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건축물들 그림으로 보는 역사 3
질리언 클레먼츠 지음, 김선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그림만 보고 술렁술렁 책을 넘기던 우리 아이가 말했다. 자기가 크면 파리 에펠탑에 가서는 프랑스 요리를 먹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가서는 멋진 공연을 보고, 크라이슬러 빌딩에서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단다. 엄마는 그저 남의 일이려니 생각하는 일을 아이는 한 권의 책을 보면서 화려하게 꿈꾼다.

이 책은 여행서도 역사책도 아닌 건축물에 관한 책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이름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유명한 건축물들이 숱하게 나온다. 우리가 잘 모르는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건물을 지을 때 있었던 에피소드, 건물을 지은 재료, 당시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60쪽밖에 안 되는 얇은 책 속에서 내가 만난 건 건축물의 역사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였다. 선사 시대 인류 최초의 집인 단순한 움막에서 건축의 역사는 시작된다. 그후 농사를 짓고 도시가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신전과 성당, 교회를 따라가다 보면 종교의 역사가 보이고, 궁전의 모습을 보면서 당시 왕들의 권력을 실감할 수 있다.

고대 건축물인 피라미드, 파르테논, 콜로세움, 앙코르와트는 이름만 들어도 그림이 떠오른다. 성 베드로 대성당, 베르사유 궁전, 세인트 폴 성당, 타지마할, 영국 국회 의사당 등 종교와 문화, 정치적인 배경을 가지고 짓던 건물들은 근대에 들어오면서 높이 경쟁을 하게 된다. 그 경쟁에 불을 붙인 건축물이 바로 파리 에펠탑이다. 강풍도 견뎌낼 수 있는 철구조물인 에펠탑이 1889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지금은 여행을 계획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에펠탑이 당시엔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망치고 궁전과 대성당을 왜소해 보이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모욕적인 건물이라고 비난을 받았다고 하니 세월 무상이다. 한 번도 무엇으로 만들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도 에펠탑과 같은 강철 골격을 속에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횃불을 들고 있는 강철 구조의 여신상이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현대 들어와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초고층 건물들이 세워지면서 세계는 가장 높은 건물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다. 우리나라의 63빌딩도 그 대열에 동참했던 건 아닐까 싶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두바이에 지어지고 있는 버즈 두바이라고 한다. 한동안 열심히 신문 광고를 해서 눈에 익은 건물이다. 설계는 뉴욕 사람들이 했지만 삼성건설에서 짓고 있다니 그것도 우리의 건축사에 길이 남을 일이지 싶다.

건축물을 보면서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좁은 지면 안에 많은 정보를 싣다 보니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복잡한 느낌이 든다. 그 탓에 혹시 손에 들었던 책을 내려놓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그래서 그림책이지만 4,5학년 정도는 되어야 꼼꼼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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