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 복지국가 이야기 3
이상이 편저 / 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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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인정받은 것은 4.27 재보선(보궐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예상 외로 참패한 후, 한국 정치계에 보이지 않는 흐름이 일어나고 있는 증거로 보인다.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명박 정권은 2008년 이후 소득 양극화와 공동체 위기 상황에서 경제를 살려달라는 민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여론과 비판세력들의 의견을 묵살하면서 재벌과 대기업,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이번 선거는 2010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이어 다시 한 번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드러난 결과였고 이에 따라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남짓한 시점에 위기감이 커진 한나라당 소속 비주류와 일부 주류 국회의원들 마저 이명박 대통령과 주류의 전횡을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집권여당이 민심을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제도 개혁과 정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부자감세' 정책 철회와 '전세가 상한제'에 대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과 시민사회세력이 현재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중한다면 한나라당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많은 정책들이 이명박 정권에서도 가시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록 이번 4.27 재보선에서는 '반MB'와 '야권연대'의 분위기 속에서 구체적으로 표출되지 못했지만, 2010년 이후 한국의 유권자들과 국민 대다수는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양극화와 양적 성장 중심의 정책에서 공동체 회복과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분위기는 서구 국가들의 역사과정에서 보이듯이 1인당 평균 GDP가 2만불을 넘어선 시점에서 당연한 흐름이며, 한국의 경우 남북분단과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관계로 지금까지 지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 '무상급식'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며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지자체장과 지자체 교육감이 수도권 중심으로 대거 당선된 것이 그 단초일 것이다. 
 
최근의 정치사회적인 분위기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복지국가' 패러다임이 후보들의 핵심적인 공약 중 하나로 떠오를 것임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육아, 교육, 의료를 걱정하지 않는 세상, 즉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제안하는 보고서다. 중산층까지 혜택을 받는 복지국가를 꿈꾸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저자들이 불안한 우리 삶에 한국인이면 누구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역동적 복지국가’로의 꿈을 제안한다.  

*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란? : '사회경제 민주화를 통해 역동적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2007년 7월 설립되었고 국회 사무처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단법인이다. 이들은 존엄, 연대, 정의의 3개 핵심가치가 호혜적이고 능동적인 사회발전과 균형적이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이 함께 이루어지는 역동적 복지국가 안에서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음을 굳게 믿는다. 최병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회장,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래경 일촌공동체 운영위원장, 이태수 사회복지대학교 교수가 공동대표이고 장하준 교수와 조국 교수 등이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사회 복지국가로의 이행 필요성과 논리를 살핀다. 우리나라 사회경제체제의 신자유주의적 발전과 양극화의 심화, 이로 인한 '민생의 5대 불안'을 분석한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불안사회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서의 ‘역동적 복지국가 모델’과 보편주의 원칙을 소개하고, 한국 사회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방향을 모색한다.
 
1부. [논리와 전략]
01장.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이상이) : 저자는 1980년대 이후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장악한 과잉금융화의 신자유주의로 인해 사회경제적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종지부를 찍고 영국식이나 독일식이 아닌 북유럽식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통해 '개인이나 가족이 시장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준의 인간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복지국가를 논리와 전략으로 제시한다. 국가의 강력한 개입을 통해 사회적 영역의 대대적 확장, 보편주의 사회정책, 개방과 유연성이 담보된 지속적 경제성장,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시스템적 조화와 조정 등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의 독특한 비율 '9 : 1' - 공공보육시설 대 민간보육시설의 비중, 공공의료기관 대 민간의료기관의 비율, 국공립대학 대 사립대학의 비율 => 신자유주의가 과도하게 침투한 사회분야
 
한국 사회경제체제의 문제점으로는 승자독식의 시장만능주의 구조와 잔여주의 선별적 복지체계, 그리고 신자유주의 가속화로 인한 성장잠재력 약화와 혁신동력 창출이 불가능한 경제구조로 인해 삶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데 저자는 그 결과를 [민생의 5대 불안]으로 요약한다. 5대 불안은 일자리 불안, 보육 및 교육 불안, 주거 불안, 노후 불안, 건강 불안이다.
 
저자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3대 가치를 '존엄, 연대, 정의'로 세우고 이를 위한 사회경제체제로 보편적 복지, 적극적 복지, 공정한 경제, 혁신적 경제 개념을, 이를 위한 전략방향으로는 탈상품화와 노동진영의 강화 전략, 보편주의 전략,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조세재정 전략, 정치사회 주체의 연대를 제시한다.
 
2부. [보편주의 복지의 주요 제도]
02장. 노동시장과 고용정책의 현황과 과제(은수미) : 한국 사회경제 구조에서 나타나는 비정규직 확대와 비정규직-비임금 근로자-비경제활동인구의 '3비 악순환 고리'의 원인으로 '배제적 노동시스템'을 지목하는데 이는 분절적 노동시장, 기업별 노사관계, 기여 중심의 취약한 사회보험의 결합구조를 말한다.
 
저자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배제적 노동시스템'이 '포섭적 노동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함을 주장한다. 차별적인 두 개의 노동시장을 하나로 만들거나 격차를 줄이고, 전체 노동시장을 하나의 노사관계의 원리에 의해 보호하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야 하는 것이다. 세부 과제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리 구현, 비정규 입법에서의 차별규제 강화, 정규직 전환 유도, 간접고용 확산 억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철폐, 조합원 범위 확장,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제도 변경, 고용보험 가입 확대, 제2의 고용안정망 형성 등이다.
 
03장. 아동보육과 육아지원정책의 현황과 과제(이상구,이숙진,백선희) : 꾸준한 연구, 분석 결과 저출산의 주 원인의 1위는 자녀의 보육 및 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며 2위는 양육부담의 여성 편중과 사회적 지원의 미비로 나타난다. 현재 한국의 육아지원 정책은 양적인 부족(대상자 중 40%가 제외)과 질적인 부족(낮은 공공시설의 비중과 부실한 질 관리체계), 그리고 보육과 유야교육의 양극화,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제도의 부실, 줄어들지 않는 빈곤아동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저자들이 복지국가를 위해 제시하는 육아지원정책 방안은 [영유아보육법]에 정부 책임 규정, 공공보육시설의 적정 수준 확충(시설수로는 5.5% -> 28.3%, 아동수로는 10.9% -> 34.3%, 이상 양적인 문제 해결방안), 시설 평가인증제도에 처벌조항 및 강제시정명령 포함, 평가결과 공개와 문제시설 공시 의무화, 평가인증의 기준 강화, 현장 확인평가 강화, 평가지원 체계 정비(이상 질적인 문제 해결방안), 기존 표준보육료 산정방식 개선 또는 보육수가의 단계적 현실화, 시설 표준회계 준칙 도입, 보육비 지원 수준의 상향과 추가징수 비용에 대한 적극적 관리(이상 양극화 해결방안), 산전후 및 육아휴직 대상자 비정규직으로 확대, 육아휴직 급여수준 현실화 및 남성 참여 확대, 업무공백 절감 제도 도입, 복귀여성 재교육(이상 휴가제도 해결방안), 아동수당-10만원-제도 도입 : 1단계 연간 1.28조원 ~ 4단계 연간 5.8조원(이상 빈공아동 해결방안) 등이다.
 
04장. 교육정책의 현황과 과제(이상구,안승문,김미숙,윤종훈) : 저자들은 그동안 교육정책에 대한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모두의 논의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교육기회의 불평등성, 교육을 통한 경제적 양극화 심화, 교육경쟁력 약화, 영리가 목적이 되어버린 대학 등을 교육정책의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 문제점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분석이 부족함.
 
저자들은 복지국가 교육정책의 이론적 배경으로 '인적자원 개발'로 삼는다. 교육정책이 "생산력 발전의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교육정책은 경제정책 및 산업정책과 연계되고 폭 넓게 이해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그 위상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산업 및 고용구조와 괴리된 대학입시제도만의 논의로는 우리나라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대학교육 문제를 외면하고 초,중등교육에 치중한 정책만으로도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결국 대학의 혁신적 개편과 기능의 변화 없이는 미래 지향적인 산업구조의 개편과 경제발전을 기약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복지국가를 위한 교육정책의 대상과 범위에는 전통적인 교육정책의 영역, 다수의 인력이 종사하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산업적 측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평생고용을 달성할 수 있는 고용정책으로서의 역할 저출산 문제의 해결과 노동력 재생산 등의 인적자원 개발정책이자 인구정책으로서의 역할, 고령화 시대에 맞춘 퇴직자 재교육을 포함한 평생학습 등 노인 정책으로서의 역할, 지역 산업클러스터의 핵심적인 역할 수행을 통한 지역경제성장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 궁극적으로 연구개발과 신기술 창조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보장하는 산업정책과 경제정책으로서의 역할이 공시에 고려되어야 하며, 각각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세부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결론으로, 교육정책의 방향은 복지의 일환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제공, 교육은 개인의 발달과 공동체의 통합 그리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 민주주의와 보편적 복지의 가치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 졸업생들의 취업은 학교와 국가, 지자체가 함께 책임, 직종간과 학력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대책과 동시 추진이며, 추진 과제로는 고등교육의 공공성 제고, 사립대학의 구조조정 및 일반대학의 기술교육 중심 대학으로 전환, 교육계의 폐쇄성과 관료화의 극복, 교육투자확대 등이다.
 
세부과제로는 초중등학교를 창의력 중심으로 전면 개편, 교육에 대한 국가 투자 확대(보육/육아지원 대상자를 59% > 90%로 / 초중등 이상 교육재정 1차년도 6.4조 -> 4차년도 13.8조로), 과잉 대학진학율의 정상화(진학율을 50%로 & 평생학습체계)와 대학입시제도의 개편, 대학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개편과 조정, 전국에 10개 이상의 연구중심 대학 육성 등이다.
 
05장. 건강증진과 건강형평성의 현황과 과제(김철웅,정백근,윤태호,김수영) : 저자들은 건강의 결정요인을 살펴봄으로써 건강과 건강증진의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형평성의 의미와 중요성을 기술하고 이를 기반으로 건강증진과 건강형평성의 제고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과 국가 보건의료부문의 전략, 그리고 지역사회 차원의 전략을 제시한다.
 
