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1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인호 소설가 10주기 기념 뮤지컬 <겨울나그네> 원작소설로 이 책이 다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

하지만 2권이라는 분량이라든가 바쁜 일상 때문에 읽을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울엄니께서 나의 선택을 도와주셨다.

"그 당시 대단했어. 안 읽은 사람이 없었지. 영화도 인기 최고였단다."

그래서 나도 한번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방황하는 청춘, 순결한 사랑”

최인호가 들려주는 러브로망의 고전, 『겨울나그네』 개정판. 1984년 동아일보에 일 년여를 연재하였던 소설이다. 제목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에서 빌려오고 소설에 등장하는 소제목들 역시 <보리수> <거리의 악사>와 같이<겨울 나그네>의 연가곡에서 따왔다. 제목들이 갖는 울림처럼 “가슴 아픈 청춘의 방황과 참혹한 젊은 날의 슬픔을 그리고 싶은" 작가의 욕망 때문이었다. 1986년에 영화화되어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지금까지도 청춘영화의 고전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TV에서 미니시리즈로 방영되었을 뿐 아니라 윤호진 씨의 연출로 두 번이나 뮤지컬로 공연되었고, 100쇄 이상 중쇄될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이 읽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20여 년 만에 개정판을 내면서 작가는 "청춘의 초상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욕심을 갖고 200매 정도의 분량을 삭제하고 부분부분 개작하였다. 2023년 작가의 10주기를 기념하여 새롭게 뮤지컬을 공연하고 개정판을 다시 출간한다. (책날개 중에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 최인호 장편소설 『겨울나그네』를 읽어보게 되었다.



최인호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면서 문단에 데뷔했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0~1980년대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왔다. 1990년대에는 우리 역사에 천착하며 날카로운 상상력과 탐구로 풍성한 이야기 잔치를 열어왔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겨울나그네』 『불새』 『고래사냥』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2013년 9월 25일 5년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책날개 중에서 저자 소개 전문)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그 시절 그 감성이 지금도 내 마음을 건드려줄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펼쳐들었다.

그런데 역시나 청춘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열정이 타오르고 고통과 고뇌도 함께 있는 것이 청춘이었나보다.

그 시절의 청춘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며 이내 이들의 이야기에 스며들었다.

두 권으로 된 소설이다.

그런데 소설의 시작 부분에는 일러스트로 감성을 더한 그림이 담겨 있어서 이들의 첫 만남부터 시각화해주었다.

애틋한 첫 만남부터 감성적으로 그려주어 분위기까지 머릿속에 그려지니, 두근두근 설레게 해준다.

앞으로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일러스트부터 기대감을 키워준다.

다혜와 민우가 봄날의 오후 캠퍼스에서 자전거 사고로 만나며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다.

서로 첫인상을 좋게 본 이들이 어떻게 엮일까.

만날 듯 말 듯 자꾸만 어긋나는 이들의 만남 앞에서 나 또한 조마조마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어렵사리 만나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역시 청춘의 신선하고 풋풋한 향기가 퍼지는 듯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얽히는 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가슴 조이며 읽게 되었다.

인생의 사건에 얽히고 얽히는데 기지촌에 있는 민우의 이모와 만나면서 이야기는 더 얽히고 만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게 되는 소설이다.

"이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저녁놀 속에 사라지는 굴뚝 위의 흰 연기와도 같았나니." (책 띠지 중에서)

청춘의 이야기가 이렇게 쉽게 시들어버리다니, 그 안타까움이 이 소설을 더욱 절절하게 만든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한동안 먹먹했다.

과연 인생이 이렇게 괴로운 것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갖가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보낸다.

젊은 날의 서사시 같은 이 소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작품이니, 이 소설과 함께 청춘의 아름다움과 고뇌를 지켜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 꽃에 물들다 - 마음에 색을 입히는 명상의 시간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김현경 그림 / 베이직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니어를 위한 힐링 컬러링북을 찾는 사람들 주목!

색칠할 수 있는 다양한 도안은 기본이고, 치유와 힐링을 위한 배경음악까지 QR코드를 통해 찾아서 들을 수 있는 컬러링북이 여기에 있으니 살펴보아도 좋겠다.

부모님 취미 생활을 권하고 싶을 때, 어르신 선물을 찾고 있을 때, 이거 한번 고려해봐도 되겠다.

