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한창 인기 있을때 한 팟캐스트방송에서 남성 출연진들이 유일한 여성 출연자에게 물었다. 

"이정도로 대단한 책인가요?"

"에이 현실이랑 달라요. 너무 과장했네. 특수한 경우죠."

이부분을 듣다가 어? 여자들이 다 공감할만한 이야기는 아닌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연예인들의 결별 혹은 이혼소식 같은 가쉽성 뉴스를 보다가 어머니가 한마디 거든다.

"저저. 내가 알아봤지. 여우 같더니만, 기가 세니까 그렇지." 등등의 말.

어? 어머니는 어째서 당신이 여자이면서 여자 편을 안들지? 왜 가부장적인 발언를 하실까?

(꼭 여자라서 여자 편을 무조건 들라는 말은 아니고 동성이면 더 감정이입이 더 잘 될거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이 책 『여자는 인질이다』를 읽으며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살아남기위해' 여성들은 남자에게 유대감을 느끼고 남자의 시각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는 마녀사냥의 역사는 물론, 세계 다르 곳에서 벌어진 비슷한 선례를 의식하며 살아간다. 남자는 여자를 죽일 수 있으며, 여자를 사회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폭력을 쓸 수 있고, 정말 사소한 것마저 여자를 죽이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현실이 우리 의식 깊이 새겨져 있다. 다시 말해 역사적으로 보면 여자가 '죽어도 싼 년'이 되기는 너무도 쉽다.

(p.192~193)


강남역 살인사건을 필두로 최근부터 사회적인 이슈가 된 여성을 상대로 한 사건들은 범행동기가 진짜 '여성'이라는 이유였다. 그리고 이것이 최근에 벌어진 것도 아니다, 늘 있어왔다. 가정의 문제, 혹은 연인의 문제라는 그림자에 숨어버려 제대로 부각조차 되지 못했다. 



이 책은 우리가 대부분이 알고 있을 '스톡홀름 증후군'의 실제 사건인 1973년에 일어난 스톡홀름 인질사건을 통해 보여진 남자의 폭력이 사랑하는 관계에서 생각보다 얼마나 왜곡되어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나름 친절이라고 여자들에게 베풀었던 것이 '친절'이 아니었음을 오만이었음을 느꼈을땐 머리에 망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여자를 보호하려는 행동은 폭력적인 행동과 서로 모순되는 듯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호와 폭력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남자가 여자를 보호하려 든다는 것은 남자가 여자에게 악의를 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테드 번디가 여자를 차 세워둔 곳까지 데려준 건 여자에게 얼마나 절실히 보호가 필요한지 알았기 떄문일 수 있다. 남자가 보호 행동을 하는 기저에는 여자를 대하는 남자들의 저열한 태도와 행동에 느끼는 동질감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레이디 퍼스트'와 기사도 정신이 시작되며, 남자가 여자에게 사소한 친절을 베푸는 것도 모두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을 수도 있다.

(p. 259)


남자가 여자에게 베푸는 친절이 말 그대로 그저 친절이라면, 다른 남자나 여자가 본인에게 같은 친절을 베풀어도 남자는 기뻐해야 할 것이다. 다른 남자나 여자가 담뱃불을 붙여주거나 의자를 빼서 앉혀주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소득, 명예, 권력, 심지어 자시느이 자아까지도 파트너에게 의탁하는 데 불만이 없을 것이다. 밤에 차 세워둔 곳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남자나 여자가 있으면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떤가? "남자가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일은 누가 자신을 여자로 -아니면 여자처럼- 보거나 대하는 일이다."

(p.277)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현실을 발견했을때 머리 속이 잠시 하얘진다. '지금껏 내가 살아왔던 실제가 그저 한면만 바라봤던거야?' 책을 본 뒤로 겪게되는 현실을 마주할때 두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어떻해야 해야될까? 그냥 무시하고 예전처럼 없었던 일처럼 살면 편한데 라고 생각해본 적도 있다. 내가 잘나서 여성주의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던 이 읽기들이 이제는 별생각없이 누려왔던 '일상'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뉴스보다가도, 예능을 보다가도, 팟캐스트 방송을 듣다가 글을 읽다가 등등 '어? 이건.. 아닌데?...' 많은 여성들이 실제 공포를 느끼는 현실에서 나는 아직 겨우 그런 사소한(?)불편함을 느끼고 혼잣말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왜 같은 곳을 살면서 한쪽은 늘 일방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살아야 하는 걸까? 연인관계, 사랑하는 관계에도 동등한 관계가 아니었음을. 이 왜곡된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 출발하자. 생물학적 남성인 내가 성평등을 향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앞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여러 책을 읽고, 앞으로도 더 읽으면서 고민해봐야겠다. 



여성학 수업에서 모든 여자가 이런 순간을 겪는다고 설명하면, 남학생들은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여자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도 안 된다는 어투로 정말 이런 경험을 해 본 사람이 있냐고 묻는 남학생이 매년 한 명씩 나온다. 그럼 여자 학생들은 "지금 장난치는 거지?"같은 말로 반응하며 놀란다. 남학생들이 충격을 받는 만큼이나, 여자 학생들도 남자들은 이런 경험을 아예 알지도 못한다는 데에 충격을 받는다. 여자의 삶은 항상 공포가 자리하는데, 남자의 삶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대화다. 이 지점에서 가부장제 사회가 여자가 아닌 남자로 살아간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극적으로 드러난다. 한 성별에게 큰 공포로 가득한 삶이, 다른 성별에게는 공포가 없는 삶이 당연하게 생각되고 있다.

(p.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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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9-08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랙겟타님의 이 글을 읽으니, 또 한 번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하기를 잘했구나 싶어요. 계속 참여해주고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책 읽으면서 하얘지는 경험을 한다 하셨는데, 저는 아프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했던 잘못된 생각들과 행동들도 돌아보게 되고요. 이 책은 제가 같이읽기 하면서 가장 충격적인 책이었고 인상깊은 책이었는데, 앞으로 제 삶에 이성애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잘 읽었어요, 블랙겟타님!

블랙겟타 2019-09-08 12:46   좋아요 0 | URL
아직 많이 공부중이죠. 모르기도 모르고 생각할 부분도 많으니깐요.
같이 읽지 않았으면 이런 책 있는 줄도 몰랐죠. (๑•̀ᴗ-)

이성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시간이 되었어요.
네. 앞으로 읽을 책들도 열심히!

공쟝쟝 2019-09-26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이 책은 읽으면서 진짜 머리 몇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사랑은 무엇인가....... 아, 사람은 무엇인가....... 아..... 그런거였나???????? 뭐 이런생각. 그러고 보니 우리 함께 많이 읽어왔네요... 와........ 페미니즘 책읽기하면서 많이 불편해지셧다니 참 잘 하고 계시네요.(응?) ㅋㅋ 저는 불편과 분노의 감정으로 날뛰던 시간은 지났고.... (물론 시시 때때로 자주 자주 불편하고 화나고 아프지만)..... 의존하지 않는 법, 의지하지 않는 법, 스스로를 진짜로 믿어보는 것을 연마중입니다........ 그것이 가부장제뿐만 아니라 그 무엇이든요~ 함께 읽으면서 조금씩 더 변화해가요. ㅎㅎㅎ 좋은 것 같아요 ㅋㅋ 케케

블랙겟타 2019-09-26 21:46   좋아요 1 | URL
음... 이 책을 읽으면서 일반적인 이성연애관계에 대해서도 뭔가 공평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죠.

