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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도 길고 길었던 4월. 계속되는 5월의 트라우마. 그리고 노란 리본. 노란 리본의 물결이 아무리 울렁여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들. 4월에는 책 읽기에도, 글 쓰기에도 정신이 산만해지기만 하더라. 그대로 그 와중에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나누며 읽고 싶은 마음에 몇 권 소개해 본다.
현북스에서 펴내준 한국동화 걸작선 <병아리
5남매>. 금메달 은메달을 표지에 훈장처럼 단 해외 유명 수상작 그림책(번역서)를 선호하는 요즘 한국 부모들의
취향이야 빗겨가겠지만, 책 만드는 이의 장인정신과 소명의식에 이보다 충실할 수 있을까?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신토불이' 우리
먹거리만 먹일 것이 아니라, '신토불이' 우리 동화책들을 읽게 해주어야 맑은 피, 건강한 얼을 가질 수 있음을.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표된 우리 동화중 걸작을
엄선하여 실고 있다. 이광수의 <다람쥐>, 방정환의 <만년 셔츠>, 주요섭의
<병아리 5남매>,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채만식의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 윤석중의 <할아버지
담뱃대>, 이태준의 <불쌍한 삼형제>, 이주홍의 <돌장승>, 이원수의 <용이의 크리스마스>, 강소천의
<영식이의 영식이>, 안회남의 <싸움닭>, 황순원의 <송아지>, 그리고 현덕의
<강아지>까지 13편이다.
글자없는 그림책을 사랑하는 내 취향에 딱 맞는다. 게다가,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연상시키는 SF스러운 작품이라니. 데이비드 위즈너에게 2014년 칼데콧 명예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외계 언어도 등장하고, 외계인과 집안 곤충의 연합으로 고양이 물 먹이기 등 기발한 소재가 섬세한 수채화로 그려졌다.
그림책과 교과서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 가르치지만 세상살이 그렇게 이상적이지는 않다. 무한경쟁의 토너먼트 판에서 최고가 되라는 압력에서 자유롭기 어려우니까 <지금 이대로
행복해>의 작은 벌새 역시 아름다운 공작새를 닮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정체성도 망각한 채 공작새를 모방하고, 흠모하고 또 따라다녔다. 하지만 결국 벌새가 자유를 느낀 것은 하늘 위. 하늘 위에 오르니 공작새는 땅 밑에서 자신을 올려다 보고 있다. 이제서야 벌새는 자신이 공작새 못지 않게 큰 존재임을, 더 이상 크고 싶어 안달복달할 필요
없이 이미 큰 힘을 지닌 존재임을 깨닫는다. 앙드레 단의 그림 세계에 푹 빠져들게 할 환상적인 일러스트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