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거나 또라이거나 - 무슨 짓을 해도 괜찮아, 청춘이니까!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엮음 / 홍익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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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대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은 캠퍼스 생활을 누린다는 것보다 곧 다가올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봐야 될 것 같다. 대학생들은 자격증 따는데 몰두하며, 토익, 토플 준비에 열심이다. 누가 먼저 취업을 나가느냐, 어느 대기업에 떡하니 붙을 것이냐,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런 대다수의 대학생들 중에서도 여기 이 책에 실린 32명의 청춘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스펙보다 스토리를 택한 20대들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그 분야에 미쳐있는 덕후들이다. 여기서 덕후의 뜻이란 '한 가지에 미쳐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사실 나 또한 대학생활을 즐기기도 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격증 따기에 몰두했고, 같은 과 내에서 가장 먼저 취업을 나갔다. 하지만 나의 전공을 따라 간 일임에도 이것이 나에게 맞는 일인가?라는 회의가 들었고, 결국에는 다른 길로 전향하고 나의 직업을 바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학교에 입학원서를 넣을 때, 과를 정하는 것에 신중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가 원하는 전공인지. 점수에 따라서가 아닌, 고등학생 때부터 내내 고민해야 할 일이었다. 점수가 아니라, 어떤 것을 배워야 한다는 목표를 말이다. 그래야 대학교에서 그 일을 마음껏 배울 수 있고 전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이제야 든다.


여기 이 책에 나오는 32명의 청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확고한 것들이 있어서 신념을 가지고 그 길로 뛰어든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고뇌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청년들도 있다. 결국 청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청년들은 힘들지만 행복하고, 또 성공한다. 120번의 자소서를 쓰며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고, 젊은 사람이 텃밭농사를 왜 짓냐는 반문에도 당당히 농사를 지었던 청년들의 모습, 양봉으로 성공하기 힘들어~ 공부나 해.라고 잔소리했던 사람들에 맞서 양봉을 시작한 청년. 그들의 모습들 하나하나가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아, 그리고 최근에 읽었던 아리랑 청년도 이 책에 한 명의 덕후로 실려 있어서 참으로 반가웠다.


별종이라 불리는 청년도, 희망이 없었던 청년도, 돈이 없어 오직 아르바이트만 했던 청년도 그들 모두는 아직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고, 누군가로부터 덕후라고 불려도, 또라이라고 불리어도 청춘이기 때문에 괜찮다. 아직 어린 청년들이지만 그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좋은 조언의 글들이 책 속에 너무나도 많았다. 다 담고 싶었지만, 타자로 치기에 한계가 있어 4가지만 옮겨 보았다. 대학 입학을 준비 중인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참 많은 도움을 받겠다 싶어서 추천해드리고 싶다. 




즐겁지 않은 꿈은 집착일 뿐이고, 즐겁지 않은 사랑은 붙잡음일 뿐이며, 즐겁지 않은 삶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따름이다. 타의에 의한 시련은 어쩔 수 없다 치자. 이를테면 실연이나 군대 같은 것. 그러니 최소한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서는 즐겼으면 한다. 고시 공부를 하든, 취업 준비를 하든 말이다. 이왕 사는 거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p.26)


실패했지만, 나는 버텼고, 단단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내일이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변하는 순간이 그리 덜컥 찾아오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내 방식대로 실패를 반복하는 일. 그게 내가 바다를 찾는 방법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나를 찾기 시작했다. (p.67)


한쪽 발만 담근 채 수영을 배울 수는 없다. 또한 천재지변이 있을지언정 우리가 극복하지 못할 상황은 없다. 처음이 두려워서 도전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온몸을 파도 위에 내맡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곧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힘차게 전진해 나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 파도타기를 끝낼지는 모르지만, 난 그때까지 항상 마이크를 붙잡고 있을 것이다. (p.75)


어떤 일이라도 처음이 가장 힘든 것처럼 한 번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더 큰 역경이 오지 않는 이상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큰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이겨낼 힘이 기억에서 나온다. 이렇게 점점 커다란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쌓이는 것이 연륜이 아닐까 생각한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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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
최복심 지음 / 문이당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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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검색하면, 이 인물을 소개하는 란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온통 의문투성이인 생애

