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와동굴은 인간이 의미를 만드는 장소였다. 그것은 방법에 대한지식 노하우 know-how가 아니라 이유에 대한 지식 노와이know-why라고부를 만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굴 속 그림과 상징, 의식으로 시작된 것이다른 관습으로 발전했다. 노하우가 늘어나면서 인간은 거주 공간을만들 수 있게 되었고, 그중 일부는 피난처로 사용했지만 일부는 의식을 행하고(사원과 교회), 공연을 하고(극장과 공연장), 이야기를 하는 특별한 경우에만 방문했다. 노하우를 발전시킬수록 우주에서 우리 위치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우리 존재를 의미 있게 만드는 새로운방법도 더욱 발전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노하우의 이야기는 도구, 과학, 기술그리고 자연계를 이해하고 다루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노와이의 이야기는 의미를 만드는 활동인 문화의 역사와 관련된다. 그것은 인문학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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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인문학 향연
박경장 지음 / 삼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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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빠져들지 않을수 없는 방탄의 음악을 영문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다니~ 아미여서 행복이 배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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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인문학 향연
박경장 지음 / 삼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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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내장돼 있다. ‘나만 해봤다면 돌을 던져" 훅hook과 "똑똑히봐 이걸 impossible에 마침표를 찍어 I‘m possible" 펀치 라인punchline 이 매력적인 훅과 재치 만점인 펀치 라인 속엔 BTS Universe의싹이 움트고 있다. 뮤비는 일곱 명의 Bulletproof Boy Scouts들이
‘행진 비트‘에 맞춰 "우리는 당당하게 전진해 We go hard" "We areBulletproof"를 외치며 페이드아웃 된다.

대학 갈 때까지만 조금 참으라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학교에 갇혀있기엔[For(4) School] 여기 청(소)년들의 발바닥은 너무 뜨겁고, 지금 감수성은 너무 섬세하며, 심장 비트는 너무 강하고 빠르다. 한마디로 그들은 너무 멋지다[Too (2) Cool]. 그래서 이 앨범 <2 COOL 4SKOOL)은 꿈을 잃어버린, 꿈꾸는 법조차 모르는 <No More Dream>
‘꿈포 세대‘에게 ‘꿈을 꾸물대지 마 우물쭈물 대지 말자‘라는 ‘방탄 헌장‘이자 ‘당신은 학교에 갇혀 있기엔 너무 멋지다[2(Too) Cool 4(For)Skool(School)]‘는 ‘방탄 헌사‘인 것이다.

록이 60년대 서구 유럽 젊은이들에게 기성 사회의 엄숙주의와 가부장주의로 인한 막힌 숨을 토해내는 분출구였다면, 힙합은 80-90년대 미국 할렘 게토지역 흑인들에게 범죄와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였다. 록이전자기타의 강한 금속성 (metal) 사운드를 바탕으로 저항의 메시지를뿜어내는(shouting) 것을 특징으로 한다면, 힙합은 드럼 비트에 리듬을실어 자신의 어려웠던 삶의 경험과 극복 의지를 내뱉듯(rapping) 이야기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특징으로 그 어떤 음악 장르보다 두음악 모두 스스로 작사 작곡 연주를 담당하는 독립성이 강한 아티스트뮤지션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기성 사회와 불온의 관계에서 탄생한음악이기에 대중화되거나 상업화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방탄에겐 왜 ‘힙부심‘이 안 보일까. 정통 힙합 그룹이 아니라서 그럴까. 아니다. 그들이 포기한 건 힙합이 아니다. ‘힙합만이‘라는 음악성에 대한 배타적인 오만 ‘힙부심‘이다. ‘방탄 음악은 방탄 내면에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여야 한다‘고 결의했듯, 방탄에게 힙합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그들이 선택한 힙합은 ‘힙합을 위한 힙합‘이 아니다. 방탄 내면의 이야기와 자기 세대가 겪고있는 세상의 편견과 억압을 대신 이야기하는 데 더없이 적절한 음악의한 장르로서 선택한 것일 뿐이다. 방탄 데뷔앨범은 자신과 자기 세대들의 이야기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라면 어떤 장르라도 채용 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선언 하는 것처럼 보인다

데뷔앨범 2 COOL 4 SKOOL》이 나온 지 6개월 만인 2013년 9월13일, 방탄은 Ep. 음반 《O!RUL8,2?》를 내놓는다. 다시 5개월 뒤 Ep.음반 《SKOOL LUV AFFAIR》를 출시하며 방탄은 데뷔한 지 2년도 안돼 3개의 앨범을 내놓았다. 놀라운 생산력이다. 한데 더욱 놀라운 것은이 세 개의 앨범이 ‘학교 삼부작(School Trilogy)‘이란 콘셉트하에 제작됐다는 점이다. 방탄은 시작부터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싶다. 음악 형식(곡)은 힙합을 베이스로 하여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차용하지만, 내용(가사)은 자신들과 자기 세대의 이야기를 담을 것. 이런 ‘방탄결의‘ 첫 실천의 결과물이 ‘학교 삼부작‘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여전히 고등학교 재학 중인 방탄 멤버들의 몸과 마음이 저당 잡혀 있는 곳은 학교다

