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 웅진 당신의 그림책 2
소윤경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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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동생, 사이 좋은 두 자매가 있었다. 어느 날 그들에게 새엄마가 생긴다. 새엄마는 동생을 데리고 왔고, 아빠와 자매, 엄마와 동생이 새로운 가족이 된다. 살아온 환경도, 먹는 습관도 너무도 다른 두 가족은 그렇게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생활한다.

 

새엄마와 남동생은 밥과 국을 끓여 아침을 먹었고, 아빠와 자매는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히 식사를 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제 가족이었으므로, 한 테이블에서 같이 아침을 먹었다.

 

 

점차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먹했던 자매와 남동생 사이도 조금 편해진다. 그들은 함께 호숫가로 소풍을 나섰고, 배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곳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벌어지고, 가족 관계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다.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한 관계는 극한으로 치닫게 되는데, 이들 가족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스타일로만 기억되기보다 철학을 가진 작업으로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 소윤경의 신작이다. 이 그림책에는 글이 전혀 없지만, 그림만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장화홍련’이라는 옛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대부분의 그림책이 밝고 맑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비해, 이 작품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색다른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색채를 최소화시킨 서늘한 그림들은 어느 순간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답기도 하다. 가느다란 연필선으로만 표현된 인물과 배경의 깊이, 전체 이야기에서 복선이 되고 방점을 찍어주는 선명한 노랑과 치명적인 빨강색의 조화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것이 가족이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가족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방식은 다르더라도 그 속에서 우리는 관계를 맺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가족을 만들어 간다.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인연이라는 질긴 끈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해보게 만들어 주는 그림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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