네! 함께 꽤 많이 읽었죠 ㅎㅎㅎ 사실 약간의 불편함뿐인 제 감정을 어떻게 제 생각으로 녹여낼지는 계속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고민중이에요.

저도 ‘함께 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V•̀ᴗ-)✰

공쟝쟝 2019-09-26 22:31   좋아요 1 | URL
그쵸 이성애 무엇.. 아니 사랑 무엇? 사랑이라는 감정은 스톡홀롬증후군이란 말인가.....
 
[eBook] 여자 전쟁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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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발견하게 된건 심심해서 알라딘 페이지를 이것 저건 보던 중..(심심하면 알라딘에서 책 탐방을 합니다.^^;;)

'여자 전쟁'이라는 책의 옮긴이가 심수미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응?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상세페이지를 들어갔더니 

역시나 JTBC기자인 심수미기자가 맞았다. ^^

'책도 번역하시고 그러시나..?' 그러면서 벌써 장바구니에.. 이미 결제완료... 나중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잊어버리려는 와중에 4월의 여성주의 책 읽기에 선정되었다는 기가막힌 타이밍! 이기도해서 이번에 읽게 되었다는 중요하지 않은 사연..


비슷한 문제를 다루는 책을 여려권 읽다보면 '어? 이전에 읽었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길 본적이 있는데..' 라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전통.. 종교.. 전쟁중에 벌어지는 강간.. 등 여러번 내가 보았던 광경들이 또 되풀이해서 읽는 과정이 유쾌하진 않았다. 그만큼 지독할만큼 오래되어왔고 아직도 벌어지는 광경이기 때문이기에 여려 책에서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 


나는 BBC의 다큐멘터리 <특파원> 담당부장을 설득해서 성착취 인신매매 업계와 유엔 평화유지군 그리고 병사들의 연관성을 탐사보도하게 됐다. 우리는 다큐멘터리 제목을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Boys will Be Boys'라고 지었다.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자주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되는지를 드러내자는 취지였다.

(p.327)


이 대목에서는 너무 뜨끔했다. 여성문제에 관심이 없던 시절에 이 책에 보았던 끔찍한 문제들을 보며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치부했던 때가 분명 있었다. 지금에서야 조금 인식을 하고나서 이런 문제들을 접하니 이럴 수가 있나? 충격을 받으며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지만 이런 나조차 생물학적인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 읽을 때와는 공감의 강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당장 내가 하루아침에 바꿔질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어설프게나마 여러 알라딘 이웃들과 함께 여성주의 책 읽기도 하고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어설픈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의 저자인 수 로이드 로버츠는 여성의 문제만 천착해서 취재를 한 사람은 아니었다. 중국의 장기밀매, 미얀마의 군부부패등 사회, 경제, 국제 이슈룰 다 망라해서 탐사보도를 했던 영국의 유명한 르포 기자였다. 잠입취재의 선구자로서 여러 위험한 곳을 드나들며 취재를 해 많은 것을 담았다.

심수미기자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탐사보도를 하는 수 로이드 로버츠 기자가 특히 30년동안 여성 부분에 대해서만 이렇게 묶어서 책을 쓴데는 아마 그 모든 걸 관통하는 기본적으로 폭력의 구조에 최하위에 여자들이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라고 했었다. 

그녀가 2011년 시리아에서 가짜 신분증을 들고 현지인 운전기사의 청각장애를 가진 여동생인 척하며 군인들의 삼엄한 검문을 통과했던 적이 있었으며 때로는 아마추어 조류학자 행사를 하거나 어느 때는 그저 물정 모르는 관광객인 척, 또는 남성 지배적인 세계에서 한없이 겁먹은 여성 여행자 척을 용기있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여러 국가에서 벌어진 것들이었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문제가 한 특정국가에서만의 문제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감비아에서는 할례문제를..

아르헨티나 5월광장의 할머니들의 이야기..

너무 엄격한 보수주의 가톨릭 문화로 인해 생겨난 아일랜드의 사례..

사우디,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문제.

동유럽에서의 성 인신매매..  

파키스탄의 강제결혼과 명예살인문제가 파키스탄 국내에서만의 일이 아닌 영국으로 이민해온 영국이민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

보스니아 콩고 내전에서는 전쟁의 수단으로써 대규모 강간이 벌어졌던 사례..

전세계가 여성에 대한 끔찍한 일 투성이다. 그리고 이것은 과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는 것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보스니아 전쟁이 끝난 후 유엔은 수천 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명목상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체제를 안정시키고 법과 질서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역 주민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두둑한 월급을 받는 평화유지군이 도착하고 얼마 안가 인신매매범들과 그 피해자들이 생겨났다고 말해줄 것이다.

(p. 323)


동유럽에서 나타난 유엔의 평화유지군들은 이 나라에게 어떤 피해를 끼쳤는가..

왜 인신매매범이 끊이질 않았는지..


그들은 인신매매당한 여성들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함께 일했던 남자들의 태도가 어땠는지를 묻는 사람도 있었다. 볼코백은 고위 장교들 사이에 '전쟁터니까 어쩔 수 없잖아'식의 태도가 존재했다고 답했다. 그녀는 여성경찰관들이 남성 동료들로부터 겪은 성희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남자들이 다 그렇지'라는 만연한 분위기로 요약했다. 그녀는 자신들이 성적으로 학대하는 여자들을 경멸하는 남자들의 태도에 절망했다. "이 여자들은 전쟁터의 창녀들이고, 자신들이 원해서 몸을 파는 매춘부들일 뿐이라는 거죠."

(p. 342~343)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나는 이 자리에는 어떤 모습이 발견되는가.


그게 쿠르드족의 방식이고 또 요르단과 파키스탄의 방식이다. 내가 방문하는 모든 국가에서 이 말을 들었다. 우호적 관계를 다지고 사업상 거래를 확정지으려고 떼어주는 필지처럼, 여성에게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라고 강요하고, 열네 살짜리 소녀를 사십대 중년 남자에게 보내버리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 문제는 여성의 지위와 관련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성은 사고력도, 감정도 없는 재산의 일부로 여겨진다. 성숙하고 상호적인 성인의 애정관계를 가질 기회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의 처녀성과 절대적인 순종은 가족의 명예와 직결돼 있고, 이 명예는 여성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간주된다.

(p. 424~425)


그가 설명하기 위해 '전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을 상대로 하는 얼마나 많은 범죄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인류는 세계화되고,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분명히 더 풍부한 지식을 갖추었는데도 시대에 뒤처지고 이해할 수 없는 전통을 경외하는 마음을, 이성을 무시하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전통이라는 아우라는 여성혐오를 감추고 심지어 범죄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되는가?

