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주 레시피 - 지구인을 위한 달콤한 우주 특강 (2016년 우수과학도서 선정작)
손영종 지음 / 오르트 / 2015년 9월
평점 :
별자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한 치 앞을 못 보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세상이 답답할 때 밤하늘을 바라보면 속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든다. 처음에는 별은 다 같은 별인 것 같았는데, 우주는 알게 될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지식은 초보자 수준. 책을 보며 하나씩 새로이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 이 책《우주 레시피》도 일반인들을 위한 쉬운 우주 특강이라는 생각에 부담없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손영종.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이다. 어린 시절 별빛이 쏟아지던 거제도의 밤하늘 아래에서 별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느꼈다. 연세대학교에서 관측천문학으로 성단 및 은하를 이루는 별들의 특성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도미니언 천체물리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교수로서 모교의 강단에 선 이후로 별과 우주가 보여주는 진실을 어떻게 하면 호기심에 가득 찬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우주의 기원과 시간의 역사, 우주의 미래, 우주 속에 존재하는 생명체로서의 우리, 그리고 광활한 우주 속에서의 또 다른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주제로 한 <우주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을 연세대학교에서 지난 십수 년 동안 강의했다. 이 강의는 주로 인문 사회학, 예체능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니, 별을 바라보며 우주를 좋아하고 우주가 보여 주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입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우주 레시피'. 다양한 맛을 소개한다. 맛으로 표현한 우주의 특성이 맛깔나게 다가온다. 이과 속의 문과같은 느낌이랄까. 추상적인 것이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는 '황홀한 맛 별', '신비로운 맛 우주', '오묘한 맛 빛', '번뜩이는 맛 도구', '톡 터지는 맛 빅뱅', '순간의 맛 급팽창', '본연의 맛 원자', '화려한 맛 별의 무리', '미지의 맛 생명', '짜릿한 맛 외계 지성체', '궁금한 맛 미래', '환상의 맛 우주 레시피', '사랑스러운 맛 행성', '빠져드는 맛 밤하늘' 등 우주에 관련된 총 14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주의 중심은 어디일까?',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외계 생명체가 있을까?' 등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까지 흥미로운 수업을 듣는 듯 빠져들게 된다.
밤하늘의 별과 달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광활한 우주가 눈앞에 펼쳐지고 적막하고 고요한 밤하늘 깊숙이 수많은 별이 맑게 빛나며 낭만은 극치에 이른다. 이러한 모습은 시, 음악, 그림 등 문학과 예술에서 아름답고 우아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천문우주학의 관점에서 보는 밤하늘은 역동 그 자체다...(중략)...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과 은하들도 초속 수백~수만 킬로미터, 심지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력으로 우주 속을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천체는 이와 같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움직이지 않는 천체는 하나도 없다. (22쪽)
별도 탄생과 죽음을 거치고, 역동적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지금은 조용한 밤인데 하늘에는 별들이 시끄럽게 움직이며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달리 보인다.
또한 '우주의 역사를 1년 달력에 표시한다면'을 보면 실로 놀라게 된다. 빅뱅 이후 현재까지 약 137억 년의 우주 역사를 1년 달력에 표시해 보면, 인간의 역사가 우주의 역사에 비해 얼마나 짧은지 알 수 있다. 1월 1일 0시에 우주가 생겨나고, 12월 31일이 되어서야 인류가 출현한다고 하니, 인류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 전의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좀더 큰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매일매일 해가 뜨고 달과 별이 뜨고 지는데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면, 이 책을 읽는 시간 동안 우주를 눈여겨 보게 될 것이다. 우주를 생각하고, 밤 하늘의 별을 눈여겨 보게 된다. 보다 먼 과거의 일이 궁금해지고 인류가 아직 밝혀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의 다양한 맛을 살짝 맛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우주의 세계에 눈 뜨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