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 값싼 위로, 위악의 독설은 가라!
김별아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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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청맹과니(눈은 떠있어도 실제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가르키는 우리말이다.)'라고 자주 표현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이래저래 생각을 해보았다. 산문집이지만 지루하거나 고루하지 않고 일상의 일들중 일부분을 하나하나 주제로 생각해보는 나름 알찬 시간이었다.
 

 같은 주제로 내가 생각해보았던 문제를 다른 사람의 시각으론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구나. 또는 나와 같은 생각이야., 또는 나와는 조금 틀리군.. 하는 식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시각을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점들을 꼽으라면 많기도 하겠지만 산문집에서 특히 좋은 점은 나와 다른 시각, 또는 공감을 느끼는 부분을 만날 수 있음으로써, 내 안에만 갇혀 있는 아집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좁은 식견, 좁은 생각, 좁은 행동 등 모두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자연을 경이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인간은 세계속의 한 점이라는 것을 뉘우치는 것만큼이나 다른 사람의 사상을 경험해본다는 것은 내 자신이 세계속의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렇게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며, 또 지킬 것은 지키는 것. 그것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128p
"나는 '고독과 게으름은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에 의지하여 내가 선택한 다른 삶과 문화를 견뎌 볼 작정이었다. 그리하여 예정된 날짜에 돌아갈 수 있다면, 서른아홉의 막바지를 또다시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국에서 맞을 터였다."
 
 이 부분은 저자가 벤쿠버로 3년동안 떠나는 내용에 대해 밝힌 글이다. '고독과 게으름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말이 내 심장에 꽂혀 잊혀지질 않았다. 약간 뜨끔하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해야 할지 아무렇지도 않아 해야 할지 모를 느낌을 설명하기가 힘들다. 누군가가 한 말은 누군가들에게는 정말 여러가지 다른 견해로 해석되기도 하는 듯하다. 어쩌면 그녀처럼 나도 어디론가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어서였을까.

 

142p에 나오는 인터넷 댓글에 대한 이야기도 특히 흥미로웠다. 


 "사형 집행을 참관한 작가 디킨스가 기술한 평범한 민인들의 '사악함과 경박함'보다는, 자신이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채 당당하게 옳은 일을 했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것은  나쁜 짓이기 때문에, 늙은 남자가 젊은 여자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일은 추한 짓이기 때문에, 배신은 돌로 쳐야 할 짓이기에, 잘난 척하거나 있는 척하거나 아는 척하는 꼴은 봐줄 수가 없기에.. 나는 정의의 편이고 그들은 응징되어 마땅하다!"

 

 인터넷강국인 한국에서 인터넷 댓글들의 일부분들은 사람간의 최소한의 예의는 없고 헐뜯고 욕설들로 난무하다. 뿐만 아니라 그 댓글로 인해 여러가지 사건들도 근래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대책은 주제에서 벗어난 듯 보인다. 정치인들은 이 일을 두고 정치적 목적으로나 쓸려고 하고 있다.

 

 디킨스가 말한 사람들에 관해서는 오스카 와일드가 체포되면서 쓴 옥중일기에도 잘 나타나져 있다. 일반인들의 잔인함과 그들의 편협함.

 

 또 한국인의 식민사관에 대해서 나오는 부분도 볼만했다. 이 부분에 관해선 '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라는 책을 봐도 그 답답한 한국의 현실을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자랑스런 한국인이면서도 이런 난제를 만나면 한없이 답답하고 부끄러워지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사회의 전반적인 여성, 인권, 환경, 문화문제를 다루면서도 사랑과 가족, 사사한 일상의 이야기도 함께 다루는 이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사랑에 관한 짧은 문장이  눈에 띈다.

 

 '무릇 모든 사랑이 그러하다. 깨어지고 부서져 사라지는 순간 그 정체가 가장 선명해진다.'
 
 비단, 사랑에만 그런 것은 아닌 듯하다. 모든 환상들, 꿈들, 집착했던 순간들 이런 것들에서 깨고 나면 다시 힘겨운 현실과 맞딱드려야 한다.  그리고 해야할 일을 해야할 뿐이다. 가슴을 치기도 하고 시간이 치료해주리라 생각하면서..

 

 "외로우니까 사람이라지만, 사람이기에 꼭 외로워야만 한다. 외로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달뜬 뺨을 부비며 무언가를 그리워할 줄 알고,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무언가를 절실히 기다릴 줄 알게 된다. 아직 외로워할 수 있기에, 나는 불행하지 않다."

