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
디제이 아오이 지음, 김윤경 옮김 / 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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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요. 당신만은 행복해져야 해요. 그와 반드시 헤어지세요. 햇빛 아래서 활짝 피는 꽃이 되세요.”

-'당신만은 행복해져야 해요. 그와 반드시 헤어지세요'중에서

얼마 전에 어떤 프로그램을 보다가 분통이 터졌던 적이 있다. 한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이냐고 묻는데, 상대방 남자는 우리가 사귀는 것도 아닌데 대체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었다. 당황한 여자는 함께 잠을 자고, 데이트를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귀는 게 아니고 뭐냐고 되묻는다. 남자는 네가 좋아서 함께한 것은 맞지만, 자신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고, 너랑 사귀거나 결혼할 생각은 없다는 거였다. 여자는 울며 매달린다. 그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자신을 만나 달라고. 그러자 남자는 말한다. 지금 여자 친구와 헤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너만 괜찮다면 지금 이대로도 나는 좋다. 다만 네가 힘들어질 테니 결정은 네가 하라는 거다. 여자는 고민한다. 내가 과연 이 남자를 계속 만나도 괜찮은 걸까.

이런 것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는 저런 남자라면 그 동안 함께한 시간마저 아까우니 당장 헤어지라고 여자에게 말하고 싶었다.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사랑은 그 다음이라고. 그리고 이런 건 사랑이 아니라고. 나는 오래 전부터 내 연애 문제를 누군가에게 상담하기 보다는, 남의 연애 문제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 주는 편이었다. 그래서 수많은 이들의 다양한 연애 상황들에 대해서 듣고, 같이 분노하고, 같이 안타까워했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사랑을 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라 누가 잘하고 있고, 누가 잘못하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 공통점은 누구든, 혹은 어떤 방식의 사랑이었든 간에 그것이 끝나고 났을 때 쉽게 훌훌 털어버리거나, 자책하지 않거나, 과거의 연인에게 집착하지 않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거였다. 사랑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돌보기 시작하는 당신에게, 사랑이 끝나고 당신은 더 좋아질 거라고 말해주는 이 책은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사랑의 가장 중요한 스킬은 사랑하는 법도 사랑 받는 법도 아닌 이별하는 법입니다. 이별을 통해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배우고 더 나은 사랑을 위해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더 잘 이별하기 더 잘 사랑하기'중에서

이 책의 저자인 디제이 아오이는 일본에서 35만 명의 SNS 구독자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은 상담자로 이미 유명하다. 저자는 말한다. 깨진 사랑 앞에 덩그러니 남은 자신이 싫어지지 않도록, 이별이 할퀴고 간 상처의 통증을 견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이별을 당한 사람에게, 혹은 사랑의 유효기간이 다 됐을 때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애초에 상냥한 이별 따윈 없으니 깔끔하게 헤어지는 연인인 척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 친구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여자에게 사랑 운운할 때가 아니라고, 한시라도 빨리 물리적인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만나선 안 되는 나쁜 남자들의 속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이별을 겪었을 경우, 충분히 사랑했으니 마음껏 이별하고, 그걸로 인한 상처를 받았다면 아픔을 딛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가끔은 '애인이 없는 사람보다 애인밖에 없는 사람이 더 불행하다고' '쓸데없는 연애 따위 할 필요 없다고' 따끔하게 조언하기도 하고, 상대의 행동이나 말 때문에 상처 받은 이들에게 '당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으니 반드시 그와 헤어져 행복해져야 한다'고 토닥여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상대를 너무 사랑하느라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주체적으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너무도 와 닿았다. 그리고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니고,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올 테니 미련을 떨쳐 버리고, 나답게 살 수 있도록 위로해주는 말들이 참 따뜻했다.

 

사랑이란 누구에게나 어렵게 마련이고, 이별로 인한 슬픔 역시 매번 겪을 때마다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당신, 사랑이 끝나고 나서 더 멋진 내가 될 수 있도록, 떠나는 사람보다 앞으로 만날 사랑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보자. 미련 따윈 집어 던져 버리고, 징징댈 바엔 엉엉 울어버리고 툭툭 털어내 버리자. 아프다고? 정말 다행이다. 안심하고 마음껏 울어 보자. 세상에 흘려서는 안 되는 눈물 따위 존재하지 않으니까. 오늘 내리는 비는 내일 피는 꽃을 위한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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