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00배 즐기기 - 세계를 간다 101, '08-'09, 개정10판 세계를 간다
정기범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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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하루 생활에 지쳐, 여행을 꿈꿈때면 꼭 하는게 서점에서 여행기를 보거나, 가이드북을 찾아 보고, 아니면 블로그나 카페를 전전하며 다른 사람의 여행을 훔쳐보는 일이다. 아니면 나의 지난 여행을 들춰보며 그 때의 감동을 되새겨 보던지......

  가이드북이란 내게 어떤 의미일까.. 전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가이드북을 보며 일정을 짜고, 여행에 대한 상상, 예상을 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여행을 다녀와서는 여행의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것이라고... 그렇게 지금도 가지고 있는 가이드북을 펼쳐보며 그래, 내가 여기를 다녀왔지... 그래... 이런 곳도 있었어... 하며 여행을 되새김하곤 한다.

  5월말 갑자기 도쿄로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 출력해 놓은 가이드북을 가지고 갔는데, 가이드북에 나온대로 케잌집을 찾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찾다찾다 결국 못찾고 어줍잖은 영어로 가이드북을 들이밀며 안내데스크에 위치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 closed" 였다. 문을 닫았다고... 쉬는 날의 의미로 말한게 아니라 완전히 문을 닫은거였다. 그런 일은 다른 곳에서 한번 더 있었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여행 가이드북은 최신판(혹은 최신 개정판)이어야 한다고...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이드북은 어때야 할까.. 좀 더 생각해보게 된다. 우선 여행을 계획함에 있어 나의 경우 궁금한 것이 (유럽의 경우) 1. 치안은 잘 되어 있나? 주의할 것은 무엇인가? 2. 어떤 일정으로 돌아다니면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3. 어디서 묵지? 4. 그 곳에서 꼭 봐야만 하는 것은? 5. 어떻게 가야하지? 대충 이정도였다.
내 마음을 알아차린 것일까... 아님 보통의 사람들도 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유럽 100배 즐기기>에는 이 모든 것이 자세히 나와 있다. 물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상세히 설명해 준다.

책은 두께 5cm정도로 조금 두껍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유럽 28개국이 이 안에 다 있다고 하니 그렇게 따지면 두껍다는 생각은 사라진다.  좋은 점은 4부분으로 나누어 져서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는 점이겠다.

1권: 영국, 독일, 아일랜드, 네델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2권: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크로웨이샤

3권: 프랑스, 모나코, 포르투갈, 스페인

4권: 이딸리아, 그리스,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이렇게 나누어져 있다.

첫 1권에는 덧붙여 여행 일정 짜기, 꼭 가봐야할  베스트 관광명소, 쇼핑 아이템, 풍경, 먹을거리에 대한 소개가 있고, 마지막 4권에는 도시별로 쓸 수 있는 쿠폰과 여행 준비를 하면서 필요한 것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영국>편을 잠깐 보면 국가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도 담겨 있고, <어떻게 가면 좋을까?> 편에서는 기차, 비행기, 버스 등을 통해 영국으로 가는 방법이 상세히 담겨 있다. <어떻게 다니면 좋을까?>에는 영국에서, 우선은 런던부터 돌아다닐 때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이 나와 있고, 요금도 적혀 있다. 지도도 물론 있으면 지도에는 현지어도 함께 적혀 있다. (이부분이 중요하다. 도쿄 가이드북만 여러권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것은 한국말로만 지명이 표기되어 있고, 일본어로는 적혀 있지 않아서 길을 물어볼 때 애먹었던 경험이 있었다. 일본어와 함께 적혀 있었어도 손으로 가리키며 가이드북만 들이대며 물어볼 수 있었는데... 그럼 다 알아서 설명해주는데......) 지하철 노선도, 미술관에 전시 작품 소개도 자세하다.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어디서 뭘하고 놀까?><어디서 무엇을 살까?> 순으로 소개되어 있으니 일정을 짤 때도 물론 편할 테고, 여행중에도 편할 듯한 느낌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뀔 때쯤 유럽 여행을, 좀더 자세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다녀올 계획이다. 손미나 씨의 책 <스페인, 너는 자유다>와 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를 감명깊게 읽고 여행을 준비했었다. 스페인에 대한 가이드북, 또는 여행기들은 많이 있는데, 솔직히 포르투갈에 대한 가이드북이 별로 없어 당황했는데, 이번 서평단 모집에 당첨되고, <유럽 100배 즐기기> 책에 스페인과 함께 당당히 있는 포르투갈 편을 보고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 ‘아! 하늘도 내가 여행가는 걸 허락하고 돕는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했다. ^.^ 지금은 솔직히 약간 걱정도 된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위주로 짜려던 일정에 이 책을 보면서 프랑스도 추가하고, 이딸리아도 한번... 하면서 일을 더 커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사진이 너무 예뻐서 가고 싶은 곳이 생기고, 결국에는 꼭 가야하지 않을까? 하며 생각을 굳힌다고나 할까?

