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유누스'와 '그라민 은행'이 2006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라민 은행은 방글라데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나라
전역에 약 2,200개의 지점을 둔 소액금융이다. 즉,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영세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취지를 가진 좋은
의미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이다. '무함마드 유누스'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소액금융이 빈곤 국가 개발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다.
소액금융산업은 2002년경부터 약 10년 동안을 소액금융의 성장기로 볼 수 있으며 지금은 약 7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런데, 소액금융들의 소액대출 프로그램을 보면 겉으로 내세우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한 투자라고 하지만 그 실상은 가난한 사람들을
약탈하는 대부사업이다.
빈곤을 종식시킨다는 '선한의도'라는 가면 뒤에 감추어진 심각하게 부패한 소액금융의 민낯을 자신이 소액금융에서 일하면서 보고 듣고 실제로
체험한 구체적인 현실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 <빈곤을 착취하다>이다.
이 책을 쓰기 전에 '싱클레어'가 이런 현실을 언론에 내비치자 협박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소액금융에 대한 모든 것을 생생하게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싱클레어'는 2002년에 우연한 기회로소액금융인 멕시코의 그라민 치아파스에서 일하게 된다. 그가 처음 소액금융에서 일하던 당시에는
시스템이 아주 단순했다. 예금을 받지 않으며 담보없이 고객에게 대출해 주는 금융중개기관이었다. 빈곤층은 공정한 이자율로 대출을 받아 수익을
창출하고 빈곤 퇴치한다는 목적은 업계의 광고였을 뿐 실상은 연 60% 이상의 비싼 이자율로 대출받아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등 실제의 목적과는
다르게 운영되었다.
소액금융산업은 주로 미국과 유럽에 근거를 둔 폐쇄적인 펀드들에 의해서 운영되는데, 실제로 소액금융에서 말하는 낮은 대출 이자율은 명시해
놓은 것일뿐 실제로는 100% 이상, 최고 연 195%까지 받으니 이것이 빈곤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
또한 소액금융의 문제점으로 제시된 것 중의 하나는 고객의 돈을 몇몇 운영진의 후한 연봉 등 은행 운영비로 쓸 정도로 부실한 경영이
대부분이다.
정리해 보면,
소액금융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1) 세상에 내보이는 얼굴 : 전통적인 원조방식을 대체할
기적적이고 훌륭하고 고귀한 수단으로 모든 사람에게 잠재된 기업가적 자질을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통로이다.
(2) 숨겨진 다른 얼굴 : 세상에 홍보되는 내용과는
정반대의 얼굴이다. 가난한 고객에 대한 홀대가 만연하고 이자율이 높아 (연 100%가 넘는 높은 대출 이자율) 대출받은 창업자가 사업으로 이윤을
남기면서 대출금을 갚을 수 없고 소액금융기관은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뿐만나니라 빈곤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소액금융은 전통적인 기부와 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혹은 구호활동 보다 자신들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소액금융은 부패와
비효율이 만연하고 있으니 약 30여 년에 걸쳐서 성장한 소액 금융는 '마법의 빈곤 해결책'이 아니다.
'싱클레어'는 소액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문제점을 파헤치면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소액금융이 바람직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것은 소액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빈곤층까지도 누군가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출을
받을 때는 어떤 희망을 가졌을 사람들이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해서 빚을 지고 심지어는 자살, 아동노동, 매춘까지 강요당했다는 점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인 사례들이 제시되었기 때문에 비판을 받은 사람들이 저자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접했을 때에 '싱클레어'의
용기있는 결단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소액금융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어 진정으로 빈곤층을 위한 금융기관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