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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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티푸스를 앓고 난 후 쇠약해진 몸은 점점 더 살이 빠지고 직업을 구하기도 힘이 들어 생계가 걱정이었는데 내 사정을 들은 레일턴 부인이 조카딸인 브림프턴 부인을 소개해 준다.

크고 음침한 집에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인 주인이라니 썩 좋은 일자리는 아닌들 해도 나는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무엇인가 찜찜한 마음이 크지만 우선 출발하고 가서 생각하자!

괜히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저택은 예상보다 괜찮았고 요리사와 하인들은 유쾌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여인이 자꾸 내 눈에만 보이기 시작한데다 하인을 부르는 안주인은 벨을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집안의 가장인 브림프턴씨를 좋아하는 이들은 없지만 부인의 독서 짝꿍인 랜퍼드씨는 모두가 좋아한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마님과 하인들 모두 친절했지만 뭔가 계속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도대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것은 어떤 감정일까? 왜 그러는 것일까? 나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활기를 잃어간다.

4편의 단편 중 제일 무섭다. 읽는 동안 내가 앨리스 하틀리가 되어 그 집에서 사는 것처럼 몰입해서 읽었다.

역시 공포물이었다. 내게 초자연적인 것은 곧 무서움이었다. 모두 다른 색깔의 공포물을 일관된 감정으로 쭈욱 읽어갈 수 있게 쓴 작가 이디스 워튼의 단편 모음집이라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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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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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으로 들어가는 배 안에서 혹시나 사건이 발생하면 꼭 자신을 조수로 삼아달라고 구라하야가 부탁한다.

다음날 아침 오쓰키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오기시를 깨우는데 섬의 주인 쓰네키씨의 죽음을 알리는 그의 목소리가 무척 굳어있다.

살인사건의 시작이 아오기시를 이 섬으로 초대한 쓰네키라니....

모두가 용의자고 누가 또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 배도 뜨지 않는 고립된 섬이라는 상황이 더욱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왠지 모르게 모두들 탐정이 범인을 밝혀내서 자신들을 구해줄 거라고 믿는 듯한 분위기에 아오기시는 원치 않았지만 사건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두 명을 죽이지만 않으면 지옥에 끌려가지 않으니 더 이상의 살인은 없을 거라고 안심하는 사람들도, 두 명 죽이나 더 많은 사람을 죽이나 심판받는 것도 같으니 목숨을 가성비로 따지는 사람이나 모두 이해하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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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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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샬럿 애슈비는 첫 번째 아내와 사별한 케네스 애슈비와 결혼 후 몇 달에 걸쳐 집을 바꿔나갔다.

샬럿은 그를 무척 사랑하지만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 그 회색 봉투의 편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뭔가 불안해진다.

그 회색 봉투를 보고 달라진 남편의 시선이나 하얗게 질려 당황하는 표정과 두통들이 그녀의 신경을 건드린 것일까?

발신인은 분명 여자인 듯하고 남편의 과거의 인연인듯해서 샬럿은 더욱 불안하다.

불안이 그녀에게 의심을 갖게 하고 결국 샬럿은 케네스의 편지를 뜯어보자고 마음먹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한다.

숨어있다 편지를 뜯어서 읽어보는 케네스의 행동을 관찰하다 못 참고 따져 묻기 시작하고 남편은 편지를 보여주기는커녕 누가 보낸 것인지조차 말해줄 수 없다고 한다.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당한 후 지옥에 갇혀있다가 제우스와의 서약을 깨고 먹은 유일한 음식이 석류 씨 몇 알이다.

왜 이 단편의 제목이 석류의 씨였을까? 금단의 열매 같은 느낌이었을까?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거나 뜯어보지 말아야 할 편지를 뜯는 것처럼 말이다.

읽는 내내 답답함이 목을 뚫고 올라올 뻔했다. 계속 대답을 피하는 남편과 뭔가 알면서도 말을 돌리는 시어머니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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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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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기시가 구해준 2년 전 납치 사건의 피해자 아카기를 시작으로 탐정사무소에는 다양한 직원들이 들어오게 된다.

전직 경찰 시마노, 해커였던 고노카, 운전을 좋아했던 시야쿠지도 모두 정의의 사도를 꿈꾸었고 아오기시와 탐정사무소에서 함께한 직원들이다. 이들의 존재가 아오기시에게 얼마큼 컸을지 그들이 얼마나 소중했을지 알게 되었다.

쓰네키가 도코요지마섬에 아오기시를 초대한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고, 말하는 천사의 등장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아오기시에게 하는 행동은 더욱 기괴하다.

천국은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천사의 축복도 기적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는 것인지 궁금하고 미스터리한 일 투성이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왜 천사는 죄를 지은 악인들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일까?

그래도 천사라면 선한 사람들을 천국으로 데려가는 게 더 어울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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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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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지른 문]

휴버트 그래니스는 희곡을 쓰고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은 간절함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삶은 너무 단조롭고 무기력하고 지루함뿐이라 지치고 짜증만 난다.

본인의 지난 죄를 고백하기 시작한 그래니스는 믿어주지 않는 이들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고, 삶을 그만 끝내고 싶지만 또 죽을 용기는 없어서 남의 손을 빌리고자 한다.

지루한 삶을 벗어나 감옥으로 도망가고 싶은 건지 왜 자꾸 자신의 죄를 믿어달라고 하는 걸까.

자신의 삶은 실패했다 생각하고, 간절함을 뛰어넘어 집착같이 느껴지는 희곡도 마음 같지 않은데 유일하게 성공한 일이 살인이라서 그렇게 증명하고 싶어 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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