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시크릿 -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화교 부호들의 부와 성공의 조건!
마담 호 지음, 임수택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책의 표지, 제목부터 보자.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렇다. ‘SECRET'이다. 지금도 자기 계발 분야에서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그 책과 색감이며, 제목이 많이 비슷하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기분이 좋았다. 또다시 내 마음에 힘을 줄 책이 있구나! 부의 시크릿이란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다.

맨 앞에는 한국어판을 내면서, 지은이의 글 등 작가의 말이 적혀 있다.

“음... 그래, 그래.... 화교와 유태인 중에 부를 가진 사람들이 많지... 음... 그분들에게 가르침을 받았구나... 그 내용을 여기 적은 것이라고? 응? 근데 이건 뭐지? ”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말 중에 ‘ ~~ 그 잠자고 있는 자질을 불러 일으키고 ’진정한 부는 무엇인가?‘를 일찍 깨닫고 그것을 행동에 옮겨 당신이 빠른 시간 내에 멋지고 능력있는 남/성/이 되기를 바랍니다’ 라는 부분에서 살짝 빈정이 상했다.

멋지고 능력있는 여/성/은 되면 안되나? 왠지 이 책은 남성들만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나하는 생각에 괜한 심술이 부리고 싶어졌다.

한 장을 넘기니 목차가 나온다. 시크릿 하나 - 태도관 , 시크릿 둘 - 교육관...... 음, 그래도 비밀을 이렇게 하나하나 알려준다는데...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책에 몰입해본다.

- 돈의 고상함을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 현명하게 돈을 쓰기 위해서는 ‘자유와 책임’이 필수 요소로 따른다

- ‘우리아이에게 많은 고난이 오도록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부모는 깊은 사랑과 신뢰로 아 이를 키운다.

- ‘진정한 부’를 추구하는 인생의 여행을 떠나라

......

제목이 나오고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나 예를 들어 하는 이야기, 또는 작가의 생각 등이 나오면서 마지막에 저렇게 한문장으로 요약까지 해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어쩌면 그렇게 당연하게만 느껴지는지...컨셉 자체를 시크릿과 비슷하게 나가기로 했으니, 분명 시크릿과의 비교를 감수해야만 할텐데... 정말 미안하지만, 어째 비교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너무도 당연스런 얘기들을 더 이상 참고 읽어줄 수가 없다구요!!! 이게 어떻게 비밀이 되냐구요... 나는 화가 난다구요!! ( 이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 작년에 출판당시 이 책은 꽤 순위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시크릿이 여전히 1위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잘 찾아볼 수 없다)

1/3정도 읽던 책을 그냥 덮어버렸다. 그리고 잊었다. 아니 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이 책에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을 때까지... 내가 이 책에서 ‘시크릿’의 그림자를 느끼지 않을 때까지...... 그러다가 해를 넘겨 버렸다. 2008년 2월, 다시 이 책을 펼쳐 읽었더니 그제야 글귀가 조금은 내 눈에,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먼저, 바른 태도, 예의, 선량한 마음씨, 먼저 나눌 줄 아는 마음 등 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이 나에게 배어 있어야, 나의 생각 속에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가장 쉬울 수 있는 것, 하지만 그래서 우리가 놓쳐 버리고 있을지 모르는, 잊고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것에 대해 저자는 그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잔소리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읽으며, 나의 태도에도 그러한 것들이 은연중에라도 나오게 스며들길 되새김해본다.

평점을 많이 주지 못한 것은 약간의 ‘괘씸죄’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시크릿’과 다른 컨셉, 다른 표지를 적용했더라면... 왠지 다른 책의 인기에 묻어가려는 듯한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면 좀더 점수를 줄수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날 너무 잘 알고 있다. 아마 다른 컨셉으로 나왔다면 - “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나는 이 책에 별 세 개 이상은 줄 수가 없다. ~~ 그렇지만... 더 이상 줄 수가 없는걸. ~~ 자기 계발서.. 라는 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보는 책인데.. 나는 <First>처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듯한 동화 형식의 자기 계발서로는 계발이 안되는 사람인가보다. “ - 요따위 소리나 하고 있으면서 사지도 않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기본적인 것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이 책이 오히려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을 외면하고 광고를 해서 더 기분 나빴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정석대로 한번 움직여 보았다면 결과는 과연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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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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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음이 바쁘다. 얼른 읽고 1000자 넘는 리뷰를 써서 200점을 받고 싶은데(ㅋㅋ) 책은 틈을 주지 않는다. 한참을 읽었는데도 책의 1/3밖에 안된다. 그래도 다시금 몰입해본다. 겨우 1권을 다 읽었다.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2권의 1/3밖에 읽지 않은 상태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던 책이기에 읽고 싶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진즉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독특한 시점과 문체, 이야기 내용이 신선하기까지 하다. 내가 터키에 대해 좀더 많이 알고 있었더라면, 이슬람 문화에 대해, 코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더라면 훨씬 더 재밌을 듯 싶어 아쉽기도 하고, 책읽는 자세가 안된 듯 싶어 미안하기도 했다.