먼저, 건강한 삶이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인권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보편주의에 근거한 의료보장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료보장제도 이외에 더 강력하게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생물학적, 물질적, 사회심리적, 물리적 측면)이 존재하기 사회경제 전체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근의 연구분석 결과상 생애 초기인 태아기, 유아기, 아동기 동안에 불건강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들은 '건강형평성' 개념을 도입한다. 이는 한 사회에서의 건강증진의 개념은 단순하게 평균적 수준의 건강향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인구집단의 건강향상을 통해 전체 인구집단의 건강수준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증진과 건강형평성 제고를 위한 전략 중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과 전략으로는 건강증진과 건강형평성 제고를 위해서는 의료서비스의 제공과 공중보건사업의 확대,강화 등과 같은 국가보건의료체계 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는 국가 차원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 등에 대응하는 많은 정책을 폭 넓게 다루어야 함을 의미한다. 보건의료부문의 전략으로는 영유아 건강불평등 문제의 우선 해결해야 하며, 의료필요의 크기에 따른 보건의료자원의 배분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가 차원의 건강증진 및 건강형평성 제고 전략이 제대로 수립,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차원의 전략 자체가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부문 간 협력체계 구축, 지역사회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의 구축 및 활용,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증진 및 건강불평등 해소 전략 등을 제시한다. 
---> 재정규모와 전략이 없어 실현 가능성 판단이 어려움
 
06장. 국민건강보장과 의료정책의 현황과 과제(박형근) : 여기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의 주요 현황에 대한 분석과 고찰을 통해 복지국가 방식의 보편적 의료보장 추진 원칙과 방향을 도출하고, 우리 현실에서 보편적 의료보장을 통해 어느 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분석한다.
 
먼저, 이명박 정권의 의료정책은 영리법인 병원 허용, 일반인 의료기관 개설 허용, 의료기관 정보공개 활성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추진으로 요약되는데 이는 미국식 의료제도로 재편을 예고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음을 말한다. 하지만, 국민 의료비 및 국민건강보험제도 관련 주요 현황을 살펴보건대, 결과적으로 의료 격차 확대와 건강 불평등성의 악화, 공공의료보험 체계 붕괴, 환자와 국민의 의료비 부담 가중 등을 초래할 수 있어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의료공급 구조와 의료시장의 주요 현황을 보면, 의료공급 구조의 특성으로 민간의료기관 중심의 의료공급구조(의료기관의 90% 이상이 민간의료기관, 계속 증가 : 2000년 기관수 기준 91.2%, 병상수 기준 85.3% -> 2007년 각각 93.5%, 90.5%로 증가)와 이미 공급과잉인 급성병상(2007년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수 7.1 : OECD 평균은 3.8%), 그리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의료기관과 급성병상(2001년 대비 2009년 증가율 : 종합병원수 16.7%, 병원 106.3%, 의원 29.3% 증가 / 병상수는 91.7% 증가)을 들 수 있으며, 주요 시장 상황은 재벌병원이 주도하는 의료기관 간 고급화-전문화-대형화 경쟁의 심화로 요약된다. 이는 방치할 경우 계속 증가하는 국민건강보험 급여비로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발생과 이로 인한 보험료 상승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면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현상의 도래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저자는 의료를 통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합리적 목표를 제시하면서 복지국가를 위한 보편적 국민건강보장체계의 구축 전략으로 국민건강보장제도의 개혁, 의료공급체계의 개혁을 주장한다. 국민건강보장제도의 개혁 방향으로는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의 대폭 강화와 중증질환 무상의료의 실현,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영역(초음파 검사, 진단검사, 특진비등)의 해소와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완전한 작동(100만원 수준으로), 국민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효율화를 위한 제도 개혁을 제시하고 의료공급체계의 개혁 방향으로는 병상과잉 해소와 무한경쟁구조의 합리적 경쟁구조로의 재편(지역별 병상총량제 도입, 필요증명 제도의 도입), 의료 인프라의 균형발전을 위한 지원 및 관리체계의 구축('의료 인프라 발전기금' 신설, 인프라의 균형발전 지원), 의료 인력 확충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 지원(의사등급제 신설, 간호등급제 기준 강화,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의 확대), 의료전달체계의 강화(주치의 제도 도입, 외래진료 차등수가제도 확대)를 제시한다.
  ---> 재정규모와 전략이 없어 실현 가능성 판단이 어려움
 
07장. 국민연금과 노후소득보장의 현황과 과제(이태수) : 현재 노후소득의 문제는 당장 현재 시점에서 연금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의해 적정한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노인인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와 시간이 지나도 현재의 국민연금제도가 노후의 소득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미래 시점에서도 이러한 노인빈곤 문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임을 밝힌다.
 
현재의 노후소득보장체계의 현황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빈곤 인구의 31.6%와 전체 노인의 8.1%(빈곤 노인의 29.3) 밖에 적용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 인구(200만 가구, 410만 명)가 과도하고 기초노령연금제도가 2009년 현재 전체 노인의 70%에게 최대 88,000원을 지급하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제도의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인구가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고 노후 소득보장 수준이 미약하며, 장기적으로 재정적인 불안정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저자는 연금제도 개혁의 본질은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을 막는 것이 아니라 노인부양에 소요되는 재원의 총량을 사회 전체가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연금제도 개혁 목표를 그 개혁 전 국민의 적절한 노후소득보장, 재정적 지속가능성의 확보,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과 유연한 제도의 정착,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과 수용성의 제고로 두고서 그 방향을 '기초연금 + 최저연금 보장형 소득비례연금'으로 제시한다.
 
기초 연금제는 과거에 상관 없이 일정 연령에 도달하는 사람에게 일정 금액의 연금(1인당 GDP or 평균임금의 10%)을 지급하는 것이다. 기초 연금에는 부분적으로 대상자를 제한이 필요하며 기초연금의 재원은 일반예산(조세)로 충당토록 한다. 재원의 규모는 201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10.88%로서 총액은 GDP 대비 0.86~1.28%가 되며, 2050년에는 노인 인구비율이 37.29%로서 총액은 GDP 대비 2.09~3.13%로 크지 않다는 것....  최저연금보장형 소득비례연금은 최저보장연금 수준은 독신 평균소득의 30%, 부부 45%로 수급요건 등을 조건부로 계획한다. 재정의 규모는 2050년에 GDP의 1.73%...    
---> 재정규모와 전략이 없어 실현 가능성 판단이 어려움 
 
3부. [조세재정 개혁의 논리와 전략]
08장.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조세재정정책의 방향과 과제(정세은) : 저자는 부시 행정부에서 실시된 감세정책을 분석하면서 경기부양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으며 소득양극화를 심화시켰음을 지적하면서 복지지출의 경우 경제의 성장과 안정에 기여함을 주장하면서 선진국의 재정조세정책의 경험과 시사점을 고찰한다. 그리고 동일하 선상에서 이명막 정권이 추진하는 감세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OECD 선진국들의 정책을 비교,검토했을 때 보편주의 복지국가 전략과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일수록 경쟁력도 높고 삶의 질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사회안전망은 OECD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한국의 정부 지출규모는 2007년 GDP의 31.1%이고 OECD 평균은 40.7%이다.(유로권은 46.9%, 미국은 36.6%) 사회보장 지출에 비해 국방, 교육(사교육 등 포함), 경제부분의 지출이 지나치게 높다. 재정 수입에 따라 지출을 계획한다는 원칙에 따라 국가재정이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복지 수준이 경제발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OECD 복지지출 평균은 1인당 GDP가 1만 달러일 때 GDP의 18.8%, 1.5만 달러일 때 20.9%, 2만 달러일 때 23%인데 비하여 한국은 2001년 1.7만 달러였을 때 GDP의 6.1%에 불과했다.
---> 문제점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분석이 부족함.
 
저자는 공평과세 강화 증세 전략은 예산 절감(수의계약을 최저낙찰제로 변경시 연간 6.6조원 절감)과 탈세 방지(자영업자의 탈세액 연간 7.4조원) 및 공평조세를 통한 재원 마련(6조원), 평균 실효소득세율 인상을 통한 세수의 확대, 사회보장분담금의 기업 기여비율 증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비과세 및 감면 혜택의 축소, 금융자산 양도차익 과세, 금융소득 과세, 간이과세 제도 개혁, 누진소득세 재편 등을 제안한다.
 
4부. [정치사회적 전략]
09장. 복지국가를 위한 노동운동의 역할과 전략(오건호) : 저자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의 가계 운영을 위한 임금을 시장임금과 사회임금으로 정의하여 각각의 성격을 분석한 후 한국의 경우 가계 운영비 대비 사회임금 비율이 OECD 평균(31.9%)에 비해 턱 없이 낮으므로(7.9%) 이에 대한 확대가 필요함을 주장한다. 사회임금의 예로는 의료서비스, 공공임대주택, 공공대중교통, 공공에너지 서비스 등이다. 그리고 노동운동이 사회임금을 전면에 내걸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사회임금이 소득재분배 기능을 통해 시장임금의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노동자 내부의 연대를 강화시켜주며, 노동운동의 정치적 도약을 도와주고 계급간 이해관계를 드러내어 계급정치의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임금 확대를 위한 노동운동의 역할로는 사회임금 확대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재정요구안'을 마련해야 하며, 직접세 확대를 통한 국가재정 확보하기 위해 노력(사회복지세 신설 검토)하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여 복지 체험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전체적인 전략으로 노동운동 스스로가 사회적 약자를 우선에 두는 활동에 주목하고 선도적으로 나서는 '참여적 재정운동'이 필요함을 제시한다. ---> 구체적인 추진방안 미흡
 
10장. 복지국가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개혁 전략(이종석) : 저자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즉 수입과 지출 현황을 분석하여 핵심적인 문제점으로 낮은 재정 자립도, 지자체간 심각한 재정 격차, 낮은 재정 자율성, 보조사업 증가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부담 가중, 국민혈세 낭비 등을 지적한다.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은 당연히 열악한 복지사업으로 귀결된다.
 