(p. 444)


이 두번째 발췌한 글은 저자의 분노한 모습이 그려진다. 전통이 이렇게 무섭다. 왜? 어째서 전통이란게 뭐길래 여성의 인권을 파괴하면서 까지 지켜야 하는 것일까? 전통, 종교등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실은 근거가 없으니까 인간의 생활에서 보다 한 차원 높다고 인식되는 전통, 종교라는 단단한 벽으로 근거도 빈약한 정당성을 애써 찾으려고 한다. 앞서 읽었던 책에서도 느꼈지만 얼마나 비겁한 일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까지도 이러한 비겁한 변명을 하며 무자비하게 권력을 누려왔던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 자신의 나라인 영국의 사례가 나온다.

성별의 임금격차 또는 차별에 대해 썼다. 그런데 이 장을 읽는 도중 갑자기 끊겨버린 부분이 있다.



엄마의 글은 여기서 끝이 났다. 엄마가 다음에 무엇을 더 쓰려고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p.543)


그 이유는 저자인 수 로이드 로버츠가 이 책을 집필하던 중 완성하지 못한 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버린 것이다. 수의 자녀인 세라 모리스가 나머지 부분을 대신 썼다.  비록 더 쓰려고 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남겨진 쪽지와 엄마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며 조심스럽게 마무리 짓고 있다.


잘 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살짝(?) 깨작거린 분야가 임금격차였던지라 이 마지막 장이 나에겐 또 새롭게 다가왔다. 한국에서 성별 임금격차를 실제로 비교해보면 당연히(?) OECD평균보다 차이가 더 심한 편이다. 이유들은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양분된 노동시장'인데 높은 전문성과 고임금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 남성층이 강세인 곳이 많고 상대적으로 낮은 전문성과 저임금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곳이기 때문에 격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게 의외로 한쪽에서는 격차가 정당하다는 논리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남성이 고위험군을 담보하는 일을 하기때문에 임금을 더 받는다는 것이고 여성은 그만큼 저위험을 감당하고 있으니 저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자연스런(?) 어쩔수 없는 격차에 불과하다고도 설명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것만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개인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특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예를 들면 지역의 차이 (보수적인 지역에서의 살아온 여성과 보다 덜 보수적인 지역에서 살아온 여성과의 차이)라던가 남성과 여성의 학력의 차이(요즘이야 성별간의 학력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이전세대의 경우는 차이가 꽤 날 것이고..) 


여성의 급여가 남성보다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자신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가 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남성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믿게 했기 때문에, 남성들과 달리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p. 556~557)


이렇게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자체가 여성들에게 보다 진취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움추려 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임금 격차에 한몫을 할 수도 있다. 


<일상의 성차별Everyday Sexism>이라는 책을 쓴 여성주의 운동가이자 "일상의 성차별 프로젝트"를 설립한 로라 베이츠는, 여성의 돌봄 의무가 임금 상승의 장벽이라는 논쟁이 애초부터 여성만이 돌보는 사람이라는 성차별적 전제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p. 558)


<뉴스 스테이트먼>의 부편집장인 헬렌 루이스는 이렇게 적었다. "'모성의 덫'은 자본주의의 가장 불편한 비밀 중 하나를 드러낸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개 여성들의 너무도 많은 무급 노동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 노동은 직장에서의 기회와 그에 따른 평생의 수익력을 희생해야만 가능하다. 이십대 남녀의 임금격차는 거의 근절되었지만 '모성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의 임금은 출산에 전념한 시점부터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p. 560)


예전에도 말했지만 특히 여성의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생김에 따라 당장의 임금 손실 뿐만 아니라 역량을 쌓아야할 경력 초기의 시기에 쌓지 못하고 운 좋게 다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받았던 임금보다 적은 금액으로 일을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모성 격차'로 설명하듯 모성 격차가 성별 임금격차의 원인에 꽤 많은 부분을 담당 있다고 생각한다.


딸은 어머니의 인생을 보고 배운다. 나는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내 딸에게 수없이 강조해왔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활동을 집안의 남자들에게 엄격히 통제받고 그들의 지시에 복종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땅에 떨어져 있다.

(p. 183)


나는 정말 엄마가 몸소 보여준 덕분에, 여성이라는 것이 나를 뒤처지게 만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러니 엄마, 전혀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말아요. 나는 기자이자 어머니로서 당신과 당신이 이뤄낸 성취가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엄마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네, 여성들은 시도하고 경쟁해야 합니다. 엄마가 우리에게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까요.

(p. 565~566)


앞부분에서 수 로이드 로버츠가 쓴 대목이 있다. 많은 여성 인권의 유린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딸에게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적극적인 삶을 강조해왔었다. 실제 마지막 장에 딸인 세라 모리스가 그것에 대한 화답이라도 하듯 엄마 자신께서 스스로 몸소 보여준 덕분에 여성이라는 것이 수동적이거나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가 행했던 많은 취재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의 딸을 잘 자라게 만들어 주었고 그렇게 무엇보다도 잘 아는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며칠전 한 기사를 봤다.

"Look at all those women!" (저 여자좀 봐!)

한 외신 기자가 지난 4월 신문의 날에 청와대 트위터 영문계정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남긴 메세지라고 한다.

청와대 트위터 영문계정에는 신문의날 행사에 문대통령이 참여한 사진이 첨부되었었다.

그 외신 기자는 현장 사진 속의 여성들을 주목하라고 했지만 정작 그곳에는 여성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여성 언론인이 소외된 한국 언론인에 대한 현실을 꼬집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기계적으로 여성언론인 몇명, 남성 언론인 몇명 맞추자는 의견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들이 점유한 언론 환경에서 언론이 여성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제아무리 고집스럽게 싸운다 하더라도 그토록 뿌리 깊은 여성혐오와 믿음, 그뿐 아니라 조직적 부패를 넘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쉽게 끝나지 않을 전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p. 570)



출처 및 참고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699

미디어오늘, 신문의날 헤드테이블 자세히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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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8 0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44페이지는 오늘 여기서 읽으니 더 분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청와대 사진을 외신 기자가 리트윗한 일이 있었군요. 그러고보면 그렇게 끊임없이 불공평하다, 잘못되었다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아주 느리게, 속터지게 느리게 변하긴 하지만요. 갈 길이 멀어 답답합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블랙겟타님. 자, 지치지 말고 계속 갑시다!

블랙겟타 2019-05-28 20:30   좋아요 0 | URL
네. ^^ 다락방님 지치지 않게 밀어드리면서(?) 페이스메이커 할 자신은 있습니다. (´◔‸◔`)? ㅎㅎㅎㅎ

공쟝쟝 2019-05-28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짝짝짝!!!!! 전 여자전쟁은 못읽었지만 진득허니 읽고쓰신 독후감을 보며 훑어볼 수 있었네여~! 5월이 얼마 안남아서 5월책 어서 읽어야 겠어요 ㅋㅋ 잘 배웠습니다!

블랙겟타 2019-05-28 20: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5월 책, 저도 얼른.
같이 읽어요 ㅋㅋㅋ

공쟝쟝 2019-05-28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말이지요... 눈에 콱 밟히는 문장이있는데 말입니다 (김상중톤) 겟타님 생물학적 남자시라고요???? (저 왜 찰떡 같이 20대 여성일거라고 믿고 있었죠??)

