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기, 괴담의 문화사
김지선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괴담이라니 이런 이야기 너무 좋아합니다. 괴이할 괴 자가 들어가는 건 무조건 선택하는건 조금 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괴담의 문화사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홀로코스트를 아시나요?

2차 세계 대전 동안 나치 정권과 그 협력자들에 의해 600만 명의 유대인과 루마니아인, 장애인, 동성애자, 성직자, 정치적 반체제 인사들을 포함한 수백만 명의 다른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말살한 것, 즉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을 가리켜 홀로코스트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 섬멸의 가능성을 뜻하는 상징적인 단어나 대량학살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오늘날엔 유대인 학살만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이 체포되어 강제 노동, 기아, 질병, 가스실을 통한 몰살의 대상이 된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고, 홀로코스트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만행 중 하나로 널리 간주되며 증오, 편견, 차별의 위험에 대한 경고로 연구되고 있는데요.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은 계속해서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종, 종교, 민족에 관계없이 인권, 존엄성,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안네의 일기는 어린 내게 정말 많은 충격을 던져준 책이었어요.

안네가 처한 전쟁이라는 상황도 충격이었고, 그런 암담한 상황에서 갇혀 살아야 하는 안네의 모든 환경들이 어린 저에겐 충격적이었답니다.

어떻게 은신처에서 2년 동안이나 저런 음식들을 먹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실내에서만 산책도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면 나는 미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온갖 상상을 다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한 번도 다시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 바로 안네의 일기였는데 이번에는 그래픽 노블로 안네의 일기를 만나보았답니다.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안네의 일기는 또다른 시선으로 다가오더군요.

 

안네가 쓴 일기는 강력한 역사 문서로서 널리 알려지고 힘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의 네덜란드 점령 중에 숨어 살던 유대인들의 경험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 일기는 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혀지게 되었고, 저를 포함해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홀로코스트의 잔혹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안네의 일기는 안네가 숨어 지내는 동안 함께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개인적이고 친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데요. 일기 속의 등장인물들은 그녀의 가족뿐만 아니라, 그들을 숨기는데 도움을 준 사람들과, 은신처를 공유한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가족 구성원들은 사랑스럽고 지지적이지만, 여느 다른 가족들처럼 결함이 있고 불완전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어요. 가족의 은신을 도운 사람들과 그들과 은신처를 공유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용감하고 사심이 없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전반적으로 안네의 일기 속 모든 인물들은 복잡하고 인간적으로 그려집니다.

 

어린 시절 읽은 안네의 일기와 어른이 되어 읽은 안네의 일기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느끼는 감정도 달랐던거 같아요. 다른 이들도 그렇겠지요?

 

읽는 내내 슬픔과 공감, 공포, 그리고 감탄을 포함한 다양한 감정을 경험했는데요. 안네가 자신의 경험에 대한 개인적이고 친밀한 시각을 일기 형식으로 솔직하게 제공하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그녀가 겪은 엄청난 고통을 함께 느끼고, 역경에 직면한 그녀의 용기와 회복력과 희망에도 함께 감동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았답니다.

 

마지막으로, 안네와 그녀의 가족을 기다린 운명에는 정말 눈물이 흘러서 한참 격해지는 감정을 추스려야 했어요. 나치 정권의 잔인함과 비인간성에 대해서는 너무 잘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다시금 공포를 느끼게 되었거든요.

 

이런 슬픔과 공포라는 어두운 감정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기를 쓰며 견뎌내던 안네의 정신적 힘에 감사하는 마음을 보내며 저는 일기를 덮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6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러시아 문학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거나 어렵다거나로 이어지는 게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었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가 그랬으니까, 감정선도 너무 복잡했고 말이다. 까라마조프를 읽을 때는 그런 편견이 최고조에 달했는데 그런 나의 편견을 깨준 게 바로 체호프였다. 그의 단편들은 그의 짧은 생만큼이나 간결했지만 허세라고는 없었고 인간에 대한 진실성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총 17개의 단편을 묶어놓았다.

이 책의 단편들을 읽다 보면 체호프가 얼마나 감각적이고 센스쟁이인지, 게다가 유머러스한 글을 쓰는 작가였는지 알 수 있다. 솔직히 나는 그의 단편들을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이 모두 좋아한다.

러시아 문학이라 하기에 쉽게 읽히면서도 몇 페이지 안되는 짧은 단편들에 실린 인간의 삶과 감정들의 무게감이 어마 무시한 게 가슴을 짓누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다.

'아~ 글이 길지 않아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거였구나, 러시아 문학이 다 어려운 건 아니었구나~'라고 내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전환시켜주는 작품들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보니 안톤 체호프는 나의 좁은 시야를 더 넓고 새롭게 열어준 러시아 작가인 셈이다.

[어느 관리의 죽음]

재채기를 하다 장관에게 침을 튀긴 관리의 이야기다. 상사에게 실수를 했으니 아무리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해도 그럴 수가 있겠는가! 계속 사과하려 만남을 시도하고 진정성이 부족했나 싶어 또 사과하러 가는 관리에 장관은 그가 자신을 놀리는 것만 같아 그만 짜증이 치민다. 그리고 소심한 관리는 공포에 질려 집에 돌아와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대략 다섯 페이지 정도의 단편인데 별것 아닌 일에 신경을 쓰고 쫓아다니다 허무하게 죽는 한 인간의 이야기에 피식 실소가 나올 정도였다. 도대체 재채기가, 침 튀긴 게 뭐길래? 관리가 그렇게 신경 쓰고 미안해하고 찾아가고 사과하고 해야 했던 걸까?