지방재정 확충과 재정격차 완화를 위하여 저자는 국세의 지방세 전환과 지방교부세 확대 및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지방소비세는 규모가 너무 작아 지자체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수도권과 지방간의 재정 격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명박 정권의 감세로 인하여 매년 8조 원의 지방재정이 감소하는데 지방소비세는 겨우 2조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자체의 재정자율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고보조사업을 재정비해야 하고 집행에 대한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확대시켜야 함을 주장한다.
 
11장. 복지국가를 위한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이상이) : 저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의료, 노인요양, 아동 및 가족 서비스 등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사회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처함과 동시에 해당 사회가 불안정 속에서 퇴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사회서비스는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매우 유익한 영역임을 지적한다.
 
저자는 사회서비스가 인권 또는 사회권이라는 원칙 하에서 규범적으로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이 타당하며, 이러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편익이 더 크다고 하면서 이때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 됨을 설명한다.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체계를 통해 생산,전달되는 사회서비스의 거시적 효율성과 재원조달의 형평성, 사회서비스 이용의 형평성을 높여야 하고 사회서비스의 질도 높여야 함을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재정투입 비율, 공공병원 수의 비율 등 의료제공체계의 공공성(공공지출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 2010년 현재 약 36조 원인 국민건강보험 재정 규모를 33% 정도 더 늘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의료재정의 '공공 재정체계 + 보충형 민간보험'의 혼합이 적절함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사회서비스로는 보육, 교육, 노인, 아동, 가족, 장애인 서비스가 있는데 무상 보육과 무상 교육의 확대, 대학등록금의 완전 후불제, 아동수당 도입, 노인장기요양보장의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한다.
 
12장.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정치전략(홍기표) : 저자는 현재 민주당-한나라당 중심의 양당구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유는 아직도 우리의 정치지형이 영남고 호남이라는 지역대결구도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대중이 과거의 낡은 정치지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로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당'을 건설하는 것이며, 특히 '복지국가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의 건설에서 출발해야 함을 주장한다. 당 건설의 원칙으로는 기존의 정치에너지를 재구성할 것, 평당원체제를 당의 기초로 삼을 것(당내 민주주의 문제),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단일 통합강령이 전제될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복지국가 노선의 정치세력화는 '87년 체제'의 극복과 다음 단계의 정치지형 수립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87년 체제'라 함은 '자주와 평등'이라는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다음 단계의 정치지형으로 저자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득표 비례 방식의 수정을 통해 내각제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이상이 교수를 비롯한 18명의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정책위원들의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논리와 전략'은 복지부분의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해외 사례 분석, 한국의 현황과 동향에 대한 검토와 전략과 정책 대안을 마련하였다. 이 책은 한국에서 복지분야에 대한 보기드문 역작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인 '보편주의 복지'의 이론적 배경이 그동안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던 시혜적인 복지나 선별적인 복지, 나아가 시장주의적 복지에서 벗어나 21세기 한국의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반드시 필수적인 전략과 정책임을 제시한 것이 가장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데 공감한다.
 
복지국가 패러다임은 IMF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과 빈곤층의 증가, 사회 공동체 파괴, 빈부격차 확대와 심리적 박탈감, 경제활력 감소와 각종 민생불안 등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제시하여 의욕과 자신감을 불러 넣을 수 있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현실성은 이들의 이론과 전략, 정책과 실행방안을 바탕으로 지난 5월 12일 복지국가를 목표를 향한 단일정당 건설 운동의 닻을 올리는 것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회의체 형식으로 운영되어 오던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시민정치포럼'이 조직을 정비해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를 꾸려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보편적 복지 실현'에 동의하는 야당과 시민단체, 학계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폭 넓게 참여하는 운동으로서, 내년 총선고 대선을 앞두고 진행 중인 통합과 연대 논의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한겨레 5월 12일자 기사, 석진환 기자)
 
물론, 저자들의 이론적 배경과 현황 분석, 치밀한 전략과 정책대안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4장. 교육정책과 8장 조세재정정책은 현재 상황에 대한 검토와 분석이 치밀하지 않은 것 같고 5장과 6장의 건강형평성과 건강보험 시스템에서는 재정 분석과 정책방향이 구체적이지 않다. 4장 교육정책과 9장 노동운동의 전략, 10장 재정 개혁 전략의 경우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복지국가를 향한 연구와 노력이 아직 초기 단계임을 감안할 때, 이 책은 앞으로 더욱 풍부한 연구와 논의를 위해 중요한 텍스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각 장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별도로 한 권 정도 분량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1장에서 제시한 '민생 5대 불안' 중의 하나인 '주거 불안'에 대해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논리와 전략을 표명하지 못하고 일부 장 속에 '공공임대주택'을 거론한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주거문제는 1945년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이 방해한 토지 개혁 실패에서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한국의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트라우마처럼 인식되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수준의 직장인이 수도권에서 자신의 힘으로 주택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대부분 모아도 10년 이상이 걸리게 되며, 부동산 가격의 과도한 상승과 투기는 근로자들과 직장인들의 노동의욕과 삶의 의욕, 삶의 질, 저출산 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교육과 더불어 한국 사회경제구조에서 가장 암적인 것이 부동산 광풍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 책은 무언가 어금니 하나가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2011년 5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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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문화 바로 알기
최희섭.한일동 지음 / 동인(이성모)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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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야기 영국사>에 이어 영국을 여행하기 위해 읽은 두 번째 책이다. 
출발하기 전에 급하게 읽게 되었고 책을 모두 읽은 후 런던에 들어갔을 때, 인터넷 사용이 여의치 않아 돌아온 후 서평을 쓰게 되었다.
 
저자도 머리말에서 이야기하였다시피, 국내에서 영국, 또는 영국문화에 대한 일반적이고 체계적인 대중서적은 거의 없다.
방대한 고서적까지 DB로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서점에서도 영국에 대한 소개, 영국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관련서적을 찾기 힘들었다.
영국 관련 서적은 대부분 영국역사나 영국 여행도서, 문학관련 도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영국에서 출간한 서적도 어느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영국과 영국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드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영어, 간추린 역사, 지리적/인종적 배경, 계절 등 개론부분과 소설, 시, 연극 등 예술문화 부분, 교육, 종교, 가정생활, 교통, 주거, 음식, 여가, 관습 등 생활문화부분, 그리고 복지제도와 정치/정부 등 제도적인 측면을 모두 다루고 있다.
저자 스스로는 "영국문화의 기본을 다소라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자" 이 책을 발간한 것이고 "문화 현상 하나 하나를 이해하기보다는 그 뿌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각각의 문화현상을 설명하기보다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1. 영어의 발달 : 브리튼 섬에 처음 정착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는 겔트족의 언어인 겔트어는 대부분 역사 속에서 사라졌고 현재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에서 사용하고 있는 영어에 일부 지명이나 하천명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로마가 브리튼을 점령한 이후 500년간 라틴어가 공식 언어였고 로마 이후 정착한 게르만족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다가 서기 9세기에 ’영국(잉글랜드)의 왕’ 알프레드 대왕이 브리튼을 통합하고 사용한 언어가 앵글리쉬였고 이 언어가 초기 영어가 된다.
초기 영어는 서기 5세기에 기독교가 브리튼에 도입된 이후 희랍어와 라틴어의 영향을, 중세시대인 서기 11세기에 브리튼을 정복한 노르만공국에 의해 노르만프랑스어의 영향을, 15세기 이후에는 문예부흥, 종교개혁, 인쇄술의 도입의 영향을 받아 19세기 경에 현대영어로 최종 완성된다.
 
2. 역사적 배경 : 저자는 노르만인들의 11세기 브리튼 정복을 영국 역사의 시작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영국 건설의 주춧돌을 놓은 노르만공국의 윌리암 1세, 왕의 군대를 창설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하여 영국의 기둥을 세운 헨리 2세, 웨일즈를 정복하고 상업과 문화를 발전시켜 영국을 완성한 에드워드 1세, 100년 전쟁을 일으킨 에드워드 3세, 튜더왕조를 일으킨 헨리 7세까지의 중세시대에 이르러 영국문화가 시작되었다.
중세에는 장원제도와 농노가 사회의 기본 틀이었고 신앙의 시대로 교회가 행정의 역할까지 겸임하였고 동업조합이 활성화 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무적 스페인 함대를 격파하고 모직물 산업과 해외식민지 건설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중산계급과 결탁하여 봉건귀족을 몰락시키고 중산계급을 부흥시켰다.
17세기 스튜어트 왕조 기간에 권리청원과 인권선언, 명예혁명과 청교도혁명이 일어나 의회정치가 시작되었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은 전세계에 걸쳐 대영제국을 건설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 후 세계의 중심은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영국은 작은 섬나라로 안착하게 된다.
현재 영국은 북아일랜드에서의 종교분쟁, 소코틀랜드와 웨일즈에서의 민족 갈등을 겪고 있다.
[ 버킹엄 궁전 ]
 
 

3. 지리적 배경 : 영국은 ’잉글랜드’로 불리우는 지역이 전체의 50% 이상이며 여기에 영국 인구의 80%가 거주한다. ’잉글랜드’는 낮은 구릉과 고원들로 이루어져 있고 북위 50도의 고위도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북해 해류로 인하여 기후는 비교적 따뜻하고 눈도 적다.(지난 주 폭설과 한파는 런던에서 20년 만에 발생한 이상 기후...)
’스코틀랜드’는 브리튼섬 면적의 1/4을 차지하고 인구는 약520만명(2005년 기준) 정도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섬 면적의 1/5 정도이고 인구 166만명이 거주하며 12세기에 영국의 강제 점령 후 ’식민’이 이루어져 카톨릭과 영국국교회 간의 종교 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웨일즈’는 브리튼섬의 남서부 지역에 위치하고 인구는 292만명이다. 
[ 트라팔가 광장 ]


[ 20년만의 폭설과 한파 ]
 

4. 인종적 배경 : 영국인의 조상은 기원전 켈트족(게일인, 브리튼인), 5~6세기 게르만족(앵글로족, 색슨족), 9세기의 데인족, 11세기 노르만족이다.
현재 영국의 민족은 앵글로색슨족이 주류이고 스코틀랜드아 아일랜드에는 켈트족의 후예들이 거주하고 있다.
 
