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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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는 정신적 상호 연관성의 피륙을 짜는 방법이다. 은유를 은유로 표현한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관계가 은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관계를 볼 수 있으면 맥락을 보는 것이고 그것은 본질에 다가가는 지름길이다. "빛깔이 나를 갖는다. 나와 색은 일체다. 나는 화가다"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로 불리는 파울 클레의 말이다." 색채에 대한 자각을 독특하게 실현한 클레는 보는 것, 즉 관찰에 대해 유명한 말을 남겼다. "관찰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 "관찰은 은유로 표현되고 은유는 관계를 불러일으킨다.
보이는 것을 잘 보는 것은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것도 참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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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김보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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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끈다랑쉬오름은 비고 58m. 정말 ‘아끈‘하다. 분화구를 따라 한 바퀴 걷는 데도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정하고 보드라운 곡선에 숨이 편해진다. 인생도 딱 저 곡선만큼만, 적당히 굽이져 있다면 좋겠다. 너무 꼿꼿이 뻗지 말고, 살짝만 느긋하게 굽어지면 좋겠다.

날밤을 꼬박 새고 돌아간다. 돌아갈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물 흐르듯 여행했고 흘러 흘러 다시 돌아간다. 이만하면 잘했고, 이만하면 좋은 여행이었다. 못한 일보다 잘한 게 더 많다. 벌주듯 왔지만, 상처럼 누리다 돌아간다. 왜 그리 꾸깃, 구겨져서 살았을까. 왜 그렇게까지 남을 먼저 생각하고살았을까.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두고 애 끓이지 말고, 만들 수 없는 미래를 두고속 끓이지 말자. 현재만이 의미 있다. 기운을 내보자. 사는 거 별거 아니다,
대단한 거 아니다. 오름 하나 오르듯 살아보는 거다. 꼬닥꼬닥, 뚜벅 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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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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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런데 단 한 명도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지나치지 않았어. 정확히 말하면, 지나칠 수 없었어. 그중에는 당신처럼자신이 죽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이역을 통과하려던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들 그 사람을 열차에서 내리게 했어. 마구 패서 억지로 하차시킨 사람도 있고, 외로우니까 사랑하는 이를 저승으로같이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한 명쯤 있을 만도 하잖아? 그런데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계속 살아주기를 바랐거든. 난 그게 참 아름답더라."

유령은 나직이 한숨을 쉬면서 연분홍색 고둥을 꽉 쥐었다.

"인간이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인 걸 알았더라면 나도안 죽었을 텐데. 그만 갈게."

기타무라 씨와죽으면 안 됩니다.
죽으면 안돼요.
인생을 살다 보면 굴곡이 많지만, 그래도 인생은끝까지 살아낼 가치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달 들어 건강이 나빠진 며느리가 병원에 갔다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물론 아이 아버지는 죽은 제 아들, 신이치로입니다.
우리 가족은 살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굴러떨어지던 돌도 때가 되면 멈추듯이, 이 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빛나는 미래를 선사합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얄궂지요.
언젠가 당신의 미래에 눈부신 빛이 비치기를 기원하고.
믿고확신하며.
네모토 신지다에코
도모코 드림

약혼자를 가슴에 묻은 여자.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잃은 한 소년.
그리고 이 사고의 피의자로 지목된 기관사의 아내.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만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무슨 말을전하겠는가.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있다.
둘,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셋,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넷,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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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혼자 있던 적이 없었다・・・・・・…. 일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그리고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스스로가 놀랍다는 생각도 한참 했다. 어둠속에 혼자 있는 것도, 행성에 단 한 명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전혀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느꼈다.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안전하다고 느꼈다. 몸이 익숙한 침대의 우묵한 곳을 찾아냈을 무렵 그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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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권일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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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이 하는 이야기는 하구 스럽지 않다.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 또는 과거 또는 다가올 미래의 세상 부조리를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이야기도 심장 쫄깃쫄깃, 시원 사이다이다.

 

이 작가의 결말은 항상 시원스럽게 끝날 것을 알면서도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다.

 

곧 망할 것 같은 중소기업의 시련, 어두운 내부거래 일면,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좌절 그래서 이야기가 이대로 끝나버릴까 자꾸 뒤 페이지를 훔쳐보게 되는 두려움을 안고 읽게 된다. 끝을 알지만, 그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 이케이도 준 중독되어 버렸다. 800페이지 안에서.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이케이도 준이 던진 그물에 꽁꽁 낚여서 단숨에 읽지 않으면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금단 현상과 같은 일을 겪게 되는 중독성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을 나는 타이어에 대한 진실에서 시작된다.

 

달리던 트레일러에서 빠진 타이어가 길 가던 모자를 덮치고 그로 인해 엄마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트레일러 운송회사는 작은 중소기업이며 거기를 맡은 아카마쓰 도쿠로는 아버지를 뒤를 이어 2대째 경영하고 있다. 사고 조사가 이어지고 트레일러의 제조회사인 대기업 호프 자동차에서 사고를 조사하게 된다. 정비 불량에 대한 의심을 가지는 대부분 사람의 시선처럼 아카마쓰도 자신들의 정비 불량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곧 정비 담당자의 업무 일지를 통해 정비 불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던 차 호프 자동차의 조사팀에서 아카마쓰의 정비 불량이 원인이라는 결과가 통보된다.

