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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내 욕망과 실재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런 까닭에 임종 직전의 인간만이 욕망과 실재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사는 내내 욕망과 실재의 틈이 살짝 금이 간 정도의 간극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잔 브라흐마는 쉬운 언어로 그 길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를 읽고 내 영혼의 무게가 몇 그램쯤 가벼워졌다고 느꼈었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얼핏 떠오르는 작가는 엘리자베스 길버트나 빌 브라이슨, 또는 전시륜이나 성석제 등이 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유쾌한 웃음 뒤에 강렬한 깨달음을 안겨준 좋은 작가였다. 어쩌면 이 책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버금가는 좋은 책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병률의 산문집 <끌림>을 처음 읽었을 때, 그때는 이미 좋은 책이니 한 번 읽어보라는 권유와 입소문이 몇 바퀴쯤 맴을 돌았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베스트셀러가 다 거기서 거기지,하는 지적 오만이 가득해서 한사코 그 책을 거부했다. 어느 날 포켓북을 연상시키는 앙증맞은 그 책을 손에 잡았을 때, 작가의 글이 내 마음에 아로새긴 선명한 무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때부터 나는 이병률의 새 글을 무던히도 기다렸었다.
유명 작가의 책을 선택할 때는 항상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당연히'라는 기대감이 과도하게 적재되기 때문에 감탄보다는 실망하는 횟수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선험적 각성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하는 미련에 나는 번번이 백기를 들곤 한다. 그리고 어느새 눈에 익은 유명 작가의 신간을 클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