5. 소설 : 17세기 후반부터 문체의 발달을 보인 영국의 산문은 18세기에 와서 거의 완성의 경지에 도달했다.
시기적으로 주요 소설로는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1719], 조나던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1726], 리처드슨의 [파멜라 1740], 호
- 낭만주의시대 레이스 월폴의 [오트란토 성 1764],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1813]과 [에마 1815], 윌터 스콧경의 [묘지기 노인 1816]
- 빅토리아 시대 찰스 디킨즈의 [올리버 트위스트 1838]과 [데이비드 코퍼필드 1849],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1847],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1847], 토머스 하디의 [테스 189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1883]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1886], - - 20세기 러드야드 키플링의 [정글북 1894],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 머신 1895]와 [투명인간 1897], 로런스의 [채터레이 부인의 연인 1928],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1916], 버지니아 울프의 [제이콥의 방 1922]와 [파도 1931],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1932]와 [가자에서 눈이 멀어 1936],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1945]와 [1984년 1949],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1954], 도리스 레싱의 [폭력적인 아이들 1952~1969] 등이 있다.
 
6. 시 : 고대의 영웅서사시인 [베오울프],
- 14세기 윌리엄 랭글란드의 [농부 피어스], 작자 미상의 [가웨인 경과 녹색기사],
- 16세기 에드먼드 스펜서의 [축혼가], [목동의 달력], 필립 시드니의 [아카디아],
- 17세기 밀튼의 [실낙원]과 [복락원], 에이브러햄 카울리의 [핀다식 부],
- 17세기 중반 ~ 18세기 드라이든의 [올리버 크롬웰의 죽음에 부친 영웅시], 포우프의 [목가]와 [윈저 숲], 제임스 톰슨의 [겨울], 토머스 그레이의 [시골 교회묘지에서 쓴 만가], 윌리엄 브레이크의 [순진의 노래]와 [경험의 노래]
- 낭만주의 시대(1798~1832) 윌리엄 워즈워드와 새뮤얼 테일러 코울리지의 [서정 민요집 1798], 윌리엄 워즈워드의 [서곡 1850], 바이런의 [돈 주안 1824]와 [라라 1814], 셸리의 [맵 여왕 1813], 키츠의 [채프먼의 호머를 처음 읽고 1816],
- 빅토리아 시대(1832~1901) 알프레드 테니슨의 [샬로트의 귀부인]과 [연꽃을 먹는 자들 1842], 부라우닝의 [주교는 자신의 무덤을 명한다 1845], 로버트 브라우닝의 [파라셀서스 1835], 매튜 아놀드의 [길 잃은 술꾼 및 기타 시편 1849],
- 20세기 : 에드워드 마쉬의 [조지왕조시대의 시 1920], 루퍼트 브룩의 [병사], T.S. 앨리엇의 [황무지 1922]와 [텅 빈 사람들 1925], 폴 그레이브즈의 [황금빛 사화집], 예이츠의 [어신의 방랑]과 [갈대 숲의 바람 1899], [책임 1914], 오든의 [다른 때 1932]와 [불안한 시대 1948], 딜란 토머즈의 [18 시편 1934], 라킨의 [덜 속은 자들 1955], 태드 휴즈의 [비 속의 매 1957], 실비아 플라쓰의 [바다를 건너서 1971]과 [겨울 나무 1972], 셰이머스 히니의 [박물학자의 죽음 1966]과 [정거장 아일랜드 1983]
 
7. 연극 : 
- 문예부흥기 니콜라스 유달의 [랄프 로이스터 도이스터 1553], 토머스 키드의 [스페인 비극 1580], 크리스토퍼 마알로우의 [탬벌레인 대왕], [파우스트 박사의 비극적 역사], [말타의 유대인], [에드워드 2세],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헨리 6세 1592], [리차드 3세 1593], [말괄량이 길들이기 1594], [비너스와 아도니스 1593], [로미오와 줄리엣], [헨리 4세 1598], [베니스의 상인 1597], [줄리어스 시저 1599], [햄릿 1601], [오셀로 1604], [리어왕 1605], [맥베스 1606], [끝이 좋으면 모두 좋아 1602], 벤 존슨의 [제 기분에 빠진 만인 1598], 윌리엄 다브난트의 [사랑과 명예], 
- 근대 토머스 윌리엄 로버트의 [사회 1865],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 1893]와 [어니스트의 중요성 1895], 조지 버나스 쇼의 [칸디나 1895]와 [인간과 초인 1903], 존 갤스워씨의 [은상자 1906]과 [투쟁 1909], 제임스 바리의 [피터 팬 1904]
- 아일랜드 문예부흥 예이츠의 [캐스린 백작부인 1892], 세안 오케이시의 [주놔 공작], - - 현대 프라이의 [그 숙녀는 불태워서는 안 돼 1949], 사뮤엘 벸;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1955], 오스번의 [분노하며 뒤돌아보라]
 
[ 런던대학 ]


8. 교육제도 : 중세 이후 교회가 교인들의 교육을 담당하였고 18세기에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교회와 사설 교육기관이 서로 협조하면서 주민들의 교육을 담당하였다.
1870년에 공립학교법이 시행되어 공립초등학교가 설립되어 국가가 초등학생들의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
중세에 설립된 대학들은 15, 16세기 이후 문예부흥과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크게 발전했고 19시에는 과학만능주의 사조로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옥스퍼드대학, 케임브리지대학, 런던대학, 델햄대학 등은 각각 여러 개의 단과대학이 합쳐져 종합대학교를 구성한다.
리버풀, 버밍햄, 맨체스터, 리드 등의 대학이 북부대학교를 이루고 있고 웨일즈 지방의 대학들도 하나의 대학교를 이루며, 스코틀랜드에서는 에딘버러, 글래스고 등이 합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들은 각각 입학, 진학, 학위 및 교육행정에 있어서 공통의 규정을 갖고 하나의 대학교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한 학년의 3학기...
대학에는 각 학과에 교수가 한 사람 있어 학과장을 맡고 있으며, 그 아래에 강사하고 하는 부교수가 한 사람 있다. 이 둘의 지위는 보장되어 있고 대단히 명예로운 자리로 체어라고 불린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위촉을 받아 이 대학이 시행하는 대학입학자격시험인 중등교육수료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영국 교육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에 있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6-3-3-4제 등 단일학제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는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단계를 거쳐 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10세 아동이 다닐 수 있는 학교는 초등학교, 주니어 스쿨, 중등학교, 예비교 등이 있으며, 중등학교는 지역에 따라 재학생의 나이가 8~12세, 9~13세, 10~14세 등으로 서로 다르다.
영국의 의무교육은 만4세 또는 5세부터 만16세까지이며 지역 및 학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초등학교 7년 과정과 중고등학교 5년 과정은 의무교육이며, 대학교 진학 예정자는 추가로 2년의 과정을 더 이수한다.
국립 및 사립 초,중,고등학교의 숫자는 34,800개, 총 학생수는 약900만명이다.
그 중 93%는 무료로 교육을 받고 나머지는 자비로 등록금을 부담하는 사립학교에 다닌다.
약50만명의 교직원이 있으며, 학생과 교사의 비율은 17:1 정도이다.
기술교육은 중등학교를 마친 16세 이후의 학생들을 위한 과정으로 주로 직업을 구하는데 필요한 실무중심의 교육을 말한다.

800여 개의 공립직업교육칼리지들은 GCEA(대학입학자격시험) 등과 더불어 직업, 기술, 공예와 디자인 과정들을 개설하고 있다.
직업교육칼리지의 특징은 가장 기초적인 수준으로 영국의 직업교육과정에 입학하여 최종적으로는 높은 수준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자격증은 직장을 구하는데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 내셔널 갤러리 ]
 

9. 종교
[ 웨스트민스터 사원 ]


10. 가정생활
11. 계절
12. 교통
[ 타워 브리지 ]

 
13. 주거 : 영국의 주택정책은 국민에게 새로운 집이나 개량된 집을 공급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주택정책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반적인 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그 주요내용은 낙후한 지역을 재건하고 황폐한 땅과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주민들이 자기 집과 인근지역에 대해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은 일찍 산업혁명을 시작한 만큼 도시 주거문제 또한 가장 먼저 발생되었다.
19세기 후반에 리버풀을 비롯한 도시에서 도시주택을 정비하고 개량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기능공주거법과 공중위생법 등의 제도를 통하여 지자체 당국이 주택을 개선하거나 철거할 권한을 부여받았 그 때부터 빈민가를 철거하고 ’시영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1950년대 초반에는 고밀도의 도심주택단지들이 출현하기 시작했지만, 도시적인 생활방식에 대한 대중들의 혐오와 더불어 도시 내부에서의 건축에 다르는 여러가지 곤란과 비용 문제 때문에 구도심지에서 벗어나 조용한 환경 속에 도시 주민들을 다시 정착시키는 계획들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1945년 공업배치법은 최초로 개발지구를 만들었고 오늘날 정책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 법은 주택과 직업을 분리할 수 없도록 주택지역에 공장들을 유인하는 것이다.
- 영국의 주거현황 : 단독주책 22%, 두 가구용 단독주택 31%, 연립주택 26%, 아파트 18%, 기타 3%
[ 연립주택가 ]

 
1) 주택행정 : 정부부처인 환경부는 주택입법을 책임지고 사회적 주택건설을 위한 자금을 관리한다.
금융지원과 도시계획법을 통해서 주택정책에 관여하며, 기준에 미달하는 민간소유 주택을 개선하기 위한 자금을 관리하고 임차주택을 공급한다.
1960년에서 설립된 주택공사는 주택조합을 통하여 주택건설에 앞장서는데, 영국에는 수 백 개의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주택조합이 있고 이들은 65만호 정도의 주택을 관리한다.
또한 주택조합은 자기 집을 사거나 임대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매년 5만 호 정도의 주택을 건설하여 영국의 주택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다.
그들은 주택공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경쟁하며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으부터 융자를 받기도 한다.
지자체는 공공부문 주택건설을 책임지며, 4백만 가구를 관리하고 유지한다.
지자체가 중앙정부로부터 받은 자금은 주택조합, 건설회사, 민간임대사업자와 임차인들과 같은 그 지역의 다른 주택기관들과 협력하여 작업하는데 사용하며 협력 정도와 효율성, 업적에 따라 공급된다.
 
