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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이 바쁘다. 얼른 읽고 1000자 넘는 리뷰를 써서 200점을 받고 싶은데(ㅋㅋ) 책은 틈을 주지 않는다. 한참을 읽었는데도 책의 1/3밖에 안된다. 그래도 다시금 몰입해본다. 겨우 1권을 다 읽었다.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2권의 1/3밖에 읽지 않은 상태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던 책이기에 읽고 싶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진즉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독특한 시점과 문체, 이야기 내용이 신선하기까지 하다. 내가 터키에 대해 좀더 많이 알고 있었더라면, 이슬람 문화에 대해, 코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더라면 훨씬 더 재밌을 듯 싶어 아쉽기도 하고, 책읽는 자세가 안된 듯 싶어 미안하기도 했다.
책이 나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만큼 내용은 꼼꼼하고(이런걸 꽉 짜여진 플롯이라고 표현하던가...), 사건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나는 개입니다. 나는 시체입니다. 나를 살인자라 부를 것이다....’라며 각 장마다 붙어 있는 제목을 통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먼저 알고 읽어 나가지 않는다면,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지 않으면 시점이 흩어져 이게 누구 얘기인지 혼란스러워질만큼 어디까지나 1인칭 ‘나’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술탄의 비밀스러운 특명(밀서 제작)을 받고 세밀화를 그려나가던 화가 한사람이 우물 안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세밀화가들을 모아 그 일을 추진하던 에니시테 역시 죽임을 당한다. 그들의 죽음의 원인이 된 마지막 한 점의 세밀화를 찾고, 살인자를 찾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흥미진진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함께 펼쳐지는 것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1인칭 나를 쫓아가면서 처음에 나는 살인자가 카라라고 생각했다가 읽으면서 아니란 걸 알았던 것처럼, 읽는 내내 생각을 고쳐나가야 했고, 이 이야기가 도대체 살인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생각하다가 뒷부분에 가서야 아, 이것때문이었구나! 하고 알게 되기도 했다. 책은 이렇게 한순간도 긴장을 푸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 만약 내게 스타일이나 개성이 있다면, 그건 나의 그림이 아니라 내가 행한 살인과 내가 하는 말들 속에 숨겨져 있다. 그러니 당신들은 내 단어들의 색깔로 내가 누구인지 한번 찾아보시라! ” (1권 P174)
이제 리뷰도 썼으니 책을 안 읽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아니다! 오히려 마음 편히 책에 몰입하여, 이렇게 망할 소리를 하며 나를 도발하는 살인자 녀석이 황새인지 나비인지 올리브인지... 내 꼭 알아내리라!! 고 다짐하며 다시금 책을 펼쳐본다. (이만큼이나 읽었는데... 도저히 감이 안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