매력적인 랩 훅을 뱉는다. "I am real for my music, here for my music."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든 그 내용은 ‘여기 here‘에 대한 이야기이고,그건 내가,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실상 real‘에 대한 것이며, 그럴 때나(방탄)는 비로소 ‘real 나‘가 된다는 ‘정직‘. 그렇다, 다시 방탄의 서원과 결의를 상기하면 처음부터 방탄 음악의 계획과 방책은 ‘Honesty isthe best policy (정직은 최고의 방책이다)‘이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다면 감옥 같은 ‘학교(생활)‘라는 시공은 누구나 다 겪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해서 내 고민과 갈등이 줄어들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시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지금 여기‘에서 앓고 있는 나는 너무 힘들고 아파 ‘지금 여기‘에서의 감성이 아니면 결코현실감 있게(real) 표현할 수 없다. 자칫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방탄은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그것으로 성공했다. Honesty!

방탄 뮤비의 DNA가 들어 있다. 사방 흰색 벽으로 둘러친 공간에 흰색 옷을 입고 교단에 서 있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흰색옷을 입고 진압봉을 든 네 명 남자의 감시하에, 방탄 학생은 제복 같은검은 옷을 입고 책상에 앉아 있다. 칠판과 책상 위에 온통 수학 공식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보면 분명 학교 교실에서 수학 수업을 받고 있는 것같은데, 분위기는 감옥에서 간수장이 죄수를 교도하고 있는 것만 같다.
표정을 잃어버린 방탄 학생에게 수학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붉은색 캡슐 알약을 나눠준다. 노래는 이 알약을 삼키며 시작된다.

무슨 약일까. 정황상 주입식 교육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되는 감정을 평정 상태로 유지토록 하는 약일 것이라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이 장면은 2002년 크리스천 베일 주연 영화 <이퀄리브리엄 Equilibrium>에서 인간에게 매일 투약하는 약 ‘프로지움‘을 연상케 한다. 영화는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직후 ‘리브리아‘라는 독재국가의 출현으로 시작된다. 인류 역사를 전쟁과 파괴로 점철된 실패의 역사로 규정한 이독재국가에선 그 원인을 ‘인간의 감정‘에 있다고 진단한다. 해서 인간의 감정을 완전히 평정 상태(equilibrium)로 유지하기 위해 ‘프로지움‘이란 약을 전 국민에게 매일 복용케 한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연상케 하는 감시와 독재사회 리브리아. 감정을 평정 상태로 유지케 하고생각을 획일화하는 디스토피아 dystopia는 바로 우리 청소년을 교정, 교화하려는 <N.O> 뮤비 속 교실 국가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변하는 색깔은 "학생은 꿈과 현실 사이의 이중간첩"이라는 갈등을 암시하는 듯하다. "힘든 건 지금뿐이라고 조금 더 참으라고나중에 하라고" 어른들이 충고하는 ‘현실‘과 "더는 나중이란 말로 안 돼Everybody say NO"를 외치며 그런 현실에서 달아나고 싶은 ‘꿈‘사이에서의 갈등.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과 괴리는 교실 밖까지 따라온 흰색 제복 감시원들과의 싸움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한바탕 싸움에서 방탄은 서로 협력해 결국 흰색 제복 감시원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땅 위로 솟은 커다란 손들에 의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치 아무리 달아나 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란 듯, 교실 밖은 또 다른 거대한 기성 사회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걸 암시하는 듯하다. 노랫말은 "Everybody say N.O"를 계속 외쳐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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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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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온 존재가 부서지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누구라는 굳센 생각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고 전체와 하나가 될 수 있다. 나는 불행한 인간이 아니다. 단지불행한 순간이 있을 뿐이다. 나는 우는 인간이 아니다. 단지 우는 순간, 웃는 순간이 교차할 뿐이다. ‘불행한 사람, 화난 사람,

논쟁은 더 강한 논쟁을 부른다. 삶의 시간을 ‘나는 옳고 너는틀리다‘라는 정신적 소모전으로 허비하고 있다면 당신은 아직자신이 존재 깊이 몰두할 일과 대상을 찾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자동 반응하고 있다.
세상에는 사실보다 믿음이 앞서는 사람이 많다.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다.
나아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다면 당신은 스스로를 선동시킨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진영을 나누어 자기 편을

장자」 ‘제물론‘에서 장자는 말한다.
"내가 그대와 논쟁을 한다고 하자. 그대가 이기고 내가 졌다면,
그대는 정말 옳고 나는 정말 틀린 것인가? 내가 이기고 그대가졌다면, 나는 정말 옳고 그대는 정말 틀린 것인가? 한 쪽이 옳으면 다른 쪽은 반드시 틀린 것인가? 둘 다 옳거나 둘 다 틀린 경우는 없을까?"