2) 도시의 주택 : 사회빈곤계층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도시 내 소외지역을 변화시키기 위해 영국정부는 1994년부터 ’단일재건예산’을 편성하여 시행한다.
단일재건예산은 재건지원가 물리적,사회적으로 소외되었으며 경제적으로 쇠퇴한 지역의 경제적 개발을 추진한다.
정부가 사업계획을 일방적으로 제안하기 보다는 지자체와 민간부문사업자들을 포함한 지역사회가 스스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추진하도록 권장한다.
지역주민들은 지역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처리하기 위한 지출우선순위 결정에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다.
단일재건예산에 의해 자금이 지원되는 프로그램들은,
- 주택단지행동프로그램 : 노후화된 주택단지들을 살기좋은 주택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공적인 계획이 되려면 주택의 물리적인 상태 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와 관리 등도 해결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주택의 재설계나 개선, 유지관리와 안전에 대한 결정에 임차인들을 참여시킨다.
임차인들에게 주택에 대한 더 많은 선택권을 주려고 하며 주택단지의 입주 유형을 혼합시켜서 보유기간을 다양화시키려고 한다.
또한 기술개발을 포함하고 교육기회와 훈련사업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 주택행동신탁 : 비정부기구로서 지자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지닌 시영주택단지의 지원에 집중한다.
신탁은 보수공사나 주택의 재개발 및 유지관리 뿐 아니라 그 지역의 환경적,사회적 조건들과 생활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모든 임차인의 참여’라는 원칙은 이 신탁정신의 핵심이다.
신탁은 입주민들이 자기 주택의 관리에 참여하고 때로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데 참여하도록 격려한다.
신탁이 주택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투표를 통한 임차인들의 동의를 반드시 얻도록 되어있다.
- 도시도전프로그램 :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지자체는 5년에 걸쳐 주택개선에 관해 주민들이 동의한 프로그램을 수행할 책임을 진다.
우선 기업인들과 자원단체들이 포함된 도시도전이사회가 구성된다.
그 다음에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자금이 분배된다.
1991년 이후 31개의 성공적인 제휴단체들이 환경의 향상을 위한 세부적인 실천계획들을 발전시켜왔다.
- 잉글랜드조합 : 1993년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이 조합은 도시보조금이라는 자금조달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은 버려진 토지와 건물들을 다시 사용하도록 하는 일을 한다.
이 조합은 ’폐토지 보조금’과 ’잉글랜드주택단지프로그램’이라는 두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단일재건예산을 통하여 실행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 공공부문임대차 : 1988년 주택법의 개정으로 시영주택 임차인은 주택단지의 운영을 책임질 새로운 임대사업자를 투표로 선정할 수 있다.
개정된 주택법은 입주민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수선이 필요할 때에는 더 신속한 조치를 취하게 하며, 그 주택단지에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안건을 제출할 수 있다.
- 공공부문 주택과 사회안전망 : 직장이 있건 업선 저소득층 사람들은 임차료에 있어 주택보조금이라는 재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도움은 그들이 사는 곳이 민영임차주택이든 공영임차주택이든 관계업이 지원된다.
 
14. 음식
 
15. 관습 : 영국인들은 대체로 과거를 존중하며 보수적이고 역사에 대한 적응력도 강하다.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침착하게 대응하는 냉정함을 유지한다.
"라틴 민족은 뛰고 난 다음 생각하고, 독일인은 뛰기 전에 생각하고, 영국인은 뛸 생각도 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생각한다."
"독일인은 맥주거품처럼 끓어오르는 정열을 갖고 있으며, 프랑스인은 포도주처럼 달콤한 감성을 갖고 있고 영국인은 위스키처럼 투명한 지성을 갖고 있다."
[ 런던아이에서 내려본 전경 ]

 
16. 복지제도
17. 정치와 정부
[ 의회 의사당 ]

 
결과적으로, 이 책을 모두 읽고 난 내 생각으로는 저자가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제대로 성공하지는 못하였고 ’영국문화 전반을 기본적인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고 평가한다.
한 나라의 문화에 대한 각 부분을 분야별로 설명하면서 그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가 영국 또는 영국문화에 대하여 설명한 각 분야의 내용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이 동의할 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저자는 나름 짜임새 있게 영국문화의 각 분야를 소개해 주었다.  
 
* 저자 소개 : 최희섭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T.S. 엘리엇의 시를 연구하여 문학석사,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Waynesburg College 초빙교수를 엮임했고 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회장, 한국예이츠학회 부회장, 한국영어어문교육학회 회장, 한국현대영미시학회 편집위원장을 엮임했으며, 현재 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고문, 한국번역학회 편집위원장, 전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번역 첫걸음 내딛기>, <영작문 기초부터 다지기>, <영시 개론> 외 다수가 있고
역서로는 <영시 감상의 첫걸음>이, 논문으로는 "<쿠퍼의 언덕>과 <윈저 숲>에 나타난 정치적 자연풍경"외 다수가 있다.
* 저자 소개 : 한일동
연세대학교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W.B. 예이츠 시를 연구하여 문학석사,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일랜드 Trinity College Dublin 객원교수, 한국예이츠학회 회장, 한국번역학회 부회장, 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부회장 등을 엮임했고
용인대학교 교육방송국 주간, 대학신문사 주간, 입학관리부장, 교양과정부장, 국제교육원장을 엮임했다.
현재 용인대학교 영어과 교수, 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회장, 한국현대영미어문학회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영미 노벨문학 수상작가론> 외 다수, 역서로는 <행복한 삶을 위한 명상>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예이츠의 문학적 이상" 등 다수가 있다. 

 [ 2010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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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이계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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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그림은 스위스 바젤 시립미술관에 있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The Burghers of Calais)’이란 작품이다. 로댕은 아래와 같은 실제 사건의 교훈을 기리기 위하여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1347 도버해협 양쪽의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백년전쟁 때의 . 1 가까이 영국의 공격을 막던 프랑스의 북부도시 칼레는 원병을 기대할 없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백기를 들지 않을 없었다. 칼레시의 항복 사절은 도시 전체가 불타고 모든 칼레의 시민이 도살되는 운명을 면하기 위해 영국 에드워드 3(Edward II)에게 자비를 구하였다. 완강한 태도를 보이던 영국왕 에드워드 3(Edward II) 항복의 조건을 놓았다

"좋다. 칼레시민들의 생명은 보장하겠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동안의 어리석은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 도시에서 가장 명망이 높던 대표적인 시민 대표를 골라 목에 교수형에 사용될 밧줄을 목에 걸고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로 영국군 진영으로 가서 도시의 열쇠를 건넨 목을 처형받아야 한다." 

시민들은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었다. 누군가 6명이 그들을 대신해 죽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용감하게 6명이 선뜻 나섰다. 모두 도시의 핵심 인물이며 절정의 삶을 누리던 부유한 귀족이었다. 칼레에서 가장 부자였던위스타슈 피에르(Eustache de Saint Pierre)’ 가장 먼저 자원했다" 칼레의 시민들이여...나오라...용기를 가지고..."

그러자 시장이 나섰다. 상인이 나섰다. 그의 아들도 나섰다. 드디어 일곱 명이 되었다. 사람은 빠져도 되었다. 제비를 뽑자는 말도 있었지만 그렇게 없었습니다. ’위스타슈 피에르(Eustache de Saint Pierre)’ "내일 아침 장터에 제일 늦게 나오는 사람을 빼자" 제의했고 이에 모두 동의했다. 그들의 고통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이튿날 이른 아침 여섯 명이 모였다. 그러나위스타슈 피에르(Eustache de Saint Pierre)’ 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궁금했다. 모두 나와도 그는 나올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 죽음을 자원한 사람들의 용기가 약해지지 않도록 칼레의 생존과 명예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처형되려던 마지막 순간 에드워드 3(Edward II) 당시 임신 중인 왕비의 간청을 듣고 용감한 시민 6명을 살려주었다. 그로부터 550년이 지난 1895 칼레시는 이들의 용기와 헌신을 기리기 위해 피에르에 조각상을 제작하기로 하고 조각가 로댕에게 의뢰했다. 작품이 바로칼레의 시민(The Burghers of Calais)’이다

비장한 슬픔으로 얼룩진 이 조각상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nlesse Oblige)’의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노블레스(Nonlesse)란 ’고귀한 사람들’ 또는 ’귀족’이라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혈통, 문벌, 공적 등에 의하여 일반 민중과는 다른 특별한 정치적, 제도적 특권을 부여받은 사람이나 집단’을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제도적 지위가 높고 제도적 권력을 많이 가진 사람이면 ’노블레스’라 지칭할 수 있다. ’오블리주’는 ’의무’를 뜻한다. ’제도적 지위’라 할 때의 제도에는 공공기관 뿐 아니라 학교, 언론, 기업, 종교 등도 포함한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Nonlesse Oblige)’는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고대 로마의 원로원,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이튼 칼리지의 학생들,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과 존스 홉킨스 대학 등이 유명하다. 한국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조선 정조시대 제주도 식량 기근을 위해 전 재산으로 쌀을 분배한 거상 김만덕, 군수산업으로 번 막대한 재산을 독립운동에 사용한 최재형, ’백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 하라’는 신념으로 사회복지를 실현한 경주 최부잣집 등이 존재했다. 한국 전쟁 이후 한국에서는 더 이상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볼 수가 없으며, 오히려 ’노블레스’들이 병역기피, 이중국적, 부동산투기, 불법상속, 정경유착 등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저지르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UN에서 발표한 2009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22로 내전에 휘말려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제외하면 세계 1위의 저출산국이다. 왜 한국인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일까?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 문제 때문일까?
 