블랙겟타 2019-05-28 20:22   좋아요 0 | URL
네.?! 제..제가 그렇게 보였었나요? ㅎㅎㅎ 숨길 의도는 아니였는데요..( ˃̣̣̥᷄⌓˂̣̣̥᷅ )
제 스스로도 꽤 남성적인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서 전혀 생각치도 못했.. ㅋㅋ
(이것도 선입견일까요.. (´◔‸◔`))

공쟝쟝 2019-05-28 20:39   좋아요 1 | URL
이것도 고정관념인가봐요. 여성주의책을 같이 읽는 이모티콘 표정이 풍부한 다정한 댓글을 달아주는 이는 젊은 사회초년생 여자 일 것이다....(ㅠㅠ 반성)

블랙겟타 2019-05-28 23:19   좋아요 1 | URL
아니에요. ㅎㅎ 괜찮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저도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많이 공부하는 중이에요.
아. 앞으로도 (다정한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다양한 이모티콘(?) 보여드릴께요. ◡( ๑❛ᴗ❛ )◡

공쟝쟝 2019-05-28 20:5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최고시다!!🤣🤣🤣

다락방 2019-05-28 21:04   좋아요 2 | URL
아놔 ㅋㅋㅋ 다양한 이모티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고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5-28 21:08   좋아요 1 | URL
(V•̀ᴗ-)✰
 















(3. 종교가 박해한 '타락한 여자들':아일랜드 ~ 5.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에서의 성폭력:이집트)


종교. 정확히 말하면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여자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유럽에서, 중동에서, 아프리카에서, 어디든이며. 기독교, 이슬람 가릴 것 없이.


여성의 성에 대해 성모마리아가 비현실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세운 이래 남성들은 이에 대비되는 '타락한 여자'에 집착해왔다. 초기 기독교의 현자로 통하는 성 예로니모는 4세기에 "여성은 만악의 근원"이라는 글을 남겼다. 13세기에 발의된 교회법Canon Lows은 여성 감금을 정당화했다.

"추악한 육욕으로 인해 결혼의 침상을 내버리고 타락한 여성들은 하느님을 위해서……

종교에 귀의한 여성들이 있는 수녀원에 배속시켜 영구적인 고행을 하도록 해야한다."

19세기 초 아일랜드에서는 이런 사상이 인기를 얻었고 대부분의 대형 세탁소가 이떄 지어졌다.

(P. 134~135)


'막달레나 수녀원사건'이라는 것을 다큐멘터리에서 얼핏 봤던 기억이 났다. 

인권유린의 사례로 당시에 보면서 부산 형제복지원사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막달레나 수녀원에서의 인권.. 

특히 여성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내용이 이 책 한 파트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현재에도 가톨릭계의 심각한 흑역사로 기록되는 이 사건은 종교가 '여성'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태초부터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견지했던 종교인의 말씀은 후대로 내려올 수록 더욱 단단한 법이 되었다.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고 지금보면 철저히 2등 사람쯤으로 여겼던 것 같다. 초기 기독교의 현자로 불리는 분은 여성을 만악의 근원이라고 칭했으며 여성은 가만히 놔두면 안될 사람이었다. 가만히 놔두면 타락하는 존재이니 가정으로 국한한다면 철저히 남편의 그늘에 있어야 했고 넓게는 판단력과 절제력이 있는(?) 남자들의 말을 들어야했다. 


19세기 초 아일랜드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대형 세탁공장들은 대부분 군시설이라던가 호텔, 정부시설쪽에서 위탁 받아 사회시설로서의 역할을 했던 가톨릭 수녀회에서 세탁업무를 맡아서 하는 형태였다. 

수녀회에 속했던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이 업무를 맡았는데 이들은 일명 '타락한 여성'들이었다. 대부분 매춘부, 미혼모들이었는데 비현실적인 엄격한 기준으로 여성의 성에 대해 판단해  아무나 막 잡아들였다. 매춘부, 강간으로 인한 임신한 여성, 심지어 '예방'의 차원으로.. 외모가 뺴어나다는 등. 근거도 없이 많은 여성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낙인이 찍혔다. 미혼모들은 아이와 강제로 생이별을 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는 정신없이 바쁜 세탁 일이 영혼을 정화하는 공인된 방법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금지된 성교에 관여한 남자들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데 이런 에너지를 쏟은 적은 없었다.

(p. 136)


가부장적 사회의 도덕적 질서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와, 노동자를 공짜로 부려먹으면서 이익을 얻으려는 종교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이들 세탁소는 그 정당성을 더욱 공고히 확보했다.

(p. 137)


수녀원은 '감금'되어 있던 많은 여성들에게 강제노역을 시켰고 구타, 심지어 신부에 의한 강간도 이루어지는 등 인권유린의 장소였다. 당시 아일랜드, 영국 사회 분위기 자체가 이런 타락한 여자들은 정신없이 노역을 시키는 것만이 영혼을 정화하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믿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 이런 기준이라면 타락한 남성이라면?? 

이렇게 여성들을 철저히 솎아내고 처벌하면서 남성들에겐 전혀 그러지 않았다. 

이렇게 자행해왔던 이유가 있다면 사회적으로 볼때 가부장적인 도덕적 질서를 유지해야할 필요성과 노예형태의 무임금 강제노역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종교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은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철저히 여성의 인권이 유린되가며 많은 여성들이 죽어갔다.

19세기초라고 해서 옛날얘기가 아니다. 

이 수녀회세탁소는 내가 살고 있었던 20세기 말까지 존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만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질 못했다.


아랍국가라고 한다면 지금도 무턱대고 드는 생각이 종교적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곳아니야? 라고 생각이 든다.

많이 변해왔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랍권 국가에서는 여성들을 억압을 넘어선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슬람 종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표적인 아랍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의 와하브파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와하브파는 특히 근본주의를 엄청 강조하는 분파로서 심각한 여성차별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무슬림국가에서 히잡(머리와 얼굴을 둘러싼 형태)정도 쓴다면 정숙한 옷차림(어?)으로 여성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이 허용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슬림 여성복장의 폐쇄적인 형태인 니캅(눈만 들어낸 채 얼굴 전체를 감싸는 형태)와 부르카(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싼 형태)를 입어야되고 남성의 보호자(가족 혹은 보호자)의 동행이 아니고서는 절대 돌아다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파트의 제목이 가장 큰 여성 감옥이라는 것이 납득이 된다.


와하브주의는 여성을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영원히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한다. 여성은 집을 나서기 전에 반드시 남성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병원치료를 받거나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교육기관에 입학하거나 또 여행을 할 때도 집 밖에서 보내는 매 순간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남성 보호자는 여성이 몇 살이든 상관없이 결혼시킬 수 있다. 만일 이혼한 여성에게 아버지와 남자형제마저 없다면, 십대 아들에게서 이러한 특권을 누릴 허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p. 185)


마찬가지다. 앞서 가톨릭도 그렇듯 이슬람계의 와하브파도 여성을 남성과 동일시 보고 있지 않다. 

결함이 있는 형태 미성숙한 인간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리고 심지어 영원히 성숙하지도 못한다고 판단(!)했다. 

영원히 여성은 남성과 동일 선상으로 같아 질 수 없는 것이다.