 

 라고 책의 끝을 맺는 지은이를 보면서 내 외로움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맞다. 외로워할 줄 알아야 그리워할 줄 알고, 무언가를 절실히 기다릴 줄 알게 된다. 그런게 없다면 이 냉담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오늘도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행복을 담아놓고 또 나를 그리워할 누군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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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도 괜찮아>를 리뷰해주세요.
서른이라도 괜찮아 - 인생의 각종 풍랑에 대처하는 서른 살 그녀들을 위한 처방전
이시하라 소이치로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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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여성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아직 이 책에 나와있는 스타일의 여성에 공감되는 부분이 없었다. 가볍게 읽는다면 잡지처럼 쭉쭉 읽어나갈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내게는 많은 감흥을 주진 않았다. 

  인생의 각종 풍랑에 대처하는 서른 살 그녀들을 위한 처방전이라고 하지만 연애사에 관한 부분이 대부분이었고 오히려 처방전 치고는 너무 무관심한 편이 아닌가 싶었다. 30대의 여성 유형을 구별하고 그 여성들에게 어울릴만한 남성상이라든지, 특징, 그 여성이 시도해야 할 것들을 한 바닥씩 정리를 해주기는 하지만 썩 도움이 될 것같진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가 생각났다. 이 드라마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었다. 참고로 드라마는 한두번 정도 보았지만 영화는 보았던 나는 이 영화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약 6년동안 반영되었던 드라마가 아직도 인기가 있으며 영화와, 잡지,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제법 영향력이 컸다는 증거다.  

 '섹스앤더시티'에는 여성을 위주로 거의 여성의 초점으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남성들에게는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여성들은 간혹 여자의 여자를 위한 여자에 의한 영화쯤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자들 중엔 진짜 이런 것도 영화라고.. 라고 하며 씹는 사람도 있다. 

 나의 시각으로라면 비록 너무 정도를 벗어나거나 마음에 꺼리낌이 있더라고 치더라손 적당히 가미된 코미디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지금 이 영화드라마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섹스앤더시티'가 생각나면서 내겐 좀 모자란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간혹 저자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좀더 내 시각을 넓혀보자는 심산에서 더욱더 읽어나가기도 했는가 하면, 어느 부분에선 입을 모으고 눈은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도 있긴 했다. 깊거나 심오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또 글이 많거나 생각이 많거나 하는 책을 읽기가 힘든 사람에게 가볍게 잡지처럼 슬슬~ 읽어나가는 데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그러나 30대인데 진정 지치고 힘들고 위로를 바란다면 큰 도움이 될런지는 모르겠다. '주눅 들지 말고 지금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자'고 외치는 저자의 말에는 깊이 공감하면서 이는 30대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완전 정석일순 없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 잡지류처럼 재밌는 스타일을 원한다면 읽어보기를.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도서 말고 영화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아직 30대가 되기전 여성들, 30대가 된 여성들, 지난날을 돌아보며 현재를 점검하는 그 외의 나이분들, 여성을 조금 더 이해하고픈 남성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주눅 들지 말고 지금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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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기술 - 심리학자 가브리엘 뤼뱅의 미움과 용서의 올바른 사용법
가브리엘 뤼뱅 지음, 권지현 옮김 / 알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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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기술을 접하고 내 안 깊숙이 응어리져 있던 증오를 끄집어 내놓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정신과 의사의 치료과정과 마음 교정들을 통해서 환자들의 시각이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이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속에는 몇몇의 고통스런 환자들이 상담을 받는다. 그들은 무고한 피해자이면서도 자신을 가해자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다시 학대하고 고통받고 증오의 원인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그래서 그들은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만들지 못하고 더불어 정신은 황폐해지고 홀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표지에 나와있는 말을 잠깐 반대로 인용해 '때린 놈은 다리 뻗고 잔다.'는 말은 일말의 죄책감이 없는 가해자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어째서 그럴까? 그것에 대해 마음이 풀릴만한 단서를 찾아내어 천천히 풀어주는 내용이 이 책 속에 가지런히 담겨져 있다. 피해자들 중에는 끝까지 상담을 통해 자신을 개선시킨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중에 포기한 사람도 있다.