책이 나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만큼 내용은 꼼꼼하고(이런걸 꽉 짜여진 플롯이라고 표현하던가...), 사건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나는 개입니다. 나는 시체입니다. 나를 살인자라 부를 것이다....’라며 각 장마다 붙어 있는 제목을 통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먼저 알고 읽어 나가지 않는다면,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지 않으면 시점이 흩어져 이게 누구 얘기인지 혼란스러워질만큼 어디까지나 1인칭 ‘나’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술탄의 비밀스러운 특명(밀서 제작)을 받고 세밀화를 그려나가던 화가 한사람이 우물 안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세밀화가들을 모아 그 일을 추진하던 에니시테 역시 죽임을 당한다. 그들의 죽음의 원인이 된 마지막 한 점의 세밀화를 찾고, 살인자를 찾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흥미진진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함께 펼쳐지는 것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1인칭 나를 쫓아가면서 처음에 나는 살인자가 카라라고 생각했다가 읽으면서 아니란 걸 알았던 것처럼, 읽는 내내 생각을 고쳐나가야 했고, 이 이야기가 도대체 살인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생각하다가 뒷부분에 가서야 아, 이것때문이었구나! 하고 알게 되기도 했다. 책은 이렇게 한순간도 긴장을 푸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 만약 내게 스타일이나 개성이 있다면, 그건 나의 그림이 아니라 내가 행한 살인과 내가 하는 말들 속에 숨겨져 있다. 그러니 당신들은 내 단어들의 색깔로 내가 누구인지 한번 찾아보시라! ” (1권 P174)

이제 리뷰도 썼으니 책을 안 읽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아니다! 오히려 마음 편히 책에 몰입하여, 이렇게 망할 소리를 하며 나를 도발하는 살인자 녀석이 황새인지 나비인지 올리브인지... 내 꼭 알아내리라!! 고 다짐하며 다시금 책을 펼쳐본다. (이만큼이나 읽었는데... 도저히 감이 안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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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살의 프라하
박아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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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벽에 붙은 세계지도를 보며 프라하가 어디쯤에 있는지 가늠해 봅니다. 유럽을 찾고, 독일과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에 둘러 싸여 있는 체코를 찾으면 가운데쯤 프라하가 보입니다. 우리에겐 ‘프라하의 연인’이란 드라마 때문에 익숙하고, 가난한 배낭 여행객들에겐 싼 물가로 환영받는다는 도시라고 들었습니다. 그런 도시에 음악을 공부하겠다고 간 아름양이 있었습니다.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어렵게 도착한 낯선 땅 프라하에서 작은 소동을 겪으며 ‘ 난 프라하가 싫어’ 하고 말하게 되는, 프라하에 대한 싫은 기억을 갖고 그녀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먼 곳으로 음악을 공부하러 간 그녀에게 도시 ‘프라하’는 인생을 가르쳐 주려고 작정했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세 명의 한국 배낭 여행객을 그녀가 자신의 따뜻한 집으로 데려 가게끔 일을 꾸민 것이지요. 아름양은.. 스물 한살의 어린 아름양은.. 처음 프라하에 도착했을 때 자신을 따뜻이 보듬어 주던 민박집 부부를 떠올리며 그들을 극진히 대접합니다. 또한 자신도 낯선 곳에서 고국을 생각하며 잠시 위안을 받습니다. 일주일을 머물다 떠난 여행객들은 아름양의 집을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닙니다. 외국에 나가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따뜻하게 해주면 그 기억은 정말 오래가기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아마 아름양이 해준 것보다 훨씬 부풀려 이야기를 했을 것입니다. 원래 소문을 그렇게 나는 거거든요.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그녀를 찾습니다. 한명, 두명... 점점 그녀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네요. 찾는 사람이 많아져도 그녀는 귀찮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더 편한 잠자리를 제공하고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요. 그러다가 침대도 사고 아예 민박집을 해볼 생각을 합니다. 그녀만의 자유로운 규칙을 만들고 딱 그만큼만 지키려 노력하면서요. 가장 큰 원칙 ‘ 집처럼 편한 민박집’을 너무 잘 지켰기에 인기도 많아졌습니다. 도시 ‘프라하’가 막기엔 일이 너무 커져버렸네요. 이제 모든 것은 아름양의 손으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름양은 ‘모든 걸 걸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를 외치며 무조건 민박집에 올인!을 선언했습니다. 좋아하던 음악 연습을 하면서도 민박집 집안일 걱정을 하고, 그래서 다시 연습에 열중 할 수 없었지만 그 뒤로 음악을 어떻게 했는지는 아름양이 말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자신의 결정에 교수님도 응원해 주실 거라는 얘기만 해주네요. 어쨌든 대세는 민박집으로 기울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민박집 일에 모든 것을 건 아름양에게 다시 프라하가 태클을 걸기 시작합니다. 일을 봐주시던 아주머님이 그만 두시게 된 것이죠. 하지만 아름양은 이 위기를 다시 기회로 삼게 됩니다. 새로 사람을 뽑고, 스스로도 음식을 배우며 직접 몸으로 부딪히기로 한거에요. 그 뒤로도 프라하는 그녀를 괴롭힙니다. ‘사람들이 떠나고 난 뒤의 허전함‘을 무기로 말이에요.

