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내 편이다. 출발할때 비오지 않는다면 나는 기꺼이 나선다.

 그 후엔 맑거나, 흐리거나, 비오거나... 모두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내겐 있으니,

 오늘의 날씨 역시 간간히 내리는 비로 인해 우리의 옷과 자전거는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나를 한층 더 즐겁게 해 주었다. 여인과 자전거와 비... 이 얼마나 낭만적이란 말인가!

 

 우리의 흑기사 달리씨를 선두로 해서, 난 늘 그러하듯 후미를 지키지만 여인들의 달리는

 뒷모습을 즐기는 것은 얼마나 크나큰 기쁨인지...

 

 웃음을 흩날리면서 이 여인들과 더욱 긴 여행을 약속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편안함에 오래도록 젖을 수 있다면 이 현실에 안주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덕실마을(혹은 덕성마을)로 가는 길목에 파란색미니벨로 여인의 친정엘 들렀다. 즐거이 맞아

 주시던 오빠와 올케언니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깨끗하고 이쁜 집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건초더미와 무리지어 날아 오르던 참새떼까지도...

 이 여인, 잔차구입 기념이라고 점심국수까지 먹여주니, 그 유머에 웃고, 밥 사줘서 웃고...

 

-파란색, 하얀색 미니벨 여인들, 지곡에서 나와 다시 돌아가느라 더욱 녹초가 되지는 
않았는지...

  

**기막힌 날씨에 행복과 웃음을 같이 나눈 달리씨, 파란색, 하얀색, 빨간색 미니벨 여인들!

    다음 라이딩의 또다른 즐거움이 벌써 기다려 집니다.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자전거를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우리는 '핑크존'입니다.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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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5 

-공지를 했다면 분명 같이 허대고 싶을 여인이 더 있었을텐데 달전에 있는 친구의 친정집을  

 들르기로 했기에 부득이 여인 네사람만 나선다.

 

-9시40분에 집을 나서지만 2시40분이 되어서야 귀가를 하니, 우리 가슴에 담긴 것은 늘어진  

 시간 만큼이나 길어서, 깊어서 혹여 삶이 우리를 가끔 속일지라도 이 행복과 자연을  

 되새긴다면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어 주리라.

 

*대동우방-포항역-MBC-유강-안계댐-달전 친구의 친정 집에서 잠시 유하다가- 

 달전초등(던전길)-중앙고-대동우방

*처음으로 최고속도 42km/h가 나온다.


 

-다음의 기진맥진일 라이딩을 다시 고대하며, 멋모르고 따라온 친구들에게 수고했다는  

 포옹을 한가득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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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9 

가 보지 못한 길을 가 본다는 것은 이 나이엔 긴장감이 앞서는 일이다.  


그러한 긴장감 못지 않게 산이 풍기는 그 매력적인 맛은 깊고 높은 산이 아니더라도

초보자에겐 달리씨 안내한 산으로 충분하다. 그러고보면 울진 소광리도 분명 산이었는데

끝까지 오르지 못해서인가, 내 기억에 산을 갔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으니, 우르르 갈때와

조용히 갈때의 차이도 있는 듯 하다.

 

'정말이지 산이로구나!'하는 감개무량함으로 한동대를 바라보며 억새 속에 눕혀진 자전거를

보니 즐거움의 비명이 절로 나온다. 늘 도로만 달리던 맛과는 무엇보다 고요함이 다르고,

자전거 아래로 부서지는 마른낙엽 소리는 심장에 그대로 꽂힌다.

 

행여 넘어질까 갈때는 소심함이 극에 달해 여차 싶으면 내려서 끌지만, 돌아 올때는 한결  

수월하다.

이러나 저러나 언제나 마지막을 면하기 어려운 체력이지만 앞선 이들의 미소로 미안한 맘은 늘

그러하듯 삼킬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 고요함 속에서 불던 바람소리, 낙엽 부서지는 소리...
아직도 여운을 남긴다.

 

 

-달리님, 처음으로 동성이 주는 편안함을 맛 봅니다. '우리끼리'라는 이름으로 인솔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재바름과 안내, 설명.. 또한 잠시 나눈 대화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 봅니다.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 사고의 전환을 가져 오는가를...   황금같은 놀토 오전 시간을 기꺼이  

 나누어 주어서 가보지 못한

 길을 누비는 긴장감과 행복감으로 3시간을 잘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의 첫 산은 '한동대 뒷산'이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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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4 

먼저 신나게 웃으며 시작하고 싶다. 하하하!!!

