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왜 일어날까 세상을 배우는 작은 책 2
질 페로 지음, 세르쥬 블로슈 그림, 박동혁 옮김 / 다섯수레 / 1995년 5월
평점 :
품절


천안함 사건 때문에 정말 이러다 전쟁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싶어 공포감에 휩싸인 날이 있었다. 이미 통제당할 만큼 통제당한 방송사에서 내보내는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든 나처럼 느꼈을 것이다. 현재의 평화를 원치 않는 그 사람들의 마음 이면에는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욕심이 들어 있었다.  

한마디로 나의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상관없다. 그것이 전쟁일지라도... 그렇다, 전쟁은 이렇게 지배자의 욕심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들은 싸움을 붙여놓지만 손해를 보는 건 얼떨결에 싸움에 뛰어든 국민들이다.  

"지도자들은 두 군대를 서로 싸우게 만들면 되지만 사람들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거예요."(31쪽)

아이들과 함께 전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춰서 전쟁에 대해 알려준다. 어려운 말은 단 한마디도 없다. 그냥 읽다 보면 저절로 전쟁이 왜 나쁜지 어떻게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 알게 된다. 책이 얇고 작기 때문에 20~30분만 투자하면 전쟁의 심리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월드컵 축구 결승전이 끝나면 경기에 이긴 팀과 진 팀이 서로 악수를 나눕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수천 수백만의 주검을 땅 속에 묻어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긴 하지만 악수를 할 수 없어요. 악수를 나눌 손들이 포탄에 잘려나가 전쟁터에서 뒹굴고 있기 때문이에요."(64쪽)

더구나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서 전쟁은 왜 시작되었는지, 1차 대전에서 독일 사람들이 왜 히들러에게 속아 전쟁을 하게 되었는지, 걸프전쟁을 들어 조국을 지킨다는 것과 그 전쟁의 이면에 대해, 베트남 전쟁을 들어 미국이 왜 나쁜지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가 있다. 아이들이 이끌어낸 생각 속에서 토론을 하지만 전쟁의 과거, 현재, 미래 등 할 이야기는 다 하고 있다.    

"전쟁은 해야 할까요? 전쟁은 흔히 어리석은 속임수 때문에 일어나요. 누군가 우리를 화나게 하면 자신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금방 화가 치밀어요. 싸움은 그렇게 시작돼요.(30쪽)

"자식이 굶어 죽어가는데 어떤 부모가 전쟁을 하지 않겠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전쟁을 해야겠지요. (.....)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무언가를 보내줘야 해요. 같은 민족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도와줘야 해요. 그들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어요.(55~56쪽)

"21세기는 전쟁광들과 어리석은 사람들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야 해요. 오래 전부터 인류가 바라고 기다려 온 평화는 바로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어요."(75쪽) 

전쟁이 일어났을 때 가장 큰 피해자인 아이들에게도 전쟁에 대해 알게해주자.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전쟁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면서 자란 아이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좀더 노력하지 않을까? 

이 책이 나온 지 좀 오래 되다 보니 유고슬라비아라든지 사담 후세인에 대한 이야기는 시의성이 좀 떨어진다. 이런 부분만 고쳐서 개정판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책의 내용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