  “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을 다녀갔지만 나는 번번히 사람들과 이별할 때 상처를 받았다. 이것은 아무리 많은 사람과 연습을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후에 이런 일들이 점점 쌓이자 어느새 나는 내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배웠고 더 이상 예전처럼 사람들을 대할 수가 없었다. 언젠가는 떠나 버릴 사람들에게 온갖 정성을 다 쏟아 붓는 것이 덧없이 느껴졌고 내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는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굳은 결심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또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왔고 결국은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 172P

  그 일을 두고 후일에 그녀가 한 말입니다. 담담한 말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그 일을 계기로 훌쩍 커버린 것입니다. 역시 시련은 사람을 크게 만드나 봅니다. 프라하 안에서 마냥 어리기만 했던 그녀는 자신이 꿈꾸던 것을 이루는 방법을 아는 행복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 때를 다시 생각하며 책도 지었답니다. 그 안에는 아름양이 커 온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시련을 주었던 프라하의 골목 골목 자세한 설명과 덧붙여 프라하와 자신만 알고 있는 이야기도 적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읽는 저에게 잔잔한 미소와 더불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까지 주네요. 아름다운 프라하의 사진들은 비록 아름양이 그곳에 없더라도 가보고 싶다는 욕망까지 생기게 합니다. 어허... 대책없는 마음같으니라구.. 

지금 아름양은 그녀의 민박집 풀하우스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네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프라하에서 보여준 모습이라면 어떤 일이든 잘 해내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생깁니다. 그녀는 이미 인생을 터득했고, 마음을 다해 모든 걸 걸줄 아는 용기도 지녔으니까요.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앞에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박아름양! 파이팅! 더불어 나도 파이팅! ^.^ 그리고 대책 없는 스물 한살들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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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 오정희 우화소설
오정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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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살다가...
아주 가끔 '정리되지 않는... 조금은 찜찜한 감정'이라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정리되지 않는...' 이기 때문에 무어라 정의할 수 없고, 명확한 판단도 내릴 수 없는 허공과도 같게 느껴지는 그런 것이다.

'찜찜'하기에 두고두고 불편함 같은 걸 느껴줘야 하고.

'돼지꿈'을 읽으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다.

책 광고에서 본대로 <단지 일상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깊은 삶의 순간들을 포착한> 그런 책이기에...

분명 저 감정은... 일상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되기에 그럴지 모르겠다.

 

  구지 인생을 논하고 싶지 않지만... 인생은 살아나갈수록 더 오묘한 질문의 연속같다는 생각을 한다.

해결될 줄만 알았던 그 많은 질문들 외에도 언제, 어느때, 어느 곳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새로운, 기가 막히는 질문들이 나를 기다리며 해결책을 요구하는 듯 느껴진다. 내가 내밀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기대어 스스로 해결되는 것 뿐인데, 가끔은 그게 답이 아닌 경우가 있어 나를 당황케한다.

우화처럼 나열되는 단편 소설 모음 <돼지꿈>에는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사소한 일상이 모여모여 또아리를 틀고 있다.

