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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고양이를 복제했어? - 생활 속의 생명공학 이야기
라인하르트 레네베르크 지음, 이광일 옮김, 만프레트 보핑어 그림 / 들녘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생명공학 분야에 깊숙하게 접근하기 위해 개론서로서 선택한 책이었다. 저자는 생명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 생명공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서 조금씩 맛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
 
책의 목차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 책에는 술과 발효식품, 여러가지 약품제조와 미생물 기술, 유전공학과 박테리아, 곰팡이와 항암제, 농업과 환경을 위한 생명공학 분야, 여러가지 테스트 기술과 유전자 복제, 마지막으로 생명공학에 대한 윤리문제까지 모든 생명공학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1. 맛있는 생명공학
2. 가정의 생명공학
3. 생명공학과 건강
4. 생명을 구하는 생명공학
5. 들판과 정원의 생명공학
6. 생명공학과 환경
7. 생명공학 - 놀라운 리트머스 시험지
8. 돌리에서 인간 복제까지
9. 생명윤리(엔스라이치)
 
우리도 모르게 21세기 생명공학은 우리의 곁으로, 우리의 밥상과 식당으로, 병원과 음식물에 스며들어 있다. 돼지와 소, 옥수수, 쌀, 토마토 등 거의 모든 음식물들이 유전자 조작으로 재탄생됐으며, 인류는 생명공학의 도움으로 천연두에서 혈액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들을 퇴치해 왔다. 이렇듯 인류의 삶을 측면 지원하던 생명공학은 지금은 거의 모든 생명체를 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해 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체세포를 이용한 동물의 복제가 지금은 일상적으로 행해져, 미국에서는 죽은 고양이를 복제해주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을 정도다.
 
생명공학은 우리의 관심 대상이지만, 상당한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그리고 물리학이나 화학과는 달리 우리가 학창시절 거의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긴 힘든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논쟁 과저에서 드러나듯이 생명 복제를 포함한 생명공학의 다양한 결과들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 제시한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저자는 기술적으로도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어쩌면 영원히 100% 동일한 인간복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기원 전에도 미생물의 작용을 일상에서 활용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술...
술은 발효음식으로, 썩지 않고 오랫동안 마실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아 왔다. 아프리카인들은 기장으로 폼베(맥주)를 만들었고, 아시아의 스텝 민족들은 가죽부대에 말젖을 넣고 발효시켜 마유주를 제조했고, 일본인들은 쌀로 만든 알코올성 음료인 사케를 만들었다.(왜 일본보다 역사가 수 천년이나 앞서있는 한반도의 막걸리나 발효주에 대해서 서구인들이 아무 것도 모를까?? 이 책을 읽어보면서 점점 더 정부와 대학, 학계에 짜증이 났다...ㅠ.ㅠ;;)
 
생명공학자들은 현대에 들어와 DNA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떼어내 증식시키고 이를 다른 DNA에 붙이는 유전자 재조합 방법을 개발했다. 유전자 재조합 방법을 사용해 이전에는 천연 상태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인슐린과 같은 효소가 만들어졌고,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바이오 산업은 차세대 산업의 선두주자로 격상되었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생명공학은 이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유전자조작 식물은 물론 장기 이식을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도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 세기 말에는 급기야 줄기세포의 복제를 통해 불치병 치료는 물론 인간 복제까지 꿈꾸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생명공학은 실험실 밖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그에 따라 생명공학자들은 순수한 과학자의 입장을 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안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환경주의자들, 종교인들이 유전자 조작과 줄기세포, 동물복제와 인간복제에 대해 처절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고 선진국이라면 어디라도 학문적으로 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저자의 주장은 생명공학은 말 그대로 자연과 동물과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명공학적'인 입장에서 과학과 기술발전을 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생명공학은 생물학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사고해야 하며, "모든 인간이 똑같은 권리와 존엄성을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형이상학적 자유, 즉 세계의 인과율을 존중하면서 합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규칙을 부여하는 자유(자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이런 자율에 외부적인 장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과학이나 생명공학의 발전을 인류적, 인간적, 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기술민족주의'나 '이념적,사상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일부 무식한, 삐꾸같은 자들이 가슴깊이 새겨 넣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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