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당신을 위한 감정의 심리학
유은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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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울컥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잘해준다고 잘 해줬는데,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만 남는 경우 말이다. 저자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게 상처뿐이라면, 굳이 그 인연을 끌고 갈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궁금하여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는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당신을 위한 감정의 심리학이다. 당신의 마음을 더 단단하고 선명하게 만드는 심리 테라피라는 점에 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 유은정. 대한비만치료학회 학술이사,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다수의 방송에서 활동 중이며 <렛미인>을 통해 성형만큼 중요한게 자존감 성형이라며 자존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저서로는《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그래서 여자는 아프다》가 있다. 자존감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며 가족과 연인, 친구에게 상처받은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왔다. 그 결과 사람이 상처 입을 때는 거대한 비난이나 큰 잘못을 마주했을 때가 아니라 아주 작고 소소한 자신의 기대와 바람이 외면당하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 사랑, 공부, 관계 그 모든 시작이 서툴고 어색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2장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게 먼저다', 3장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법', 4장 '세상 모든 관계에는 법칙이 있다', 5장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6장 '잃는 것에 민감하고, 얻는 것에 둔감한 당신을 위한 처방전'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진료실에서 만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답답할 정도로 희생과 배려를 감행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표현되는 방식에만 차이가 있을 뿐 내 안에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 속에도 있는 모습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며 내 스스로 만든 상처를 인지하고 어떻게 풀어나갈지 방법을 모색해본다.

 

더는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배려를 베풀고 되돌아오지 않는 친절을 기대하지 말자. 당신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지금보다 더욱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다. 그러니 사람이나 관계에 의존하고 집착하기보다는 현상과 문제에 집중하려는 마음을 가지자. '상대의 기분'에 휘둘리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당면한 문제'로 관점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자. '상대의 감정'에 맞춰진 관심의 초점을 '나의 감정'으로 되돌리기만 해도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상황에 매몰되지 않는 건강한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 (21쪽)

이 책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재인식하도록 도와준다. 돌아오는 게 상처뿐이라면 굳이 그 인연을 끌고 갈 필요가 없다며 나 자신을 제일 먼저 고려하도록 종용한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직접 해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주는데,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한 번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지만 착한 여자로 20년 넘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삶의 방식이 쉽게 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단호박 데이'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조언한다. 그날은 무조건 거절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날만이라도 '거절과 수용의 비율'을 정해놓으라는 말이다. 사람이 하루 아침에 180도 변할 수는 없지만, 자꾸 주변의 상황에 휘둘리는 듯한 느낌이어서 힘에 겹고 벗어나고 싶다면 실행 가능한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생각된다. 또한 시간을 디자인하는 것으로도 인생을 행복하게 꾸릴 수 있으니, '한 달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한 번'처럼 정기적으로 몇 가지 의식을 만들어놓고 지키는 것이다. 이것을 '리추얼 데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의식이 어느 순간 내 삶의 일부가 된다고 한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아,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생각된다. 자존감이 나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좀더 나를 존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삶을 설계해본다. 마음을 단단하고 선명하게 만드는 심리 테라피라는 점에 동의하며, 특히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애쓰면서 가면 증후군에 시달리거나 착한 콤플렉스로 지나치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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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 - 2015년 올해의 청소년도서(가을분기) 선정,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 선정 우수과학도서
정부희 지음 / 지성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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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곁에 있지만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 많다. 특히 자연 속에 존재하는 식물이나 동물들이 그렇다.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나면서 우리 숲에서는 어떤 곤충들이 자리하고 있을까? 이 책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사는 곤충 종수는 대략 1만 6천여 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책《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은 그 중에 특히 우리 숲에서 만나게 되는 곤충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부희. 서른 즈음에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고 전국의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우리 자연 속 생명에 눈을 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우리 식물, 새, 버섯 들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길동 자연생태공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연과 곤충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늦은 나이에 곤충,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딱정벌레목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대가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들어갔고,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곤충의 밥상』,『곤충의 유토피아』,『곤충 마음 야생화 마음』등이 있다.