 

 책의 저자인 정신과의는 포기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지만 그들의 안녕을 빌어준다. 상황이 너무 극적이라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도 있었지만 다른 피해자들의 상황을 보아 책에서는 밝히지 못할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들 피해자들을 보면서 원래 본인 당사자보다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끓어오르고 억울한 심정이 든다.

 

 피해자들의 사례는 충분히 지금 현재의 모습이 불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었다. 가해자가 근친상간이라는 무서운 죄를 저지른 부모와 형제가 있는가 하면, 아이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부모가 있기도 하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자신이 미움을 불러올 행동을 했고 문제가 될 상황의 원인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들을 보면서 내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사실 나도 화목한 과정에서 자라진 못했기 때문에 일부분의 원망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책의 주인공들처럼 극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그것 못지 않게 학대도 있었고 무관심과 냉정함속에서 자랐었다. 이사도 잦았었지만 아무도 설명해주는 사람 없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런 이해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나는 책 속의 주인공들처럼 가해자가 된 피해자보다는 내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꿈틀하는 반항심도 생길 수 있었고 내 죄가 아니로소이다. 하고 내 자신을 변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자신에게만이었다. 한국이라는 곳에서 사실 남에게 가족사에 대해서 변변히 이야기 한다는 게 나는 아무래도 부담스럽고 남의 의식이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라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해도 책속의 주인공들처럼 내 자신에 대해서 죄책감이 영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부모를 미워할 때 생기는 죄책감  때문에 주눅이 들고 당당하지 못하고 자신감도 없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도 병이 있기 때문이 틀림없다. 다행히 희망이 있다면 나에게는 의지가 있고 정의감이 있으며 한 손엔 책을 들고 내 자신을 개선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 정도면 충분히 증오의 기술을 터득하고 자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 주는 영향력과 의미는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168P 에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학대받은 아이들은 반항할 방법도 없었고 심지어 부모의 권위를 거부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모델은 지상의 모든 어머니가 본받아야 할 성모 마리아였고 아버지의 모델은 절대군주였다. 절대군주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것은 죄를 짓는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

 

 "이러한 가족 구성 방식은 분명 사회가 강요했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는 어린아이의 강력한 욕망에 의해 유지되고 강화되기도 했다.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두 팔을 벌려줄 사람은 어머니다. 현실에서는 상황이 반드시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도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 어머니에 관한 상은 우리가 타고난 것으로 강한 환상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다가, 음악가 베를리오즈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그의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이 죽음은 마음속에 어떠한 고통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녀는 나의 적이기도 하며 이미 나의 삶 속에서 사라져버린 지 오래다. 저주받을 어머니!"라고 술회할 정도로 미워했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내 어머니를 사랑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베를리오즈의 말처럼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 이 베를리오즈의 말이 내 가슴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이다.

 

 증오의 기술을 읽는 사람들은 저자 가브리엘 뤼뱅이 말했듯이 '가해자에 대한 증오심이 정당하다는 말은 가해자를 '벌하자는 것'도 아니요 그에게 복수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증오는 엄격히 제한된 조건 안에서만 가능하며 그 누구에게도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단지 지금 당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하나다. 당신이 '희생양'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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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프랑스 일기 - 봉주르! 무지갯빛 세상에 건네는 인사 소담 여행 2
미미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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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평화의 카페에서- <카페 이름의 이유를 물으면서...>
"그건 매번 창가에 앉아 창밖만 내다보고 있으면서도 정작 이 안에서만 '평화'라는 것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에요. 창밖 풍경을 다시 한번 자세히 보세요! 그럼 그 이유를 알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창밖으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 너무 평화롭게 보이잖아요."


 

 미미. 이 미미의 눈으로 본 프랑스의 생활은 정말 알록달록

루하루가 새롭기만 하다. 프랑스에 대한 나의 의견을 적어

보자. 우선, 프랑스 영화를 보면 정말 독특하고 참신하지만 한

국인의 정서라면 잘 맞지 않는 면도 있다. 코미디라면 엉뚱하

기도 하고 조금 유치하기도 하다.

 

 책을 살펴보자. 프랑스의 책들을 살펴보면 정말 전부 다 특이

하고 새롭고 상상 이상의 상상이다. 그야말로 한계가 없는 게

프랑스책들인 것 같다. 음식들,.. 중국 음식과 맞먹는 것 같다.

난 아마도 손 대지 못할 음식이 몇몇 될 듯..  그렇지만 프랑스

빵은 좋을 것 같다.
 