저자는 그 근원적 원인을 한국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할 4가지의 ’개미지옥’에서 찾는다. 10대에는 사교육, 20대에는 청년실업, 30대와 40대에는 내집 마련, 50대와 60대는 노후 불안이라는 개미지옥이 순서대로 한국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개미지옥만으로도 벅찰 텐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그날까지 4개의 개미지옥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 최고의 저출산율은 이렇듯 한국인의 인생이 그만큼 고달프고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4개의 개미지옥을 중심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사회 분열과 초양극화의 양상에 대해 파헤친 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적 측면에서 개미지옥을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1부. [90까지 살면 어떡하지?] 4가지 개미지옥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거친 후 각각의 지옥에 대한 몇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1. 사교육 
 - 요지 : 저자는 사교육의 원인을 IMF 이후 고용불안정(일자리 부족), 성장 잠재력 약화, 교육정책(과외 및 학원교습 허용 등)으로 분석한 후, 사교육의 진짜 주범을 학부모들(대부분 486세대)의 자식에 대한 과도한 안정희구 성향과 성장율 부족으로 일자리 창출 여력 약화, 그리고 위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을 뒷받침해 주는 사회복지 시스템의 부족으로 꼽고 있으며, 사교육을 해결할 교육정책으로는 평준화 틀의 유지, 중고등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 교원평가제도 도입, 프랑스식 대학 공립 시스템 도입, 국가 관리형 대학 졸업시험제도 도입 등을 제시한다.
- 평가 : 사교육 원인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일자리 부족과 성장 잠재력 약화는 사교육 광풍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으며, 과외와 학원교습 허용을 문제삼는 것은 사교육 시장 자체를 부정할 수 있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안정희구 성향을 발동하여 사교육 광풍에 뛰어든 것을 두고 그들을 주범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그들은 스스로 참가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일 뿐이다. 낮은 성장율을 사교육의 주범으로 지목하게 되면 유럽이나 일본의 낮은 성장율과 사교육 시장 규모를 설명할 수 없다. 사교육 광품의 핵심 원인은 무한 경쟁과 학벌체제, 불공정한 경쟁과 사회복지 체계, 공교육의 붕괴 등이지 않을까... 저자가 제시한 해결방안은 자신이 분석한 원인과 연관되지 않을 뿐더러 원인분석이 부실함에 따라 해결방안 역시 검토해볼 여지는 있지만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주요 방안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2. 청년실업 
- 요지 : 저자는 원인을 청년들의 안정추구형 태도, 부실한 창업지원 정책 등을 지적하면서 해결방안으로 청년들의 마인드 전환과 강력한 벤처 지원 정책을 제시한다.
- 평가 : 청년실업과 대학의 ’취업학원화’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1차적 원인이라 생각한다. 벤처 지원 정책은 일자리 정책이기도 하지만, 더 연관성이 큰 분야는 산업정책일 것이다.
3. 내집 마련 
- 요지 : 저자는 주거불안의 원인을 부동산 인플레이션, 세입자 보호의 부족, 부자 위주의 뉴타운 개발정책 등을 거론하고 있으며, 해결방안으로는 저소득층에 대한 영구임대주택 확대, 재개발과 재건축의 용적율 인센티브 제공과 임대주택 확보, 전세가 수준의 환매조건부 주택 공급 등을 제시한다.
- 평가 : 거시적인 정책방향은 타당해 보이나 현실적인 단기 및 중기정책으로서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재원조달과 관련한 정부 재정 및 공기업 재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부동산 버블과 조세정책에 대해서도 검토하여 서로 연관되는 부분을 고려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4. 불안한 노년
- 요지 :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과 혜택이 부실한 현실과 노인 복지를 가정 단위로 부담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현재와 같이 사교육비, 주거비 등을 감안하면 30~40년 후 노년이 불안해질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2부. [초양극화의 길목에서] 부와 가난이 대물림 되면서 미래의 희망이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깝게 보여준다.
1. 대한민국의 워킹 푸어 : IMF 이후 한국의 사회경제에서 ’괜찮은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대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서도 경제력을 독과점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국민경제에서 갈수록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소득세 강화, 저소득 직종 취업자에 대한 전업 교육 프로그램 강화, 임대주택 확대, 무상보육시설 확대, 차상위 계층을 위한 장기저리 재산형성 자금 지원을 제시한다.
2. 무너져버린 벤처의 꿈 : 저자는 대기업들이 모든 산업분야를 잠식하는 가운데 중소기업 발전의 토양이 전무함을 지적한 후 위기를 가중시키는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개편하여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함을 주장한다.
3. 거꾸로 가는 부자 정책 :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 상속세 인하 등 친재벌, 친부자 정책의 현황을 지적한다.
4. 로또, 마지막 희망 티켓 : 1,000원으로 살 수 있는 ’로또’라는 희망마저 20억원(당첨금 한도)으로 제한되는 현실은 실업율과 이혼율, 범죄율과 자살율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3부.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21세기 들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한국은 사람들의 의식이 선진국 수준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더 이상 경제가 앞으로 나갈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가진 자의 의무’와 ’서로 나누는 노와 사’, ’신뢰와 포용의 사회 문화’와 ’국가의 일 : GLP(Great Living Place)를 만들자’를 제안한다.
  
저자의 요지는 결국 단순히 국가의 부(富)가 늘어나거나 GDP와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사실 만으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부자 국가라 하더라도 그 국민 중 소수만이 풍족함을 누리고 대다수 국민은 가난에 허덕인다면 그 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임을 주장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한국전쟁 직후의 절대적 빈곤 상태에서 기적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양극화는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소득층 비율이 1990년 7.6퍼센트에서 2007년 14.4퍼센트로 거의 두 배나 늘어난 수치는 이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무한경쟁과 불공정 경쟁, 학벌주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 가진 자들의 더 갖고 싶은 욕망은 한국 사회를 초양극화로 치닫게 하고 있으며 ‘부의 대물림 현상’은 이제 익숙한 말이 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히 국가의 부를 늘리거나 경제성장률을 올리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 이전에 급속한 경제성장이 초래한 부작용, 즉 초양극화와 사회 분열을 치유해야 하며, 그 한 방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칼레 시민의 정신’을 강조한다. 서민보다는 부자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이 먼저 나서서 모범을 보이고 자신이 더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주는 정신과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사회의 대부분 중산층과 서민들의 고충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4대 지옥', '4가지의 개미지옥'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 사회의 초양극화와 구조적 문제를 정확하고 적합하게 드러내고 있다. 비록 불공평한 소득 분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부족함이 있지만, 따듯한 마음과 변화를 바라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는 한국의 역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사회 통합과 공동체 정신에 필요한 개념을 강력하게 주문하는 자신감도 보여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가진 자들만이 지녀할 자세는 아닐 것이다. 중산층이라 하더라도 자신보다 자산이나 소득이 적은 사람이 주변에 수 없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그 정신은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것이며, 지금도 많은 이들이 시민단체 등을 통해 그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단체를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뿐 아니라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직장과 조직에서, 국가정책으로 드러나는 정치행위에서 구체적으로 발휘해야 할 정신인 것이다. 
 
* 책 속의 문장 :  
- 우리 사회 전체가 괜찮은 일자리를 향해서 만 달려갈 때 생기는 악순환, 개미지옥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진정한 창업가가 배출되지 못하는 왜곡된 구조다. 대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창업가를 양성하지 못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여지가 없다. 그러면 취업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개미지옥은 더 악화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깨뜨려야 한다. (p.63)

- 그 동네에 살던 사람이 다들 부자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빈민촌이 사라졌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그 뉴타운의 입주자들은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아니다. 원래의 입주자들은 모두 어디론가 떠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안을 채우고 있다. 예컨대 길음 2지구의 경우 개발이 완료된 시점의 원주민 재정착률이 10.3퍼센트에 불과하다. 원래 살던 사람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면 도대체 뉴타운을 개발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또 그 뉴타운이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까? (p.63)

- 40~50대는 수명 연장의 꿈을 왜 불안감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그들 모두가 노후 대비가 안 돼서일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나름대로 국민연금이나, 사적연금도 조금씩 가입해 두었다. 퇴직금도 얼마간 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만에 하나 불행한 사태가 생긴다고 해도 정부가 지켜준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에서 90세까지 사는 것은 노년의 행복이 아니다. 60세까지 열심히 배우고 일한 사람이면 나머지 30년 인생은 즐기면서 마무리할 권리가 있는데 우리 모두는 노년에 대한 불안감으로 떨고 있다. ‘90세까지 살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 말이다. (p.96)

-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에 맞물려 돌아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중국, 인도와 경쟁하는 저임금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는 저임금 일자리밖에는 만들어내지 못한다. 또한 그들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업에서도 저임금 일자리만 양산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성장하고, 또 그만큼 일자리의 수는 늘어나는데,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만 가고 저임금에 허덕이는 ‘워킹 푸어’들만 양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워킹 푸어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윤택한 생활을 향유하도록 하려면 선심성 공약 만으로는 안 된다. 시장이나 둘러보는 서민 행보만으로는 될 일이 아니다. 비록 쥐꼬리 만한 월급에 의지해서 어렵게 살아가더라도, 작은 부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치지 않고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p.119)

- 우리나라에는 부자는 있으나 제대로 된 상류층 또는 지도층이 없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상류층이나 지도층이 되는 건 아니다. 잘살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 사항이지만, 잘산다는 것이 가진 것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 마음을 나누고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것이 진정으로 잘사는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소수만이 부자가 되는 것은 잘 사는 길이 아니다. 탈법적이고 불법적인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부를 축적하고 또 그것의 대물림이 일반화된 것도 좋은 사회는 아니다. (p.184) 
 
[ 2011년 5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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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거닐다 -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도시 런던, 느리게 즐기기
손주연 지음 / 리스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직장에 근무하다가 스스로 재충전과 도약을 위해 런던으로 유학(대학원 영화이론 전공)을 떠나 런던에서 2년간 생활하면서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고 발견할 런던의 여러가지를 소개했다.
 