 

'저자의 글'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두 아들 모두 동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작은아들이 이제 막 곤충학도로 걸음마를 시작했다며 라오스에 다녀온 일화를 들려준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곤충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 그동안 못 보았던 곤충의 삶이 한 눈에 보이는 듯하다. 글을 보면서 그들의 존재가 궁금해지면 계절별로 나뉜 곤충의 세계로 들어가면 된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봄', 2부 '여름', 3부 '가을', 4부 '겨울'로 나뉜다. 먼저 1부 봄에 만나는 곤충은 세 가지로 분류한다. '꽃가루에 모이는 곤충'인 검정파리, 꽃등에, 재니등에, 꽃무지, 풍뎅이, 꽃하늘소, 하늘소붙이를, '꽃꿀에 모이는 곤충'은 뿔나비, 네발나비, 청띠신선나비, 작은 멋쟁이나비, 호랑나비, 푸른부전나비, 겨울자나방, 박각시, 꼴벌, 호박벌, 꼬마꽃벌을, '잎사귀에 모이는 곤충'으로 잎벌레, 곱추무당벌레, 거위벌레, 잎벌, 나비목 애벌레를 소개한다. 2부 여름에 만나는 곤충으로 '식물 즙에 모이는 곤충'인 거품벌레, 진딧물, 매미를, '수액에 모이는 곤충'으로 왕오색나비, 말벌, 나무쑤시기, 밑빠진벌레, 사슴벌레를 볼 수 있다. 3부 가을에서는 '풀잎에 모이는 곤충'으로 메뚜기, 여치, 노린재를 볼 수 있고, '웅덩이에 모이는 곤충'으로 잠자리를 소개한다. 마지막 4부 겨울에서는 낙엽 밑으로 모이는 곤충, 땅속에 모이는 곤충, 나무 속에 모이는 곤충을 이야기한다.  

 

큼직하게 담긴 곤충들의 사진은 우리의 육안으로 보기 힘든 세상을 전달해준다. 종이질이 좋고 사진도 아낌없이 담아서 읽는 맛을 더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야기 하나 하나 집중해서 읽게 된다. 조곤조곤 설명을 해주어서 곤충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집중해서 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을 통해 평소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던 세상을 보게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곤충에 대해서 계절별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그동안 자연에 관한 책은 식물도감 정도만이 나의 책장에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 책도 그 옆에 꽂아두고 자주 활용할 것이다. 소장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해당 계절이 되면 이 책을 다시 펼쳐들고 자연 속의 곤충들을 찾아볼 것이다. 특히 청소년이나 어린이에게도 학습 효과와 재미를 모두 선사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곤충에 관해 재미있게 읽고 지식을 키우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을 재인식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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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레시피 - 지구인을 위한 달콤한 우주 특강 (2016년 우수과학도서 선정작)
손영종 지음 / 오르트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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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한 치 앞을 못 보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세상이 답답할 때 밤하늘을 바라보면 속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든다. 처음에는 별은 다 같은 별인 것 같았는데, 우주는 알게 될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지식은 초보자 수준. 책을 보며 하나씩 새로이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 이 책《우주 레시피》도 일반인들을 위한 쉬운 우주 특강이라는 생각에 부담없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손영종.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이다. 어린 시절 별빛이 쏟아지던 거제도의 밤하늘 아래에서 별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느꼈다. 연세대학교에서 관측천문학으로 성단 및 은하를 이루는 별들의 특성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도미니언 천체물리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교수로서 모교의 강단에 선 이후로 별과 우주가 보여주는 진실을 어떻게 하면 호기심에 가득 찬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우주의 기원과 시간의 역사, 우주의 미래, 우주 속에 존재하는 생명체로서의 우리, 그리고 광활한 우주 속에서의 또 다른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주제로 한 <우주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을 연세대학교에서 지난 십수 년 동안 강의했다. 이 강의는 주로 인문 사회학, 예체능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니, 별을 바라보며 우주를 좋아하고 우주가 보여 주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입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우주 레시피'. 다양한 맛을 소개한다. 맛으로 표현한 우주의 특성이 맛깔나게 다가온다. 이과 속의 문과같은 느낌이랄까. 추상적인 것이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는 '황홀한 맛 별', '신비로운 맛 우주', '오묘한 맛 빛', '번뜩이는 맛 도구', '톡 터지는 맛 빅뱅', '순간의 맛 급팽창', '본연의 맛 원자', '화려한 맛 별의 무리', '미지의 맛 생명', '짜릿한 맛 외계 지성체', '궁금한 맛 미래', '환상의 맛 우주 레시피', '사랑스러운 맛 행성', '빠져드는 맛 밤하늘' 등 우주에 관련된 총 14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주의 중심은 어디일까?',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외계 생명체가 있을까?' 등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까지 흥미로운 수업을 듣는 듯 빠져들게 된다.