아직도 귓전에 던전씨의 흥분에 들뜬 열변의 목소리가 쟁쟁하다.


세계의 경제-미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변리사...특허실용신안(?)...철광석...책 속에 길이 있다...

부인과 아이들...선택의 중요성과 신속성...초등4년에 입지를, 중3에 확고히 다지고........

그 중, 맘에 꽂히는 하나는 '이렇게 바쁜데 싸우고, 이혼하고 할 시간이 어디 있냐!'라는...  

오래오래 울리는 말이다. 내게는...


차로 이동을 하니 이러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아니다, 대화라기보다는 난 주로 듣는  

쪽이었다.

동안 자전거를 탈때는 거의 개인적인 이야긴 없었는데 오늘은 모든 걸 다 들은 것 같다. 마치 이젠

오래된 친구라도 되어버린 듯한 느낌에 입가에 실실 웃음이 인다. 이젠 싸부 아닌 친구라 불러야  

할 듯 싶다. 하하하! 얼마나 웃었는지... 불혹의 나이 40 이라 했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이  

없이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갈 것 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유쾌한 일이었다.


 

산을 찾아 달리는 이유를, 자전거를 실어서 원정까지 가는 이유를, 혼자가 아닌 여럿을 모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비록 정상을 보진 못했지만 태우랑 같이 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여전히  

모든 분의 배려에 흐뭇해 할 수 있어 기쁜 날이었다.
 
-자신에겐 분명 귀한 시간이었을텐데 길 안내 해 주셨던 울진 MTB 두 분,
-태우 밀어준 변속씨, 견인해 준 동글씨,
-적당한 시기에 알맞게 되돌려 준 마린양,
-사장님 당연한 듯 함께 되돌려 주셔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뽀얀 먼지 다 뒤집어 쓰고...
 차량 기꺼이 내어 주신 던전님, 대장님, 무쇠다리님, 강남님, 동글님, 사장님,
-늘 변함없이 모든 걸 카메라에 담아 언제나 그 후가 더욱 즐겁도록 만드는 씨에님,
-웃음으로 함께 한 모든 분들,   

-여태 먹어 봤던 닭백숙 중에서 최고였던 늦은 점심과 맥주 한 잔,
-울창한 산 모양새와 아름다운 단풍, 맑은 물과 그 물소리, 그리고 길...

 

모든 것이 감사의 마음으로 그득하게 만든다.


오늘의 라이딩을 적당한 시기에 공지하고,  적당한 시기에 마무리해서,  적당한 때에 모두가  

즐거이 다녀오게 주선한 동글씨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로 짧은 후기 마무리 한다.


오늘도 난 자전거로 인해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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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6 

참으로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긴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오기만 했을때.
주변의 산들과 나와 자전거와 인생이 하나가 되는 듯한, 내겐 처음 느껴보는, 신비롭기까지한
느낌이었다. 아우토반님의 말을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계속 이렇게 자전거만 타고 살 수는
없을까라는...

 

내 인생의 후미의 일은 정해진 듯 하다. 이 자전거로 세계를 다니리라.
한 영국의 50대 여인이 자전거로 84년도에 첫 세계일주를 했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도 그렇게 해 보리라라는 다짐을 마음에 꼭꼭 눌렀다.

 

경주의 단풍은 세상의 그 어떤 색깔보다도 아름다웠고, 어떤 삼거리의 시골 가게 앞 플라스틱
의자에서 드디어 자판기 커피를 한 잔 하며 바라보는, 가을 걷이하는 농부들의 모습은 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싶게 만들었다.

 

아침 8시30분에 집을 나설때의 아프던 마음은 내내 달리고 또 달리니 서서히 모든 걸 묻어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오후 6시,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고...
9시간 30분 동안 안장에서 보낸 시간들이 차라리 더없이 행복한 듯 하다.

 

"세상을 잊기 위해 사람은 산으로 가고, 물은 산하세상으로 내려간다."

 

감포로 가는 도중의 어떤 찻집 입구에 적힌 글이다. 외운다고 외웠는데 정확한지 모르겠다.
나도 세상을 잊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밖으로 허대야만 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물은 세상으로, 세상으로 내려오기만 하는데...

 

-던전님, 처제님, 인사이드님, 아우토반님, 씨에님. 또하나의 그림을 담아 두는데 같이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같이 따라 붙이고자 했을때 'No'라고 말하지 않아서  고마웠습니다. 제가  붙어서 시간이 더욱 늘어짐을 알고 계셨을터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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