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하게 말해요 - 마음을 다해 듣고 할 말은 놓치지 않는 이금희의 말하기 수업
이금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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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뒤에 물음표가 붙을 상황이라면 굳이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맙시다. 괜찮아 뒤에는 느낌표만 붙이면 어떨까요.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말이죠. "괜찮아!" 내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그야말로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위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 박자 늦추는 것을 제안해봅니다. 당장 톡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싶겠지만 한 호흡 쉬는 거죠.          p.108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진실한 이야기를 들어온 아나운서이자 18년 동안 진행한 아침 토크쇼에서만 23,400명 이상, 그 외 방송을 포함해 약 3만 명 가까운 이들을 인터뷰한 레전드 방송인인 이금희가 지금까지 익혀온 말하기의 태도와 기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방송과 병행하며 지난 22년간 숙명여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는데, 학생들 약 1,500여명과의 일대일 티타임을 통해 그 시간들을 통해 삶과 말하기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을 더욱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겸임 교수라 따로 연구실이 없었기에, 커피숍에서 진행하느라 커피값만 해도 어마어마했을 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자신이 한 건 별로 없었다고, 그저 들어주기만 했다고 말하는 그 태도에서 말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경청의 자세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역시나 책을 읽다 보니 '말하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화자가 아니라 청자'라는 대목이 있었다. 잘 듣지 않고 말을 잘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제대로 듣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보다 더 앞서야 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말하기란 '내(화자)가 상대(청자,청중)에게 무엇(메시지)을 전달하여 이해시키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걸 놓치고 있다. 대부분 자신(화자)만 생각하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고, 당연히 상대(청자)는 못 알아듣게 되니 관계에 있어서 제대로 된 소통이 불가능한 것이다. 우리도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말을 할 때 꼭 생각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누가 듣느냐, 누구에게 말을 하느냐'만 놓치지 않는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기본적인 말하기가 가능할 것이다.

 

 

 

말하기에는 화자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화자의 에너지는 곧바로 청자에게 연결됩니다. 몰두와 흥미를 부르죠. 그러다 말하는 사람의 기운과 에너지가 조금씩 떨어지면 듣는 이의 집중과 재미도 조금씩 떨어집니다. 그만큼 말하기에는 크고도 지속적인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말을 해야 크고도 오래가는 에너지를 전달해 사람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까요. 그런 말하기는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요.            p.242

 

언젠가 북 콘서트에서 사회를 본 후 뒤풀이에 합류했는데, 앞자리에 앉은 가수의 매니저가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할 거라 믿고 그렇게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어요?" 무슨 말이냐고 되묻자, 방송이나 공연을 진행하는 걸 여러 번 봤는데 늘 편안하게 얘기하는 것이, 여기 온 사람들이 모두 나를 좋아할 거다, 생각하면서 말하는 사람 같았다는 거다. 저자는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웃으며 얼버무렸지만, 이후에 곰곰 생각해보니 자신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 기본적으로 거기 있는 사람들을 믿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의심이나 불안 없이, 이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라고 말이다. 그 마음과 태도야말로 지금의 그 자리에 서게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 역시 그러한 믿음이 자신을 아나운서로 만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말하기'에 대해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말하기 수업을 받고 내가 편하게 말해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다. 사소한 오해로 지금은 멀어져 버린 친구에게, 지난 시간만큼의 다정함을 담아 말을 건네보고 싶다. 이 책이 알려준 대로 '부드럽게, 욕심부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말이다. 저자가 33년 방송 일을 하며 쌓아온 경험과 22년 6개월간 겸임 교수로 강의를 하며 알게 된 말하기에 관련된 노하우를 단 한 권의 책으로 배울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굳게 닫힌 마음과 입을 열게 하는 이금희의 소통법, '어른답게 편하게' 말하는 비결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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