 여기까지가 내가 프랑스에 대해서 생각해봤던 내용들이다. 미

국인들은 프랑스인들의 억양이 고급스럽다고 생각하고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인들 발음을 촌스럽게 생각한다고 어떤 영화에

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인은 좀 거만하고 허위허

식이 강하며 자존심 강한 민족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

다. 게다가 누구의 의견에 의하면 프랑스가 나라에 대한 자부

심이 강해서 약간은 세계속에서 유아독존인 면도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나도 프랑스에 대해서 영 모르는 편은 아니라고 생

각했지만 미미의 프랑스 일기 속에선 프랑스인의 전체적인 특

성과 개개인들의 특성들을 미미의 체험으로 정말 튼실하게 알

수 있었다. 호텔앞에서 긴 생머리 여자만 지나가면 휘파람을

불어대는 앵무새에서부터 시작해 파리 여행기까지 여러가지

에피소드는 웃음과 눈물과 감동의 연속이다. 어떤 부분은 같은

한국인으로써 정말 화가 나는 부분도 있었다.

 

 가령, 미미가 지하철에서 만난 한 부부는 정말 인상도 좋았

고 미미가 짐도 함께 들어주었지만 잠깐 동안 친해졌다고 생각

했었던 부부는 미미에게 불한당 같은 프랑스인이 접근하자 바

로 고개를 숙이고 모른 채 했던 그 인심에서 또 이를 처음부터

지켜보았던 지하철 속 사람들 모두들 딴청을 피우며 무시하던

시선 속에서 미미가 느꼈을 그 분노와 외로움과 뒤섞인 그 밖

의 감정들을 미미와 같은 심정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프랑스인들 속에서 외로움과 고독감, 우울증 가까운 심

정으로 견디던 미미에겐 그렇다고 늘 어두운 날들만 있지는 않

았다. 지하철에서 겪었던 그런 불한당과 괘씸한 사람들이 있었

는가 하면, 또 같은 지하철에선 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사람들

에게 훌륭한 음악을 선물한 진정한 예술가를 통해 감동을 받기

도 했다. 프랑스를 욕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예술가

가 있었고 그 예술가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있으

며, 나라에 대한 자부심으로 외국어를 잘 배우진 않지만 자기

나라에서 나는 것만으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나라이기 때

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미가 만났던 사람들 중엔 태권도를 좋아해서 한국을 좋아하

는 패트릭이라는 마음씨 푸근한 아저씨도 있다. 패트릭은 미미

가 프랑스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됐었던 친구이기도 하다. 이

친구는 미미가 낯가림을 하고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

격임에도 불구하고 만난지 얼마 안돼 미미를 편안하게 만든 친

구이다. 말이 많고 남자보다는 아줌마같은 성격과 미미의 눈에

는 약간 철이 덜 든 것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상

대방을 편안하게 만들 줄 아는 패트릭은 태권도 광이다.



 이론만큼 실력은 따라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이지

않으며 아들을 통해 꿈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패트릭이 가족들

과 직접 개조한 트럭을 끌고 여행을 가는 바람에 약간 심심해

질 때 즈음 미미의 윗층에 새로운 이들이 이사를 온다. 그들의

귀엽지만 미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행각들 때문에 한동안

미미의 마음은 쉴 틈이 없다. 미미의 친구 카롤린도 빠뜨릴 수

없다. 카롤린은 정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며 내가 이 책

에서 가장 관심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내 자신과  많은 공통점을 가진 인물을 찾는다

면 그는 바로 이 카롤린이라는 여인이었다. 미미가 전혜린이라

는 한국 작가와 빗댄 이 여인은 자유분방한 사상과 인생의 모

든 것에 가능성을 두는,, 설령,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한들

다른 무엇, 누군가를 위한 타협점을 절대 찾지 않는 그녀.. 그

밖의 여럿 카롤린의 성격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과 닮아 있었

다. 그래서 가장 정이 가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미미에게 '너 마법을 믿니?' 라는 편지와 그림과 책, 연

두색의 마법을 부린 만년펜을 선물한 마르코, 생일날 층층별로

갖가지 다른 맛의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케잌을 선물

해준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줄리앙. 이들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런 친구들을 둔 미미가 부러운 정도는 말로 표현이 안 될 만큼

이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음으로써, 책을 가짐으로써, 미미

가 돼본다. 미미의 프랑스 일기의 매력에서 또 한 가지 빼 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책 사이사이의 일러스트이다. 일러스트가

너무 귀엽고 포근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

분이 든다.

