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김작가의 시시콜콜 사진이야기
김한준 지음 / 엘컴퍼니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까칠한 김작가 !!

까칠하다, 그러나 친절하다.

 

 

그는 이 책의 '책을 시작하며'에서

"사진은 자유로운 것이다.

한쪽 창으로 들어온 바람이 다른 쪽 창을 통해 나가는 것 처럼

두터운 벽을 부수고 자유롭게 흘러 다닐 때가 가장 즐겁다." 라는 말을 한다.

 

까칠한 김작가는 각종 유명 잡지의 화보와 광고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패션& 뷰티 포토그래퍼, 즉 커머셜 포토그래퍼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진작가이다.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장진영의 영정사진으로 쓰였던 그 사진을 찍은 작가이기도 하다.  그녀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사진, 떠날 때까지 함께 하였던 사진을 담아냈던 사람인 것이다.

 

       

 

 저자는 짤막짤막한 주제들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과 함께 사진들을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그 주제의 마지막에는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mission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사진은을 글로 배우지 말라." 는 것이다. "셔터를 누르는 것은 손가락이 아닌 열정이기때문" (p300)이란다.

물론, 이 말에 공감을 한다. 사진은 좋은 카메라로 찍어야 좋은 사진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찍는 테크닉을 익혀서 찍어야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그 사진을 찍을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고, 자신만의 사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다양한 경험과 사소한 감동은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의지의 근원이다. 마음을 열고 경험하고 감동을 받아라.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첫 번째 비법이다. " (p19)

 

 

 
" 찍고 실패하고 다시 찍는다 보면 어느새 당신만의 사진을  찍을 것이고, (...) 사진은 자유로울  때 가장 멋스러워 보인다. 당신이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았을 때 당신의 사진은 가장 멋져 보일 것이다. " (p42)

 

 

 

"당신의 사진 한 장이 세상을 또는 그들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면 타인의 아픔을 사진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p93)

 

 

나는 사진을 전공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저 어떤 사물을 접하게 되었을 때에 내 마음이 움직이면 한 장의 사진을  찍어 둔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똑딱이 카메라인 디카로...

그동안에 4개의 디카를 가지게 되었지만, 여행길에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샀던 디카들인 것이다.

그리고 사진을 잘 찍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 마음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셔터를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관련 서적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전을 관람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 이 책 속에 있다.

 

 

'34. 꿈보다 해몽'이다.  내가 그동안 유명 사진 작가들의 사진을 보면서 느꼈던 그 느낌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커머셜 포토그래퍼의 사진보다는 예술 사진을 찍는다는 포토그래퍼들에게서 느꼈던 그 느낌.

어떤 감동을 주지도 않는 사진에 거창한 부연 설명을 겉들인 사진들. 말하자면 마르셀 뒤샹의 '샘(foundation)' 과 같은 작품들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 작품은 사진 작품은 아니고 '앙데팡당'전에 출품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작품이지만....

 

"우연히 창작된 사진을 촬영이후에 언어라는 포장지로 포장하여 대중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 작가가 해석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프로세스 전체가 예술적 활동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 (p175)

 

 

저자는 이렇게 작가가 사진 촬영후의 '작가가 해석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프로세스'도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의미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기에, 그런 것까지도 예술활동의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에 풍경사진이 참 좋다. 물론, 인물 사진은 많은 테크닉이 필요하고,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과의 공감이 형성되어야 하기에 힘든 작업일 것이다.

여행길에 무심코 눌러 대는 셔터. 그리고 꼭 남들이 다 찍는 장소인 멋진 풍경 속에서 남들과 똑같이 찍는 사진들.

정말 식상하다. 그런데, 과연 저자는 그런 곳에서는 카메라를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꺼내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컷을 담아 낸다고 한다.

'"당신이 풍경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99인이 관심을 가지는 누구나의  풍경보다 소소한 당신의 일상적인 풍경 또는 남들이 카메라를 꺼내지 않는 풍경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무도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때 카메라를 꺼내 드는 1인, 개성있지 않습니까?" (p137)

 

"왜, 사진을 네모이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해 보았는가?

 

    

 

이 책은 저자가 말했듯이 "사진을 글로 배우지 말라"고 했지만, 사진을 전공하거나, 좋은 사진을  찍고 싶거나, 아니면 그냥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꼭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라, 사진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고, 자신만의 사진을 찍으려는 생각을 가지게 해준다.

나처럼 사진은 좋은 추억을 남겨 두는 것이라는 생각과 그것을 마음에만 새겨두지 않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책인 것이다.

물론, 사진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가 주제마다 내주는 mission을 시간이 허락한다면 수행해 보면 어떨까....

이 서평을 쓰면서 함께 올리는 책 속의 사진들이 어쩌면 그의 사진을 훼손시키는 것이 아닐까 해서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내가 올리는 사진들은 저자가 사진을 찍은 느낌과 마음에 부합되지 않더라도 서평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올리는 용기를 가져 본다.

(저자에게는 죄송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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