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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갈릴레이의 별별 이야기 - 별을 찾으며 과학을 배우다
심재철 지음, 정중호 그림 / 동아엠앤비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반짝이면서 아름답다.
무엇보다 단순히 별자리에 관해 얘기하는 책이 아니라
별을 찾으며 과학을 배우는 책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도시에서는 별을 잘 볼 수가 없다.
공기가 안 좋기도 하지만 빛 공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높은 건물이 하늘을 가려 온전히 바라볼 수가 없는 점도 있다.
마치 우물 안 개구리. 아니, 도심 속 개구리가 된 기분이랄까.
그런데 이 책은 하늘이 그게 다가 아님을 알려준다.
어떻게 별을 찾을 수 있는지 귀 기울이다 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별은 달력이자 시계였다.
옛날 사람들은 별을 통해 날짜와 시각은 물론 방향과 위치(위도와 경도)까지 알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대 이집트인들은 시리우스가 뜨는 시각과 태양이 뜨는 시각을 관측해
나일 강의 범람 시기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이것은 ‘별이 뜨고 지는 시각의 변화에는 규칙성이 있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다.’(p.23)고 한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왜 밤하늘의 별을 봐야 할까?
아름다운 밤하늘은 무한한 시공간이 주는 경이로움뿐만 아니라, 적어도
인간의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가장 복잡하게 운행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에게 밤하늘은 항상 호기심과 탐구의 대상이
됐다. 밤하늘은 맨눈으로 만날 수 있는 과학 실험실이다. 우리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저 별이 무엇일까 질문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별자리 모양을 외운다고 금세 하늘에서 별자리를 찾을 수 없다. 천체의
운행 원리를 이해하고 별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과학을 알아가는 첫 번째
과정이다. (p.47)
글쓴이는 과학이 외우기보다는 왜 그럴까 질문하고 탐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런 과정은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별자리를 먼저 암기하는 게 아니라,
별을 하나 발견하더라도 그 별이 무엇일까를 알아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이 책은 별이 떠있는 사진들이 많아 직접 탁 트인 밤하늘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좀 더 가까이 보는 모습까지 담아내 눈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밤하늘에서 어떤 별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그 별자리의 알파성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한다.
알파성은 각각의 별자리를 대표하는 으뜸별로 밝은 별을 말한다.
이외에도 별의 위치를 예측하는 항성시, 일식과 월식, 별이 뜨는 시각 등.
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 있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는 오리온자리.
세 개의 별이 대각선으로 이어진 삼태성은 잘 보이니 나머지 별들의 위치도 금방 찾아 별자리를 완성할 수 있다.
책에 의하면 오리온자리는 일등성이 2개(베텔게우스, 리겔)가 있는데 그 중 베텔게우스는 태양보다 훨씬 큰 별이라고 한다.
베텔게우스의 지름은 4억Km 이상으로 태양의 지름보다 600배 이상 길다고 하니 그 어마어마한 크기는 진짜 놀랍기만 했다.
어린 시절, 평상에 누워 밤새 별을 봤던 추억은 아직도 내게 큰 힘이 되어준다.
하늘은 그야말로 온통 별천지로 금방이라도 빛이 쏟아질 것 같았다.
한쪽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는데, 한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거대한 장관이었다.
별들은 조금씩 색깔이 달랐다. 그리고 움직이는 속도도 저마다 조금씩 달랐던 게 떠오른다.
계속 보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았던 환상적인 분위기!
그러다가 별과 별 사이를 가르며 길게 빛의 꼬리를 늘어뜨리던 별똥별을 발견하면 순간 숨을 멈췄던 것 같다.
그 모습을 놓칠까 눈을 깜빡일 수도 없었던 것이다.
『미스터 갈릴레이의 별별 이야기』
이 책 덕분에 오랜만에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사진과 일러스트,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흥겹게 별을 탐구한 기분이다.
‘100억 년 전 과거의 빛이 현재의 빛과 공존하는 것이다. (p.46)'는 문장을 떠올리며
오늘은 밤하늘을 올려다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