 

밤하늘의 별과 달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광활한 우주가 눈앞에 펼쳐지고 적막하고 고요한 밤하늘 깊숙이 수많은 별이 맑게 빛나며 낭만은 극치에 이른다. 이러한 모습은 시, 음악, 그림 등 문학과 예술에서 아름답고 우아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천문우주학의 관점에서 보는 밤하늘은 역동 그 자체다...(중략)...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과 은하들도 초속 수백~수만 킬로미터, 심지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력으로 우주 속을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천체는 이와 같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움직이지 않는 천체는 하나도 없다. (22쪽)

별도 탄생과 죽음을 거치고, 역동적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지금은 조용한 밤인데 하늘에는 별들이 시끄럽게 움직이며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달리 보인다.

 

또한 '우주의 역사를 1년 달력에 표시한다면'을 보면 실로 놀라게 된다. 빅뱅 이후 현재까지 약 137억 년의 우주 역사를 1년 달력에 표시해 보면, 인간의 역사가 우주의 역사에 비해 얼마나 짧은지 알 수 있다. 1월 1일 0시에 우주가 생겨나고, 12월 31일이 되어서야 인류가 출현한다고 하니, 인류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 전의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좀더 큰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매일매일 해가 뜨고 달과 별이 뜨고 지는데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면, 이 책을 읽는 시간 동안 우주를 눈여겨 보게 될 것이다. 우주를 생각하고, 밤 하늘의 별을 눈여겨 보게 된다. 보다 먼 과거의 일이 궁금해지고 인류가 아직 밝혀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의 다양한 맛을 살짝 맛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우주의 세계에 눈 뜨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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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 인류 최후 생존자를 위한 리부팅 안내서
루이스 다트넬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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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쓰나미, 지구온난화 등의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핵폭발, 전쟁 등 인류에 의한 재난까지. 설마 지구가 멸망하겠냐는 생각과 함께 언제 문명이 붕괴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 공존한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지식》의 띠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당신만 남았다!

어딘가 있을 누군가를 찾아 지구를 재건해야 한다면?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이 지식을 이용할 기회는 절대 없었으면 좋겠지만,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필요성은 책날개의 문장을 보면 충분하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커다란 재앙이 닥쳐 문명이 붕괴되어버리고, 혼자 살아남아 문명을 재건해야 한다면? 그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지식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식량을 생산하고, 전력을 생산하며, 의약품을 만들고, 광석에서 금속을 추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제2의 암흑기를 피해 문명의 재건을 앞당기는 지름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갖추어진 시대에 사는 까닭에 삶을 지탱해주는 핵심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치를 다시 배울 수 있게 해주는 과학의 기본마저 잊어버렸다. 이 책은 그 발견의 여정, 살아남은 인류를 위한 생존 지침서이자 문명을 다시 건설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리부팅 안내서다. (책날개 中)

 

이 책의 저자는 루이스 다트넬. 영국 우주국 연구원으로 레스터대학교 우주연구센터에서 일하며, 우주생물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화성에서 생명체의 징후를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 과학 저술로 많은 상을 받았으며 <가디언><타임스><뉴사이언티스트>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과학자로《우주의 생명체》와 아동을 위한《태양계와 그 너머에 대한 안내서》를 썼다.

 

이 책은 총 13장으로 나뉜다. 1장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세상의 종말', 2장 '유예기간', 3장 '농업', 4장 '식량과 옷', 5장 '화학물질', 6장 '건축자재', 7장 '의학과 의약품', 8장 '동력과 전력', 9장 '운송', 10장 '커뮤니케이션', 11장 '고급 화학', 12장 '시간과 공간', 13장 '가장 위대한 발명'으로 구성된다. 지금은 별다른 생각 없이 이용하고 있는 현대 문명이 엄청난 결과물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 문명이 붕괴되면 농업부터 다시 시작해서 식량을 얻어야 하고, 식품 보존과 저장, 옷 만들기, 건축자재에 관한 것과 의학, 동력, 운송 등 재정비해야할 것이 많다. 이 책은 최대한 신속하게 편안한 삶의 방식과 기본적인 수준의 역량을 회복하기 위한 지식을 전달한다.

 

종말 직후에 생존자들이 굳건하게 견뎌내는 동시에 신속한 회복을 모색하며, 복잡한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최선의 방향을 좇아 연구 범위를 확대하는 데 필수적인 것들에 대한 기초 지식은 이 책에서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문 中_29쪽)

문명이 붕괴되면 망연자실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이며 하나씩 재건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서 안내자 역할을 하며 막막한 상황에서 길안내를 해준다. 무엇부터 할지 어떻게 할지, 기초 지식을 제공해준다.

