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짜안보’를 해부한다
김종대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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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서평]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 안보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짜안보'를 해부한다>를 읽고 / 2014. 10., 295쪽, 서해문집

<디펜스21>이라는 잡지와 편집자 김종대라는 이름은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작년 12월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전시군작전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김종대씨가 페이스북에 시리즈로 올린 글('군사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비극')을 접하며 크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의 글은 한국정부의 국방정책과 남북관계, 한미외교, 한국군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인 진실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김종대 편집자가 올린 페이스북 글은 http://blog.daum.net/hy2oxy/8692146에서 볼 수 있다.)

안보와 안전은 다른 가치를 실현하는 아주 기본적인 토대라고 할 수 있다. 거시적인 안보 개념에 주권자인 국민의 안전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안보의 토대가 제대로 마련되어야 경제성장, 인권 증진, 복지 등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안보의 가치 실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가 대통령 선거 기간 당시 대선 댓글과 SNS 공작을 벌인 일이 드러났고, 차세대 전투기 F-35 결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과정으로 진행되었으며, 국가기밀인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이 만천하에 공개되기도 했고, 군대 안에서는 부정부패와 가혹행위와 자살과 총기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돌려받지 않겠다는 정부여당과 국방부의 의지는 국민의 반대여론을 무시했다. 
문제는 이 모든 일들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과는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정부와 군부, 보수언론은 전쟁 위협과 공포를 확대, 재생산하고 국익을 명분으로 국민을 종북으로 몰거나 협박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안보를 이용해왔다. 특히 극우적이고 보수적인 정권이 들어섰을 때 그런 경향이 강했고, 소위 ‘민주정부’라고 하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 아래에서도 야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과 국방부와 국정원, 그리고 조중동 등 상업언론이 이에 가세했다. 
김종대, 정욱식은 그렇게 공포에 서식하는 안보 기득권 세력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는 한편, ‘진실의 눈’과 ‘상식의 잣대’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진단하고 평화와 인권의 목소리를 높였다. 

군사평론가 김종대와 평화운동가 정욱식은 2013년 인기 팟캐스트 [김종대 정욱시의 진짜안보]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팟캐스트에서 1년 동안 다룬 내용 중 핵심만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다양한 현장 경험과 풍부한 이론으로 정평이 난 두 전문가는 그동안 군사조직과 권력의 전유물로 여겨진 안보를 ‘진실의 눈’과 ‘상식의 잣대’로 파헤쳐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구현하는 ‘진짜안보’로 거듭나게 한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무인기 파동,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댓글 공작, 차세대 전투기 선정, 일본의 군사대국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 최근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던 안보 이슈들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이를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이용한 군부와 정치권력, 관료들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한다. 이제 예비군과 군대의 안보특강, 보수언론과 정부의 발표가 아닌, 진정 주권자 국민을 위한 ‘진짜 안보’의 세계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1부에서 국정원, 군 사이버사령부의 선거 개입과, 공안 몰이 등을 다루고, 2부에서는 남북 분단 상황에서 벌어지는 핵 문제와 MD 도입, 남북 군사력 비교와 핵발전소 문제를 분석한다. 3부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과 미국의 아시아 전략 등 동북아를 둘러싼 국제관계와 이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진단하며, 4부에서는 NLL 대화록의 진실을 살피고 평화적 통일의 길을 모색한다.

두 저자와 함께 팟캐스트에 출연했던 여러 명의 전문가와 정치인도 등장한다. 하지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 크리스토프 풀만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 사무소장 정도가 전문가로서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나머지 인사들은 수준이 낮은 편이라 팟캐스트의 시청자 폭을 넓히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한 책에서는 각 장의 앞뒤로 방송 당시와 이후의 상황에 대한 설명글을 덧붙여 해당 사건이 지금까지 어떤 흐름 속에서 진행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글 중간에 열한 편의 ‘진짜 평화 칼럼’을 실어 독자들이 좀 더 차분히 ‘평화를 위한 안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보는 없고 '정권과 똥별의 안보'만 있는 대한민국… 그 중싱메는 무능하고 탐욕만 가득찬 똥별들과 친일파 후예들이 가득하다. 그들은 전쟁과 폭력, 공포와 협박의 '가짜안보'를 주권자들에게 선동하고 강요한다. 제1야당과 진보정당에서는 원칙적인 입장과 반대 의견이 강한 편이었고, 국가안보를 빙자하는 구조와 세력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이 부족한 편이었다. 야권에 왜 이렇게 안보전문가가 없는지 한동안 걱정했는데, 그나마 김종대 씨와 정욱식 씨가 있어서 다행이다.

