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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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의 작은 제목은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이다. 해적으로 시작해, 나폴레옹으로 끝난다.

 

역사라는 파도를 잘 타서 성공적인 삶을 산 사람들이 있는 반면, 역사라는 파도에 역행에 비극적인 삶을 산 사람들도 있다.

 

근대에 들어서 해상 무역이 발달하면서 해적들이 생겨났다. 해적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배를 나포하거나 약탈하지만 그들 역시 해군에 의해 소탕이 된다. 이들이 이렇게 활개칠 수 있었던 것은 세계가 무역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곳에 몰려드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해적들도 그런 부류라고 보면 된다. 이는 살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소말리아 해안에는 해적이 출몰하고 있는 등 해적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니 세상은 여전히 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해적이 근대에 들어서 존재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해적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살기 힘들면 먹고 살기 위해서 노략질을 하는 존재들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왜구라고 하는 해적들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지 않았던가.

 

결국 해적들을 없앨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집단은 그것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사람들은 강력한 권력의 출현을 바라기도 한다. 러시아에서 이 바람을 충족시키는 왕이 바로 표트르 대제라고 한다. 그는 아주 강력한 권력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대제국으로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올려놓은 대제국 러시아가 모든 사람의 행복을 실현시켰을까? 그렇지는 않다. 농노들, 농민들, 그리고 지식인들에게는 고난의 시대가 다가오게 되니, 전제군주가 발전시킨 나라가 과연 바람직할까를 생각하게 한다. 기득권을 다른 기득권으로 대체한 결과밖에 되지 않는 것.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럴 때 러시아와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난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세 인물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프랑스 대혁명은 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읽을 수가 없었던 마리 앙투아네트.

 

그 다음 혁명을 이끌었지만 자신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로베스피에르, 그리고 혁명의 단물을 독점한 나폴레옹.

 

앙시앙 레짐을 대표하는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역사의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면, 이 파도를 타고 프랑스를 공화국으로 만들려 했던 로베스피에르는 혁명가가 꼭 좋은 정치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피로 얼룩진 공화국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바람이 결국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는 길을 열어준 것이 아닌가. 왕정-공화정-왕정으로 이어지는 프랑스 역사 속에서 유럽 역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전쟁, 전쟁, 죽음, 죽음... 수많은 죽음과 파괴가 자행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근대는 전쟁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영토 확장과 영토 확정이 이루어지는 시기. 민족이라는 개념이 싹터, 민족국가가 탄생하는 시기니, 온갖 전쟁이 지속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과는 좀 달리 유럽인이라고 하기에는 낯선 볼리바르가 이번 권에 있다. 출생으로 따지면 그는 유럽인이겠지만, 남미에서 나고 자랐기에 유럽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이 좀 어색한데...

 

그가 남미의 독립을 이끌었고, 이것이 유럽에도 영향을 주었기에 충분히 다룰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가 꿈꾼 통합된 남미는 지금도 건설되지 못했지만... 볼리바르에 대한 글을 읽으며 혁명의 성공이 정치의 성공으로 가는 것은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이상하게 혁명을 성공시킨 사람들이 독재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 어려움을 겪고 일을 성공시킨 다음 그것을 지속해야 한다는 강박이, 나 아니면 안돼라는 마음을 지니게 하는지도 모른다.

 

최근에 베네수엘라 대통령이었던 차베스도 이 길을 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한 사람에 의한 통치는 그가 정치의 무대에서 사라졌을 때 지속되지 않는다. 볼리바르도 차베스도 그 점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와 산업 쪽에서 근대의 정점이니 당연히 산업혁명을 이끈 사람들을 다루어야 한다. 증기기관에 대한 이야기, 방적기에 대한 이야기. 와트와 아크라이트. 이제 세상은 기계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그들은 이 기계 시대를 열어젖힌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쪽에서는 모차르트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모차르트를 하이든의 세계에 머물며 베토벤의 세계를 지향한 사람이라고 한다.

 

궁정 음악가에서 자신의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이제 예술가들은 하인의 위치에서 예술가의 자리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으로 모차르트를 평가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유럽의 역사를 살펴보게 하고 있다. 친숙한 인물을 통하면 역사를 가까이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기도 한데...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에 활약했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역사라는 흐름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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