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의 대이동 - 세계사를 움직이는 부와 힘의 방정식
김대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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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역사적 구성물이다. 특히 한국이 지금 처한 국제 관계는 자본주의, 산업화, 세계화 같은 역사의 큰 흐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기회와 가능성을 노려야 하는 우리로서는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의 역사적 기원을 살펴보며 다양한 가능성들 가운데 무엇이 선택되었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향후 세계의 지배자가 누가 될 것이며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상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p.6

 

세계 무대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나라나 어떤 지역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 나라를 '패권 국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미국과 같은 세계적인 패권국은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그리고 패권을 형성하는 요소는 무엇이며, 패권이 쇠락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책은 근대 초 스페인부터 네덜란드, 영국을 거쳐 오늘날 미국에 이르는 패권 국가의 역사를 살펴본다. 팬데믹 이후 감염병 대응과 백신 확보를 둘러싸고 국가 간 능력 차이가 어느 때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지금, 작지만 ‘유능한’ 국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기를 현명하게 돌파하는 작지만 ‘유능한’ 국가란 어떤 국가인가? 그런 국가가 되려면 우리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대륜 교수는 근현대 4대 패권국인 스페인과 네덜란드, 영국과 미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한 나라의 부와 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깊게 파고든다.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된 패권 경쟁을 통해 향후 세계의 지배자가 누가 될 것이며,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상상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힘을 기르는 일이 경제력을 갖추는 데서 출발한다면, 패권 국가의 역사는 자본주의 특유의 경제 성장이 혁신을 뒷받침하는 광범위한 문화 변동 없이는 지속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18세기 영국이 그랬고 19세기 후반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국이 그랬듯, 새로운 혁신이 계속 일어나려면 개인과 기업의 지속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이런 노력이 꽃피울 수 있는 개방적인 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 혁신을 향한 노력을 뒷받침하는 국가 정책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혁신 문화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p.292

 

스페인은 근대 초 유럽에서 제국이라 부를 만한 강력한 국가를 제일 먼저 세웠다. 로마제국보다 더 큰 영토를 다스렸으니 말이다. 오늘날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4억 5000만 명을 넘을 만큼 스페인제국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그런데 스페인의 전성기는 한 세기를 채 넘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네덜란드는 17세기 중반 세계 경제를 주름잡으며 황금기를 누렸다. 열악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가 엄청난 부를 쌓아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불과 두 세기 전만 해도 양모나 수출하는 유럽 변방 국가였던 잉글랜드는, 18세기 중반 세계 패권국으로 성장한다. 변방의 섬나라 영국에서 최초의 산업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20세기 초에 영국이 쇠락한 뒤부터 현재까지 세계의 경제와 군사, 정치를 좌우하는 패권 국가는 미국이다. 21세기 초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군사력을 지녔으며, 국내총생산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그렇다면 한때 영국의 농업 식민지였던 미국이 20세기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계기는 무엇일까?

 

이 책은 2019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SERI CEO 강연 ‘자본, 패권의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약 6만 회 이상의 주목할 만한 조회수를 기록한 이 강의에서 저자는 자본주의 경제가 심화되면서 한 나라의 부와 힘의 원천이 영토와 인구 같은 물리적 조건에서 성숙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애국심과 민족의식 같은 무형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역사적 사실로 보여주었다. 근현대 패권국의 흥망성쇠에서 우리에게 가능한 미래를 탐색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국가와 사회,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관해 새로운 통찰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부와 힘의 방정식이 궁금하다면, 코로나 이후 패권을 차지할 나라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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