 

옮긴이의 글을 보면 실제로 종말에 대비한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프레퍼Prepper'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저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겠다고 농담처럼 집어들었는데, 읽는 내내 괜히 진지해졌다. 어떤 부분은 막막하기도 하고,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하다. 농업이나 옷만들기, 동력과 전력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임에도 문외한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은 보험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실행해볼 일이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혹시나 닥칠 위기 상황에서는 나같은 일반인에게는 이 책 하나로도 일단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조금은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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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에 핀 호야꽃
한옥수 지음 / 책만소(출판기획)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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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건반 위에 핀 호야꽃》을 보며 '호야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궁금증은 책 표지를 열자마자 풀렸다.

호야꽃: 호야는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의 열대 지방을 원산지로 하는 덩굴성 식물로 호야꽃말은 '고독한 사랑', '존엄'이다. 줄기는 갈색이고 잎은 다육질이며 식물 분류상으론 박주가리과 호야속으로 200여 종이 이에 속한다. 호야꽃 하나하나는 오각형의 작은 별 모양인데 여러 개가 모여 반구 형태의 꽃덩어리를 이룬다. 2~3년이 되어야 개화를 하므로 집에서 꽃을 기다리는 데는 인내가 필요하다.

호야꽃은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며 오직 음악에 대한 고독하고 존엄한 사랑을 실천한 피아니스트 한옥수 교수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꽃이기에 제목으로 삼았다. (책 속에서)

 

이 책은 피아니스트 한옥수 에세이다. 한옥수는 1964년 카네기 독주 홀에서의 성공적인 데뷔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캐나다 순회 연주를 거치며 '천부적인 음악적 표현을 갖춘 연주가'로 인정받았다. 줄리어드의 스토이어만, 고로니츠키, 카보쉬 교수 등 당대의 명교수에게 사사하면서 연주자 겸 피아노 교육자로서 탁월한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1972년 귀국하여 2003년 정년을 맞을 때가지 오직 음악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특히 그의 독창적인 피아노 교수법은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으며 한국 음악 영재들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바탕이 되었다. 한국 최초로 세계 유수의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경험을 바탕으로 1994년 '가원문화회'를 '(사단법인)가원국제음악문화회'로 발전시켜 1995년 한국 최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인 '한,로만손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이는 한국 음악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 되었고, 이후 가원상으로 이어져 지금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배출하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어떤 일에 삶 전체를 건다는 것은 고독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음악이었기에 내 삶의 여정은 행복으로 충만할 수 있었다.

비록 고독하였으나 음악을 채워 준 자연과 음악을 키워준 스승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책을 바친다. (프롤로그)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된다. 제1부 '한국 음악계에 던지는 고언', 제2부 '나를 있게 한 경험들', 제3부 '연주가의 길', 제4부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는 이에게', 제5부 '내 삶에 영원히 남을 사람들', 제6부 '가원의 꿈, 한국 음악의 세계화', 제7부 '음악인에게 전하는 당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음악의 한 길만을 걸어온 한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지나온 이야기를 굵직하게 담아놓았다. 또한 같은 길을 걸어가는 후배들 혹은 그 길을 걷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 길을 먼저 걸어갔기에 후학들이 좀더 그 길을 가는 데에 외롭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운 좋게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사업가이셨던 아버지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고 음악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좋은 선생님을 사사할 수 있었고, 명문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으며 대부분 사람들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끼니를 걱정해야 할 때 미국으로 건너가 비교적 풍요로운 환경에서 오직 피아노에만 열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리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하지만 카네기 홀 데뷔 무대를 앞두고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나는 지금도 당시에 겪었던 고통과 극복의 시간을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었다고 믿는다. 병원에서 보낸 시간 그리고 의사의 권유에 따라 요양 차 머물렀던 펜실베니아 포코노 산맥의 작은 여름 별장에서의 기억은 삶에 지쳐 힘겨울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워준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73쪽)

 

특히 이 책에서는 피아노 연주를 하는 학생들에게 궁금한 점을 들려주며 어떤 점을 염두에 두며 연습해야할지 팁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 이야기가 후배 음악인들이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피아니스트로서 한 길을 걸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나은 연주를 할지 방법론을 제시해주는 부분도 있어서 특히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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