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이션 - 결심을 조롱하는 감각의 비밀
살마 로벨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감각. 우리는 흔히 오감이라고 하는데, 이 오감을 벗어난 감각을 육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육감이란 우리의 신체감각은 아니지만 신체감각처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오감과 육감을 다른 말로 사용을 했고 오감이 우리의 지능이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하지 않았다. 단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을 했을 뿐.

 

하지만 우리의 오감은 우리의 인지능력이나 신체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여러 실험 사례들을 통하여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오감이 인지 능력이나 신체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육감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유는 육감은 우리가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일어날 듯한 느낌을 주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육감은 오감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오감이 우리에게 작동할 때의 모습이 바로 육감인 것이다.

 

그냥 이것은 아니다 싶을 때가 있고, 왠지 그 사람이 다정해 보일 때가 있고, 또 그 사람이 못 미더워보일 때가 있는데, 그 때 우리는 그냥 육감이 그래 라고 말을 해왔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것은 육감이 그래온 것이 아니라 오감이 우리의 인지 능력과 신체 능력에 영향을 미쳐서 그런 것이었다.

 

가령 이 책의 처음에 나오는 따뜻한 차는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촉감은 따뜻하냐와 차갑냐에 따라 우리가 받아들이고 행동하는데 변화를 준다.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따뜻함은 우리에게 편안함과 여유로움, 그리고 타협할 자세를 제공해 주며, 차가움은 도전적임, 불편함, 그리고 투쟁해야 한다는 자세를 취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따뜻함은 부드러움과 연결이 되고, 차가움은 딱딱함과도 연결이 된다. 이렇듯 촉각은 우리의 행동을 일으키는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

 

촉각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시각 역시 마찬가지다. 빨간색이 신체활동 면에서는 열정을 나타내지만 지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그렇다. 신체가 활성화되면 이는 본능적인 충동이 더 활성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차분히 이성적으로 사고할 능력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적인 면이 필요한 활동에서 빨간색은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검은색은 사악함과 연결이 되고 흰색은 순수함, 착함과 연결이 되니,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단이 더 많은 파울을 얻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라고 하고 있기도 하다. 색채가 우리의 인지 능력이나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다 언급하면 끝도 없을 듯하지만, 이는 수직선 상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 또한 사람의 지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무게 역시 중요성을 판단하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한다. 여기에 향기가 우리의 마음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은유적인 말들도 우리의 인지나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자신들이 겪은 경험이 '체화된 인지 능력'으로 굳어졌으며, 이러한'체화된인지 능력'은 우리의 감각과 상호작용을 하게 됨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우리가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의지'만을 강조해서는 안됨을 알 수 있다. 사회가 각박해졌다고 하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우리의 감각을 변화시키는 요소들을 활용해야 한다.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도 얻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생활을 통해서 우리의 감각을 벗어날 수는 없으므로, 이 감각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감각이 어떻게 우리의 인지나 행동에 작동하는지를 인식했다면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 공간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그 공간을 어떠한 감각들이 작동하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이 책이 제공해주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들이, 예를 들면 '손을 씻다'와 같은 말처럼 손을 씻으면 자신이 좀더 도덕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것처럼, 실제로 우리의 인지능력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통하여 보여준 책이다.

 

우리의 감각, 즉 오감이 결국 우리의 육감을 결정함을 명심하자. 육감은 비과학적인 감각이 아니라, 오감이 구체화되어 나타난 '체화된 인지 능력'임을 이 책은 잘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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