영국에 가기 위해 구입했고 가기 전에 절반 쯤 읽다가 영국에 들어가서 마저 읽은 책이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런던을 돌아다니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버스와 지하철(튜브) 같은 교통수단과 런던의 주요 명소를 선택하고 찾고 돌아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영국이라는 나라를, 런던이라는 도시를 찾았기에 다소 설레임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일주일이란 짧은 여행기간이었기에 저자 만큼 많은 곳을 찾아다니지도 못했고 런던의 여러가지를 느껴보거나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때가 이번 겨울인데다가 이번 겨울에는 영국에 ’20년 만의 폭설과 한파’가 찾아와 온 도시의 교통이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아주 초보적인 영어만 가능하기에 묻고 대화하고 이해하는데 다소간의 어려움도 따랐고...^^
일주일 중에 절반은 런던 근교에 사는 후배 집에서, 폭설이 내린 후에는 런던 유스턴역 앞 호텔에서 묵었다.


그나마 호텔에 묵은 며칠 간 마음껏 런던 시내를 걸어다녀 본 것이 그나마 기억에 남는다.
 
Chapter 1 :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다.
저자는 책에서 히드로 공항과 런던 지하철, 차 문화, 시티 오브 런던, 심야버스, 헨델 박물관, 런던대학을 소개했다.
하지만, 나는 일주일이란 짧은 여행기간이었기에 공항과 지하철, 2층버스 밖에 이용하지 못했고 런던대학은 브리티시 뮤지엄 근처의 대학 입구만 구경하고 말았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가 머문다는 벙킹엄 궁전, 영국 왕의 대관식과 공식행사가 이루어진다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구경하기도 했다.






저자 말대로 런던에는 백 년이 넘는 건물이 많았다.
내가 한국식당을 찾아 자주 내렸던 토튼햄코트로드 전철역 뒷편에도, 유명한 쇼핑시설인 코벤트가든 앞에도 별로 명성은 없는 작은 교회가 하나 있는데,  전자는 1733년에, 후자는 년에 세워진 교회였을 정도다.




런던이란 도시는 생각보다 크고 넓었다.
당초 생각으로는 런던대학 뿐 아니라 아이작 뉴턴 등 수 많은 지성과 학자를 배출한 케임브리지 대학과 옥스포드 대학을 찾아가 그 발자취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여행일정과 때아닌 기상조건으로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쉬웠다.
 
Chapter 2 : 예술가의 섬세한 유산을 찾아
저자가 소개한 곳은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갤러리, 화이트 큐브 갤러리,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그래피티 아트..
그 중 내가 찾아간 곳은 대영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였다.
저자 말대로 대영박물관(브리티시 뮤지엄)과 내셔널 갤러리는 볼거리가 가득했다.
200년 넘게 ’태양이 지지 않는 제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그 지위에 걸맞게 지구 곳곳에서 많은 문화유산과 유물들을 강탈, 매수해왔기 때문이리라.
박물관 가장 후미진 곳에 동아시아 전시관이 위치해있다.
그리고 그 동아시아 전시관 중에서도 한국관은 가장 작은 규모다.
한국관을 돌아보면서 한 편으로는 그 ’규모’에 초라함을 느꼈고 다른 한 편으로는 19~20세기에 영국이 한국은 제대로 침탈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중세부터 근대까지 유럽 주요 화가들의 그림을 전시(특별전)하고 있었다.
<영혼의 편지>를 읽으면서 조금 알았던 반 고흐의 그림이 눈에 들어오자, 마치 내가 알고 친했던 사람의 그림처럼 반가웠다.
몇 세기에 걸친 유럽, 북아메리카의 그림들을 모아 전시하는 관계로 반 고흐의 그림도 몇 점 없었다.




특이한 점은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이 무료라는 점...
 
Chapter 3 : 문학의 숲을 걷다.
저자는 워터스톤스, 머더 원, 셜록 홈즈 박물관, 킹스 크로스역, 셰익스피어 글로브, 대영도서관을 소개했다.
그 중 내가 직접 가본 곳은 킹스 크로스역과 대영도서관...
킹스 크로스역은 대영 도서관에 가기 위해 내렸던 전철역이니 결국 대영도서관만 구경한 셈이다.
대영도서관은 규모도 컸고 현대식으로 웅장하게 지어져 있었지만, 기본적인 공용공간과 유물전시관 말고는 구경하지 못했다.
며칠 동안 런던에 머무는 것이고 대영도서관을 또 다시 찾아올 수 없기에 ID카드를 발급받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자 신분인 나에게 ID카드를 발급해줄 지도 모르겠지만...ㅋ
나도 저자처럼 차링 크로스 서점가를 몇 번 지나쳤고 영국이 미국만큼 신자유주의가 판을 칠 것이고 따라서 대부분의 중소서점들이 모두 몰락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적지않은 서점들이 여전히 문을 열고 있었다.
대부분의 서점에 손님들이 없지는 않았는데 그것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쇼핑 기간이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저자는 (직업과 전공 때문이겠지만..) 셜록 홈즈, 해리포터, 셰익스피어, 제인오스틴과 같은 소설가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했으나 난 그들에게 큰 관심이 업었고 시간도 짧아 그냥 무시했다.




Chapter 4 : 도심 속에서 휴식을 즐기다.
저자는 소개한 것은 테라스드 하우스, 켄싱턴 궁전, 리치먼드 파크, 리젠트 스트리트, 타워브지지, 하이드 파크...
내가 찾은 곳은 리젠트 스트리트와 타워브리지, 리젠트 파크, 성제임스파크, 하이드파크였다.
런던 같은 대도시 내에 그렇게 오래되고 크고 작은 공원이 그처럼 많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 보수적이면서 전통을 존중하는 영국인들의 성향을 느끼게 해주었다. 








Chapter 5 : 런더너처럼 즐기다.
저자는 빅토리아 팰리스 극장, 런던펍, 영화과, 클럽, 윔블던 테니스,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로열 오페라 하우스를 소개했다.
런던 도심에는 소규모 극장과 공연장이 많았다.
애초에 런던까지 와서 준비도 안된채 뮤지컬이나 공연을 볼 마음이 없었기에 생각하지도 않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표를 구입하려고 몰려들고 극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은 서는 모습만 구경하고 말았다.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경기를 구경하고픈 마음이 처음에는 있었지만, 그 친구 하나를 보기위해 5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이고 경기시간에 맞추어 맨체스터까지 갈 여유는 없었다.
동행이 없는데다가 술을 먹지 않는 관계로 당연히 펍이나 클럽은 모른채...^^
 
Chapter 6 : <노팅힐>의 주인공처럼
저자는 영화전공자답게 영화 속에 나오는 런던의 명소들-웨스트민스터 사원, 세인트 파크, 포토벨로 마켓, 애비로드, 그로스베너 교회, 빅벤-을 소개했다.
굳이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더라도 영국 과거사와 현대사에서 중요한 장소일 수 밖에 없는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빅벤은 찾아가 보았다.
인간들의 아귀다툼과 발자욱을 수 백년의 세월 동안 견뎌온 웅장함과 경건함이 느껴졌다. 
지인이 영화에 나온다는 ’워털루 브리지’ 역시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버텨내고 있었다.
 
Chpater 7 : 패턴이 섞여 새로운 색을 만들다.
저자는 제이미스 이탤리언, 런던 던전, 게이 페스티벌, 첼시 앤티크 페스티벌, 토튼엄 코트 로드, 카페 야마토, 크리스마스 파티를 소개했다.
영국이나 런던이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았고 며칠만 보낼 여행자 신분이기에 런더너가 되려는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다.
후배 집에 머무를 때에는 후배가 제공하는 한국식단을 맛보고 런던에 나온 낮에는 햄버거나 패스트푸드를 먹다가 런던으로 숙소를 옮긴 후에는 아침, 저녁식사까지 런던식으로 먹을 수 없어서 애써 한국식당가를 찾아갔다.
한국 해외근무자, 유학생들이나 여행객을 생각하여 문을 연 한국식당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한국식 불고기, 육계장, 된장찌게 맛 그대로였다.
 
Chapter 8 : 쇼윈도가 나를 부른다.
저자는 코벤트 가든 마켓, 이케아 매장, 해러즈 백화점, 옥스퍼드 스트리트, 캠던 타운, 카너비 스트리트, 디자이너 아울렛을 소개했다.
내가 유일하게 가본 곳은 코벤트 가든 마켓...
저자 말대로 재래시장의 맛이 남아 있었다.
여기서 한국에 돌아가 선물로 줄 자그마한 연필이나 악세사리, 머그컵, 옷 등을 샀다.
 
런던...
일주일 정도의 기간으로 그 내면과 분위기를 모두 경험하기는 어려웠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영국이 과거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을지 몰라도, 21세기 현재의 영국의 겨울은 해가 너무 짧은 나라다.
오후 4시면 해가 기울어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한다.
국철과 지하철,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고 바쁘게 타려고 뛰고 빠르게 걷는 영국인들의 모습을 일주일간 보면서 서울과 다름 없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영국, 그리고 런던을 여행하고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더군다나 혹한의 겨울에 가기에는 더욱이나... 누군가가 그러겠다고 해도 말리고 싶다.^^ 

[ 2011년 1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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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 까칠한 글쟁이의 달콤쌉싸름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1
빌 브라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이야기 영국사>와 <영국문화 바로알기>에 이어 영국을 여행하기 위해 읽은 세 번째 책이다.
출발하기 전에 런던과 인근지역에 대한 부분만 읽었고 런던에서 돌아온 다음에 나머지 부분을 읽었다. 
 