어리석은 자와 논쟁하면 더 어리석어진다(어머니는 제외). 누군가가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 생명에 관련된 일이 아닌 한 열렬히 동의해 줄 일이다. 정말로 그가 옳을 수도 있지 않은가. 또 그가 틀리고 당신이 옳다면 굳이 논쟁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는대신 크게 웃고 난 후 심호흡을 한다. 바닷가에 앉아 바다 소리인가 파도 소리인가를 놓고 논쟁하는 두 사람이 있다면, 끼어들지 말고 웃으며 지나갈 일이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 준비가 되지 않은 메시지를 이해하라고강요할 수는 없다. 앞에서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돌아서면 나의 가슴과 의지에 따른다. 받아들임과 흘려보냄, 이 전략을 나는 계속 실천해 나갈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와 논쟁한다면 그것은 죽은 자와 논쟁하는 것이다. 누구나 머지않아 죽을 것이기에.
무기 같지도 않은 무기로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는 대신, 빠르게동의하고 자신의 시간을 창조적인 일에 몰입하는 것이 감정을소모하지 않는 관계법이다. 무의미한 논쟁을 끝내고 삶의 심연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논쟁에서 이기는내공이 아니라 논쟁에 휘말리지 않는 내공이다.

사자가 말했다.
"물론 나도 풀이 초록색인 걸 안다. 하지만 어리석은 자와 논쟁을 벌였기 때문에 너를 벌한 것이다. 논쟁을 하려면 자신보다지식과 지혜가 높은 자와 해야 한다. 어리석은 자와 무의미하게논쟁함으로써 너는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그것이 네가 벌을 받는 진짜 이유이다."

미드는 아라페시족의 특이한 현상 한 가지를 더 발견했다. 사냥하다가 다치면 치료할 생각을 하기보다는 부족 사람들에게상처 입은 것을 알려 위로를 받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상처를 말하고 다니는 동안 고통을 잊을뿐더러, 이웃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자신이 겪는 고통과 비교하며 사회적 치유 효과를 거두었다. 한 사람이 상처 입은 감정을 집단에 표현하고 집단은 그 감정에 호응함으로써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이런 행동 방식을 미드는 ‘아라페시 현상‘이라고 불렀다.

창조는 길고 긴 반복의 결과이다. 춤추는 무희들의 순간적인포즈를 잘 포착해 그린 화가 드가가 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시인 폴 발레리가 스물세 살 때 예순살의 드가를 만난 일화를 책(드가, 춤, 데생』)으로 썼다. 어느 날발레리는 드가와 함께 루브르 미술관의 큰 화랑에 걸린 그림들을 관람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거대한 삼나무 길을 그린 앙리루소의 그림 앞에 멈춰 섰다. 그 그림을 보며 발레리가 말했다.
"대단하네요. 하지만 이 많은 삼나무 잎들을 그리면서 화가는자신이 얼마나 한심했을까요. 정말 지겨운 일이었을 거예요."
드가가 발레리에게 말했다.
"그런 말 말게. 지겹지 않으면 즐겁지 않을 테니까."

드가의 그 말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발레리가 썼듯이 ‘오랫동안 되풀이되는 별로 다를 것 없는 동작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작업‘이 그림에도,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시간이 아니라 집중이다.

반복해서 하는 행위가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특출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의 결과이다. 창조적이 되는 비밀은 ‘창조적이 될수록 더 창조적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창조하려면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미국 팝아트 선구자 앤드 워홀은 말했다.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완성하라.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는 다른 사람들이결정하게 두라. 그들이 결정하는 동안 더 많은 작품을 만들라."

진실하게 새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그만큼 자신과 가까워진다. 새를 그리는 것이 나를 진실하게 만든다는 것을 나는 느꼈다. 우리가 지치는 것은 일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면에서 빛을 발하는 기쁨 없이 일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을 조셉 캠벨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해야만 할 일을 놀이로 하라."

