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나라 미국 이야기 아이세움 배움터 12
정범진. 허용우 지음, 정수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우리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 작가가 쓴 책을 우리 작가들이 쓴 책보다 더 많이 읽으면서 자랐고, TV 만 틀면 언제든지 미국 소식을 들을 수가 있다. 그래서 미국에 가본 적이 있든 없든 미국이라는 나라을 아주 가깝게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나름대로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아이들이 고학년쯤 되면 미국에 대해 제대로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부모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한쪽으로 생각이 치우쳐 있다면 아이들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이젠 아이들에게도 미국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제대로 알고 나면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비판할 줄 아는 힘도 생길 것이다. 이 책은 막연하게 좋다 나쁘다는 편견을 갖기 전에 미국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길러줄 수 있어서 아주 좋은 것 같다.  

특히 우리가 이미 당연시하고 있는 사실들에 대한 의문을 던지면서 미국이 얼마나 이중적인 나라인지 알려주는 부분이 상당히 유익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그렇다면 그 전부터 아메리카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링컨이 선포한 노예 해방령으로 단 한 명의 노예도 해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가? 평화주의자라고 부르짖는 미국이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극복해 나가는 비결은 무엇인지? 등등.

미국과 우리의 첫 대면인 신미양요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읽어 나가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의 결정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좌지우지되었고, 아직도 국제적인 자존심을 지켜가며 나라를 이끌어갈 만한 정치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에 슬퍼지기도 한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자란 아이들 중에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아직까지 미국사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아이들에게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한 번씩 더 생각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다. 시사적인 이야기가 많아 지루할 것 같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썼기 때문에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수없이 많은 그림과 사진만 보아도 미국의 모습이 보인다. 막연히 미국을 동경하거나 근거 없이 미국을 욕하는 아이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5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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