저자들 덕분에 이 책을 통해 방위산업 비리와 MD(미사일방어망), 북핵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미국의 세계적 군사패권전략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국방정책과 한국군대의 허실 등에 대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저자의 분석과 평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1~2% 정도의 내용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98% 이상 즉 거의 대부분의 내용은 공감이 되고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 인상 깊은 문장 -

"윌리엄 코헨 국방장관과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한국에 왔다 간 이후로 하루아침에 정부의 (차세대전투기)사업 방향이 달라졌다. 2013년 8월에는 브루나이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는데,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이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만나고 귀국하면서 국방부에 전화해 각 군 참모총장과 국방부 전력기획관을 대기시켰다. 전력기획관은 주로 무기도입 사업을 관장하는 자리고, 각 군 참모총장들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정회원이니 방위사업 추진과 관련해 소집 지시를 내렸다고 본다."(p.51)

"무인기라는 새롭지도 않고 치명적이지도 않은 위협에 이렇게 대한민국이 호들갑을 떨고 공포를 소비한다면 우리의 합리적인 국방정책 기반이 완전히 붕괴됩니다. 사실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일선에서는 이 북한 무인기에 대한 탐지 보고가 2013년 9~10월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성능이나 운용실태를 봤을 때 아직은 위협이 아니라고 군 지도자들이 판단해온 겁니다. 그랬던 것이 이번에 언론이 판단하고 생산한 공포 때문에 군이 이성적으로 애기할 수 없게 됐습니다."(p.66)

"북핵 능력이 증대돼서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긴 이르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핵심논리지만, 북핵 논란은 예전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에 나온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 보고서에서도 '전작권을 차질 없이 가져오겠다'고 했던 걸 보면 이 논리는 인과관계 자체가 잘 성립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과 협상 없이 방치만 하면 북핵은 계속 늘어날 텐데요. 북핵이 늘어나면 또 못 한다고 할 테고, 이런 논리구조에 대한민국 주권은 영원히 제약받게 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없는 것이죠."(p,96)

"독일 등이 탈핵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체르노빌, 후쿠시마 영향도 있지만 실제 해체를 해봤더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해체 후에 사용후 핵연료를 10만 년 동안 보관해야 하는데 어디에 보관할 지도 문제였던 거죠. 인류 역사가 1만 년이 될까 말까 하는데 10만 년을 보관할 시설을 짓는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겁니다."(p.119)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한 군사력 비교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국방연구원에 의뢰했습니다. 그랬더니 NSC로 각 군의 로비가 들어오는 겁니다. 자기들이 열세한 걸로 비율을 낮춰달라고 아주 사활을 걸어요. 왜 그랬겠습니까? 예산과 관계돼 있으니까요."(p.147)

"중국이 2013년 11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아시다시피 천안함 침몰 이후에 계속 미국의 항공모함이 서해상에 들어왔거든요. 이것에 대해서 중국은 '왜 우리 앞마당에 외국 군함이 들어오냐'며 굉장히 민간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죠."(p.193)

"(김정일 위원장과 장시간 대화를 해보니) 우선, 첫 느낌은 말이 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클린턴 행정부 국무장관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나 김대중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나서 '굉장히 총명한 인물이다. 그리고 유머감각이 있다.' 이런 평가들을 하셨는데, 저도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정동영)"(p.251)

[ 2015년 1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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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irex 2015-07-06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좌파식 논리군... 아니 `대한민국식 좌파`라고 해야 맞을듯... 그들이 증오하던 산업화 시대 사람들의 논리와 다를게 뭔가....ㅋ

붉은구름 2015-07-22 01:57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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