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스텔라처럼 회사를 세운다고 할지도
13살의 경제학, 돈은 이렇게 버는 거야 1218 보물창고 2
게리 폴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들에게 경제 개념을 가르쳐주는 동화책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효율적인 돈관리를 유도할 수 있어서 나도 가끔 경제 관련 책을 읽히곤 했다. 내가 워낙 경제 관념에 느슨하다 보니 아이들은 그렇게 살지 말았으면 싶은 마음도 있었고. 

두 아이가 서로 돌려가며 몇 번씩이나 읽기엔 나도 기대를 잔뜩 하고 책을 읽었다. 할머니에게 열세 살 생일 선물로 받은 잔디깎기 기계 덕분에 빈털터리 소년이 부자가 되어가는 이야기였다. 정말 운이 좋은 소년의 이야기였다. 우선 동네에 잔디밭이 넓은 이웃이 아주 많았고, 전에 잔디를 깎던 사람이 고객과 바람이 나서 도망을 갔고,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투자해주는 아널드 아저씨를 만났고, 잘못 투자한 덕분에 힘센 권투 선수를 만날 수 있었고, 거래 처리가 잘못 되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고... 정말 행운의 연속이다.

하지만 나는 열세 살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좀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가장 흥미 있어 한 부분은 빈털털이 아이가 부자가 된 부분이었다. 잔디깎기 소년이 부자가 되는 과정 속에 들어 있는 경제의 흐름보다는 부자가 된 것 자체만 부러워하며 자신들에게 그런 행운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의 개념을 땀 흘려 일한 대가가 아닌 행운이 가져다 준 선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에 반듯이 부모가 함께 읽고 아이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책제목에도 있듯이 열세 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아직 경제 관념이 성립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에 요행이 아닌 정말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경제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잔디 깎는 기계가 가져다준 행운은 실제로 아이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특히 주식 투자에 대한 부분과 권투 선수가 폭력을 쓰는 부분은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에는 너무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시작은 잔디를 깎는 노동이었지만 결국 소년을 부자로 만들어준 것은 주식 투자였다. 처음 투자한 40달러가 점점 늘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너무 비약적이어서 주식 투자를 아주 간단한 투자 방법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주식 투자를 도와주던 아널드 아저씨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경찰보다 주먹이 먼저인 권투 선수(소년이 후원하는 선수임)를 불러 폭력을 쓰게 한 장면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법보다 주먹을 쓰는 사람을 더 든든해할 정도로 미국 사회가 헐렁했나?

경제의 흐름을 크게 이해할 수는 있지만 경제 원리와 경제 용어 몇 가지를 익히기 위해 읽기엔 너무 흥미 위주로 이끌어가서 정말 2% 부족한 책이었다. 꼭 부모가 함께 읽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말도 들려주길. "얘들아, 돈을 꼭 이렇게 벌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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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03-2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룡소에서 나온 <만화광 스텔라 게임 회사를 차리다>와 비교하며 읽으며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