  참,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쓰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 (혹은 내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겠는데......)  이탈리아가 아닌 이딸리아로 표기되어 있으며, 파리->빠리, 크로아티아->크로웨이샤, 프라도 미술관-> 쁘라도 미술관, 바이루 알투 지구-> 바이루 알뚜 지구, 신트라-> 신뜨라, 빌라도-> 삘라또, 와 같은 식이다. 처음에는 눈에 익지 않아서 ‘여기가 어디지?’ ‘이 사람은 누구지?’ 하고 당황하기도 했었는데, 조금 더 정확한 표현-현지에서 통용될 수 있는-을 적기 위해 그런 것이라 생각해본다.  

  어서어서 여름이 지나 <유럽 100배 즐기기>와 함께 하는 여행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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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말세편 6 -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완결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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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이 말세편 6권을 마지막으로 작가 이우혁씨가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그동안 기나긴 행보를 끝냈다. 주인공 현암,박신부,승희,준후는 그 모든곳에 다 등장을 하지만 이야기는 단편,단편이 이어져 결국 큰 숲을 이루게 되는 구조를 가졌다.

이들 네 사람보다 더 큰 주인공이 있다면 그건 아마 '영'이라고, 우리가 흔히 귀신이라고 부르는 존재가 아닐까. 세계지배의 음모를 꾸미는 사악한 영이 있다면, 가슴이 절절하게 하는 슬픈 영이 있고, 귀엽고 깜찍한 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보틍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따라서 이들을 상대해야하는 네명의 퇴마사들은 자잘한 사건을 해결했을때는 고마운 사람이 될수 있었으나 범세계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하여 해결했을때에는 인터폴이나 각 나라의 정보기관으로부터 요주의 관찰 대상,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퇴마록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겠지만 그중 몇가지를 꼽자면, 우선 생생한 캐릭터가 있다는 점을 들겠다.네명뿐만이 아니라 그외의 등장인물의 묘사가 생생해서 그들의 고뇌, 고통, 슬픔, 기쁨, 호기심등을 같이 호흡할수가 있었다. 특히 마지막 말세의 선택된자로 지목된 준후의 갈등 부분에서는 정말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평범한 당신이 순식간에 독수리 오형제의 한명이 된것이다. 칼에 조금만 베여도 아파하는 당신이 악당들과 싸우느라 뼈가 부러지고 피범벅이 되야한다. 이러한 육체적인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지만 그외에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이 기다린다.

선악에 대한 판별력도 흐려지고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 잘한 것인지 큰일날 일을 저지른 것인지도 모르겠고, 순간순간 판단해서 신중한 선택을 '자~~알'해야한다면.그리고 당신에겐 지구를 구해야만 한다는 의무가 지워져 엄청난 책임감과 인내력을 요구하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뒤통수를 때리는 것은 '당신이 죽어야만,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죽임을 당해야만 세상을 구할수 있다'라고 한다면...이쯤되면 정말 할말이 없어진다. 배째라식으로 대응할수도 없다.'세상'이 걸려있는데...하지만 여기에 그들은 정말 명쾌하고 단순한 해답을 제시한다.'너조차도 구원하지 못하는 세상은 필요없다. 차라리 망해라'라고...

그들의 믿음은 확고하다. 절대선을 추구하고, 믿음은 절대 흔들리지 않으며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고, 그것을 확고히 유지해 나간다. 이것이 두번째 이유다.
명확한 태도, 생각의 확립! 어떻게 보면 너무도 '바른' 그들의 모습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그들은 갖가지 유혹과 의심, 깊은 고뇌라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하나하나 보여주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을 했다.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인간을 믿을뿐이다' 끊임없이 유혹하는 악마에게 '악마인 너조차 우리에게 기대어 있다면 악마인 네가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만이 인류를 구원할수도,망하게도 할수 있는 힘이 있는 존재다' 이것에서 보여지듯 우리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리고 다시말하지만 그러한 인간에 대한 믿음,바른 태도가 모든 사건을 풀어가는 열쇠가 된다.

세번째는 한분야(이것을 분야라고 해도될지 모르겠지만..)-'귀신'과 전설..등등-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다. 우리나라는 당근 물론이고 각나라의 전설,괴담, 기담 등이 쉴새없이 전개된다. 어떤 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른 대부분의 것은 어렴풋이 알거나 새로운 것들이다. 또 이미 알고 있었던 이야기도 새로운 인물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것 역시 재창조된다.