모든 행동이 남성의 판단아래 행해야 하고 남성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애초에 이런 종교적 판단이 막장이였기 때문이니 이것의 백미는 만약 이혼여성일 경우 아버지든, 남자 형제가 없다면 무려 아들이 엄마인 여성의 행동권을 가질 수 있다.


젠더 분리의 관습은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고위 와하브파 성직자들이 근거로 드는 개념은 크게 두 가지다. 여성을 잠재적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성의 '능력부족' 때문에, 즉 여성은 너무나 음탕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면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다.

(p. 186)


뭐 이젠 놀랍지도 않다. 앞의 가톨릭의 '타락한 여자'들에게 집착했듯이 와파브파 또한 마찬가지로 타락.. 그것도 '잠재적'인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선천적으로 음탕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내버려두면 큰일 난단다.

이쯤 되면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죄다. 

어째서 어떤 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이렇게 죄가 될 수 있단말인가?

많은 남성들은 떳떳하게 성 권력을 놓치기 싫어서라고 얘기 하지 못한다. 

'어허험...아니.. 하느님께서..알라께서.. 부처께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냐...따라야되느니라..' 라는 식으로 

비겁하게도 숭고한 종교 뒤에 숨어버린다. 


딸은 어머니의 인생을 보고 배운다. 나는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내딸에게 수없이 강조해왔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활동을 집안의 남자들에게 엄격히 통제받고 그들의 지시에 복종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땅에 떨어져 있다.

(p. 183)


여기 내용에서 저자 수는 자기 딸에게 수 없이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는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마지막 장으로 연결되어서 읽으니 마음 먹먹해진다. 

(다음에 다시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겠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그들의 어머니를 보고 어떻게 자랄까? 철의 장막처럼 공고한 남성상위의 벽앞에 무기력감을 일찍이 배우기 때문에 많은 사우디의 여성은 이러한 것을 어쩔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간다..


와예하 알후웨이더와 동료 인권운동가들은 사우디 남자들이 이처럼 여자를 고의적으로 '유아화'하는 데 절망하고 있다. "동물에게 갖는 감정과 비슷한 겁니다. 아무런 존중도 없는. 단순한 동정에서 비롯한 친절이에요. 한 여성에 대한 소유권은 한 남성에게서 또 다른 남성에게로 이전될 뿐이죠" 이것은 여성혐오의 궁극이다. 동등한 존재로서 여성이 응당 갖고 있는 지성이나 능력을 부인하고, 그저 먹여주고 보호해줘야 하는 아종亞種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p. 220)


여성을 보호해줘야 할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배려따위가 아니라 아무런 존중도 없는 자의적 행동이다. 여성의 소유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남성은 다른 남성에게만 이전할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뫼비우스의 띠다. 끝이 없다. 항상 제자리로 돌아온다. 달아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전혀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딴 식으로 여성을 취급하는 이유를 알후웨이더는 사우디 남성은 결국 여성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타의 일반 국가처럼 정정당당히 여성과 경쟁해서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에 비겁하게 종교의 무기를 내세워 억누를려고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집트의 사례를 보자.

2010년에 시작된 아랍의 봄은 이집트도 피해갈 수 없었다.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을 위해 많은 이집트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혁명이 일어났다.

아랍권에서도 상징적인 나라인 이집트에서 이러한 혁명이 일어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고 세계의 눈이 주목했다.

중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사건이기도 했다.

결국 무바라크는 사임을 했고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많은 이집트 시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놓친 장면이 있다. 시위대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사건들이다.

시위대에 참가한 남성에게서, 군인들에게서.. 이 순간만은 정부군, 반정부시위대는 한마음이다.



아랍대안포럼의 정치 연구원 하비바 모센은 이집트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일그러진 판단'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집트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세 배는 더한 압박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첫째, 시위대로 참여하며 군사정권에 맞서고, 둘째, 그저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그 자체로 사회와 맞서며, 셋째, 공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모든 것들과 또 싸워야만 해요. 각양각색의 핑곗거리가 주어집니다. 소위 전통, 문화, 심지어 종교의 중요성 같은 것들 말이죠. 한마디로, 언제나 여성의 잘못으로 귀결됩니다. '품위 있고' 정숙한 여성은 시위나 연좌 농성에 참여하려고 집 밖으로 나갈 리가 절대로 없다는 논리예요. 그러니까, 이 여자가 애초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왜 그곳에 갔나?"

(p. 248~249)


시위대에 같이 참여했다고 해서 안타깝게도 남성과 여성이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여성은 당시 정부와 뿐만 아니라 삼중고와 싸워야 했다. 군사정권과. 사회와. 공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와.

이 중에 하나와도 싸우는 게 버거운데 3개의 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2011년의 당시 이집트의 여성들은 그랬다. 결국 화살은 '여성'이라는 이유가 포함되어서 날아왔다. 


여자가 여기가 어디라고! 

그렇다면 너희들은 '타락한 여자'들이구나

혼을 내줘야 겠구나.


이런식의 사고흐름이었을까? 


이후 다행히 경찰에서 성폭행 당한 것을 진술하더라도 경찰이나 검찰에서 돌아오는 답은 

"그 여자는 대체 왜 거길 간 겁니까?" 였다.


이 시기에 여성인권에 관한 의제가 중요한 안건으로 취급되지 않않던 게 문제입니다. 집단 강간, 성희롱, FGM과 같은 일들은 그냥 곯아 터지도록 방치됐습니다. 여권신장은 별개의 사안으로, 더욱 화가 치미는 건, 이집트 전체 인권에서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와 치안 등 더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처리할 수 잇는 사치품 같은 취급을 받은 거죠. 여성 인권이야말로 경제와 치안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온통 방위 문제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국경 전반에 걸쳐 임박한 위험으로부터 이집트를 구하는 문제 말입니다. 파시즘에 기울고 있는 민족주의와 음모론에 관란 것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권리는 지금도 그렇고 이제껏 단 한번도, 우선순위에 올랐던 적이 없습니다.

(p. 275~276)


이 시기에 많은 여성들의 희생과 용기는 무엇을 성취했을까라는 저자 수의 질문에 이집트 출신의 BBC 특파원 샤이마 칼릴은 냉정하게 위의 내용으로 답했다.


과연 한국도 이 대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여성의 권리가 우선순위에 올랐던 적이 있었던가?

여성의 권리는 언제? 라는 물음에..

아니야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정치야. 등등의 대답만 들어왔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타락한 여자'는 이름으로 수 많은 여성들을 탄압해왔다.

남자인 내가 읽어도 숨이 턱턱막힌다.

세계 곳곳의 사례에 슬퍼지기도 숙연해지기도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은? 이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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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2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우디아라비아 읽을 때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되잖아요. 도대체 거기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나 싶고요. 저도 페이퍼로 언급한 기억이 나는데, 여성을 억압한 이 모든 현상에 종교가 단단히 받침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힘없고 약한 자들의 의지처가 되어줄 수 있는 게 종교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가, 오히려 그 반대로 힘없는 자들을 더 억압하는 게 종교라는 걸 알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방법은 있을지, 우리가 앞으로 갈 수는 있을지... 그런 것들에 대해 막막해지기만 해요. 물론 이 책에서도 틈틈이 거기에 맞서고자 하는 여자들이 등장했고 그것을 수 로이드 로버츠가 기록했다는 것은 분명 희망적이긴 하지만요.

