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 - 마음과 행동을 탐구하는 새로운 과학
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최재천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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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이런 말을 흔히 하는데, 이 말은 그만큼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가장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이런 특별한 인간은 신이 마지막으로 창조하고, 그 기쁨에(?) 휴식을 취했다고도 하는데, 또 신의 형상대로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이런 말이 인간 사회에 퍼져 있는 것 또한 인간은 다른 생명체들과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생명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 역시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장구한 시간을 통하여 지구상에 적응해 온 하나의 생명체일 뿐이다.

 

우리가 지금처럼 살아가는 것은 진화의 결과이지, 인간이 특별한 존재로 창조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주장이 바로 진화론에서 하는 것이고, 인간만의 특수성에 관한 진화론 이론이 바로 진화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지능이 있고, 언어가 있어서 우리들 스스로 자율성을 지니고 무언가를 창조하고 지구를 지배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능력 자체가 진화를 통해 만들어져 왔다고 하는 것. 우리의 지능이나 언어로 우리 자신을 설명하는 기제들이 바로 진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진화심리학이다.

 

지금 우리가 행동하는 것,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화의 결과라고 하는 것인데...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은 66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으로 쓰여졌다.

 

과학이 가설-자료수집-검증의 절차를 거친다면, 진화론 역시 과학이기에 이런 절차를 거친다. 이런 절차를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니, 자연스레 분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런 과정은 반대되는 자료가 나오면 가설이 폐기된다. 방대한 분량으로 진화심리학을 논증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있음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진화의 기본 조건이 바로 생식과 보존이라면, 우리 인간이 자기의 유전자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진화기제들을 만들어왔음은 당연한 일.

 

사람들이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한 일들을 특히 성적인 면에서 구체적인 자료들을 찾아 진화심리학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성적으로 끌리는 행동이 왜 그런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적어도 이 책의 끝부분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너무도 세분화된 심리학 분야를 진화론과 연계지어, 진화심리학으로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이 융합으로 가고 있는 현대 사회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읽으면서 내내 진화론은 현재에서 과거로 향하는 학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형성된 것이다고 설명을 하는데는 편리하니 말이다.

 

과거의 기원을 찾아가는 학문, 그 기원에서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현재에서 과거를 바라보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학문, 그것이 바로 진화심리학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은?

 

왜 다른 동물들은 우리 인간과 같이 큰 뇌를 갖지 못했지.?  왜 그들은 우리 인간들과 같이 진화하는데 실패했을까?

 

그 많은 종 중에, 인간과 유전자가 무려 98%이상이 같다는 동물들도 있는데, 왜 인간과 비슷하게 진화하지 못했을까?

 

인간만이 이렇게 진화하도록 만든 특성이 무엇일까?  뇌 크기가 인류 출현 당시부터 지금만큼 크지는 않았을텐데... 어째서 인간만이 이렇게 뇌가 커지고 언어를 사용하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그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

 

진화심리학이 기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지만 결정적인 분화지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우리 인간의 행동을, 마음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의 내용대로 진화심리학이 지금의 우리 심리를 설명해줄 수 있다면, 우리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에 적응하면서 끝없이 변화해 나가는 존재라는 생각으로... 인간에게는 아직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확신시켜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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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2015-09-1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님께서 궁금해하시는 `왜 인간만이 큰 뇌를 갖고 똑똑하게 진화하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을 풀어나가는 책으로 `부정본능`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가정은 이렇습니다. `똑똑해지는 데에 따른 진화적 불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명체들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똑똑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특정 계기를 통해 그 불이익을 극복한 유일한 생명체이다.` 쉽게 말해서 지능이 지나치게 발달하면 자신이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를`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이는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들어 결국 진화적으로 불이익이 있었는데, 인간은 그것을 `현실 부정`을 통해 극복했다는 겁니다. 물론 책에선 더 전문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이론은 인간의 독보적인 지능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그동안 진화심리학에서 풀지 못했던 종교, 음악에 관한 문제들도 상당히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갖고 계신 의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고 써보았습니다.^^

kinye91 2015-09-18 21:56   좋아요 0 | URL
친절한 소개 감사합니다. `부정본능`이라는 책 읽어봐야겠네요. 제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