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교양하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만화가게가 몇 군데 있었다. 방과후에 친구들이 만화가게에 들리곤해도도 나는 언제나 집으로 직행을 하곤했다.
어린시절, 만화가게는 절대 가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대신 집에 오면 읽을 많은 책들이 있었고, 어린이 신문과 잡지책을 구독할 수 있었기에 거기에 실린 연재 만화들을 읽는 재미가 솔솔 했던 것이다.
명랑 만화, 순정 만화, 스포츠 만화.... 그 중에서도 순정만화를 제일 좋아했었다.
그당시에는 만화라는 장르가 그렇게 호평을 받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만화의 개념을 바꾸어 놓은 사람은 아마도 신동우 화백일 것이다.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하였기에 만화의 고급스러움을 가져다 준 것이다.



그런데, 만화를 통해서 교양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쓴 사람으로는 단연 이원복이 아닐까 한다.
나는 아직도 구판 <먼나라 이웃나라> 6권을 가지고 있다. 내가 아들에게 선물한 책들 중의 하나이다.



내가 워낙 역사와 지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먼나라 이웃나라>는 아들과 함께 읽기 위한 책이었는데, 이 책은 개정판이 나오고, 우리나라편, 미국편, 중국편까지 나오고, 중국 2 는 올 여름 경에 나올 예정이며, 그밖의 몇 나라의 이야기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먼나라 이웃나라>가 시작된지 30 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또한, 그 중간 중간에 가로 세로 세계사, 와인에 관한 이야기들도 출간되었던 것이다.



이원복 교수는 이처럼 만화의 개념을  교양서적이라는 신개념으로 우뚝 솟게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화를 불량 학생이 보는 책이라던가, 공부를 안하는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개념을 교양서적이라는 개념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비롯한 그의 만화는 그 어떤 역사책보다도, 여행서보다도 더 교양을 쌓을 수 있는 훌륭한 책인 것이다.



그래서 그의 만화를 교양만화라고 하는 것인가보다. 그는 역사, 철학, 신화, 시사, 사회, 정치, 지리, 예술, 와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만화책 속에 담아 내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만화로 교양하라>는 그런 의미에서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이원복'하면 만화가 떠오르기에 책을 펼쳐든 순간 만화책이 아닌 이원복과 이원복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어 '박세현'이 인터뷰이 '이원복'과 나눈 인터뷰 형식의 글임을 알게 되었다.
인터뷰어 '박세현'은 미술사와 미학을 전공한 만화 이론가로 그동안 7개월간에 걸쳐서 이원복 교수를 인터뷰하였던 것이다.






인터뷰어가 말하는 만화가 이원복은 <만화가 이원복은 히스토리텔러다>, <만화가 이원복은 유명 브랜드다>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중의 <만화가 이원복은 히스토리텔러다>의 의미는 역사(history)와 이야기꾼(storyteller)의 복합어이니, 그의 대표작인 <먼나라 이웃나라>의 작품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해도 좋을 듯싶다.
역사를 전공하지도 않은 사람이 세계사를 바탕으로 각 나라의 역사를 중심으로 만화를 그린다는 것이 참 특별하기는 한 것이다.
이 책의 인터뷰 내용들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1권부터 13권까지의 나라들에 관한 간추리기, 총정리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책 속에서 궁금했던 이야기, 그 만화를 그릴 당시의 이야기, 궁금했던 만화 속의 나라에 대한 궁금증 등을 인터뷰어는 다각적으로 질문을 하고 만화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들려준다.

   
이 책에서도 이원복 교수의 재치가 나타나는데.
그가 말한 재미있는 비유를 소개할까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게 종교 토론인데, 종교는 토롬이 안 되는 거지. 종교와 형이상학, 철학에 대한 유럽 속담이 있는데, 한 번 들어봐요.
철학이란, 캄캄한 방 안에서 두 눈을 꽁꽁 싸매고 까만 고양이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
형이상학이란, 캄캄한 방 안에서 두 눈을 꽁꽁 싸매고 '있지도 않은'까만 고양이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
종교란, 깜깜한 방 안에 '있지도 않은 '까만 고양이를 잡으려 드는 것. 그러다가 갑자기 "잡았다!"고 외치는 것과 같다. 비유가 기가 막히지 않아? "(p 50)
<만화로 교양하라>는 1부는 다시보는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로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인터뷰이고,  2부는 먼 이원복 vs 이웃 이원복 으로 만화가 이원복과 인간 이원복을 재조명해 보는 것이다.




우리에게 만화란
"스무 살이 넘어서 만화를 보면 초등학생 취급하고,
서른 살이 넘어서 만화를 보면 백수 취급하고,
마흔 살이 넘어서 만화를 보면 노숙자 취급을 한다."(p221)
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만화를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았는데,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를 시작으로 만화도 얼마든지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음을 입증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먼나라 이웃나라>를 좋아하고, 때때로 이 책에 실렸던 나라들의 이야기가 궁금할 때마다 들춰 보곤 했는데, 앞으로 나올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만화가 이원복, 인간 이원복을 만날 수 있었기에 그의 작품을 읽는데도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30년을 이어온 그의 만화가 앞으로도 좋은 만화로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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