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와 함께하는 기후행동 - 기후 위기, 행동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
이순희.최동진 지음 / 빈빈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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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

 

민주시민이란 무엇인가? 자신이 살아가는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 아닌가. 공동체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이익을 마치 공동체의 이익인 양 치장하는 사람도 아닌 사람들,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시민 교육이다.

 

그래서 민주시민 교육하면 왠지 정치교육을 연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민주시민의 권리 중 하나가 정치적 권리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정작 민주시민은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도록 행동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민주시민 교육은 생태, 환경 교육일 수밖에 없다.

 

공동체의 지속, 지속가능한 발전, 녹색 성장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지금 지구는 포화 상태다. 임계점에 도달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인구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온도들로 인해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견딜 수 없는 수준까지 가면 지구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면 그때 지구가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많이 봐주어도 2도 이상 올라가면 안 된다. 2도 이상 올라가면 이제는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지구 스스로 계속 온도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고 한다. 그것을 되먹임 현상이라고 한다는데...

 

그레타 툰베리로 인해 촉발된 청소년들의 기후행동. 이것은 청소년들이 더이상 기성세대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현이다. 당신들에게 맡겨놓았는데, 도대체 이룬 것이 무엇이냐는 항변이다.

 

통렬하고 아픈 지적인데도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막무가내다.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이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그냥 지금을 모면하려는 모습만 보인다.

 

그러니 미래를 살아갈, 자신들이 살아갈 시대를 빼앗긴다는 생각을 지닌 청소년들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자신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매주 금요일, 기후행동으로 나서는 청소년들이 전세계에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참여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언론들은 이렇게 생존이 걸린 문제에 청소년들이 참여해도 대학입시를 위해 치르는 수능시험만큼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수능시험에서는 전국민이 출근시간까지도, 또 비행기 뜨는 시간까지도 조정하면서, 그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들을 제거하려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청소년을 위한다면서 그들을 계속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있으면서도 너희들을 위해서 그래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 교육을 한단다. 그들이 이미 미래의 암울한 모습을 보면서 바꿔야 한다고 행동하고 있는데, 그 행동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만류하면서 민주시민 교육?

 

이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여졌다고 하지만, 아니다. 청소년들은 그 특유의 민감성으로 자신들이 살아갈 세상이 얼마나 위험에 처해졌는지 몸으로 깨닫고 있다. 그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성세대다.

 

그레타 툰베리가 스웨덴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것도, 전세계 청소년들이 기후행동 시위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다. 살아 있는 민주시민 교육이다. 그런 현장을 우리는 애써 무시해 왔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는 그래서는 안된다. 청소년들이 이렇게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청소년이 아니야, 바로 당신들, 기성세대 당신들이야!라고.

 

그러니 이 책은 기성세대들이 읽어야 한다. 너무 쉽고, 간략하게 쓴 것 아니냐고?

 

아니다. 기성세대들은 이렇게 간략하게 쓴 것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한다. 그들은 지금 세상만 바라본다. 자신들의 미래 세대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기성세대다.

 

이런 기성세대에게 정신차리라고, 당신들의 그 태만이 우리들에겐 생명의 위협이 된다고 외치는 것이 바로 청소년들이다. 미래세대다. 그러니 기성세대가 눈 감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이건 진보, 보수를 떠나서 생존이 걸린 문제다.

 

아주 명쾌하게 기후위기에 대해서 정리해주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용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을 보면 문해력(리터러시)이 무척 떨어져 있는 것 같던데, 이런 책을 읽어서 이해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이해하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나섰는데, 세상에, 수능보다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다니.. 그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아니, 그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책 표지에 있는 말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한다.

 

기후 위기, 행동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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