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앤닥터 육아일기 1 - 임신과 출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1
닥터베르 지음 / 북폴리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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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부인과 의사 엄마와 공학박사 아빠가 '좌충우돌 우여곡절 중구난방, 본격 애 낳고 키우는 만화'이다. 서울대 공학박사인 닥터 베르는 학위 과정 중에 무려 3년의 육아 휴학을 했다. 남학생의 육아 휴학은 드문 일이었고, 돌아오는 일은 더욱 드문 일이었지만, 그는 후배들과 교수님 모두 만류를 뿌리치고 떠났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1년 정도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마침내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갑자기 '박사학위를 이용한 육아 만화'를 그리겠다고 선언한다. 논문 기반 육아라이프라니 그야말로 상상이 가지 않는 초신박한 시작이 아닐 수 없다.

 

 

신생아 돌보기를 10억자리 똥 만드는 기계와 생활하는 것으로 비유하고, 아기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경험을 외계인이 낯선 생명체를 마주하게 되는 상황으로 그려내고, 부모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순서도로 정리하고, 아이를 잃은 아내에게 반려동물 선물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과정도 그야말로 스펙터클하게 보여주고 있다.

 

깔깔대고 웃다가, 문득 뭉클해지고, 어이없어 피식거리다가 진지해지고, 전문적인 지식들이 등장해 어리둥절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의 개그로 박장대소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정신 없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달려가게 만드는 만화라고나 할까. 육아와 관련된 에세이, 만화, 전문서 등 꽤 많이 본 편인데, 이 책이 가장 재미있고, 신선했던 것 같다.

 

 

임신과 출산은 엄마에게도, 아빠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마련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삶의 변화를 엄마와 의사 입장에서, 육아하는 아빠의 입장에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학을 전공한 남자가 마주하게 되는 낯선 상황들에 대한 시선은 육아에 문외한인 보통 남자들이나 미혼인 사람들 모두에게 공감대를 불러올 것이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여러 산모들의 사례들을 지켜봐 온 여자가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상황들은 현재 육아 중이거나, 계획 중인 많은 이들에게 굉장히 현실감 있는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코믹하고, 유쾌하고, 신선하다. 영화 속 대사나 인터넷 밈을 패러디하여 기가 막힌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센스와 공학도나 알 법한 용어를 개그로 승화시켜 현재 육아 중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밖에 없는 만화가 탄생했다. 웹툰 총 36화를 묶어낸 1권은 임신의 전 과정과 출산 직후까지 다뤘으며,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을 단행본에 맞게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담았다. 유산을 경험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는 과정과 임신 과정 중에 일어나는 일들을 주로 다루고 있으니, 본격적인 육아에 관련된 이야기는 2권에서 보여질 것 같다.

 

현재 육아 중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너무 재미있고, 궁금해서 벌써부터 2권이 기다려 진다.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보 엄마, 아빠는 물론 자녀가 없는 20, 30대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만화이니 웃다 울고, 울다가 웃게 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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