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2 - 이게 사랑일까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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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거렸다.

"넌 날 미치게 만들어. 글자 그대로 제정신이 아닌 미친놈으로 만든다고! 널 사랑하냐고? 그렇게 묻는 그 뻔뻔함은 대체 뭐야? 그딴 걸 왜 물어봐? 내가 어쩌다가 한 번 말했다고? 진심이 아니었다고 이미 말했잖아. 근데 왜 또 물어보는데? 거절당하는 걸 즐기는 모양이지? 그래서 내 주위에서 빙빙 도는 거잖아, 아니야?"  p.60

이 작품은 내숭없이 욕망에 충실한 사랑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는, 가장 현대적인 모습의 연애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낯뜨거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연애의 과정들은 뻔한 것 같으면서도 색다르고, 당황스러우면서도 어느 순간 가슴 설레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1권을 덮자 마자 이어지는 2권의 내용이 너무도 궁금해졌다. 사실 2권으로 완간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 페이지의 3권으로 이어진다는 문구에 실망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사와 하딘의 연애 스토리는 너무도 흥미진진해서.. 3권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이어지더라도 계속 찾아서 읽게 될 것 같다.

전편에서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인 테사의 파란만장한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었다. 2년 사귄 연하 남친과 키스 이상은 해본 적 없는 철벽 엄친딸이었던 그녀가 헝클어진 갈색 머리에 상반신을 뒤덮은 타투와 입술 피어싱을 한 건방지고 비밀스러운 남자 하딘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이런 모습이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테사의 행동은 스스로를 당황시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딘은 점점 더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진다. 하지만 하딘은 만나는 여자마다 건드리지만 연애는 절대 하지 않는 나쁜 남자였고, 테사는 조신하고 순수하고 모범적인 여자였다. 애초에 절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면서 조금씩 로맨스를 쌓아 가는 과정은 비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현실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모든 게 순식간에 닥쳤다. 이해가 잘 안 된다. 나는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나를 조롱하는 사람들 틈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들과 친해지려 내가 쏟아 부었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나는 이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하딘은 왜 저기 서 있는 거야? 무슨 일이야?  p.347~348

2권에서는 대학 총장인 하딘의 아빠가 랜던의 엄마와 결혼을 하게 되고, 집에 얼굴도 잘 비추지 않던 하딘은 테사 덕분에 부모님의 결혼식에 참석도 하고, 집에서 자고 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엄마의 착한 딸이었던 테사는 남자친구 노아와 헤어지고, 하딘과 함께 하기 위해 기숙사를 나오게 되면서 엄마와 사이가 급격히 나빠진다. 결국 테사의 엄마는 하딘을 계속 만난다면 다시는 너를 보지 않겠다고, 학비며 기숙사 비용도 전혀 지원하지 않겠다고 딸을 협박하기에 이르고, 테사는 엄마가 지금 내가 행복해지려는 걸 막고 있다고, 내 일은 알아서 할 테니 참견하지 말라고 맞서게 된다. 아빠가 집을 나간 후 8년 동안 엄마가 오로지 자신만 바라보며 외롭게 살아왔다는 건 알지만,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 한다고,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나를 통해 보상받을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테사는 생각한다. 하딘을 만나기 전의 그녀라면 꿈도 꾸지 않았을 그런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하딘은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모습으로 테사를 사랑한다. 그들은 만난 지 겨우 몇 달밖에 안됐고, 그나마도 매번 싸우기만 했지만, 하딘은 학교 근처에 아파트를 얻어서 함께 살자고 한다. 테사는 결혼하기 전까진 누군가와 동거하게 될 거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지만, 그럼에도 하딘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커서 그러기로 한다. 결혼은 정말 고리타분한 생각이라고 말하는 남자와 동거를 하게 된 테사, 그녀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출판사에서 꿈에 그리던 인턴십을 하게 되고, 매력적인 남자 친구가 생겼지만, 그녀의 일상은 언제나 스펙타클하다. 하딘은 한 시간 전만 해도 그녀를 '친구'라고 남들에게 소개했으면서, 지금은 엄마를 보러 영국에 가자고 하는 등 여전히 종잡을 수가 없는 모습을 보이고,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별 것 아닌 일로 투닥거리는 모습이야 대부분의 연인이 비슷한 모습 아니겠나 싶지만... 2권의 마지막 장면은 정말 테사에게 충격을 안겨 준다. , 과연 그녀와 하딘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3권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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