블랙겟타 2019-05-22 10:26   좋아요 0 | URL
종교적이지 않은 나라에서도 여성에 대한 억압과 탄압이 있는 상황에서 철저히 종교적인 나라에서는 어느정도일지 가늠이 안되더군요. 이 책에서나 앞서 같이 읽었던 책에서 볼 때 종교가 참...여성에게 나쁜 짓이란 것은 다했고.. 그것이 아직도 유효하긴 하죠..ㅜㅜ

네. 역사적으로 용기있게 맞선 많은 여성들의 희생과 이런 책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저같은 사람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거겠죠.
 















(1. 가장 잔인한 칼날, 여성 할례 -감비아-)


흔히들 '법의 영역'을 사회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반응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 '법의 영역'에서 이미 사문화 된 규정이었던 낙태죄에 대해 응답했다.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를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의견을 큰 틀에서 지지한다. 

그러나 찜찜함이 있는데..? 위헌이면 위헌이고 합헌이고 합헌이지 불합치 판결은 뭘까?


헌법불합치 판결은 해당 법률 조항을 곧바로 위헌 무효로 판결한 경우에 생길 수 있는 규범적 혼란과 입법의 미비를 방지하고,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내리는 '변형 판결'중 하나다. 

넓게 해석하면 '위헌 판결'의 일종이다. 

헌재가 다시 공을 국회로 넘겼다. 국회에서는 20년 12월 31일까지 헌법에 합치하도록 개정해야한다.


마땅히 정치권에서 해결해야될 문제를 최후의 영역인 사법에 떠넘긴 것은 좋은 사례는 아니다. 

정치권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내가 해결하기엔...좀 그렇고. 사법에서 답해준다면 뭐.. 생각해볼께." 인 꼴인데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임을 고려한다고 해도) 그 사법조차 과감하게 위헌을 내리지 못하고 헌법불합치라는 결정을 내리며 마지막 책임을 다시 정치권으로 돌렸다. 2년의 동안 낙태죄는 숨이 붙게되었다.

이러한 판결조차 과거와 비해 역사의 진보라면 진보일까?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낙태죄'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법률적 처벌 규정으로 묶어버렸다.

남성의 출산 선택을 가족을 중요시하는 훌륭한 선택이고 여성의 임신 중단은 이기주의자이고 불법을 저지르는 자로 규정해온 것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이렇게 인류는 여성의 몸을 가만두지 않았는데 이 책 『여자전쟁』1장에 나오듯이 '할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할례' 하면 이슬람 문화권에서 자행되는 전근대적인 악습으로 알고 있긴 했으나 1장을 읽으면서 더 심각한 일임을 느꼈다.


종교(신)이 문제인가 남자가 문제인가.


그는 능글거리는 눈빛으로 답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글쎄요. 당신은 일반적인 여자들과는 좀 다른가보죠."

앞선 무식한 주장보다도 이 웃음에서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만일 그가 진심으로 어린 여성들의 성기 절제가 신의 섭리이고, 여성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웃지 않았으리라. 그는 자신이 내뱉는 말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바로 그 점이 재미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 자체가 성기 절제는 오직 여성 통제를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그가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p. 43~44)


'이맘'(이슬람교 교단의 지도자를 지칭)의 이러한 태도로 보면 사실 그들도 다 알고 있다. 

할례가 숭고한(?) 종교적 의식로써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 당연히 잔인한 일이라는 것을.

심하게 말하면 즐기고 있다고 할까. 결국은 종교를 떠나 여성 통제에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행하는 것이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해야 한다는 신념은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훔친 이래로, 초기 기독교 교부들은 여성은 믿을 만한 존재가 못 된다고 경고해왔다. 기독교의 기풍은 성 삼위일체의 교리부터 오늘날 남성 중심적인 교회의 계층 구조에 이르기까지 가부장제를 확고하게 지켜왔다.

(…)

성경이 가르쳐온 창조론의 오류를 폭로했던 19세기의 혁명적인 과학 사상가조차도 이러한 성차별적 시각에는 굴복했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은 아담과 이브의 신화는 부인했을지 몰라도 그의 자연선택설은 인간 종의 수컷을 편애했다. 약하고 지능이 떨어지는 여성은 자연선택의 영향을 덜 받고, 덜 진화될 수밖에 없다고 믿었던 것이다.

(p. 44~45)


여성의 통제는 앞서 읽었었던 책에도 여러번 봤듯이 뿌리 깊은 역사가 있다. 기독교의 기풍은 오늘날까지 남성 중심적인 교회의 구조에서 보듯 가부장제를 확고하게 지키는 역할을 했고 창조론의 오류를 지적했던 과학 사상가도 끝까지 수컷 중심적 사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또 다른 이맘은 이렇게 말했다.


"예언자가 행했고, 평화는 그분과 함께 있으니, 이는 이슬람 율법에 의해 합법화된 것입니다."

 이 답변은 예언자 마호메트와 코란에 대해 익히 일려진 역사를 뻔뻔하게 무시하는 행태였다. FGM(여성 성기 절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p. 55)


그들 마저 작게나마 느끼는 찜찜함(?)마저 결국 종교의 이름으로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종교라는 벽 뒤로 숨어버린 꼴이다.

이렇게 누가 보더라도 '할례'라는 행위는 전혀 여성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의식이다.

그럼에도 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이 힘든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런지 FGM 반대 운동가 나왈 엘 사다위는 이렇게 말한다..


"법만으로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그런 관습을 근절할 수 없습니다. 개별 가정의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할례가 여성들에게 유익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지만 모두 거짓말이죠." 통상적인 무슬림 가정이 아카카의 이맘 같은 사람에게서 주로 정보를 얻는다면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p. 56)


뿌리 깊은 역사적인 관습으로서 맹목적인 믿음으로 오랫동안 굳어져있기 때문에 악습을 없애는 작업 또한 쉽지않다는 것이 

다.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금 이순간도 행해져 피해자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없애야 하는 악습이다. 


국가든 인류든 오랫동안 여성 통제에 힘써왔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일을 바로 잡는 일은 지난난 과정을 필요로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넘어져야 겨우 한 걸음 갈 수 있겠지만 그 겨우 한 걸음때문에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많은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다.


나는 자문했다. 도대체 왜 전 세계 인구의 51퍼센트나 되는 여자는 21세기에도 여전히 평등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 위해 운동을 벌여야 하는 걸까? 마치 우리가 박해받는 또 하나의 특정 소수민족인 것처럼.

(p. 11)


마지막으로『여자전쟁』의 저자 수 로이드 로버츠는 안타깝게도 이 책의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출처 및 참고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824

미디어오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남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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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4-20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완성이라서 정말 아쉬운 책이에요. 그래도 딸이 쓴 마지막 내용도 좋았어요.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해요. 딸이 저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정말 울컥한 마음이 들 정도로 감동했습니다.

블랙겟타 2019-04-20 12: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쉬워요.
아직 저는 마지막 까지 읽지 않았지만 cyrus님 말 대로 다 읽으면 감동받을 것 같네요.

