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작은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털어놓은 친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점이었죠. 그것이 서점인지 카페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만들어 준 명함에 적힌 직함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든 공간의 주인이 되어서 일하며 살고 싶다는 이야기로 들렸거든요. 내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p.27

 

'나는 회사랑 잘 안 맞는 사람인 것 같아. 퇴사하고, 작은 가게 하나 하고 싶어'라는 생각, 한 번쯤 안 해본 직장인이 있을까. 이 책은 막연하게 공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필요한 가이드와 실제 경험을 통한 노하우들을 담고 있다. 창업, 자영업이 얼마나 힘든지, 그 중에서도 '공간 창업'은 왜 더 어려운지에 대한 이유부터 시작해서 현실적인 사업 계획, 입지, 인테리어, 운영,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꼼꼼히 엮었다.

 

 

미디어는 퇴사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낭만적으로 비추고 있지만, 사실 현실은 소수의 성공한 사람들 외에 거의 대부분이 실패하고, 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 창업'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은 직장 다닐 때 받던 월급보다 소득이 절반 혹은 반의반으로 줄었는데도 얼굴이 좋아 보이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취향대로 꾸민 작은 서점이나 카페 등을 열고 그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적당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간 창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채로 일단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저자는 "자영업은 힘들고, 공간 창업은 더 힘드니, 말리고 싶다"라고 이 책을 시작하면서도, 실제로 준비 없이 무턱대고 공간을 임대하고 창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일 위해서 아낌없이 충고를 들려주고 있다.

 

 

세상에는 이미 충분한 카페가 있는 것 같지만, 매일매일 끊임없이 새로운 카페가 생깁니다. 새로운 커피 메뉴가 있고 특이한 디저트가 있고 인증샷을 찍어야 할 것 같은 인테리어가 있어요. 그런데 서점은 어떤가요? 동네 책방에서 사는 책과 인터넷 서점으로 사는 책은 100퍼센트 똑같은 제품입니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사면 당일배송을 해주는 데다, 10퍼센트 이상 저렴합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서점은 더욱 굳이 방문해서 사고 싶을 만한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p.110

 

이 책은 퍼블리에서 <직장인도 서점 차릴 수 있나요: 공간 기반 창업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많은 독자의 공감과 만족을 얻었던 원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나 '책을 좋아하니까 서점을 해야  겠다'라고 생각한 직장인 A의 사례가 단계별로 수록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세상에는 이미 많은 서점이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문을 닫는 서점도 많다. 게다가 직장인 A는 유명인도 아니었고, 물려받은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뚜렷하게 차별화된 컨셉을 가지고 이미 세상에 있는 서점들과는 다른 나만의 서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연 평범한 직장인도 서점을 차릴 수 있을까, 그래서 그 많은 과정을 거친 직장인 A의 서점은 결국 오픈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실제로 자신만의 공간을 성공적으로 창업한 사례들도 인상적이었다. 그림 가게인 강릉 뮤지엄 홀리데이, 여행자들의 아지트인 강릉 희나리, 동해 묵호 사진관, 서울 도시서점, 서울 부쿠 서점, 속초의 고구마쌀롱과 동아서점, 제주 북살롱 이마고, 춘천의 춘천일기 등등의 장소가 구체적으로 수록되어 있고, 그 외에도 많은 공간들과 공간 창업자들의 질의응답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공간 방문 체크리스트, 수익 분석을 위한 업종별 비용입력 도표, 공간 창업 관련 계정 과목, 부동산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과 공간 프로그램 짜기, 공간의 인테리어 레이아웃 등 다양한 항목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막연하게 공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창업 가이드북이 될 것이고, 나만의 작은 공간을 창업하려는 사람, 각각의 창업 준비 단계에서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도 아주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이 모든 내용들을 다 알려주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공간 창업의 준비물은 하나밖에 없다고.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이다. '언젠가 만들 내 공간'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꾸준히 계속해 나가는,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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