한 명은 임신한 딸을 병원에 데려가야 했고, 다른 한 명은 아프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급히 아버지의 집으로 가야 했다. 두 사람은 서로 반대 방향에서 눈폭풍을 뚫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갑자기 멈춰 서야만 했다. 거대한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가로막은 것이다. 나무 반대편에 서서 서로의 절박한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은, 차 열쇠를 교환한 후 서로 상대방의 차에올라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데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새끼 기린은 가늘고 긴 다리를 비틀거리며 기우뚱 일어서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엄마 기린이 한 번 더 엉덩이를 세게 걷어찬다. 충격으로 자빠졌다가 벌떡 일어난 새끼 기린은 달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발길질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제야 엄마 기린이 달려와 아기를 어루만지며 핥아주기 시작한다. 엄마 기린은 알고 있는 것이다. 새끼 기린이 자기 힘으로달리지 않으면 하이에나와 사자의 먹잇감이 되리라는 것을. 그래서 새끼 기린을 무조건 걷어차는 것이다. 일어서서 달리는 법을 배우라고.

"세상에는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진실은 우리의 이해 너머에 있어요. 전쟁과 기아와 질병 때문에 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극적이어서 그냥 외면하고 싶어질 정도예요. 외면하고 싶은 것일수록 함께하는 것이 필요해요. 외면이 그 문제들을 만든 원인 중 하나이니까요

"그건 말이야, 루이스,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있지.
어떤 말이나 분석도 소용없고 치료도 불가능한, 인간의 힘으로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그런 고통이지. 우리가 그런 고통을대할 때 할 수 있는 것은 그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도록 거기 함께 있어 주는 일이야"

"그들이 이곳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괜찮은가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나요?"
문지기가 말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장 가까운 친구를 뒤에 떼어놓고 떠나게 하는 곳이 지옥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 테니까요."

아는 사람의 실제 이야기이다. 신은 비극과 상실을 일으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그렇게 우리가 깨달음을 얻고가슴이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자신이 계획했던 삶을 기꺼이 놓아 주어야한다.‘(조셉 캠벨) 우연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 계획을 무효화시키는 것과 같다.
인생은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돌아가는 길투성이의 인생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행복한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 플랜A보다 플랜B가 더 좋을 수도 있다. 가 아니라 더 좋다. 플랜A는 나의 계획이고, 플랜B는 신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것은 불교의 명언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누군가가 달을 보라고 하면 달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자를 보라."고 했다. 당신이 달을 보면 누구에게 유리하며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살피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일수록 있는 척한다. 부족하거나 결여된 것일수록 많이 가진 것처럼 과시한다. 세속의 일만이 아니다. 명상이나 요가 수행이 깊지 않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수행한햇수를 내세운다. 내가 아는 수도승은 출가 이후 평생을 하안거동안거마다 선방에서 지냈으나 그 사실을 입에 올리는 적이 없다. 다만 여름과 겨울이면 그가 지금 선방에 앉아 있겠구나, 하고 나도 따라서 허리를 바로 세우고 앉게 된다. 내면에 내세울것이 적은 사람일수록 명품을 들고 다닌다. 진짜 무서운 사람은아무것도 필요없는 사람, 오직 모를 뿐인 사람이다.

고요한 밤이 되어 낮 동안 내가 풀어 놓았던 말들이 돌아오는시간이면, 혹은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일생 동안 내가 쓴 문장들이 소환되는 시간이 되었을 때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글은 가슴에 새겨지는 점자처럼 다가온다. 생텍쥐페리가 말했듯이, 더 이상 덧붙일 게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덜어낼 게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완벽에 이르는 순간이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언어에 대해 고찰한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명언이다.
진정으로 경험하는 순간 정신에 빛이 스며들어, 말의 유희를벗어나 깊어지고 겸허해진다. 진실이 우리 안에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과 침묵만이 거주하는 공간이 생겨난다. 자신에게로 돌아오라는 의미가 이것이다.

하늘에 대한 것은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다. 그 친구는 매사에그런 식으로 모든 일과 사물들 속에서 아름답고 기쁜 요소를발견했다. 한번은 버스가 늦게 와서 한참 기다리게 되었는데 미안해서 택시를 타자고 하는 내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거리에 더 오래 서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해 나를 놀라게 했다. 제주대학교에 일이 있어서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저녁에 올예정이었는데, 폭설로 발이 묶이자 ‘신이 준 선물‘이라며 좋아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정말 좋은 일이야. 생각지도 못했던일이 일어나니까"라고 말하는 동화 속 소녀 같았다. 그래서 함께 일을 하는 데도 즐거움이 따랐다. 에고의 주장이나 설득이불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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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나에게 주어진 삶이 단 한 시간밖에 없다면, 그렇게 가까이 다가온 죽음 그 자체가 나의 주된 관심사는 아닐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앞에 놓인 상황이 변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 시간밖에 남지 않은 인생은 이제 더 이상 이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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