요즘처럼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 속에서 힐링이 필요할 때, 음악과 함께 하는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꽃과 동물 그림 색칠을 하는 것은 평온함을 건네줄 수 있겠다.

선물용으로도 좋을 듯한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이다.



열고 닫기 좋도록 펼침성과 편의성이 좋은 스프링 제본으로 되어 있다.

어르신들의 이용이 편리하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컬러링북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 시니어 컬러링북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시니어들의 취미 생활에 대한 부분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바로 '시니어의 96.6%는 TV 시청으로 여가를 보낸다는 것'이다.

뇌 디톡스를 위한 건강한 습관이 필요한데, 사실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고, 그것을 컬러링북이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심리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시니어 미술 치료이니, 취미 활동을 넘어 두뇌 건강을 위해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채색 도구의 사용은 소근육을 발달시키며, 배경음악을 들으면서 필사와 채색을 하다 보면 안정감과 몰입의 즐거움을 줄 수 있고 작품 완성으로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으니, 이 책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앞부분에 보면 채색 연습하기를 따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선 긋기, 면 색칠하기, 혼합 색칠하기, 실전 색칠하기 등 예를 들어준 그림을 보고 색칠 연습을 한 다음, 본격적으로 작품에 임하면 되겠다.



왼쪽에는 완성된 작품과 함께 음악듣기 QR코드가 마련되어 있다. 또 그림 밑에 보면 명언이 있는데,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이또한 또박또박 적으며 마음에 새겨보아도 좋겠다.

오른쪽에는 본격적으로 색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왼쪽에 있는 완성된 그림을 보고 비슷하게 따라하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예술혼을 불태워서 색칠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되겠다.

순서대로 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원하는 작품을 하나 선정해서 차분히 색칠을 한 다음에 완성된 작품을 액자에 걸어두면 성취감을 느끼고 기분도 좋아질 것이다.

취미생활로 이만한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티 스트레스 힐링북을 찾는다면 컬러링북을 떠올려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은 시니어를 위한 컬러링북이기 때문에 거기에 특화된 요소들이 있다.

특히 QR코드를 통한 명상음악을 들으며 채색에 돌입할 수 있으니, 이 책만의 특별함이 있다.

게다가 명언 필사를 통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으니, 이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시니어를 위한 컬러링북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맛의 위로 - 음식과 연결된 우리의 삶
김경희 지음 / 이비락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가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은 그 음식 자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음식을 먹을 때 함께 있던 사람들, 그 분위기, 그때 그 감성, 추억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에세이는 감성을 건드려주고 나만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글이 참 좋다. 이 책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행복했고 그리웠고, 우리네 인생살이에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을 보냈다. 소중한 추억이 떠올라 마냥 행복했다.

음식 에세이 『맛의 위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아야겠다.



김경희.

전주대학교에서 강의했고, 온고을 시민대학에서 강의했으며, 전주교육대학교 학생상담센터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동했다. 현재 보건소, 마음치유센터에서 독서치료를 강의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나의 음식 이야기를 통해 누구라도 자신이 먹은 음식에 깃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좋겠다. 음식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 음식에 얽힌 이야기 속에는 변주곡처럼 내용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삶의 철학이 들어있기에. 음식을 먹으며 누군가와 나누었던 대화, 음식에 깃든 에피소드, 그 음식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 그리고 물건 등등 음식에는 인생의 맛이 담겨있기에…. (7쪽,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맛이 주는 위로, 음식과 연결된 우리의 삶'을 시작으로, 1장 '그리운 맛', 2장 '위로의 맛', 3장 '다정한 맛', 4장 '익숙한 맛', 5장 '새로운 맛'으로 이어지며, 맺음말 '고추장 똥과 나의 소울푸드'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는 진하게 우러난 인생 추억과 함께 음식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음식과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자아낸다.

그래서 더욱 감칠맛 나는 스토리로 완성되었나 보다.

살아가면서 겪어내는 갖가지 에피소드가 정갈하게 담겨 있고, 이야기 뒤에는 '주먹구구식 요리법'이 소개되어 더욱 각별한 맛을 건네준다.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음식, 음식과 연결되는 삶의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서 시선을 끌었다.

거기에 더해 나의 기억 속 음식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으니, 이 책으로 추억에 잠겨보았다.

그러면서 나만의 추억 속 음식은 무엇인지 떠올려보았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본다.