이책을 읽고나면 말세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볼수 있다. 인간의 사악한 이기심과 욕심에 의한 말세가 준비되어 있다면, 역시 인간의 순수함과 의지에 의한 새로운 희망또한 준비되어져 있다고.. 소설을 읽고 밝은 미래에 빙그레 웃음 지을수 있는 책이 과연 얼마나 될까.. 퇴마록은 길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게,생각하며 읽을수 있는 책이다.그래서 정말 좋은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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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2008-12-1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내가 쓴글이다.. 아~~~주 예전에... 그래서 담아왔다...
내꺼라고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아직 확인이 안됐나 보다.. 흑..
 
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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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평범한 회색위에 형광 주황색 페인트 칠이 칠해져 있다. 그냥 보기에도 책은 좀 평범하지 않고 튄다. 제목또한 그렇다 혁명이라니..혁명 3막. 넘버 3가 왜 붙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세가지의 좀 튀는 이야기가 나오니 그렇겠지 하고 나름대로 생각한다.

주인공은 미나가타 구마쿠즈. 단 한번밖에 안나온다. 주인공의 이름은.. 일본 이름 외우기에 영 젬병인 나에게 거의 독과 같이 어려운 이름이다. 책에서는 다행히 아무도 이 이름을 부르지도 않고 오로지 '나'로만 나온다. 정말 다행이다. '나'는 일류 고등학교가 밀집해 있는 도시에 유일한 3류 고등학교 학생이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우등생이었는데 한반에 전학 온 여자아이때문에 확~~인생이 돌아버린 녀석이다. 그렇다고 아주 저질 문제아는 아닌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일류 엘리트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인생을 '살' '줄' '아' '는' 녀석이고, 또 녀석들이다.

무지무지 지겨운 수업시간중 , 아마 생물 선생님이었을 것이다. 그 선생님의 한마디가 녀석들을 움직이게 한다. '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나?' 이 한마디에 '더 좀비스'들 -주인공을 포함한 47명의 3류 고등학교 나름대로 문제아들- 은 세상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문제를 일으키고, 해결하고 도와주고 .. 정착한다.

이 책을 엽기적인 그녀와 비교를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비교해서 설명해 보고 싶다. 엽기적인 그녀에는 분명 엽기스러운 그녀가 있고 그녀로 인해 사건이 벌어지고 웃음이 있고 그렇다. 하지만 그뿐이었는가? 그녀는 나름의 방식으로 그녀의 인생을 사는 것이고 그 안에서 배려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고 약간의 슬픔도, 인생의 쓴맛도 있었다.

이 책도 그런것같다. 삼류 인생이라고 매번 패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엘리트들이 무서워 피해가는 변태들조차도 그들은 온몸으로 부딪혀 가며 물리치고, 궁상맞거나 칙칙하지도 않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 똑똑하다는 사람들보다 이런 사람들이 더 많았음 하는 생각이다. 보다 인간적일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행복이란, 욕망이 정지하고 고통이 소멸된 패배의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것. 그리고 앞의 질문에 대한 대답. 세상을 바꾸는 방법

'요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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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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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그 작가의 예전 책들을 떠올리는것은 당연한 반응일까..이책을 읽으면서 박완서님의 예전 소설들이 떠올랐다..많이 찾아읽지 못해 두권뿐이지만 이책 역시 그전 소설들의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 내가 박완서님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소설'이란 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TV'속의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리고 집의 전집중의 한권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 원작 소설을 읽었다.뚜렷하게 줄거리가 기억속에 잡히지는 않지만 어린 내가 본후 느껴진 것은 암울함과..불쌍함..그런 안된 감정들 뿐이었다. 지지리 궁상들 왜 저러고들 살까..머 이런 생각도 한것 같다. 이분의 소설을 읽으며 떠오르는 것은..환하게 웃는 파안대소가 아니라..눈망울 가득 슬픔을 가득한 작은 미소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한가족인 영빈과 늦동이로 태어난 영묘가 중심이다. 영빈과 관계된 현금, 그의 착하기만한 아내, 어머니, 형인 영준의 이야기가 있고, 영묘를 중심으로 시댁 가족의 이야기가 있다.

어릴때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현금과 '나쁜짓'을 하는 영빈..하지만 그것은 현금의 당당함에 칙칙한 불륜이 아닌 새로운 로맨스가 된다. 솔직히 이 책에 나온 인물중 '현금'이 가장 깔끔하고 생생하며 매력적이다..거리낌없이 사는 그녀의 모습도 좋고. 그리고 '이상하다'고 밖에 말할수 없는 영묘의 시댁식구들..

그녀의 이야기가 좀더 비중이 크게 느껴지고 더 극적으로 보인다.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며 미신으로 손주의 병을 고치려는 노할머니, 졸부근성인지 아들의 장례식에서조차 비디오 카메라로 참석한 사람들을 일일이 찍으며 자신의 배경을 자랑하고자 하는 시아버지, 실제로 할수있는일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허세만 부리는 시어머니, 그런 가족들 속에서 선암인지도 모르고 결핵인줄만 알고있다 피눈물을 쏟으며 죽는 영묘의 남편 경호. 이 사회에 꼭(!)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몰래카메라를 대고 보여주듯한 느낌이었다. 자 봐라..이런 사람도 산다..하고.