[하찮은 것]

32세의 니콜라이는 올가와 동거하는 사이다. 그리고 올가에게는 8살 남자아이 알료샤가 있었다.

서른두 살 성인 남자가 여덟 살의 아이를 꼬드겨 아이들의 아빠인 전 남편과 아이들의 만남을 캐낸다. 물론 아이에게는 절대 비밀을 강조하고 철저히 약속까지 하면서 말이다. 순진한 꼬마 녀석은 홀딱 넘어가 조잘조잘 아빠가 한 말까지 다 전해준다. 그리고 결말은' 약속했잖아요~'라며 펑펑 우는 아이의 모습으로 끝맺는다. 유치한 사기극이고, 사기의 피해자는 알료샤고 말이다. 어찌 보면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이 두 편 말고도 말할 상대를 원하는 마부 이오나의 이야기인 [애수], 구두 수선공 밑으로 들어가 노예 같은 삶을 살던 바리까의 [자고 싶다], 늘 같은 베레모를 쓰고 하얀 스피츠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안나와 구로프가 사랑에 빠진 이야기가 그려지는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등등...

체호프의 작품은 소박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그렇기에 읽다 보면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사람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감정 그리고 필요에 따른 거짓말, 인생의 허무함들이 드러나는 그의 단편들을 읽으며 우리네 삶을 다시금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녀 이야기 (리커버 일반판, 무선)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년 1월에 증언들과 세트로 구입하고 딱 2년을 묵혔다가 읽게 된 지금 '왜 이제서야 읽었는가'라며 나 자신을 질책해 본다. '역시 책은 묵혀읽는 맛이지'라며 장식용으로 책을 구입하던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이런 책이 내 책장에 꽂혀있을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좀 너무 방치해 놓은 건가 싶어 살짝 미안해지기도 했다.

시녀 이야기는 21세기 중반이 배경이니 2050년 정도가 되려나?

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출생률이 감소하며 생긴 일이라 하니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의 일일지 모르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한파와 무더위, 저출산으로 인한 출생률 감소 등 모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니 더 이상 소설 속 미래 상황이 아니란 생각에 문득 소름이 끼쳤다.

우리는 다리 둘 달린 자궁에 불과하다.

성스러운 그릇이자 걸어 다니는 성배다. p.238

혁명으로 '길리아드'라는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지고 여성들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계급을 나누어 지배층의 아이를 생산하기 위한 시녀와, 집안일을 담당하는 하녀, 그리고 시녀들을 교육하는 아주머니로 분류하여 부르게 된다.

주인공인 오브 프레드는 엄마이자 아내였던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빼앗기고, 어느 순간부터 빨간 옷을 입은 채 사령관의 아이를 낳는 시녀로 살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삶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아니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는 있는 걸까?

청바지나 짧은 스커트를 입던 시절을, 자유롭게 만나 사랑하고 연애하던 그런 시절을, 여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일하고 돈 버는 그 평범하던 일상을 이제는 꿈이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니 정말 너무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책을 읽다가 너무 끔찍한 상황들에 눈물이 흘렀다.

아무리 가두고 막으려 해도 욕망은 삐뚤어지게 발산하는 법 고위층들은 클럽이라는 장소를 따로 만들어 그들의 본능을 몰래 풀고 있었고, 어느 날부터인가 몰래 그녀를 불러들이는 사령관과 둘만의 시간, 사령관 아내 세레나의 제안, 그리고 닉의 도움은 과연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을지 이야기의 결말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80대의 작가가 40대 중반에 쓴 작품이라 하지만 굉장히 충격적인 설정이고 내용이다.

여자를 자궁만 쓸 수 있는 도구로 취급한다거나 자궁을 지위가 높은 이들에게 임대하고, 갇힌 신세의 여성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이들을 아주머니라 부르며 약간의 권력을 누리게 하는 등 아무리 디스토피아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정말 어두운 사회의 이면들이 집약되어 있는 미래의 모습이라 너무 힘들었다.

그녀에게 찾아온 벤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난다.

열린 결말 아.. 진짜 싫다. 궁금해서 목덜미 잡고 쓰러질 뻔... 물론 나는 길리어드 따위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그녀의 딸의 이야기도 닉의 정체도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왜 빨간색일까?

시녀들이 입는 옷, 시녀들이 타는 차, 시녀들의 우산까지 모두 빨간색으로 표현되는데 빨간색이 분노를 표현한 것인지 그녀들이 가진 자궁의 힘과 권력을 대변하는 컬러로 쓰인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바쁘다. 34년 만에 쓰였다는 후속작 증언들도 읽어야 하고 미드 핸드 메이즈 테일도 찾아서 봐야겠으니 말이다. 아직 나처럼 책장 어느 한 켠에 이 책이 빨갛고 아름답게 읽지 않은 채로 꽃혀있다면 당장 꺼내서 읽어보길 바란다. 안 읽어본 자신을 후회하게 될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어의 마지막 한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만 루슈디의 재치 넘치는 글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의 새로운 작품은 어떤 이야기들로 가득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