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구판절판


지식이 잘못 쓰여질 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지를 새삼 깨달았다. 한 사람의 가치관이 거꾸로 서 있거나 가치 판단이 흔들릴 때 잘못된 양심을 가진 사람의 지식은 어떤 도둑질이나 살인보다도 위험한 범죄인 것이다. 그와 같은 사람들이 국민을 속이는 머리를 빌려주고 이론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에 전두환 씨 같은 사람이 8년간이나 독재 정권을 유지했던 것이 아니겠는가.-24쪽

이렇게 순응하는 것이, 힘이 있을 때는 권력에 붙고 없을 때에는 권력과 멀리 하는 것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가치관의 오도를 가져오게 하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양심적인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보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증인의 입장은 어떻습니까?-27쪽

철학은 남에게 빌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 철학이 없는 정치인은 두목이라는 말은 들을 수 있어도 지도자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85쪽

여보, 나 좀 도와줘. 나는 꿈이 있어. 나는 그 꿈을 꼭 실현하고 싶어.정치를 하려면 미쳐야 된대. 여보 양숙 씨, 우리 같이 한 번 미쳐보자.응?-119쪽

가장 뼈아픈 실책은 교육은 부모가 다 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한 것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가정보다는 학교나 친구들에게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거스르는 부모의 교육이 차칫하면 아이들에게 부담만 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132쪽

나는 아이들로부터 존경받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수치감을 준 일도 없다. 아이들은 나를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조금 모자라는 듯한 아버지를 보고 걱정할 줄 아는 재미도 있다. 아이들이 존경하는 아버지, 그것보다 더 좋은 교육이 있을까?-139쪽

줄을 잘 서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회주의 시대, 나는 그러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본보기를 만들고 싶었다.-150쪽

나라를 걱정한다는, 어울리지도 않고 쑥스럽기만 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정리해 나가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또 독자들이 정치판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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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06-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가셔서 이렇듯......씁쓸하기도 합니다

소나무집 2009-06-16 21:58   좋아요 0 | URL
그냥 옆에 앉아 그 분의 이야기를 듣는 듯 생생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