이 책을 읽고 인생을 생각하게 됐다고 하면 너무 단순하고 판에박은 얘기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이부분이었다. 시아버지의 함구령에 따라 아무도 본인에게 암이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항암치료도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은 경호를 보았던 영빈이-영빈의 직업은 아주 유명하고 능력있는 의사이다- 환자로 온 암초기상태의 치킨 박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만 -당신의 병은 암입니다라고..충분히 고칠수 있는 상태임에도 치킨박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치킨집을 병치료비때문에 들어먹을까봐 지레 겁을 먹고 자살을 한다.

인생은..이렇게 마음대로 되는게 없는것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움큼잡은 모래알이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그런 허망함.. 다양한 사람만큼 다양한 인생중에 한부분을 훔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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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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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작가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물론 우연이 빚어낸 어이없는 실수로 만들어진 결론이 조금 실망스럽긴 하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작가의 다양한 탐구는 하~하고 허공을 올려다 보게끔- 너무 놀라워서- 만들었다.

추리에서 시작하여 철학과 연금술, 최면술, 그리스의 신화를 거쳐, 프랑스 문학에, 의학에, 사회적인 논평에, 미술에 종교까지..커다란 요소요소를 통과하여 결국에는 보편적 진리인 사랑에 정착하여 인생을 논하는 이야기의 구조는, 설령 그것이 너무도 우연적이고 어이없게 이루어지는 다른 면면들 마저도 솜씨 좋게 감추어 버리고 만다.
( 마르탱의 눈으로 컴퓨터의 커서를 옮기는 게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그의 뇌에 전극을 꽂는 것만으로 컴퓨터가 그가 생각하는 그 순간 그대로 빠르게 글로써 나타내 줄 수 있는 것일까? - 아..여기서 잠깐...물론 과학의 분야는 내가 모르는 면이 너무 많고, 너무 앞서가서 세상에 알리지 못하는 것이 더 많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한다..책에 나온 것처럼...꼭 딴지거는 기분...)

에피쿠로스 학파며,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플라톤, 에스트로겐과 같은 호르몬의 명칭, 뉴런, 전두엽, 시상하부 등등 여러 가지 어려운 용어들과 고등학교 때 잠만 잤다면 절대 알지 못했을 지식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 이어지도록 전개되어 하나의 주제 '인간의 생'으로 종결지어지는 것이다.

일례를 들자면, 에피쿠로스 학파의 후예를 자처하는 시엘 클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쾌락주의가 어떠네 그들이 주창하는 카르페 디엠의 뜻은 어떠네..하면서 얘기가 전개되다가 그에 반하는 미덕의 수호자들이 침입했을 때는 또 그것에 대한 얘기가 주욱 전개가 된다..

무슨 의미냐..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여기까지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관점..) 하지만 그것이 꼭 쾌락적인 면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는 미덕의 수호자..스토아 학파의 관점) 머 이렇게 작가가 보는 관점의 인생에 대해 주인공의 입을 빌려 얘기한다는 것이다.. 예가 너무 서투른가?

인간에게 '동기'라는 것이 부여되면 그것에 의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발달 또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발달을 이루기 위한 동기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러한 동기 부여 후 인간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여 그것을 이루어 내려고 하고, 결국... 이룩한 후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

뤼크레스와 이지도르가 발견해 낸 동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1. 고통을 멎게 하는 것 2.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 3. 생존을 위한 원초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4. 안락함을 위한 부차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5. 의무감 6. 분노 7. 성애 8. 습관성 물질 9. 개인적인 열정 10. 종교 11. 모험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의식의 확대..이것은 다른 모든 동기들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며,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되어진다.. 카오스 이론..나비 날개짓 하나가 폭풍우를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작은 것 하나가 큰 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관점..

이러한 동기들에서 하나의 목표가 생겨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한다. 목표에 이르기 위한 방법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이유에 의해서 선택되어진다. 그렇게 하여 인간은 어디로 향하는가?

마지막으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끝마친다. 내 생각에는..인간은 결국.. 인간으로 향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의 바탕은 바로 사랑이고.. 너무 포괄적일 수도 있고..또 너무 신파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고픈 사랑이란, 용서와 배려,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 에로스적 의미, 집착 등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의미이다.

마르탱은 움베르토를 용서했다, 체르니엔코 박사는 딸의 삶에 집착한 듯 보인다. 이지도르와 뤼크레스는 서로 사랑한다 등등등.. 이 모든 것들이 사랑하기 때문에 일어났고, 사랑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간은 발전한다.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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