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 만난다. 이제는 정기적으로 만난다. 만남이 예측 가능해진 것. 예측 가능해졌기에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빅이슈가 나올 때가 됐는데, 이번 호에는 어떤 인물이, 어떤 글들이 실렸을까 하는 기대.


  이번호 표지는 배우 염혜란이다. 요즘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소위 잘나간다고 할 수 있는 배우다. 


  표지 사진으로만 만나지 않고, 빅이슈는 표지인물과의 대담을 글로 실어 그 인물과의 거리를 가깝게 한다. 그 점도 마음에 든다.


이번 호에서 주목할 만한 글들은 바로 중고거래에 관한 글이다. 온라인을 활용해 중고거래를 할 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 사람 공동체를 꾸려나가기도 하는 활동들에 대한 글이다.


그래, 중고라는 말보다 n차 신상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남이 썼던 안 썼던 내게는 새로운 물건이다. 그러니 그것은 n차로 만나는 새로운 상품일 수밖에 없다.


얼마나 좋은가. 이 한정된 지구에서 무작정 새로운 물건들만 만들어내고, 그 물건들만을 신상이라고 하기보다는, 내게 처음 온 물건은 모두 신상이고,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에게는 신상의 가치를 잃었지만, 내게는 신상의 가치를 지닌 물건들을 두루두루 함께 쓰는 활동이라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활동이 아닌가 한다. 빅이슈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꼭 필요한 활동들을 알려주고 있으니,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노숙인이 아닌 우리들에게 더 알찬 삶의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다.


우리들이 삶의 방향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야말로 사람들에게 자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잡지다. 소중한 잡지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는 신설동-동묘에 가곤 했다. 그곳에 가면 온갖 중고 물품들이, 그래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기다리는 n차 신상들이 즐비하다. 너무도 많아서, 그 거리에 나온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n차 신상들이 있었다.


신설동에서 동묘까지 걸어가면서 수많은 n차 신상들을 보고, 또 어떤 것은 구매하던 일상이 지금은 많이 위축이 되어 마음이 허전했었는데, 빅이슈 이번 호에서 n차 신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을 읽고는, 아직은 이러한 n차 신상을 거래하는 활동이 죽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렇듯 언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어떤 존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중고라는 말보다는 n차 신상이라는 말이 더 다가온 이유도 이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n차에서 n이라는 숫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동일 물품을 많은 사람이 썼다는 얘기니,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된다. 중고라는 말보다 n차 신상이라는 말이 훨씬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이 말과 더불어 이번 호에서 한 가지 더 기억하고 싶은 말은 '슬럼프'라는 말을 쓰지 말고 '원더윅스'라는 말을 쓰자는 글... 무언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해 잠시 멈춰있거나 기존과 다른 행동, 마음을 지니고 있는 시기를 슬럼프라고 하기보다는 경이로운 주간(WONDER WEEKS)이라고 한다면, 그런 상태를 대하는 우리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이렇게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존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빅이슈를 통해 알게 됐다. 그야말로 '빅이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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