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꿈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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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시 생소한 작가인 아르헨티나국적의 지금은 하늘에서 편히 쉬실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영웅들의 꿈」을 읽고 과연 이 것이 1950년대에 쓰여진 작품일까라는 작은 의구심이 들었음.
사실,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은 얀 마텔이나 최근에 읽은 파올로 코녜티작가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 데 물론 완전히 다른 느낌은 아니었지만 앞서 읽은 작품들보다 흥미진진하다고나 할까 분위기가 사뭇 달랐음.
가우나라는 청년이 경마장에서 엄청난 돈을 따서 흥청망청 쓰던 도중에 가면을 쓴 의문의 여인을 만나게 되는 데 그 게 3년이 지나도 강하게 남아있고 또 경마장에서 거액의 돈을 따자 3년 전과 똑같이 행하여 가면을 쓴 여인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하는 내용인데 여기서 마법사 타보아다의 딸 클라라와 만나 사랑을 빠져 그녀에 대한 애정을 느끼면서도 그녀로부터 벗어나고픈 마음도 동시에 느끼는 가우나가 마침내 클라라와 결혼을 하지만서도 그 의문의 가면 쓴 여인을 잊지 못하여 결국 그녀의 흔적을 찾기 위해 클라라 몰래 빠져나오게 되는 데 끝까지 읽었지만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후반부가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있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추천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보르헤스가 고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려지게 시작했다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음.
이 작품을 계기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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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유전자가 온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6
안덕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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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작가님의「고령화가족」을 아주 예전에 책으로 읽고 영화도 늦게나마 DVD로 본적이 있었는 데 그 가족들에 버금가는 가족들이 등장하는 안덕훈작가님의 「이타적 유전자가 온다」를 이번에 읽어 보았습니다.
서울대학교를 나왔으나 운동권출신으로 지금은 별볼일없는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첫째 피일남과 용문신을 등에 자랑스럽게 새겨놓은 철거용역일을 하는 둘째 피이남과 섹시한 얼굴과 몸매는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가꿀 수 있었으나 지성은 어떻게 하지 못한 카페 피에타를 운영하는 피이자와 자칭 시를 쓴다는 카사노바 사기꾼 사이에서 태어난 딸 이다, 그리고 이들의 유전자를 형성하게 해준 싸움 종결자인 할머니까지 정말 「고령화가족」에 버금가는 기족들이 아닐 수 없는 데 사실 작가님이 「고령화가족」에서 참고하였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들이 살고 있는 연립빌라와 피이자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는 상가가 재개발이 확정되어 턱없이 낮은 금액을 받고 쫓겨날 위기에 처해지게 되고 그들을 내쫓아내기 위해 철거용역과 공권력이 합세하는 모습을 보며 2월에 봤던 다큐멘터리 「공동정범」(너무 현실적이어서 도중에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과 상업영화인 「염력」이 생각났었어요.
중간 중간 최 게바라와 함께 했던 인문놀이방의 예비고등학생을 위한 인문논술교실에서 다뤘던 조세희작가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같은 유명한 작품들을 접해보지 않았는 데 이 것을 계기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안덕훈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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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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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이유없는 설레임을 가지게 했던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꽃님작가님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지 않을 수 없었어요.
옛날에 집에서 감명깊게 본 「시월애」처럼 편지를 보냈는 데 그 것이 과거에 있는 사람에게 도착하여 서로에게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조금은 독특하게 여겨졌고 영화 「시월애」는 남자와 여자가 편지를 보내는 시간대가 2년이라는 시간차를 유지하지만 이 소설은 처음 나에게 보냈던 은유의 시간대는 일정하게 흐르지만 처음 받았던 이름도 똑같지만 1982년에 사는 국민학교 3학년인 은유는 2016년 은유에게 편지를 받는 순간 초등학교 5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연합고사를 치뤄 고등학생이 되었다가 대학교에 들어가고 이제 대학졸업을 앞두게 되는 1973년에 태어난 조은유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면서 머지않아 2002년에 태어날 조은유와 함께 할 시간의 차가 많이 좁혀들어가는 것이 흥미로웠고 은유가 알려준 로또번호로 2002년 12월에 당첨되어 부자가 되고 또 2002년에 태어날 은유를 만나 자매처럼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았다라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었는 데 그 게 맘대로는 잘 안되나봅니다.