어린 시절 울 엄니께서 기분을 내며 대청소를 하신 후에 그 당시 어린아이였던 울남매에게 해주시던 음식이 있었다.

하도 맛이 없어서 인상을 찌푸리며 먹곤 했는데, 그날은 내 동생이 폭발하고 말았다. "안 먹어!"

나는 엄마가 기분 좋게 만들어주시는 음식이니 맛없어도 그냥 조용히 먹지 왜 그러냐며 동생을 달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엄마는 "그럼 먹지 마!"라고 화를 내셨고, 그 이후로 다시는 그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나는 지금도 그 음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쩌면 어린 시절 그때의 그 입맛에는 별로였어도 지금 내 입맛에는 맞는 건강음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도 그 음식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 음식을 만들어주셨던 울엄니도 전혀 기억을 못 하신다. 내가 너무 늦게 여쭤보았나보다.

이렇게 이 책으로 기억 속 음식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여러 차례 갖게 되었다.

한 가지 더.

미나리 요리를 할 때마다 거머리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시던 울엄니.

사실 요즘 미나리에는 거머리가 나오는 것을 보기 힘들기에 왜 그렇게까지 강조하시나 궁금했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보며, 미나리무침에 거머리까지 함께 무쳐버린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혹시 엄마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살짝 여쭤보았다.

그런데 그런 건 아니고 어린 시절에 미나리꽝이라는 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미나리꽝은 미나리를 심는 논 비슷한 곳인데, 잘박잘박 물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부여가 외가인 울엄니는 어린 시절 동네 장난꾸러기 악동들이 미나리꽝에 들어가서 잘박거리고 나오면 다리에 거머리 여러 마리 붙이고 나왔고, 그것을 본 울엄니는 기겁하며 도망 다녔다는 것이다.

그 기억 때문에 미나리를 보면 샅샅이 살피고 거머리부터 없애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를 하게 되었다고 하시는 거다.

이 책 덕분에 우리 집 모녀는 이야기꽃을 가득 피웠다.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음식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이 중간 역할을 참 잘해주어서 모처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갖가지 추억을 떠올리면서 함박웃음을 지어보았다.

음식도 떠올리고 소중한 추억도 떠올리고, 마음 따뜻해지는 시간을 보내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푸짐한 음식 이야기와 인생을 관조해보는 철학과 추억까지 함께 포함되어 있어서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그리운 맛, 위로의 맛, 다정한 맛, 익숙한 맛, 새로운 맛…(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음식 이야기도 듣고 인생 이야기도 듣고, 우리 이야기도 하면서 모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책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읽고 나의 이야기까지 꺼내볼 수 있었다.

에세이를 통해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인생을 관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책이어서 한동안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음식 이야기만 하지 않고, 추억 이야기만 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음식에세이여서 각별했다.

이 책을 읽으며 음식에 대한, 사람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 - 단순하고 사소한 생각, 디자인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유럽 20년 차 자동차 디자이너의 생각 노트다.

표지는 단순하고, 디자인에 대해서도 단순하고 사소한 생각을 이야기하지만, 단순함 속에 담겨 있는 거대한 예술성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글이 바로 '상자'였다. 인생도 디자인도 모두 상자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세르비아 시인 바스코 포퐈의 시 「작은 상자」가 소개되어 있다.

인상적인 시여서 한번 감상하고 넘어가야겠다.

작은 상자

바스코 포퐈

작은 상자는 더욱더 더욱 커진다

이제 방이 상자 속에 들어와 있다

집과 도시와 대지도

그리고 이전에 상자가 들어가 있던 세계도

작은 상자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간절히 바라다가

다시 작은 상자가 된다

디자인과 상자와 인생과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글을 읽어나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사는 세상도 거대한 상자이고 내 생각의 상자를 여는 시간을 보낸다.

당신에게 상자가 있다. 거기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아니, 담을 수만 있다면 무엇을 담을 것인가? (28쪽)

저자의 말을 따라가며 갖가지 사유 속으로 들어가본다.



박찬휘

홍익대학교와 영국왕립예술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고, 페라리의 디자인하우스로 알려진 피닌파리나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거쳐 현재 뮌헨에 위치한 전기차 니오의 디자인센터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글쓰기와 사진을 통해 언제나 새로운 생각의 시도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2023년 독일 LFI(Leica Fotografie International) 이달의 사진에 사진 작업이 소개된 바 있고,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지큐>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딴생각 ㅡ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이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버찌나무로부터'를 시작으로, 1부 '설레지 않으면 디자인이 아니다', 2부 '호기심을 위한 변명', 3부 '믿어도 좋은 당신의 직관', 4부 '긍정이 문제를 해결한다', 5부 '거리가 필요한 이유', 6부 '디자인은 사소함을 만들어내는 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쓰고 그리며 나 자신에게 귀 기울이기'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주변 모든 것들이 아이디어 천지다.

