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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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똑같은 해가 오늘도 뜨고, 어제와 똑같은 바람이 오늘도 불어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은 어제와 다릅니다. 오늘은 오늘의 해가 뜨고, 오늘의 바람이 불어올 뿐입니다.

 

올해도 어느 새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 초에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과연 나는 한 해 동안 얼마나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정호승 시인은 매년 12 31일을 '실패 기념일'로 정하고 있다고 한다. 실패를 기념하는 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성공으로 가는 한 과정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실패를 기념한다는 생각을 거의 해보지 않았던 터라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충분히 수긍이 되었다. 올해는 나도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내가 한 해 동안 하려고 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것들,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어 졌다.

 

정호승 시인의 책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와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 수록된 문장들을 365가지 한마디를 발췌해 하루 한 장씩 읽는 일력으로 만들었다. 탁상달력으로 사용하기에도 딱 좋은 크기고, 매일 매일 아침마다 하루의 마음을 다잡는 목적으로 한 장씩 넘겨보아도 참 좋을 것 같다. 매일 아침 커피를 내려 마시고, 비타민을 챙겨 먹고.. 하루에 늘 하는 일들처럼, 하루 한 장 일력을 넘기는 것도 습관으로 만든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한마디 말로 지옥과 천국을 경험할 수도 있고,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 한마디 말이 내 일생을 바꾸어놓을 수도, 절망에 빠진 나를 구원해줄 수도, 하루를 또 버티고 살아낼 힘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일력이라 나에게도 훌륭한 선물이 되지만, 누군가에게 연말 선물로 건네기에도 부담 없이 너무 좋을 것 같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전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항상 해왔던 것을 하면 항상 얻어왔던 것을 얻게 됩니다. 익숙한 것이 편하다고 해서 마냥 그것에 머물러 있다면, 바로 그 익숙한 것들이 독이 되고 쇠사슬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11일에 해당되는 일력을 넘겨 보았다. 새해의 시작을 하는 한마디는 "오늘 하루를 성실히 살았다면 일생을 성실히 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하루가 바로 일생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하루가 일생이라는 그 짧은 한마디에 담긴 의미가 고스란히 와 닿아서 순간 멈칫했다. 무심코 지나치는 매일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종종 잊어 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그 사소한 일상들이 쌓여, 하루가 되고, 이틀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어 나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어제와 똑같은 해가 오늘도 뜨고, 어제와 똑같은 바람이 오늘도 불어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던 거다. 그 모든 것은 어제와 달랐다."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시간을 스쳐 지나갔을 뿐. 오늘은 오늘의 해가 뜨고, 오늘의 바람이 불어온다. 그러니 그 얼마나 소중한가. 나의 하루라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이라는 것이 말이다.

 

 

 

책을 읽었다는 사실만으로, 책을 읽다가 밑줄을 그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따스해지고 배부를 때가 있습니다. 지하철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밑줄 친 그 한 구절이 저를 행복하게 해줄 때가 있습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 허무한 날이 있는가 하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도 있을 것이다.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그 일상들 속에 따뜻함도, 뭉클함도, 서글픔도, 쓸쓸함도 다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니 그렇게 하나뿐인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력을 쓱쓱 넘겨보면서 해당 날짜에 쓰여 있는 한마디들을 읽어 본다. 마치 책처럼 한번에 365가지 한마디들을 전부 다 읽어 버릴 수도 있을 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글들이다.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진리도 있고,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도 있고, 글을 읽고 서야 깨닫게 되는 말들도 있었다. "오늘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죽음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준비"라는 문구에 눈길이 멈췄다. "죽음을 전제로 하지 않고 사는 생은 가짜 보석과도 같다"는 그 한마디가 어쩐지 비수처럼 가슴에 콕 박히는 느낌이다. 나는 과연, 그렇게 치열하게 생을 살아내고 있었던 걸까. 싶어서 말이다.

일력에 쓰여 있는 한마디들은 지친 나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두려움에 의연하도록 용기를 주기도 하고, 가슴 깊은 곳을 건드려 먹먹하게 만들기도 하고, 내일 또 반복되는 그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기왕이면 두 개를 사서, 자신에게도 선물하면 더 좋을 테고 말이다. 당신의 내년을 응원한다. 올해보다 더 빛나기를, 올해보다 더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만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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