저는 솔직히 이 소설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제가 과거의 나를 만나 제 동생처럼 챙겨주고 싶은 상상을 한번씩 하고는 합니다. 뭐, 모르는 것 있으면 가르쳐주고 같이 동물원이나 놀이동산, 영화관같은 데 같이 가고 맛있는 거 먹는 그런 상상을 했었습니다.
(제가 외동아들이라 늘 제 곁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상상이 들었나봅니다.)
2002년 지금의 은유가 태어났을 그 해에 제 개인적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었던 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에게는 2002 한일월드컵이나 부산아시안게임, 대통령선거까지 정말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해이기 때문에 많이들 추억하실테지만, 제가 기억하는 2002년 초에 제 사촌동생이 태어났고 월드컵당시에 음력생일을 맞이했는 데 그만 아버지가 파출소에 연행되었던 기억이나 제가 친하게 지냈던 아는 동생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던...... 그 외에도 많은 기억들이 술술 떠오르게 되네요.
이꽃님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작가님도 잘 지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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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의 탄생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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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돌보던 조선족출신 베이비시터가 아이와 함께 갑자기 사리지고 시간이 지나 중국에 외딴 항구에서 아이의 토막난 사체가 발견된다(당신은 말한다)면, 남한으로 넘어가 정착하여 살아가기 위해 얻어야 했던 임미정, 림미정, 푸셰, 219등의 이름들(네 개의 이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가족들을 찾으려고 오늘도 전단지를 주섬주섬 챙기거나(미싱 도로시), 순식간에 벌어진 그 날의 사고로 사라져야했던 아이들을 아직도 찾고 있거나 잊으려고 애쓰다 노인이 되어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북극으로 떠나고(극) 학력을 위조하여 자신의 정자를 아이를 원하는 이에게 팔고(홀로, 코스트코)그렇게 생긴 아이를 두고 떠난 자리에 아버지가 아이를 오랫동안 컨테이너박스안에 가둬두고 욕구충족시키기 위해 ‘섹스돌‘과 함께 있게 하고(사막의 뼈), 아니면 장난처럼 나이많은 사람과 관계를 즐기다 뱃속에 생긴 아이를 결국에는 낙태(소녀의 난)하고 왁싱숍에서 가서 왁싱시술(브라질리언 왁싱)을 받고 그것들을 하기 위해 사채까지 써서 채권자들이 99% 채권 추심원에게 의뢰하여 추심원이 그들에게 찾아가 독촉을 하여(인어) 그 것에 못 이겨 모아놓았던 수면제를 털어 스스로 목숨을 끊게되는(점심의 연애) 이러한 이야기들을 뉴스에서 인터넷검색하면서 많이 접해보았는 데 오늘 읽은 신주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모서리의 탄생」을 보니 ‘모서리‘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이 낯설지가 않았는 데 아무래도 앞서 언급했듯이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접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딪치고 깨질 때마다 불뚝불뚝 솟아오르는 날카롭고 예민한 모서리들로 인해 찔리고 베여 붉게 붓고 피가 흐르며 생기는 상처들을 볼 때마다 신주희작가님의 글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작년에 읽었던 최정화작가님의 첫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보여주는 방식은 달랐지만.
앞으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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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 월간 정여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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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이어 월간 정여울이 2월에도 출간되었는 데 제목은 「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라고 함.
첫달 「똑똑」에서는 인터뷰가 3개정도 실렸는 데 이번에 나온 「콜록콜록」은 인터뷰는 실려 있지 않지만 2월의 화가인 남경민화가의 그림과 함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음.
들어만 봤고 읽어보지 않았던「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의 브론테 자매가 살았고 학교를 세우고 젊은 나이로 자매들이 요절하고 지금은 잠들어 있는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배경이기도 한 영국의 하워스를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글을 써보라고 하거나(이건 「똑똑」에서도 언급되었던 것 같은......)글을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응시하게 되고 눈물을 터뜨리는 학생들을 위로해주는 모습도 인상깊었지만 알을 품고 있던 암게가 온몸이 간장으로 물들여 이제 자신과 자신의 새끼들이 소리없이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려 새끼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많은 고민 끝에 얘들아, 저녁이야. 이제 불끄고 자야 겠다라고 어미 게가 이야기할 것을 생각하면 게요리는 잘 안 먹지만서도 아무리 작고 하찮을 지라도 그 것들에게도 생각과 감정이 있을 것이기에 조심스러울 것 같음. 3월은 「까르륵까르륵」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며 3월을 빛내줄 화가분도 기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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