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변영로. '논개'란 시로 유명한 사람. 그러나 내게는 술로도 유명한 사람이었다. 교과서에 나온 시인들은 그냥 대단하다고 여기고 넘어가거나, 시험을 보기 위해 그가 쓴 시를 발기발기 해부해서 마음으로 느끼기 전에 문제로 접근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그가 쓴 수필 제목이 '명정 40년'이었던가.  술에 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했다고 들었는데...

 

  학창 시절, 문인들의 재미있는 일화들을 들려주곤 하던 국어선생님에게 들었던 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쓴 수필, 명정 40년. 어떤 선생님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변영로의 호를 '수주'가 아닌 '소주'로 읽어도 된다고... 그만큼 술을 좋아한 사람이었다고 한 분도 있었으니...

 

  그런 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있다는 것, 이 책을 받아보고 처음 알았다. 그만큼 문학상에 대해서는 굳이 알려고는 하지 않았다는 것.

 

  책으로 나온 것이 아마 처음인 것 같다. 책을 펴내면서 한 말을 보면. 기존 수상작들을 몇 편씩 모아놓은 것들을 보아도. 그렇다면 다음 21회 수주문학상부터는 계속 책으로 나온다고 기대하면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기존 문인들을 대상으로 주는 상이 아니라, 신인을 발굴한다는 의미가 더 강한 문학상이라는게 마음에 들었다.

 

기성 시인들을 대상으로 선정해서 상을 주기보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상이라는 것이. 그리고 이 수상시집을 읽으며 우리나라에서 시를 쓰길 원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것. 시인이라는 칭호를 받지는 않고 있지만 시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만큼 우리나라도 시에 관해서는 상당히 깊고 넓은 지지층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문학상에 투고했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심사평에 나오니 말이다.

 

그렇게 수주문학상은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 또 시를 쓰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시인이 꼭 남이 알아주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자신이 쓴 시를 심사위원을 비롯한 시인, 비평가들에게 읽힐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는 꽤나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20회 수상작을 필두로 그 전 수상작들, 심사평들이 실려 있고, 수주 변영로 시에 대한 해설도 실려 있어서, 한 권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그렇게 시가 우리들 사이로 내려왔다고 할 수 있다. 시는 저 높은 하늘에 홀로 고고히 떠 있지 않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이 수상시집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다.

 

이런 문학상을 책으로 내는 삶창도 역시 삶창답다는 생각을 했고,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시집이다. 덕분에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되었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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