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 - <속대전>의 편찬과 백성의 재인식 태학총서 30
김백철 지음 / 태학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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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중에서 트라우마가 심했던 왕 중의 한 사람이 영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재위기간도 길었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기 위해서 노심초사하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미천한 무수리의 아들이었다는 출생에서 오는 열등감과 왕위계승에 있어서 경종의 죽음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이야기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사건 등이 항상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영조는 자신의 왕위계승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아버지인 숙종때는 서인세력이 남인과의 정치 투쟁 과정에서 노론과 소론으로 분리되는 등 여러 차례의 사화를 통해서 나뉠 때로 나뉘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당파를 어떻게 하면 척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영조로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영조초기에는  붕당의 의리를 초월하는 것 보다는 거시적이고, 새로운 정치 명분이 필요하였다고 한다. 

영조의 탕평정치는 군주의 의리를 척도로 하는 새로운 정치 운영 체계의 등장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요순정치를 추구하고, 문물제도를 정비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는 영조가 탕평정치를 통해 국정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속대전'(영조 22년, 1756년)을 반포하여 국가 체제 및 관료조직을 재편성하는 성과를 이루게 되는 과정과 '균역법'(영조 28년)을 실시하게 되는 것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이고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저자의 연구의 결과물이기에 책 속에는 책의 내용만큼이나 더 자세한 주(註)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 국왕 영조는 마치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 앞에서 온 몸으로 홀로 맞서면서, 이미 300 여 년이 흘러버린 조선이라는 오래된 나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 분주히 노력했던 인물" (p12) 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탕평책하면 영조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의 아버지인 숙종때에도 탕평의 시도는 있었고, 그의 손자인 정조 대에도 의리탕평(정조의 탕평정치를 이전 시기와 차별화되는 의리탕평의 시기로 규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탕평정치를 실현시킨 왕은 영조이고, 탕평정치의 출현으로 전개된 다양한 사회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제1장 : 영조때의 탕평정치의 이념적 배경.

제2장 : 속대전 편찬과정과 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제3장: 탕평정치의 성과 를 학문적으로 알아 보기 때문에 다소 어렵고, 힘든 독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조는 국왕도 국법 체계 내에서 존재함을 천명하였으며, 백성을 사법 체계 속에서 권익을 보장받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통치체계를 정비하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탕평으 군주 주동의 정치운영론이었을 뿐만아니라, 그 가치 지향점이 요순의 이상 사회로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영조의 탕평정치는 이렇게 정치 부면의 탕평에서 점차 범주를 확대하여 국가제도를 정비하고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부문으로 파급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속대전'의 반포나 균역법의 탄생은 영조의 큰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국왕, 국가, 백성의 존재를 재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조의 백성사랑의 마음을 영조실록에는 이렇게 담고 있다.

임금[英祖]께서 하교(下敎)하시기를, 나의 백성이 굶주림 가운데 거듭 해진 옷으로 이런 엄동설한을 만나니 더더욱 어찌 살 수 있겠는가? 한밤중에 일어나 생각하고 난간에 나와 하유(下諭)하노니, 아! 도신·수령은 나의 이러한 뜻을 체득하여 동포(同胞)를 보호하듯 하되 마음을 써서 구제하고 내가 한밤중에 당부하는 효유를 버리지 말도록 하라. 『영조실록』권66, 영조 23년 12월 임오(26일)

 

 

이 책은 역사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것은 저자의 연구결과물이기도 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어렵지만, 이런 책들을 접하는 독서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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