미국 아이오와주 태생인 저자는 젊어서 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잠깐 들를 속셈으로 방문한 영국에 아예 정착하게 되었다 .
정착한 후에 버지니아 워터에서 현재의 아내를 만났고 만난 지 여섯 달 후에 결혼까지 했다.
영국인들과 함께 20년 동안이나 어울려 살았지만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그가 20년간 자신의 보금자리였던 영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며 고별여행을 떠난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부인에게는 자유로운 쇼핑의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결심을 굳힌 저자는 마지막으로 영국을 돌아보기로 결정하고 프랑스 칼레로 간다.
다시 여행하기 20년 전 영국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도버해협을 건너기 위해서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도버를 출발해, 잉글랜드 남부와 웨일스, 잉글랜드 북부를 지나 스코틀랜드 최북단 존 오그로츠까지 영국 전체를 구석구석 꼼꼼하게 훑는다.
때로는 타인의 입장에서, 때로는 거주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영국은 저자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과 사건들로 얼룩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에게는 젊음이 함께했던 사랑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영국은 축구라면 밥 먹다가도 뛰쳐나가고, 곧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도 날씨가 좋다고 말하며, 길 찾는 이야기로만 반나절을 떠들 수 있는 특이한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영국인들은 언제나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타인을 배려하고 '뭔가 부족하거나 없어도 잘' 지낸다.
그는 자신의 여행을 '애정을 담아 가꿔온 집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돌아보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그 영국 여행(1995년)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행 초기에 저자는 주로 자신이 몸담았던 장소들에 대한 추억거리를 풀어놓는다.
지금보다 더 낯설고 더 이해하기 힘든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겪은 황당한 사건들은 이제 가볍게 떠들 수 있는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그에게 영국은 그때는 몰랐었던 낯선 풍경이 남아 있는 곳이자 영원한 탐구대상이다.
30마일을 가기 위해 120마일을 이동해야 하는 영국의 철도체계나 2175년이면 모두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영국의 귀족들, 사람과의 접촉을 꺼렸지만 200명은 수용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도회장을 가졌던 포틀랜드 공작, 말장난으로 가득한 영국인들의 작명 센스 등 저자의 시점으로 재탄생한 영국 이야기들은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거기다 그의 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발칙한' 유머는 덤이다.

지금까지 그의 여행기가 늘 그랬듯이 이 책에도 거침없는 입담뿐 아니라 그의 해박한 지식이 여실 없이 드러나 있다.(이런 입장은 출판사의 의견...)
특히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에 대한 그의 집착에 가까운 애정은 눈물겨울 정도다.
아마도 20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에서는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는 안정적이고 오랜 역사로 인해 나라 전체가 '어린이 그림책에 나올 법한' 전원풍경을 갖게 되었는데도 영국인들이 그 사실을 모른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그 문화재라는 것도 영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 별 것 아니다.
한국이나 동양 각 국의 문화재와 비교하면 누추할 수도 있는 것들...
어느 곳에나 넘쳐나는 오래된 가옥들, 들판의 울타리 담장들, 빨간 공중전화부스들이 그것이다.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아닌 자신이 사랑했던 곳과 아름다운 작별을 위해 떠난 그의 여행은 '좋든 나쁘든 영국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는 마지막 고백으로 끝난다.
그의 고집스런 영국 사랑은 우리에게 신비로우면서도 낯선 영국과 영국인들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들려준다.
또한 자신이 살아온 곳, 내가 사랑하는 곳에 숨겨진 나만 아는 이야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가 전하는 '말로 다 전할 수 없도록 좋은 곳', 영국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보통의 여행기가 그렇듯이 저자 역시 자신의 감정과 주관에 근거하여 영국의 이곳저곳에 대한 분위기와 풍경을 설명해준다.
특히나 저자는 20년간 삶으로 살았던 영국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면서 여행기를 써내려갔기 때문에 남다른 추억과 감정, 그리고 정보들을 책 속에 쏟아낸다. 
자신의 과거 추억과 기억이 여행기에 많이 담기면서 여행기는 다소 객관적이지 못하고 주관적인 감정과 판단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다.
(저자의 다른 나라에 대한 여행기를 읽어보지 못했기에 영국에 대한 여행기만 그런 것인지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는 아이오와주 태생의 앵글로색슨의 후예라는 느낌이 강하다.
 
가볍게 여행기를 읽기에는 부담스럽지 않지만, 저자의 인문사회적인 식견이 천박하게 느껴져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다소 불편했다.
문학적인 소양과 표현력도 부족하고(기자출신이라 신문기사나 칼럼같은 느낌), 글 속에는 공산주의에 대해서, 자본가와 노동착취에 대해서 선입견과 편견이 가득하다.
저자가 영국에서 보낸 시간만큼 영국을 사랑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애정의 뿌리나 알맹이는 없는 '앵글로색슨'이기 때문이라는 느낌만 남는다.
 
그래도 저자의 장점은 오랜기간 영국에 있었고 기자생활을 오래했기에 영국 곳곳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이 책 속에는 웬만한 영국 내 여행지는 대부분 담겨 있다.
특별한 생각이나 계획없이 영국 전체를 돌아보기 위해 저자의 책에 의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다...
 
 
* 책 속의 문장
- 오랫동안 나는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념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사회조직을 두고 한 매우 유의미한 그 실험이 러시아인들이 아닌 영국인들의 손에 맡겨졌다면 훨씬 더 잘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혹독한 사회주의 체제를 성공적으로 주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이 영국인들에게는 고스란히 제2의 천성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처 부인이 증명해 보였듯이 독재정권도 용인하며 수술이나 생필품 배달이 몇 년이나 늦어져도 아무런 불평 없이 기다릴 사람들이다. 중얼중얼 권력에 대한 조롱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실제로는 절대로 반항하는 법이 없는 재주도 갖고 있다. 부와 권력을 쥐었던 자가 몰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만족감을 느낄 줄도 안다. 이들은 스물다섯 살만 넘으면 동독 사람들처럼 옷을 입는다. 한 마디로 공산주의를 시행하기에 딱 맞는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란 뜻이다.(/ 5장 중에서)

- 버지니아 워터는 영국에서 가장 특이하고 별난 지역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미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이 똑같이 섞여 지내기 때문이다. 상점 주인들이나 지역 주민들이 이 문제를 대하는 태도 역시 존경스럽다. 그들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듯 지냈다. 파자마를 입고 수세미 머리를 한 남자가 제과점 한쪽 구석에 서서 벽을 보고 큰소리로 열변을 토해내도, 눈동자를 굴리며 연신 미소를 짓는 사람이 술집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한 스프에 각설탕을 떨어뜨리고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건 정말 가슴 따뜻해지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6장 중에서)

-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영국인들의 태도에 당황하곤 했다. 그들의 낙관주의는 엄청나게 불안한 국면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달라질 거야.'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 이만한 게 다행이지.' '대단한 건 아니지만 싸니까 기분 좋잖아.' '이정도면 정말 괜찮은 거지.' 하지만 나도 점차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물들어 갔다. 황량한 해변을 산책 나갔던 어느 날 축축해진 옷을 입고 추운 카페에 앉아 있다가 밀크티 한 잔과 케이크가 나오자 '오, 최고야!'라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알았다. 나 역시 똑같아지고 있음을. 내 삶이 풍족하고 부유해졌다.(/ 7장 중에서)

- 포틀랜드 공작 5세인 스코트 벤팅크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의 영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년의 벤팅크는 역사에 기리 남을 위대한 은둔자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사람과 접촉하지 않기 위해 별 이상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그 웅장한 집에서 아주 작은 공간을 마련해 머물면서 방문을 뚫어 메시지 상자를 달고 그 안에 쪽지로 글을 적어 하인에게 전하는 식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음식은 부엌에서 식당까지 조그만 철로를 만들고는 그 위로 운반했다. 어쩌다가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공작은 나무토막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면 하인은 가구라도 되는 것처럼 모른 척 하고 그곳을 지나갔다. 이것은 모두 사전에 미리 준비된 훈련에서 나온 것이었다. 만약 이를 따르지 않은 하인은 공작의 개인 스케이트장에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스케이트를 타야 했다.(/ 16장 중에서)

- 솔테어는 1851년에서 1876년 사이에 타이터스 솔트 경이 세운 공업단지다. 그는 19세기가 배출해낸 산업주의를 지향하는 자본가로서 절대금주주의자이고 독선적인데다 하나님을 숭배했다. 한마디로 그는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그가 지은 기숙사에서 살아야 했고 그가 다니는 교회에 예배를 드려야 했으며 그의 지시를 일언반구의 어김없이 따라야 했다. 마을에는 선술집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막았고 지역의 공원에서도 고성방가, 흡연, 오락 등의 꼴사나운 행동을 철저히 금지했다. 사람들은 실든 좋든 간에 아주 맑은 정신을 유지한 채로 부지런하고 얌전하게 지내게 있었다.(/ 18장 중에서)

- 오래전부터 가지고 다니면서 한 번씩 꺼내보고 좋아하는 신문 스크랩이 하나 있다. [웨스턴 데일리]의 일기예보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날씨 전망,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입니다. 하지만 비가 조금 내려 기온이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영국의 날씨를 완벽하게 표현한 의미심장한 문장이다. [웨스턴 데일리]에서는 이 기사를 매일 고대로 내보내도 틀리는 법이 거의 없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내가 아는 그 신문사라면 정말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24장 중에서)

- 애버딘이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특별히 거슬리는 것이 너무 없어서 문제였다. 나는 천천히 새로 들어선 쇼핑센터 주위를 따라 상당히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모두들 특색 하나 없이 금방 잊힐 건물들이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진짜 문제는 애버딘이라기보다는 현대 영국의 특성에 있었다. 영국의 도시는 한 벌의 트럼프카드 같다. 마구 뒤섞이다 끝없이 다시 나눠진다. 같은 카드인데 순서만 달라지는 것이다. 내가 다른 나라에 있다가 애버딘에 처음으로 왔다면 매우 독특하고 생동감 있는 도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날로 번영하며 깨끗한 도시라고. 서점과 극장, 대학 등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으니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라고 확신한다. 다만 다른 곳과 너무나 닮아 있을 뿐이다. 영국에 있는 도시니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 27장 중에서)

- 나무에 가려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돌집 하나가 있다. 나의 조국보다 훨씬 더 오래된 집이었다.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하마터면 울 뻔했다. 하지만 이 매혹적인 작은 나라에는 이곳 못지않은 장소가 너무도 많다. 갑자기, 순식간에, 영국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영국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좋던 나쁘던 영국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오래된 교회도, 시골길도, 지나친 낙관주의자들도, '정말 죄송한데요'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내가 모르고 팔꿈치로 툭 쳤는데도 먼저 사과하는 사람도, 병우유도, 토스트에 들어간 콩도, 6월에 건초를 만드는 일도, 바닷가 부두도, 왕립지도원에서 만든 지도도, 밀크티와 핫케이크도, 여름 소나기도, 안개 자욱한 겨울날도 이 모든 것을 남김없이 모두 사랑했다.(/ 30장 중에서) 
 [ 2011년 1월 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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