단발머리 2019-04-23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자가 이 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읽다가 갑자기 뚝! <여기까지가 저자가 남긴 글이다>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딸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그녀를 얼마나 자랑스러워 했는지 알게 되서 좋았구요.
전 다 읽었는데, 아직 페이퍼를 ㅠㅠ

블랙겟타 2019-05-01 12:1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끝까지 읽으면 저도 그런 느낌을 받겠죠?
제가댓글을 다는 시점에 단발머리님께선 올리셨고..
저는 아직 다 읽지도 못했...ㅠㅠ 얼른 다 읽고 페이퍼도 부지런히 쓸께요. ^^

다락방 2019-04-24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고 관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때때로 닫힌 문 뒤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학대를 허용하기도 한다˝

할례에 대해서 수 로이드 로버츠가 한 말인데요, 관용이라는 핑계로 우리는 학대를 방치하고 있는 꼴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로 거주지를 옮겨도 문화 혹은 전통은 유지가 되는게 끔찍해요. 게다가 그 유지가 되는 문화는 다 여성에게 심각한 해를 입히는 거고요.

자, 블랙겟타님 힘내서 열심히 읽어요! 저는 다 읽었습니다. 음화화화홧.

블랙겟타 2019-05-01 12:2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락방님, 어떤 것이 관습, 문화화 되어버린 것이 얼마나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것을 문화라는 포장으로 외면해야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바꿔야죠. 그 문화라는 포장으로 얼마나 특히 여성이 피해를 지금도 당하고 있는지를 안다면요.

저는 러시아로 잠깐 외도를 하는 통에 읽는 것이 조금 지체되었네요.
얼른 따라가고 5월의 책도 합류할께요. ^^
(언젠가 부터 조금 뒤쳐지는 것같아 제가 같이 으쌰으쌰를 못하고 있는것같아 죄송하네요 ㅠㅠ)
 
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지음, 강세영 옮김 / 당대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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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권의 여성주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성평등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큰 이유중 하나가 '가부장제'라는 무시무시한 제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부장제'라 한다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단어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는 유구한(?) 전통을 지니고 있는 유교 한스푼을 더 넣어 옛날 옛적부터 그냥 가부장제도 아니고 유교적인 가부장제가 이 땅에서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낯설지 않은 가부장제라는 것이 세계적인 제도(?)였다는 것을 안 것은 그렇게 오래지 않았다. 결국, 현대 자본주의에서도 가부장제란 유용한 제도였기 때문에 자본주의형으로 변형이 되어 아직까지 굳건하게 살아남았다. 


한편, 자본주의는 특히 자신의 입맛에 맞는다면 모든지 자기 것으로 변형하여 어느정도 수용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의 자본주의하에서는 기계화와 고도산업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노동생산성으로만 성장하는 시대는 지나면서 오히려 기존의 자본주의하의 전형적인 체계였던 남성육체노동자-여성가사노동자의 모습이 어느정도 붕괴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가부장제의 붕괴로 이어진 것은 아니고 굳건한 가부장제의 흐름에 특이점이 온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균열은 냈다고 볼 수 있지만서도.)


그렇다면 한국에서나 다른나라에서나 자리잡고 있는 이 '가부장제'는 언제 부터 시작된 것일까?

『가부장제의 창조』의 저자 거다러너는 가부장제가 역사적인 산물이라고 확신하며, 역사 속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답한다. 특히 역사를 공부해보면 전형적인 남성의 역사인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듯이, 사회의 기록된 대문자 역사를 보면 수천년에 걸친 관한 이야기가 오직 남성들에 의해서만 기록되고 그들의 말로써 얘기되어 왔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들의 관심은 대부분 남성들에 관한 것이었다.

(p. 29)


러너는 기존의 역사를 대문자 역사History와 기록되지 않은 과거인 소문자 역사history로 구분지어 여성의 역사는 이 소문자 역사로부터 재발견되고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양성간의 가부장적 관계의 모체는 경제·정치적 발전이 국가를 충분히 제도화하기 전에, 그리고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발달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처럼 초기단계에서도 한 계급에서 다른 계급으로의 이동은 여전히 매우 유동적이었고 최하계급에까지도 상향이동은 분명히 가능하였지만, 점차 특정 계급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이 세습되기 시작하였다.

(p. 130)


놀랍게도 역사적으로 살펴보니 가부장제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발달하기 이전에 이미 가부장적 관계의 모체로서 자리잡고 있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론은 전통적 설명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프로이트에 있어서 정상적 인간은 남성이었다. 그리고 그의 정의에 의하면 여성은 남근(男根)을 가지지 못한 일탈적 인간이며 여성의 모든 심리적 구조는 이 남근결핍을 보상하기 위한 투쟁에 모아져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p. 38 ~ 39)


여성은 늘 남성에서 부터 해석되어져 왔다. 특히 프로이트는 이런 설명을 강화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남성이고 여성은 남근이 없는 결핍적 인간으로 해석하는데서 출발했으니 말 다했다..


남성이 가구와 혈통에 '속해 있었다면', 여성은 그들에 대한 권리를 취득한 남성에게 '속해 있었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쉽사리 주변인이 된다. 죽음, 별거 혹은 더 이상 성적 파트너로 소용이 없어짐으로써 남성의 보호를 잃게 되면, 여성은 주변적이 된다. 국가가 형성되고 위계와 계급이 확립되기 시작한 그 시점에, 남성은 여성집단에 있는 더 큰 취약성에 주목하였고 차이(difference)가 한 집단을 다른 집단과 분리 시키고 나누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음이 분명하다. 이런 차이는 성과 나이처럼 '자연스럽고' 생물학적인 것일 수도 있고, 감금과 낙인찍기와 같이 사람이 만든 것일 수도 있다.

(p. 139)


따라서 노예제는 처음 잉태된 시기부터 남성과 여성에게 뭔가 다른 것을 의미하였다. 일단 노예가 되면 남성과 여성 모두 다른 사람의 권력에 전적으로 종속되어 자율성과 명예를 상실하였다. 남녀노예들은 보상없는 노동을 하고, 종종 주인에게 개인적인 서비스를 해야 했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노예상태는 주인 혹은 주인의 대리인을 위해 성적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

분명히 계급억압은 결코 남성과 여성에게 같은 조건으로 간주될 수 없는 것이다.

(p. 156)


거의 천년 동안 '노예제'에 대한 관념은 '여성'이라는 바로 그 정의(definition)에 반영되는 양식으로 현실화되었고 제도화되었다. 이전 시기의 결혼교환에서 자신들의 성적·재생산 서비스가 사물화된 여성은 공적·사적 영역과의 관계가 남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간주되면서 그 시대의 막바지를 맞이하였다. 남성은 그 계급위치가 강화되고 재산 및 생산수단과의 관계에 의해서 정의되었다면, 여성의 계급위치는 성적 관계에 의해 규정되었다. 

(p. 166 ~ 167)


역사적으로 남성에게 '속해 있었던' 여성은 남성집단에 비해 취약성을 가지고 있었고 남성들은 이 부분에 주목하였다. 이는 곧 구분짓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였다.  