추정된다, 확증은 없다, 진짜 정체를 둘러싼 구구한 주장들, 이라는 문장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인지 셰익스피어에 대한 글들은 정말 넘쳐난다. 그의 희,비극들은 얼마나 많이 응용되었으며, 책들은 이루말할 수 없고, 무대에 오르기를 몇번이나 했는지 우리는 손 꼽을 수 없다. 그리고 여기에 셰익스피어에 들린(신들린것은 아니고, 그정도로까지 그녀의 삶을 가득 채운-) 한 여자가 있다.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베로나의 줄리엣의 집을 다녀오고 난 후, 어느 날 셰익스피어의 꿈을 꾸게 된다. 꿈 속에서 녹색과 회색 장정이 된 두꺼운 책 2권을 셰익스피어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녀에게 내밀었다. 본인의 기억이 담긴 유물이라며, 소중히 간직하라고 건네주었으며 그에 해당되는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돈이 없다고 대꾸하자, 셰익스피어는, 그러면 책을 가져가는 대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막무가내로 대답한다. 이 꿈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을까? 그녀는 꿈에서 깨어났고, 그 날 이후 셰익스피어에 들렸다. 그 대가는 어떤 것일까?


총1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각장에 들어서며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의 한 단락들이 먼저 소개된다. 그리고 이어서 주인공 여자 김문영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2권의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직장내 애로사항과 상사들의 불소통으로 인해 힘겨워 하지만 그녀만의 뚝심으로 자신의 길을 당당히 나아간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 선우. 그는 유부남이었지만, 애인으로 그녀를 두었다. 죽을때까지 사랑한다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사랑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셰익스피어가 꿈 속에서 치뤄야 한다던 대가를, 그녀는 어쩌면 톡톡히 치뤄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사랑을 잃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성격대로 변함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뭐랄까. 독특했다. 온통 주인공 여자의 삶에서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에 관한 것이었고, 거기에 그녀의 일과 사랑이야기를 녹아낸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만나서 반가웠고, 한 여자의 직장내에서의 이야기와 삶과 사랑이야기가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소설의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앞으로 이런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많이 만나보았으면 한다.



 

그가 눈에 생기를 담고 내 질문에 서슴없이 대답했다.

"물론 내 의지는 너와 함께 가는 거야. 하지만 셰익스피어도 인간이 일을 벌이지만 그걸 마무리하는 건 하늘이라고 말했잖아. 한 치 앞의 일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사라고 말했고."

"갑자기 샘 해리스가 쓴 <자유 의지는 없다>가 생각나네요. 우리가 자유 의지대로 어떤 선택을 한다고 믿고 있지만 그 선택은 자유 의지와는 무관하게 결정된다고 해요. 실제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직전에 뇌가 보인 반응을 통해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상할 수 있때요."(p.164)


이상하게 그와는 자꾸만 어긋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를 허용하면서 함께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나는 후회의 감정에 사로잡혀 휘청거렸다. <사랑의 헛수고>에서 "사랑은 이상하게 부담스럽고, 철부지처럼 변덕스럽고, 분별없고, 어리석은 일로 가득 차 있다"라고 나와 있듯이.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사랑이 찾아오는 건 신비로운 일이고,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다가오는 사랑은 받아들이라"라고 조언했다. 그를 만난 것도 어쩌면 운명이다.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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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싱가포르, 클로이입니다 - 글로벌 앵커우먼의 Life Lesson
클로이 조 지음 / 마젠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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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한국인, 한국의 세계인 50인에 선정되었다고 하는 클로이 조. 그녀는 누구일까?

나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그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좀 더 그녀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서 검색어로 찾다가, 최근에 김수로, 김민종의 '마이 퀸' 11회에서 그녀가 소개된 것을 발견하고 그 프로그램을 다시 보게 되면서 그녀에 대해 책과 더불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 최 초로 CNBC에서 앵커로 활양하고 있는 그녀는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앵커로서의 삶을 살게 된 것은 한국에서 최초의 국제방송인 아리랑 TV에 입사 한것 부터였다. 그곳에서 보여준, 자신의 일상이라고는 없는 꿈으로의 달리기. 그녀는 얼마나 열정적이었던가? 나였다면, 힘들 때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내가 위해서 였던 일이었던가. 나의 시간들을 모두 쏟아부으면서 할 만한 일이던가. 라는 회의가 많이 들었을 테고, 하차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일에대한 의심과 회의가 들때마다, 스스로 자신을 확신시켰다고 한다. 이것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다시 매진한다. 매진하고 또 매진하는 그녀는 현재 싱가포르의 케이블채널 CNBC 아시아 본부 메인 앵커로 경제 뉴스 프로그램 '캐피탈 커넥션'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너무 멋진 여성이었다! 그녀는 일을 함에 있어서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는 폭넓은 분야까지 넘봄으로써, 자신의 일을 한차원 더 높이 발전시켰다. 그녀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가장 큰 성공 노하우는, 그런 부지런함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자신도 거기에 맞춰 남들보다 더 빠르게 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강해보였고, 부러웠다. 그 당당한 모습이 그녀 자체의 모습이었다.


