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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식객요리 가을진미 편
허영만과 식객요리팀 지음 / 라이프김영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남편이 <식객> 만화 팬이다. 내가 직접 만화를 본 적은 없지만 늘 남편의 입을 통해 듣는 <식객>은 요리의 천국 같았다. 그래서 식객 요리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냉큼 주문을 했다. 늘 요리에 자신이 없는 나로서는 이 기회에 요리 솜씨 좀 늘려볼까 싶은 마음까지 있었으니 욕심이 과하긴 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나 실망스런 요리책이었다. 주방에 두고 늘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일단은 재료부터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연어나 전복, 송이, 박, 허파, 우설, 꿩 같은 것들은 먹고 싶다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화에서야 죽을 고생을 하며 재료를 구하러 돌아다니는 묘미가 있지만 오늘 당장 식탁에 올릴 수가 없으니 한 번 읽어보고는 책꽂이나 지키게 해야 할 듯해서 억울하다.
또 편집은 어찌나 평범한지, 그래서 출판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책 한 번 만들면 마케팅 확실하게 해서 제대로 팔아먹는 김영사다. 김영사가 책을 왜 이렇게밖에 못 만들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로 편집이 허술하다. 내가 결혼할 때 사온 요리책 편집보다도 더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요리책들이 얼마나 화려하게 잘 만드는지 확인도 안 해 봤나? 서점에서 직접 책을 보았다면 절대로 사지 않았을 것 같다.
결혼 십 년이 넘은 내게는 별로인 요리책이었지만 처음 요리를 배우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재료편에서는 생생한 사진과 더불어 각 재료에 대한 설명이 4쪽씩에 걸쳐 실려 있어 공부도 할 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