노예가 생겨난 시기를 살펴봐도 그렇다. 최초로 노예가 된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임에도 역사가들은 이 사실을 가벼이 여겼다. 점차 여성을 넘어 남성 노예까지 생겨난 것도 사실이었으나 노예로서 받는 계급적 억압을 남성과 여성이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노예라면 공통적으로 노동력을 주인에게 종속되어있음은 물론이고 여성에게는 플러스 알파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결국 여성의 계급위치는 성적 관계에 의해 규정되었다.


함무라비법전은 국가권력의 한 측면인 가부장적 가족의 제도화가 시작되었음을 표시한다. 그것은 여성의 지위가 남성 가장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에 의해 결정되는 계급사회를 반영한다. 빈곤한 평민의 부인은 그녀의 의지나 행동과 무관하게 남편의 지위변화에 의해 존중받을 만한 여성에서 채무노예나 매춘부로 바뀔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어떤 남성도 자신의 성적 행동 때문에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지 않는 데 비해, 간통 등 결혼한 여성의 성적 행위나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순결을 상실하면 그녀의 지위가 낮춰질 수도 있었다.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여성들의 계급적 지위는 항상 남성들의 계급지위와는 달리 정의된다.

(p. 248 ~ 249)


함무라비법전에서도 마찬가지로 가부장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의 지위가 남성 가장의 지위와 재산에 의해 결정되는 계급사회로 부터 출발되어 쓰여졌기 때문인데 결국 지금까지도 여성들의 계급적 지위는 항상 남성들의 계급지위와는 다르게 정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서에서도 가부장제의 흔적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성서에서 성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은유는 남자의 갈비뼈로 창조된 여자에 관한 은유와, 신의 은총에서 인간의 타락을 초래한 유혹자 이브에 대한 은유이다. 이 두 은유는 여성의 종족을 신이 승인했다만 증거로써 2천년 동안 인용되어 왔다. 동시에 이들 은유는 그 자체만으로 성별관계에 관련된 가치와 실천을 정의하는 데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다. 창세기와 같은 시적·신화적·풍습적 복합체에 대한 해석은 해석하는 사람의 욕구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예상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해석의 전통이 지나치리만큼 가부장적이었다는 점과, 지난 700년 동안 여성들이 개인적으로 구축해낸 다양한 페미니스트 해석들이 그동안 굳건히 지켜졌고 신학적인 인가도 받았던 기독교신앙 이전의 오랜 전통에 대해 대항해 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 318 ~ 319)


남성들이 주요 설명체계 속에 우주와 신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서열화하기 시작했을 때, 여성의 종속은 이미 너무도 완벽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연스럽게'보였다. 이러한 역사적 전개의 결과로, 서구문명의 주요 은유들과 상징들 속에 여성의 종속과 열등성에 대한 가정들이 통합되었다.

성서의 타락한 이브와 아리스토텔레스의 훼손된 남성으로서의 여성이라는 개념과 함께, 우리는 본질, 기능, 그리고 잠재력에서 차이가 있는 두 종류의 인간-남성과 여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가정하는 두 개의 상징적 구성물들의 출현을 보게된다. "열등하며, 채 완결되지 않은 여성"이라는 이 은유적 구성물은 사실성의 힘과 생명을 취하는 방식으로 모든 중요한 설명체계 속에 각인되게 되었다.

(p. 368)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성서에도 가부장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 감흥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니었지만 자세히 이정도로 쓰여져 있을 줄은 몰랐다. 성서에 여자의 탄생부터 남성의 갈비뼈로 시작되었다는 유명한 은유와 신의 은총으로부터 인간의 타락을 부추긴 인물로서의 이브를 묘사하고 있는 것은 이후 성별관계 정립에 있어 그 어느 것보다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느끼고 있다.


이 책『가부장제의 창조』는 가부장제의 기원과 전개를 역사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남성인 사람이 읽어나갔기 때문에 여성독자가 읽었을 때의 그 것과는 완벽히 같다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남성의 눈으로만 바라봤기 때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소문자의 역사 history를 살펴보는 것은 충격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역자는 "가부장제는 역사적 산물이며, 그러므로 역사를 통해 종식될 수 있다는 러너의 기본전제를 받아들인다면,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성서시대를 통해 형성되고 공고화된 가부장제의 역사이자 여성과 남성의 역사에 대한 면밀한 탐구와 이해는 그것이 어느 장소와 어느 문화에서 일어난 사실에 대한 것이든 우리의 현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고 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오류를 범했는지도 배울 수 있다.

(p. 455)


우리가 기존의 History가 아닌 history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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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4-08 0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습니다, 블랙겟타님.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리뷰도 적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같은 밑줄을 보게되면 그건 그것대로 반갑지 뭡니까!


가부장제의 창조는 어려웠고 제가 그 내용을 백프로 이해했다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 전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게된 것 같아요. 아마도 그래서 책을 읽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열심히 함께 가요!

블랙겟타 2019-04-08 22:36   좋아요 0 | URL
네 저야말로 좋은 분들과 같이 읽게된 덕분에 이렇게 한권 한권 읽게되는 걸요 뭘 ㅋㅋ ♪( ›◡‹ )
대신 처음으로 참여했던 2월에 비해서 글쓰기 빈도라던가 읽는 속도도 현저히 느려진 것은 반성 해야 겠어요 ^^;;;

저도 한권한권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아는게 쪼꼼(?) 느껴집니다.
아직 여전히 부족하지만요.

4월부터는 심기일전해서!! (•̀ᴗ•́)و ̑̑
네네!! 열심히 함께 가요!

단발머리 2019-04-08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블랙겟타님처럼 우리 나라의 유교적인 문화가 남녀차별, 여성혐오의 최전선인줄 알았어요. 동양이 서양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했다고 할까요. 가부장제의 역사에 대해 읽어가면서 동서를 막론하고 이미 인류 역사 초기때부터 여성이 소수자로서 약자로서 ‘제2계급‘으로 강제 강등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읽어갈수록 알아갈수록 더해지는 막막함 ㅠㅠ

그나저나 위의 사진에 읽은 기록 남기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무척 고급스러워보입니다^^

블랙겟타 2019-05-27 21:15   좋아요 1 | URL
네 단발머리님.
저도 한권한권 읽으며 알아가는 것이 있지만 이 앎이 유쾌한 것인가라고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었거든요.. ㅠㅠ

저는 스티키가 없는데 읽은 티는 내야겠고..(?) 해서 첨부한 사진인데요.( ・ワ・)?
무려 8년동안 쓰고 있는 책 기록 관리 어플 ireaditnow HD라는 어플이에요. 근데 제가알기론 ios한정으로만 있어서 안드용은 아직 없는 것 같더라구요..;; 아이폰을 가지고 계신다면 강추하는 앱입니다.

제가 지금 쓰는 버젼은 유료 프리미엄버젼인 ireaditnow HD이지만 (앱 가격이 3천원대, 연간 사용료도 3천원대로 알고 있어요) 무료버전인 ireaditnow 도 있습니다.

둘다 기본적인 기능(기록 관리)는 다 있구요. 차이라면 유료버젼은 아이폰-아이패드 간의 동기화가 되어 패드에서도 큰화면으로 볼 수 있고 몇가지 자잘한 기능이 추가된 정도라고 볼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