나는 생각해본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매순간 순간 결정을 잘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지금의 그 자리에 있기까지, 그녀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에 대해 자신이 옳게 결정했다고 자신을 설득시킨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아니 나만 해도,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 정말 많이 힘들고, 그 결정을 했더라도 나중에 후회한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던 한 가지는 그것이었다. 아, 내 일에서 회의가 들때마다 자신을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구나. 라고. 세계적으로 위상을 높인 한 여성을 이 책을 통해 만나서 기뻤다. 앞으로 더 그녀의 활약을 기대한다. 그녀는 변함없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나는 개인적인 갈등, 힘든 스케줄, 빡빡한 마감을 처리하며 일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이때의 힘들었던 시간이 내 앞날에 도움이 되었고, 기초가 되었다고 믿는다. 만일 그 엄청난 인내의 시간이 없었더라면 나는 그동안 겪었던 차가운 시선, 경쟁, 비꼬는 말 등 뉴스 룸에 들어갈 때마다 부딪히는 갈등의 순간들을 겪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들릴 테지만 가장 힘든 경험이야말로 나를 강하고 현명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 시간동안에 아주 귀중한 교훈을 배웠다. 그래서 인생에 나쁜 경험이란 없다. 우리가 그 고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이다. 그리고 우리는 고통과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고, 잠재력을 발휘하게 된다. (p.38)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물론 이런 경험들이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하지만 자신을 발전시킨다는 명목 하에 우리는 경쟁 속으로 뛰어들곤 한다. 그러나 그 경쟁으로 생기는 위험요소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의 도전이 쉽게 풀리지 않고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난 야심 때문에 늘 그런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다른 선택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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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문, 환문총
전호태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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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환문총에 대해서 알아야 될 것 같다. 환문총은 중국 길림성 집안현 태왕향 하해방촌, 집안평야 동북쪽 끝의 용산 남쪽 기슭 서편에 위치해 있다. 고구려의 흙무지돌방무덤으로 1935년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서 그들의 조사로 인해 벽화고분으로 밝혀졌다. 이 무덤은 널방 벽에 그려진 겹으로 이루어진 둥근무늬로 인해 환문총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그 둥근무늬의 사이사이로 사람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그것은 원래 그려졌던 그림이 있었다는 말이었다. 처음 환문총의 널방 벽에 생활 풍속을 주제로 한 벽화가 그려졌는데,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그림 위해 다시 회를 입혀서 새로운 벽면을 만들고 겹둥근무늬의 장식무늬 벽화가 그려졌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왜 다시 벽화를 그렸던 것일까? 그 물음에서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나조차도 왜 다시 벽화가 그려졌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이는데, 역사학자들은 얼마나 궁금했을까? 당연한 말이다. 평생을 고구려 고군벽화 연구에 매진했던 저자 전호태 씨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궁금증을 토대로 이 책을 발간해 내셨다. 그 비밀이 풀린것은 아니지만, 의문을 가지고 연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싣게 된다. 그런 자신을 책 속 주인공에서 한인규라는 국립박물관 미술부의 학예사로 설정해둔다.