 

 '미미의 프랑스 일기' 요즘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산

뜻하게 읽은 책이다. 미미가 스트레스를 풀면서 만들어 먹었던

바나나와 초코릿 요리 . 똑같이 만들어 먹고는 그녀의 글을 다

시 한 번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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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실현한 오바마의 비결
Anthony Young 지음 / 비스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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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읽은 느낌의 오바마라면 제목만큼 아직 그의 꿈이 실현되었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이 책에선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까지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책이 얇고 포켓북처럼 작고 가벼워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 아주 유용하다.

 

 

 난 이 책과 오바마의 자서전 '담대한 희망'을 같이 보았는데, 이 책은 주로 오바마를 지켜본 입장에서 시간적으로 엮어갔다고 한다면 담대한 희망은 오바마의 사상과 좀더 깊은 그의 철학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두 책을 함께 봄으로써 더 그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오바마의 경력상황을 보면 그가 대학을 다닐때 하버드 법률평론 편집장이었다는 것을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서전에서 그의 글은 정말 잘 정돈되고 가지런해 글을 정말 잘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서전에서 그는 자신이 연설이 할 때 약간 산만하고 말이 많은 모습이 있는데 그것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연설은 여러차례 많은 호응을 얻었고 연설문은 책에 실리기도 했으며 안소니 영이 지은 바로 이 책 '꿈을 실현한 오바마의 비결' 마지막부분에도 실려있다. 그가 어린시절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 어머니로부터 받은 가르침, 외조부로부터 받은 사랑 등 이 책에는 깊이 모색할 순 없지만 마치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인물다큐멘터리처럼 알만큼은 훑고 지나간다.

 

 

 그의 성장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고 험난했지만 그는 흑인중에서도 어느정도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그 자신도 말한다. 그러나 미국인중에서는 결단코 평등하진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그의 도전이 터무니 없는 것이 될 뻔도 했지만 그는 의식이 강한 사람이었다.

 

 

  어느정도 독재자기질과 몽상가기질이 없었다면 첫발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 남들이 뭐라해도 자신의 의지를 강력히 다져야 했고 희망이 있다고 믿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원의원 도전기와 대통령 도전기까지 이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만일 오바마에 관해서 좀더 깊이 알고 싶고 미국의 역사와 정치에 관해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싶다면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꿈을 실현한 오바마의 비결'은 오바마에 대해서 알고 싶은 호기심의 첫 발로였다면 그의 자서전은 오바마와 더불어 미국의 실체와 역사와 정치에 대해서 좀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다.


 
  자서전을 읽어보면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이 꿈이 실현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그가 표리부동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가 이루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그의 사상을 담은 자서전만큼 그는 더 큰 꿈을 향해 달려나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위험하고 험난한 일들이 기다릴지도 모르지만 그가 진실로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간다면 그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그를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일 그가 그저 운이 좋은 미국 흑인일 뿐이라면 그는 또다른 부시를 이은 다음 세대 미국 대통령으로 바턴을 이어나가며 세계를 흔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바마의 생애와 푸근한 인상을 보며 희망을 가져본다. 미국의 대통령이지만 지금은 세계화시대이니 그 대통령이 어떤 대통령이냐에 따라 한국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게 사실이다. 환율과 달러 문제로도 휘청거리는 한국이 미국대통령이 어느 누가 되도 상관없는 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알 것이다.

 

 

 게다가 그 인물이 큰 역할을 한다면 한국의 대통령상과 정치계에도 본받을 만한 점이 있을 지도 모른다. 물론 개개인의 사람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 얼마전 정신질환 병력을 가진 에티오피아 난민이 지난해 말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앞으로 HIV(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된 피가 묻은 편지를 보낸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편지엔 오렌지색 가루가 있었는데 가루가 폭탄인지 알은 백안관 사람들이 대피하고 경찰이 출동했다네요.

 

 

 이 편지를 보낸 사람은 에이지 바이러스에 걸려 너무 힘들어서 정부의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 편지를 보냈다고 하는데 정신 질환자로 입원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기사가 나고 얼마 안 있어 오바마의 흰 머리가 늘었다는 기사가 나더군요. ㅡㅡ:: 오바마에 관한 소식이라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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