그래서 무심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다시 멈춰 서서 보게 해주는 힘이 있다.

평범하면서도, 정말 아무것도 아닌 듯 스쳐갈 법한 일들도, 다시 보게 해주는 필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굳어있는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어주고 감성의 창을 열어준다.

'아,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런 건 어떨까?' 그렇게 다방면으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감을 갖고 다른 행동을 시도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준다.

때론 즉흥적이고 과감한 직관이 요구되기도 한다. 새로운 생각의 탄생은 직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비록 사물이 분명한 용도를 가지고 태어날지라도, 우리에게 익숙한 논리적인 사물 간의 관계만큼은 언제나 재정립될 수 있다. 연필과 카세트테이프의 이 놀라운 환경친화적 조합도 분명 누군가의 십대의 어린 시절에 시도된 적이 있으리라 추측해본다. 숨어서 팝송을 듣고 싶던 한창때가 아니었더라면, 용기있는 시절이 아니었더라면 이 과감한 발상이 탄생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엉뚱해지자. 그러고도 더 엉뚱해지자. (83쪽)


이 책을 읽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창출해낼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초 단위로 달라지는 다른 내일이 우리를 채근할수록 우리는 오히려 반대로 느려져야 한다고 말이다. 다 같이 허둥지둥하며 사방으로 전력 질주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제동을 걸고 물러나는 결단(325쪽)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그렇게 차근차근 다른 방면으로 독창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창의력을 건드려주는 역할을 한다.

추천하고 싶은 예술 책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 귀신이 와르릉와르릉 1 - 딱 하나만 들려주오 초승달문고 49
천효정 지음, 최미란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표지부터 재미있다.

이야기 딱 하나만 들려달라고 조르는 개구쟁이가 인상적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옛날이야기 하나 해달라고 조르는 어린아이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쿡 웃음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는 옛날이야기를 보통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나 좋아했냐면 먹고 자는 것보다 이야기 듣는 걸 더 좋아했다고 하니, 알 만하겠다.

누구든 만나기만 하면, "이야기 하나만 들려주오." 초근초근 졸라 댔다고 하는데, 과연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 책 《이야기 귀신이 와르릉 와르릉 1》을 보며 흥미진진한 옛날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는 아이가 어느 할아버지를 만났다.

그 할아버지 또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아이를 만나자마자 먼저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야기보따리에 꽁꽁 싸매서 넣어두고, 절대 풀지 않는 것이었다.

아이는 자신에게도 이야기를 하나 해달라며 졸랐지만, 한번 들어간 이야기는 절대 나오는 법이 없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수수께끼를 풀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과연 아이는 수수께끼를 풀었을까? 그리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까?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야기의 발상이 하도 재미있어서 한달음에 읽게 하는 창작동화다.

특히 읽을수록 호기심을 강하게 만들어서 다음 이야기가 엄청 궁금해지는 책이어서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 듯 흥미롭고, 그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책이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침이 꼴깍.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겠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또한 하나하나 재미있어서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세상에서 제일 운 없는 사내, 신기한 대나무 베개, 빨래꾼과 복복이 등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부터 시작해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하도 재미있어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어린 날을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창작동화다.

그림 또한 재미있게 그려서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준다. 웃음이 절로 나오는 그림이다.

글과 그림 모두가 시너지 효과를 누리며 흥미로운 이야기 세계로 안내해준다.


 

"댁들 사연을 들으러 왔소!"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지 궁금해서라도 이 책을 꼭 펼쳐들기를 권한다.

나또한 맛깔스러운 이야깃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넘넘 재미있어서 깔깔 웃으며 책 속에 흠뻑 빠져보았다.

이야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이야기도 재미있고, 각각의 이야기 세 편도 몰입도가 뛰어나니,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옛날이야기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강추하고 싶다.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니 두말해 무엇하랴. 초등1,2학년 권장도서로 이 책을 소개한다.

어린이 도서 창작동화 옛날이야기책으로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