한인규는 책의 저자처럼 환문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대학 선배로부터 고태일이라는 사람의 책 보따리를 얻게 되면서, 그의 연구는 심도있어진다. 환문총의 두번 그려진 것의 수수께기의 실마리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며, 그에 따른 역사적 상황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고구려인들의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벽화 소재의 형태나, 수정한 사례는 자주 발견되었지만, 벽화의 주제를 바꾼 경우는 환문총이 유일했으므로 집중을 받음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각장마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구려의 역사상황과 무덤, 고분벽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주제를 두고 다양한 사람들을 등장시켜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만든 독특한 구성을 연출하였다. 조금 에둘러 표현하는 것 같은 난해함도 있긴 했지만, 독특한 구성이 눈길을 끄는 책이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동심원문들이 왜 저런 무덤 속에 그려졌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조선 절간 대웅전에 모셔진 탱화 속 부처나 보살의 두광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고향집 근처 너럭바위 위에 새겨진 장식무늬를 떠올리게도 했다. 널방 입구의 괴수는 새로 그린 그림같지 않았다. 동심원문들만 새롭게 그린 이유는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p.83)


성문 근처에서 쳐다보니 초원 끝 구릉지에 우뚝 선 고구려의 성이 위압적이다. 커다란 돌들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은 까닭인가. 이전에 보았던 흙벽돌로 쌓은 성들보다 단단하고 육중해 보였다. 모두 처음 보는 고구려의 성을 힐끗거리며 통나무를 다듬어 짠 커다란 성문 사이로 들어선다. 이제부터 나와 두 스님, 우리에게 딸린 가족들은 고구려에서 살아야 한다. 이전처럼 생구로 살겠지!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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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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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명상이라는 것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니, 한번 해본 적이 있다. 오래전에 문화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러 갔을때, 진행자가 교육을 시작함에 앞서 잠시 명상하는 시간을 갖자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 모든 소음을 끄고, 자신 내면안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했던가? 아무런 생각을 하지 말고 심호흡을 해보라고 했던가.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십분간 그래보자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때 외에는 따로 명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관심도 없었고 말이다. 명상. 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도를 아십니까?' 이런 부류에 해당되는 것 같고, 또 '기체조' 이런 단어도 생각난다. 그래서 명상을 해보겠다거나 명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의 그런 생각에 조금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명상 같은 건 하지 않을 거야.' 가 아니라, 명상 자체에 아예 관심이 없었던 내가 말이다. 명상을 하므로써, 뭔가 나 자신에게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가 아닌, 그냥 단순히 해보고 싶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내가 있던 자리에서 하루 단 몇분만이라도 그런 시간을 가져볼까? 라는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저자 댄 해리스는 미국 아나운서 이다. 그의 복잡한 삶에서 '명상'이 주는 기쁨으로 이 책을 내게 되었고, 나처럼 명상에 대해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것이 가져오는 변화를 느껴보라고 말이다. 그는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심각한 스트레스로 인해 많은 정신과 의사들과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명상'이라는 것에 안착하게 되었는데, 그는 말한다. 명상을 하므로써 100%의 행복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10%정도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10%로로 인해 당신의 인생에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면, 조금의 변화라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괜찮은것 아니냐고.


자신의 삶 속에서 느낀 일들을 아주 솔직하게 저자는 담고 있었고, 그의 글은 유쾌했다. 나의 머릿속에서 매일 쓸데없이 이리뛰고 저리뛰는 것들을 다스리는 방법을 갖는 것이 명상법이다. 또한 명상을 함으로서 나타난 좋은 변화들이 과학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나처럼 명상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명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보다는 말이다.




명상에 대한 일반의 오해가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는 것은 우선적으로 문화적 장벽 때문이겠지만 명상가들의 책임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의 말하는 품새나 행동에서 일반인들이 거리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상은 일종의 두뇌 운동일 뿐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머릿속 목소리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도록 그 목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운동이다. (p.9)


골드스타인의 유머는 내게 큰 위안이다. 물질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그의 고백도 마찬가지다 앉아서든, 걸으면서든 하루 종일 명상 수련을 하면서, 아니 수련하는 시늉을 하면서 이번 피정을 선택한 내 어리석음을 줄곧 한탄했던 지라 골드 스타인의 강론은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엄청난 열정을 지닌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열정은 강력한 전염성을 띠고 있다. (p.223)


야망을 추구하는 동시에 마음의 평화도 누리기 위해 지난 몇년째 노력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답을 얻지 못했다고 한숨을 섞여 하소연하자 마크는 특유의 절제된 화법을 구사해서 이렇게 대답했다. "해답은 초연함에 있습니다." 내가 너무나 막연한 얘기라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을 요구하자 그가 차분히 대답했다. "결과에 초연하라는 얘깁니다. 어떤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해서 성공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야망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그 노력이 항상 기대한 만큼의 결실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에 초연해져야 하는 것이지요.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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