스듬히 말한단 건 풍자와 은유를 통해 비판한다는 뜻인지?
「대각선의 종족」 중에서 여기서 종족은 인간자체를 찾는 것일까?아니면 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쫓겨나 나은 카인과 아벨처럼...?왜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가 떠오르는 것일까? 동생을 죽이고 도망친 카인처럼 평생 도피하는 인간처럼 비스듬히 떨어지는 빗방울은 혼탁한 사회를 암시하는 듯하고 대각선이란 인생이 꼬여진 듯 보이는 걸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와중에 시인은 고독한 자아를 찾아 몸부림친다.그래서인지 호소력이 있다.인간애가 없으면 진실된 글을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때로 시인이 무얼 찾아 고민하는 건지 의아할 때가 있다. 그러나 시의 내용을 보면 단지 고민과 허무가 아니다.

어쩌면 문학은 고통과 번민에서 피어나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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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0408 2019-01-23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희덕 시인은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