자신의 생일을 잊은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불만을 가지게 되다가도 그들이 벌인 한바탕 사기극(?)에 행복을 느끼고, 근처에 살고 있는 옛 첫사랑 남자가 보낸 꽃이라 믿고 남편이 볼세라 이리저리 숨겼는데 결국 알고보니 남편이 보냈던 것이고.. 입양해온 아이가 자신에게 정을 주지 않아 아이를 다시 보낼까 고민하다가 늦은 밤 자신을 위해 사놓은 옷을 입어보고 있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고...

인생의 여러 감정들이 이 책 한 권 안에 녹아 있다. 그 감정들에 휩싸여 웃었다 분노했다 울다...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구나.. 해답이 없으면 어때.. 오쿠다 히데오 식으로 <인생 뭐 있어? 다 그런거지> 하고 넘어가는 거지 뭐.. 이런거였다.

 

이 책에는 소시민의 평범할지도 모르는 일상이 너무도 낱낱이 드러나버린다.

그래서 그런가? <우동 한그릇>처럼 어려운 일상에서도 가족의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를 받는 그런 이야기를 내심 기대했다가 쓸쓸한 가을...

인생무상을 느끼고는 조금 더 추워져버렸다.

아니, 어쩌면 책에서 던진 작은 화두 <인생> 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나혼자만 쓸쓸해진건지도..

왜 요즘은 <인생> 이 팍팍하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역시... 가을이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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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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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언 활동을 하면서 여름 테마에 이 책이 유독 많이 추천되어 있어서 어떤 책일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보게 되었다.  지난번 스페인 여행때 가이드북을 제외하고 볼 책으로 이책을 가져가기도 했다.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씨가 쓴 부분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곤 여행 내내 한번도 펼쳐보지 않았다. 이 책은 꼼꼼히 정성을 기울여 읽어야 할 책이다. 그렇게 읽어도 반이나 이해하면 다행인 책이었다. 나에겐.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들어갈 때 쯤 다시 책을 펼쳤다.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왠지 여전히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책이었다. 그래도 책을 잡고 끝까지 읽어 내린다. 그들이 읽은, 나는 읽지 않은 책 목록도 만들어본다. 언젠간 나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들과 똑같은 깨달음은 아니겠지만, 나도 나만의 느낌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가져본다.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정혜윤씨가 만난 독서가들의 독서 편력을, 그리고 그들이 미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끼친 책들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그들은 <진중권><정이현><공지영><김탁환><임순례><은희경><이진경><변영주><신경숙><문소리><박노자> 이다.  그들이 좋아한 책..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감명받은 책이라는데 솔직히 궁금하긴 하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느낀점은 모든 분들이 다 대단한 독서광이라는 것이고,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이 확실하며, 어떤 책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충격은... 나(내가 읽는 책)와는 전혀 다른 취향의 책을 거리낌 없이 읽어낸다는 것이었고.  그들이 읽은 책 중에는 내가 읽은 책도 있지만, 읽지 않은 책.. 들어보지도 못한 책이 그득하다.

그들도 읽고 나도 읽은... 하지만 전혀 다른 기억의 책..

그들도 읽고 나도 읽은... 하지만 깨달음은 전혀 다른 책...

그들은 읽고 나는 읽지 않은... 하지만 앞으로도 읽고 싶지 않은 책...

그들은 읽고 나는 읽지 않은... 그래서 묘한 이끌림을 주는 책...

이 책을 읽고 내게 남은 건, 정혜윤씨가 만난 사람들이 아니라 역시나 책이었다.

여러 가지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고, 한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힘을 가진 책들...

기억하기 위해 적고 또 적어 놓는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읽으면서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마지막 ‘작가의 말’ 또는 ‘ 옮긴이의 말’ 또는 누군가의 추천사를 읽고나서야 ‘아’ 하며 깨닫는 일이 많아졌다. 이 책도 조금 그렇다.

“ 왜냐하면 책이란 다름 아닌 사랑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고 결국 어떤 책을 사랑하느냐는 그 사람의 속성, 그 사람의 자존감, 그 사람의 희망, 그 사람이 꿈꾸는 미래, 그 사람이 살아온 삶, 그 사람의 포용력,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정확히 짚어주기 때문이다. ” (P 277)

바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내가 이 책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제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어진다.

  그들이 한권의 책에서 인생이 시작되었다면 나역시 이 책 한권에 담긴 책들에게서 무언가 시작되길 또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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