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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평점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의 추천사를 쓴 작가 신경숙은 "봄빛같은 당신이 계셔서 나는 참 좋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해인의 꽃은 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책들이다.
수녀님의 책들의 내용이 항상 행복한 이야기들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희망은 깨어 있네/ 마음산책,2010>를 출간할 당시에는 저자가 2008년부터 암 투병에 있었고, 그의의 지인들이 세상을 떠남으로 하여 많은 아픔을 견디어야 해었다.
이번에 출간된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의 6장이 '그리움은 꽃이 되어 - 추모일기'로 꾸며진 것과 같이 아주 짧은 기간내에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을 떠났다.
피천득, 김수환, 김점선, 장영희,김형모, 법정, 이태석, 박완서와 몇 분의 수녀님들이.....







박완서 님의 경우에는 이 책이 출간되면 추천서를 써 주시기로 했고, 수녀님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읽는 순간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생각과 함께 겸허해지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 내년 이맘때도 이곳 식구들과 짜장면을 (그때는 따뜻한 )같이 먹을 수 있기를, (...) 당신은 고향의 당산나무입니다. 내 생전에 당산나무가 시드는 꼴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꼭 당신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을 따나고 싶습니다. (...) 2011.4.16 박완서
그 몇 달을 못 참으시고 서둘려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배웅을 받으면서....
이런 아픔 속에서 수녀님은 시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우리들에게 전하는데, 아픔 속에 영글어 맺힌 열매들을 발견하게 되기에 수녀님의 마음은 가을과 겨울을 오가지만, 우리들은 그 마음 속에서 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우린 정말 잎을 보았을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에 경이로움을 느끼면서도 꽃이 진 후의 잎에는 별 생각없이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수녀님이 꽃진 자리에서 잎을 볼 수 있었던 그 마음이 바로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동안 많은 지인들을 떠내 보내시고, 자신의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도, 우리처럼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 마음은 바로 꽃진 자리에서 푸르름을 보이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라나는 잎의 마음인 것이다.
또한,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더 잘 보이듯이, 누군가 내곁을 떠나고 나면 그 사람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다가오는 그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조차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배웠다"(책 뒷표지, 추천사 중에서)고 말하는 이유일 것이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 뾰족하게 넓직하게 //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 서로 다른 운며이 /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애해인 ,잎사귀 명상 전문)-p23
구름수녀님(이해인의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여서 지인들이 구름수녀로 부른다)에게 보낸 법정스님의 편지는 한 편의 묵화같고, 수채화같은 느낌을 주는 편지인데, 그 편지 속에서 떠난 스님이 좋아하시던 푸른 소나무와 작설차 향기를 느낀다.

또 수녀님의 곁을 떠나 분 중에는 엄마도 있다. 그 이름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엄마.
언젠가 엄마가 보내주신 말린 분꽃씨앗을 고이 간직하고, 봄이 되어 심은 씨앗이 진분홍빛, 노란 빛 분꽃으로 피면 그 꽃잎을 몇 개 따서 수첩에 넣어 말리고 꽃잎 편지를 쓰시려는 수녀님의 마음.
분꽃을 엄마를 대하듯, 그 누군가가 혹시가 분꽃을 없앨까 조마조마하시는 마음을 가지신 소녀같은 수녀님의 마음.
이 마음은 나도 같은 분꽃과 엄마로 연결이 된다. 살아 계실 적에 엄마의 정원에서 가져온 분꽃 모종이 해를 거듭해 가면서도 여전히 남아 있으니까.
분꽃, 꽈리, 도라지꽃, 봉숭아꽃, 금낭화, 라일락, 장미, 모두 나에게도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꽃들이다.
"내가 아플 때 찾아온 네가 내 손에 쥐어준 색연필 한 자루...
마음을 희망으로 물들여 꽃보다 아름다운 시를 쓰라는 거지?
너는 내게 진주 조개도 한 개 주었지긴 말 안해도 다 알아
오늘의 아픔을 잘 견디어 나도 마침내 빛나는 진주가 되라는 거지 ? (제 2장 우정편지 중에서-p100)

수녀님이 본 뮤지컬 <빨래>의 이야기는 나도 얼마 전에 보았기에 공감이 간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거야 / 시간이 흘러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 슬픈 눈물도 마를거야 / 자, 힘을 내 (빨래 노랫말 중에서)
일상의 나날을, 어딜 가도 네가 있어서 친구에 대한 생각이 담긴 우정일기,수도원 일기, 누군가를 위한 기도인 기도일기, 1998년 1월 1일부터 1999년 12월 31일까지의 묵상일기, 그리움이 꽃이 된 추모일기 등으로 구름수녀님의 맑은 마음이 빚어낸 글들이 시와 함께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새로운 느낌보다는 오랜 동반자의 글을 대하는 듯한 느낌의 글들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마음 속 깨달음을 가져다 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