 

그리고 경찰에서도 갑작스럽게 나타나 회사 전체를 압수 수색하게 된다.

 

 

정확한 원인도 없이 무조건 정비 불량이라는 대기업의 횡포 같은 결과, 특히 제조사에서 벌이는 사고규명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는 아카마쓰는 호프 자동차에 의문을 제기한다.

 

언론에 정비 불량이라는 보도 이후, 아카마쓰의 오랜 큰 거래처에서 거래를 중단하고 그와 동시에 호프 그룹 계열 은행에 거래 중이었던 아카마쓰 운송에 대출을 상환하라는 통보까지 오게 된다.

 

이에 따라 회사의 직원들까지 동요하게 되고 아카마쓰 사장은 위기에 놓이게 된다.

 

그러던 중 주간지 기자가 찾아와 호프 자동차의 내부고발을 통해 정비 불량이 아닌 자체 결함에 대한 은폐가 이루어진 것 같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조그마한 중소기업의 진실 보다는 대기업의 이야기와 권력에 더 치중된 세상에서 누가 아카마쓰 운송의 진실에 귀 기울이려 할까? 그리고 호프 자동차 내부의 도움 없이 그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수많은 내부고발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아왔던 현실에서 어느 누가 정의라는 단순한 진리를 위해 나설 수 있을까 ? 라는 많은 물음 앞에 작가 이케이도 준은 아주 현명하고 현실적으로 이 모든 이야기를 차근차근 그려 나간다. 미화와 과장과 신파도 없이.

 

 

정의를 실현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을 아카마쓰 한 명에게 기대지 않고, 호프 자동차 내부의 사와다 와 호프 은행의 이자키 두 명의 중요 인물을 통해 하늘을 나는 타이어의 진상이 조금씩 해결되어 가는 점도 좋다. 한 명의 히어로보다 여러 명의 연대의 힘.

 

특히 , 아카마쓰는 자신의 운송회사와 가족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사와다는 정의의 편에 선 내부고발자가 아닌 자신의 출세를 위해 내부고발을 선택하는데 그 부분이 자연스럽고 직장인이라며 사와다의 선택에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아카마쓰의 구원자 이자키 또한 돕는 역할이 아닌 자신의 직업 윤리의식과 조직의 앞날을 위한 행동이 아카마쓰를 돕는 결과를 보여주는 점도 좋다.

 

 

읽는 내내, 인간은 가장 이기적이면 이타적이라는 말을 새삼 느끼게 되면서 직장인에게 꿈이란 실현 가능한 것일까? 나의 꿈을 위해 누군가를 과연 희생시켜도 될까? 나는 그동안 나의 꿈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을 당연시했던 적은 없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난 지금 하는 DJ 일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지. 자기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일하면 좋겠지. 그런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 그러기 위해 자기는 여러 가지 희생하고, 어쩌면 누군가를 배신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꿈을 이루려는 사람은 아무도 비난할 수 없어. 그 노력은 진짜니까. 그래서 나도 그러면 됐다고 생각해. 자기가 그렇게 결정했다면. 그렇지만.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면, 난 자기가 더 싸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페이지 452.

 

 

배신이야 하는 질타보다는 당신의 희생을 알지만, 그보다 나은 선택은 없었어! 라는 우회적 대화법을 하는 사와다의 연인 에리코의 대화법, 그리고 대응 등을 통해서 처세술까지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묘사와 소소한 이야기들이 좋다.

 

아카마쓰 운송의 미아리로 전무, 아카마쓰 아들 다쿠로 와 학교 여왕벌 , 정비과의 가도타 등등

 

 

하늘을 나는 타이어의 원인과 결말을 통해 누구의 희생도 당연한 것은 없으며 또한 누군가의 도움이라도 그 모든 것을 움직이는 것은 큰 물결이 아닌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해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세상의 모습이 한순간에 바퀴는 것이 아닌 아주 작은 톱니바퀴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아카마쓰의 끊임없는 노력과 결단을 통해 ,사와다의 순수하지 않았지만 결국 올바른 선택을 통해, 그리고 이자키의 온실 천장을 지키기보다 날려버리는 선의를 통해서.

 

 

다 읽고 나면 그 모든 것을 지켜보기만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와다, 이자키, 아카마쓰 같은 사람들을 응원하는 재미와 기대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테니. 사이다는 고구마 백 개 뒤에 먹어야 제맛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

 

 

재벌의 상식, 세상의 비상식

 

재벌의 논리, 세상의 고집 페이지 142 페이지.

 

 

재벌 고구마에 가해지는 아카마쓰, 사와다, 이자키의 사이다 , 이케이도 준 만이 가지는 스토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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